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소설보다 흥미로운 전설의 에세이 '무라카미 라디오' 완결판!
#무라카미하루키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세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하루키 저자
  • 2013년 05월 03일
  • 224쪽134X189mm비채
  • 979-11-85014-01-2 03830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세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2013.05.03

소설보다 흥미로운 전설의 에세이 '무라카미 라디오' 완결판!

 

책을 덮은 후 ‘재미있다’ ‘감동적이다’와 같은 단순 감상으로 그치지 않고, 독자들의 토론까지 이어지는 작품이 몇이나 될까? 신작이 나온다는 소식만으로 전세계를 들썩이게 만드는 작가는 또 몇이나 될까? 국경, 세대, 성별, 문화를 초월해 늘 폭발적인 베스트셀러를 낳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신작 에세이로 돌아왔다!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는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에 이어, 패션 주간지 <앙앙>에 연재한 52편의 권두 에세이를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하루키가 아니었다면 누가 채소의 기분을 상상이나 했을까?”라는 시인 정호승의 말처럼, 이번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역시 아무도 글로 담지 않았던 야릇한 기분이나 공기의 감촉을 달라지게 하는 미묘한 분위기를 적확하게 표현해낸다. 작가 특유의 고감도 더듬이로 분명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리고 유쾌하게 포착해낸 일상의 조각들이 신선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평소 낯가림이 심하기로 유명한 작가이지만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를 펼치는 순간, 편안한 차림으로 동네를 산책하며 가끔은 수다스러워지는 하루키 씨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P.페이지_86-87 ‘선물하는 사람, 받는 사람’에서
우리 주위에는 반드시 한두 사람, 선물을 받기보다 선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이 모두 안목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다고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세상은 적당히 성가셔진다. 선물을 잘 고르는 사람을 보며 느끼는 것인데, 선물을 고를 때 에고가 드러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옷은 내 마음에 드네’라든가 ‘이 옷을 그 사람한테 입혀보고 싶네’라는 식으로 자신의 마음이 앞선다. 그런데 잘 고르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상대의 입장에서 상대의 마음이 되어 물건을 고른다. 좀 노골적인 표현일 수도 있지만 분명 선천적인 자질이 아니려나. 개인적인 의견을 한마디하자면 세상에서 가장 고르기 힘든 선물은 넥타이다. 그리고 가장 자주 받는 선물도 넥타이다. 어째서일까?
P.페이지_212 ‘제일 맛있는 토마토’에서
에세이를 연재하다보면 ‘꼭 쓰게 되는’ 토픽이 몇 가지 나온다. 내 경우, 고양이와 음악과 채소 이야기가 아무래도 많다. 역시 좋아하는 것에 대해 쓰는 것은 즐거우니까. 기본적으로 싫어하는 것, 좋아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되도록 생각하지 않기로, 쓰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다. 읽는 분들 역시 ‘이런 건 진짜 싫다. 짜증난다’ 하는 문장보다 ‘이런 글 진짜 좋다. 쓰다보면 즐거워진다’ 하는 문장 쪽이 읽고 나서 즐거우시죠? 으음, 그렇지도 않으려나?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채소를 좋아한다. 여자도 꽤 좋아하지만, 여자에 대해 쓰기 시작하면 뭔가 곤란한 얘기도 나오므로(하고 슬쩍 뒤를 돌아본다), 아무래도 제한이 있다. 그런 점에서 채소는 마음 편하고 좋다.
P.페이지_72 ‘내가 좋아하는 가방’에서
나는 상당히 여행에 익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여행에 딱 맞는 가방을 고르는 것은 늘 어려운 작업이다. 여행가방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내용과 목적이 완전히 같은 여행이 없다는 것이다. 일로 가는 여행인가, 놀러 가는 여행인가, 국내인가 해외인가, 장기인가 단기인가, 둘이 가는가 혼자 가는가, 이동이 많은가 적은가, 노트북을 갖고 가는가 갖고 가지 않는가, 재킷과 넥타이는 필요한가? 각각의 사례마다 짐 내용이 달라지니 그걸 담을 가방도 당연히 달라진다. 어떤 짐이든 부족함 없이 다 들어갑니다, 안심하고 맡겨주십시오―이런 친절한 가방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게 있을 리 없다. 얘기하자면 길지만, 여행가방에 한해서는 내 인생은 그야말로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뭐 여자 때문에 시행착오를 계속하는 데 비하면 훨씬 편하고 돈도 들지 않지만.

첫머리에   무라카미 하루키 

 

잊히지 않는다, 기억나지 않는다 
불테리어밖에 본 적 없다   
사랑은 가도
진정한 남자가 되기 위해서는
오페라 가수의 샴고양이
단두대를 기다리면서  
오믈렛을 만들자
재판소에 가다  
슈퍼 샐러드를 먹고 싶다
헌욕獻欲 수첩
죽도록 지루한 대화 
팁은 어렵다 
모릅니다, 알지 못합니다.
쇤브룬 동물원의 사자 
이 곡을 들으면
내가 좋아하는 가방  
아, 난감하네, 자, 어떡하지 
일단 소설을 쓰고 있지만
선물하는 사람, 받는 사람 
재즈는 듣습니까?  
짧은 점쟁이 경력 
블루리본 맥주가 있는 광경 
바위에 스며들다 
이른바 신주쿠 역 장치  
미안하네, 루트비히  
즐거운 철인3종 경기 
자, 여행을 떠나자 
가을을 툭툭 차며  
그런가, 좀처럼 잘 안 되네  
자신의 몸으로 실험하는 사람들 
컬러풀한 편집자들  
내가 죽었을 때는
많은 사람 앞에서 
낮잠의 달인  
뭉크가 들은 것  
개도 걸으면  
컵에 반  
2등이면 안 되는 건가?
고양이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말이 없는 편입니까?  
애욕의 뿌리랄까 
높은 곳이 고역  
가난해 보이는가 
말도 안 되는 거리, 험한 길
신호대기 중의 양치질 
이런 방법으로 죽는 것만은 
워싱턴D.C.의 호텔에서 
상상 속에서 본 것  
젖은 바닥은 미끄러진다  
끔찍한 것과 비참한 것 
제일 맛있는 토마토 
야자수 문제  

 

후기   오하시 아유미

작가이미지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村上春樹)
1949년 교토에서 태어나 와세다 대학교 문학부 연극과를 졸업했다. 1979년에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1987년에 발표한 《노르웨이의 숲》은 현재까지도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2005년 《해변의 카프카》는 아시아 작가 작품으로는 드물게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그 외에도 《1Q84》 《애프터 다크》 《태엽 감는 새 연대기》 등 장편소설과 《빵가게 재습격》 《도쿄 기담집》 《TV 피플》 등 단편소설, 《고양이를 버리다》 《무라카미 T》 등의 에세이로 꾸준히 전세계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 © K. Kurigami
'출판사 리뷰'는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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