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홀레 시리즈의 진정한 완성!
마침내 공개되는 《스노우맨》 직전의 이야기
요 네스뵈가 해리 홀레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과 함께 돌아왔다. 《리디머》는 《데빌스 스타》의 직후 이야기이자 한국 독자가 가장 사랑한 《스노우맨》의 직전 이야기로, 마침내 맨 처음《박쥐》부터 《팬텀》까지, 시리즈 넘버링이 완성되었다. 순서대로 독파하고 싶어 해리와의 만남을 미뤄온 독자는 이제 ‘정주행’을 시작해도 좋겠다.
아끼는 후배를 잃고, 운명의 연인과 헤어지게 됐지만, 부패 경찰 ‘프린스’에게 처절한 최후를 선사한 해리. 《리디머》는 해리를 옹호해주던 유일한 상관 비아르네 묄레르마저 그의 곁을 떠나는 시점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노르웨이 구세군과 얽힌 연쇄살인이 벌어지는 오슬로, 그리고 거듭 상처받은 끝에 스스로 고립을 택해가는 해리… 그가 ‘구원자(리디머)’로 찾아낸 것은 무엇일까.
본문에서
예전에 묄레르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뚱한 표정의 알코올중독자보다 더 인기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키 크고 뚱한 표정의 알코올중독자라고. 해리는 192센티미터에 뚱한 표정의 알코올중독자였고, 그가 뛰어난 형사라는 사실도 은근히 불리하게 작용했다. 비아르네 묄레르가 감싸주지 않았다면 진작 경찰청에서 쫓겨났으리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묄레르가 경찰청을 떠나기 때문에 윗선에서는 해리가 어서 실수를 저지르기만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도.
62-63p
해리는 문으로 몸을 날렸다. 그러자 모든 것이 멈추는 듯했다. 전에도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아드레날린이 분출하면서 시간의 개념이 바뀌고, 물속에서 움직이는 듯한 경험. 이대로라면 늦을 것이다. 해리의 오른쪽 어깨가 문에 부딪쳤고, 왼쪽 어깨는 욘의 옆구리와 충돌했다. 화약이 터지며 총에서 총알이 발사될 때의 음파가 고막을 울렸다.
211p
“하지만 세상 일이 늘 그렇게 되진 않아요. 당신도 처음에 경찰이 됐을 때에는 악에서 인류를 구원하겠다고 결심했겠지만, 죄는 흑백논리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거예요. 일반적으로 인간은 악하기보다 나약하죠. 당신도 슬픈 사연 속 주인공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많이 봤을 거예요. 하지만 당신이 말했듯이 우린 먹고살아야 해요. 그래서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죠. 자기 자신과 주위 사람들에게.” 해리는 라이터를 찾을 수가 없었다. 빨리 담뱃불을 붙이지 않으면 폭발할 것 같았다.
44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