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일과의 아트 컬래버레이션으로 완성된 하루키 미공개 단편!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가득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따뜻한 동화적 상상력
한국 일러스트레이터와 첫 협업! 한국어판 오리지널 첫 출간!
《후와후와》《장수 고양이의 비밀》등 다수의 책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와 파트너십을 자랑한 일본의 안자이 미즈마루, 《버스데이 걸》《잠》 등 특유의 몽환적인 그림체로 무라카미 월드의 세계를 한층 심화시킨 독일의 카트 멘시크…… 비채는 생각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일러스트 작가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아트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면 어떨까? 먼저,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 가운데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짧은 소설을 찾았다. 바로 <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 무라카미 하루키가 1985년에 쓴 단편이다. 그다음, 소설의 동화적인 온기와 상상력을 더욱 증폭할 일러스트레이터 이우일을 섭외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이우일의 느슨한 듯 자유분방한 그림체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 묘사 등에 반해 협업 제안에 흔쾌히 응했다. 그후 40여 컷의 따뜻한 그림이 그려지고, 입체적인 북디자인이 더해져 하루키 월드의 첫 한국어판 오리지널 《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가 완성되었다. 특히 때로는 지면 아래로 그림이 연장되기도 하고 때로는 시야 밖으로 그림이 확대되기도 하는 입체북 구성으로 하루키 단편 미학의 여운을 더욱 배가했다. 올겨울, 단 한 권의 책 선물을 찾는다면 단언코 《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를 추천한다.
책 속에서
“자네 혹시 6월 15일에 달을 올려다보지 않았나?”
“아뇨, 벌써 오 년쯤 달구경 같은 건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에 구멍 뚫린 음식을 먹지 않았나?”
“도넛이라면 매일 점심으로 먹는걸요. 크리스마스이브에 무슨 도넛을 먹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음…… 아무튼 도넛을 먹은 건 분명합니다.”
“구멍 뚫린 도넛이었나?”
“네, 그야 그렇죠. 도넛이라면 대개 구멍이 뚫려 있으니까요.”
“그거구만.” 박사는 말하고, 고개를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끄덕였다. “그래서 저주에 딱 걸렸다고. 명색이 양 사나이 라면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구멍 뚫린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쯤 자네도 알 텐데.”
(pp.1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