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보다 흥미로운 전설의 에세이 '무라카미 라디오' 완결판!
책을 덮은 후 ‘재미있다’ ‘감동적이다’와 같은 단순 감상으로 그치지 않고, 독자들의 토론까지 이어지는 작품이 몇이나 될까? 신작이 나온다는 소식만으로 전세계를 들썩이게 만드는 작가는 또 몇이나 될까? 국경, 세대, 성별, 문화를 초월해 늘 폭발적인 베스트셀러를 낳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신작 에세이로 돌아왔다!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는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에 이어, 패션 주간지 <앙앙>에 연재한 52편의 권두 에세이를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하루키가 아니었다면 누가 채소의 기분을 상상이나 했을까?”라는 시인 정호승의 말처럼, 이번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역시 아무도 글로 담지 않았던 야릇한 기분이나 공기의 감촉을 달라지게 하는 미묘한 분위기를 적확하게 표현해낸다. 작가 특유의 고감도 더듬이로 분명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리고 유쾌하게 포착해낸 일상의 조각들이 신선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평소 낯가림이 심하기로 유명한 작가이지만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를 펼치는 순간, 편안한 차림으로 동네를 산책하며 가끔은 수다스러워지는 하루키 씨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첫머리에 무라카미 하루키
잊히지 않는다, 기억나지 않는다
불테리어밖에 본 적 없다
사랑은 가도
진정한 남자가 되기 위해서는
오페라 가수의 샴고양이
단두대를 기다리면서
오믈렛을 만들자
재판소에 가다
슈퍼 샐러드를 먹고 싶다
헌욕獻欲 수첩
죽도록 지루한 대화
팁은 어렵다
모릅니다, 알지 못합니다.
쇤브룬 동물원의 사자
이 곡을 들으면
내가 좋아하는 가방
아, 난감하네, 자, 어떡하지
일단 소설을 쓰고 있지만
선물하는 사람, 받는 사람
재즈는 듣습니까?
짧은 점쟁이 경력
블루리본 맥주가 있는 광경
바위에 스며들다
이른바 신주쿠 역 장치
미안하네, 루트비히
즐거운 철인3종 경기
자, 여행을 떠나자
가을을 툭툭 차며
그런가, 좀처럼 잘 안 되네
자신의 몸으로 실험하는 사람들
컬러풀한 편집자들
내가 죽었을 때는
많은 사람 앞에서
낮잠의 달인
뭉크가 들은 것
개도 걸으면
컵에 반
2등이면 안 되는 건가?
고양이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말이 없는 편입니까?
애욕의 뿌리랄까
높은 곳이 고역
가난해 보이는가
말도 안 되는 거리, 험한 길
신호대기 중의 양치질
이런 방법으로 죽는 것만은
워싱턴D.C.의 호텔에서
상상 속에서 본 것
젖은 바닥은 미끄러진다
끔찍한 것과 비참한 것
제일 맛있는 토마토
야자수 문제
후기 오하시 아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