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주간 「앙앙」의 인기 연재 '무라카미 라디오'의 일 년 치를 묶은 에세이집이다. 2009년, 작가가 오랜 휴식을 끝내고 10년 만에 연재를 재개하면서 동시에 추진하게 된 '전설의 에세이, 무라카미 라디오 단행본 프로젝트' 제2탄. 에피소드마다 곁들인 오하시 아유미의 동판화 컬래버레이션이 이 책의 매력을 더한다.
#무라카미하루키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하루키 저자
  • 2012년 06월 25일
  • 242쪽134X189mm비채
  • 978-89-94343-64-8 03830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2012.06.25
무라카미 하루키가 전하는 '지금/여기/우리'를 위한 52편의 에세이.
주간 「앙앙」의 인기 연재 '무라카미 라디오'의 일 년 치를 묶은 에세이집이다. 2009년, 작가가 오랜 휴식을 끝내고 10년 만에 연재를 재개하면서 동시에 추진하게 된 '전설의 에세이, 무라카미 라디오 단행본 프로젝트' 제2탄인 셈이다. 에피소드마다 곁들인 오하시 아유미의 동판화 컬래버레이션이 이 책의 매력을 더한다.

무라카미는 말한다.
그저 묵묵히 시간을 들여 거리를 뛰어간다.
빨리 달리고 싶다고 느껴지면 나름대로 스피드도 올리지만, 설령 속도를 올린다고 해도 그 달리는 시간을 짧게 해서 몸이 기분 좋은 상태 그대로 내일까지 유지되도록 힘쓴다. 장편소설을 쓰고 있을 때와 똑같은 요령이다. 더 쓸만하다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펜을 놓는다. 그렇게 하면 다음 날 집필을 시작할 때 편해진다. 어니스트 허밍웨이도 아마 비슷한 이야기를 썼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계속하는 것- 리듬을 단절하지 않는 것. 장기적인 작업을 하는 데에는 그것이 중요하다.
 "나의 본업은 소설가요, 내가 쓰는 에세이는 기본적으로 '맥주 회사가 만드는 우롱차'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나는 맥주를 못 마셔서 우롱차밖에 안 마셔'하는 사람도 많으니, 이왕 만든다면 일본에서 제일 맛있는 우롱차를 목표로 하겠습니다. 어깨의 힘을 빼고 편안한 마음으로 맛봐주세요!"
P.188-190 ‘슈트를 입어야지’에서
그래서 이탈리아에 살 때는 레스토랑용으로 넥타이를 꽤나 샀다. 아르마니, 미소니, 발렌티노 등. 뭐, 현지에서 사니 싸긴 했지만 지금 와서는 전혀 제 구실을 못 하고 있다. 일본은 이탈리아만큼 차림새로 판단하지 않아서 슈트를 입는 습관이 아예 사라져버렸다. 한 해에 한두 번 입으면 잘 입는다. 그렇긴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슈트를 입어야 할 상황이 갑자기 생기기도 한다. 계절과 용도에 맞는 것은 한 벌씩 갖춰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따금 크게 마음먹고 슈트를 사러 간다. 돈도 들고 정말로 귀찮네, 라고 생각하지만 뭐 어쩔 수가 없다. 한편, 슈트를 사러 갈 때는 슈트를 입고 간다. 반바지에 샌들 차림으로 가게에 들어가서 슈트를 고르는 건 결코 쉽지 않으니까. 일단 슈트를 입고, 넥타이를 매고, 구두를 신고, 머릿속을 슈트 모드로 바꾼 뒤 슈트를 사러 간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내가 슈트를 입는 일은 이 상황일 때가 가장 많다. 즉 슈트를 사러 갈 때 입기 위해 슈트를 사는 것 같다. 정말로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P.120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에서
프랑스에 조르주 심농이라는 작가가 있다. 적확한 문체와 날카로운 관찰안, 거기서 배어나는 느낌 있는 분위기가 특기였고, 매그레 시리즈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는 이백 권이 넘는 저작뿐만 아니라 의욕적인 우머나이저(색한)로도 유명하다. 늘그막에 작가 스스로 한 고백에 따르면 “열세 살 때 시작해서 지금까지 약 일만 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한다. 물론 이런 유의 고백에는 과장이 따르기 마련이어서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부인은 그의 사후에 일만 명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며 “고작해야 천이백 명 정도 아니었을까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도 엄청나다. 부인의 증언에 따르면 심농은 하여간 주위 여성과 닥치는 대로 관계했다고 한다. 그 요구에 응하는 주위 여성들도 문제가 있지만, 그걸 알면서 횟수를 세고 있던 부인도 대단하다. 대체 이 부부 뭔가요.

첫머리에_십 년 만에 돌아와서 5

채소의 기분 12

햄버거 16

로마 시에 감사해야 해 20

파티는 괴로워 24

체형에 대해 28

에세이는 어려워 32

의사 없는 국경회 36

호텔의 금붕어 40

앵거 매니지먼트 44

시저스 샐러드 48

이른바 미트 굿바이 52

올림픽은 시시하다? 56

왼쪽인가 오른쪽인가 60

궁극의 조깅코스 64

꿈을 꿀 필요가 없다 68

편지를 쓸 수 없다 72

오피스 아워 76

생각 없는 난쟁이 80

여어,어둠,나의 옛 친구 84

서른 살이 넘은 녀석들 88

오키프의 파인애플 92

마치 표범처럼 96

이제 그만둬버릴까 100

악마와 깊고 푸른 바다 사이에서 104

택시 지붕이라든가 108

딱 좋다 112

신문이란 무엇? 116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120

달밤의 여우 124

다자이 오사무를 좋아합니까? 128

타인의 섹스를 비웃을 수 없다 132

책을 좋아했다 136

휴대전화라든가 병따개라든가 140

캐러멜마키아토 톨 144

맛있는 칵테일을 만드는 법 148

바다표범의 키스 152

장어집 고양이 156

유리집에 사는 사람은 160

그리스의 유령 164

일 인분의 굴튀김 168

자유롭고 고독하고,실용적이지 않다 172

커다란 순무 176

이쪽 문으로 들어와서 180

아보카도는 어렵다 184

슈트를 입어야지 188

뛰어난 두뇌 192

<스키타이 조곡>을 아십니까? 196

결투와 버찌 200

까마귀에게 도전하는 새끼고양이 204

남성작가와 여성작가 208

준 문 송 212

베네치아의 고이즈미 교코 216

후기_삽화를 부탁받고 221

작가이미지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村上春樹)
1949년 교토에서 태어나 와세다 대학교 문학부 연극과를 졸업했다. 1979년에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1987년에 발표한 《노르웨이의 숲》은 현재까지도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있으며, 2005년 《해변의 카프카》는 아시아 작가 작품으로는 드물게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그 외에도 《1Q84》 《애프터 다크》 《태엽 감는 새 연대기》 등 장편소설과 《빵가게 재습격》 《도쿄 기담집》 《TV 피플》 등 단편소설, 《고양이를 버리다》 《무라카미 T》 등의 에세이로 꾸준히 전세계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 © K. Kurigami
'출판사 리뷰'는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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