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행복에 빠진 해리, 그리고 위기의 오슬로!
오슬로의 짙은 어둠을 담은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제11권!
해리 홀레가 돌아왔다. 《박쥐》《스노우맨》 등 지금까지 열 편의 전작을 통해 보아온 그 해리이지만, 이번엔 좀 다르다. 무엇보다도 그는 더는 경찰이 아니며, 오랜 연인 라켈과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경찰대학교 강사 일도 순조롭다. 해리는 난생처음 ‘행복’을 느끼지만, 행복한 나날이 이어질수록 불안도 커진다. 한편, 오슬로에 전대미문의 연쇄살인이 발생한다. 희생자의 목에 난 섬뜩한 상처, 그리고 사라진 일정량의 피. 범인이 피를 마시고 쾌감을 얻는 ‘뱀파이어병 환자’라는 소문이 돌고, 오슬로 시민들은 불안에 떤다. 누구도 안전할 수 없고 모두가 공포에 질린 국가적 위기 앞에서 경찰청장 미카엘 벨만은 해리에게 사건의 수사를 맡기려 한다. 피를 갈망하는 범인의 목마름만큼이나 강렬한, 범죄에 이끌리는 해리의 목마름. 그 목마름이 범인을 자극하는데…. 해리 홀레는 오슬로를 구하고 자신의 행복 또한 지켜낼 수 있을까?
본문에서
그래서 이렇게 불길한 걸까? 시간은 멈추지 않고 이런저런 일들이 벌어지며 인생은 완벽하게 밀폐된 방에서도 계속 움직이면서 가장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변화할 것이므로? 현재 모든 것이 완벽하므로 어떤 변화가 일어난다면 분명 나쁜 쪽의 변화일 거라는 불안감. 그래, 그거였다. 행복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아서 차라리 얼음을 깨트리고 찬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물에 빠질 때까지 불안해하며 하염없이 기다리느니 차라리 찬물에 빠져서 물에서 나오려고 싸우는 편이 나았다.
_99페이지
“아닐걸요. 기자님이 두 가지 살인사건에 관해 들려준 얘기로 보면, 사실 이 뱀파이어병 환자의 이상성욕은 허언증, 그러니까 자신을 초자연적인 존재로 여기는 것보다는 시간증과 가학증에 더 가까워요. 그래도 범행을 또 저지르긴 할 겁니다. 그건 확실해요.”
_185페이지
라켈은 해리를 보았다.
살인사건 두 건. 새로운 연쇄살인범. 그의 사냥 유형.
그는 함께 식사하면서 식탁에서 오가는 대화를 따라가는 척, 헬가에게 정중히 대하고 올레그의 말을 귀기울여 들었다. 어쩌면 그녀가 오해한 건지도, 그가 정말로 관심이 있는 건지도 몰랐다. 어쩌면 그 사건에 완전히 빠지지 않았고, 어쩌면 그가 정말로 달라졌는지도 몰랐다.
_205페이지
“1980년대의 골드먼 딜레마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엘리트 운동선수들에게 확실히 금메달을 따게 해주지만 5년 후 죽게 되는 약이 있다면 먹을지 물어봤어요. 절반 이상이 먹겠다고 답했고요. 일반 인구 집단에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는 250명 중 두 명만 먹겠다고 답했어요. 대다수에게는 병적인 소리로 들리지만 당신이나 나 같은 사람들에겐 그렇지가 않아요, 해리. 당신도 삶을 희생하면서 이 살인범을 잡으려는 거 아닙니까?”
_306페이지
“고마워요.” 비에른이 말했다. “선배는 좋은 친구예요.”
“내가?” 해리가 꽁초를 담뱃갑에 넣었다. “난 고독한 사람이야.”
비에른이 나가자 해리는 눈을 감았다. 기계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카운트다운.
_402페이지
“내가 아는 거라고는 살얼음판 같은 행복 위를 걸을 때 무섭다는 거야. 어찌나 무서운지 어서 끝나기를, 그냥 물속에 빠지기를 바라지.”
“그래서 우린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한테서 도망치는 거예요.” 카트리네가 말했다. “술. 일. 무심한 섹스.”
_491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