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모습이 진짜 나일까?
학교라는 곳에 첫 발을 디디면서 아이들은 같은 또래의 많은 친구를 만난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은 신나는 일이지만 동시에 서서히 ‘나’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마냥 가족들에게 사랑 받았던 내가 아닌, 보다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시각에서 나를 보게 되는 것이다. 내 외모에 대해 판단하게 되고, 다른 친구가 가진 장점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심지어 친구들이 처한 환경과 내 환경을 비교하기도 한다. ‘비교’를 통해서 아이들은 가지지 못한 것에 집중해서 자신감을 잃기도 한다. 물론 우월한 마음을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이 또한 바람직한 감정은 아니다. 이처럼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재미있는 판타지로 풀어낸 책이 이번에 주니어김영사에서 출간되었다. 바로《내 멋대로 나 뽑기》이다. 《내 멋대로 친구 뽑기》《내 멋대로 아빠 뽑기》《책으로 똥을 닦는 돼지 》로 꾸준히 어린이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최은옥 작가의 신작이다.
민주는 곧 있을 학교 학예회에서 누구보다 멋진 모습을 선보이고 싶다. 부모님도 오실 예정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걱정스럽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다른 친구보다 뛰어난 것도 없고 외모도 지극히 평범한 통통한 어린이일뿐이다. 그런 민주의 눈앞에 짜잔, 자신의 모습을 바꿔 줄 신기한 천막이 나타난다. 그로인해 민주의 상상은 현실이 되는데. 민주의 자신을 바꿔 나가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면서 동시에 또 어떤 모습으로 바뀔까 궁금증도 일으킨다. 그러나 점점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 초라해지고 슬퍼하는 민주를 발견하게 된다. 그 모습에서 어린이 독자들은 ‘세상에 딱 하나뿐인 나’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귀한 기회를 갖게 된다.
김무연 작가의 귀여운 일러스트, 나를 바꿔 주는 거울 방이라는 흥미로운 설정,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내 멋대로 나 뽑기》. 이 동화는 아이들에게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게 해 주는 선물 같은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