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서명
비행공포(모던&클래식 시리즈) FEAR OF FLYING
2. 저자 : 에리카 종 ERICA JONG
3. 정가 : 13,800원
4. 출간일 : 2013년 10월 21일
5. ISBN : 979-11-85014-37-1 / 04840
6. 쪽수 : 576쪽
7. 판형 : 125*190 (소프트양장)
8. 분류
국내도서 > 고전 > 서양현대고전
국내도서 > 소설 > 영미소설
국내도서 > 소설 > 미국문학
9. 책 소개
여자는 얼마나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
격렬한 페미니즘 논쟁을 일으킨 어제의 문제작, 고전이 되어 돌아오다!
<타임> 선정 1970년대를 지배한 도서 TOP10, 전세계에서 2700만 부가 판매된 전설의 베스트셀러, 한국어판 출간 당시 음란성을 이유로 지형(紙型)이 소각되는 수모를 겪었고 그 후로도 《날으는 것이 두렵다》《침대 밑 사나이》《꿈의 회의로부터의 보고》 등 다양한 한국어(해적)판이 출간된 문제작, 네 번의 결혼과 거침없는 성적 상상 등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고스란히 담긴 소설, 작가 에리카 종을 페미니즘의 아이콘으로 만들고 가족과 의절하게 한, 그러나 이제는 미국 펭귄 출판사에서 40주년 기념 에디션을 제작하는 명실상부한 고전… 다양한 수식어마저 뜨거운 에리카 종의 소설 《비행공포》의 최초 한국어판이 도서출판 비채에서 출간되었다. ‘여성은 얼마나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라는 거대한 질문에 온몸으로 답한 주인공 이사도라의 ‘성적 모험담’은 40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당혹스럽고 생동감 넘친다. 올해로 한국 생활 24년을 맞은 서울여대 스티븐 캐프너 교수가 작품 해설을 맡았다.
10. 책 속에서
내가 기억하는 한 나와 남편은 항상 정신분석을 받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각자의 머리 위에 정신분석의들을 앉혀놓지 않으면 아주 사소한 결단조차도 내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치 머리 위에서 제우스와 헤라가 싸우고 있는《일리아스》의 트로이 병사가 된 기분이다. 그렇게 결혼은 하나의 ‘메나주 아 카트르’가 된다. 침대 위에는 나와 나의 분석의, 남편과 남편의 분석의 네 사람이 누워 있다. 분명 X등급을 받을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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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결혼생활이 뻐걱대기 시작한 건 사실이었다. 결혼한 지 5년이 되면 결혼 선물로 받은 이불마저 너덜거린다. 새 이불을 사야 할지, 아기를 가져야 할지, 상대의 광기를 영원히 감수하며 살지 아니면 결혼의 망령을 버리고, 이불도 내다버리고, 자유분방한 성생활을 시작해야 할지 결정할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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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실에 대한 나의 대처법은 (적어도 아직은) 바람을 피우지 말고, (적어도 아직은) 탁 트인 길을 내달리지 말고, 대신 나의 ‘지퍼 터지는 섹스Zipless Fuck’의 환상을 발전시키는 것이었다. 지퍼 터지는 섹스는 단순한 섹스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정신적 이상향이다. 지퍼가 터지는 건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순간 지퍼가 마치 장미 꽃잎처럼 떨어지고 속옷이 마치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가기 때문이다. 혀들이 뒤엉켜 액체가 되고 영혼 전체가 혀 밖으로 흘러나와 연인의 입으로 들어간다.
진정한 의미의 지퍼 터지는 섹스를 하고자 한다면 상대를 잘 알아선 안 된다. 내가 깨달은 바로는, 한 남자와 친구가 되고 그의 고통에 연민을 느끼고 아내에 대한, 혹은 전처에 대한 불평을 들어주고, 그의 어머니와 아이들에 대한 불평을 들어주기 시작하면 그에게 느낀 매력은 사라져버린다. 물론 그를 좋아하게 되고, 어쩌면 사랑하게 될 수도 있겠지만 열정은 사그라진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건 바로 그 열정이다. 또 한 가지 깨달은 바가 있다면, 나의 열정을 몰아내는 또 하나의 확실한 방법은 그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이다. 그의 안면 경련이나 찌푸리는 모습 같은 것들을 일일이 기록하고 그의 성격을 낱낱이 분석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그는 핀으로 고정된 곤충이나 오려서 비닐에 넣은 신문기사가 된다. 그와 함께하는 시간을 즐길 수도 있고 그를 존경할 수도 있겠지만, 더 이상 그는 나를 한밤중에 전율을 느끼며 깨어나게 만들지 못한다. 더 이상 나는 그의 꿈을 꾸지 않는다. 이제 그는 얼굴이 있는 남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퍼 터지는 섹스의 또 한 가지 조건은 바로 간결함이다. 익명성이 보태어질 때 그 간결함은 더욱 빛난다.
_33페이지
결혼이란 게 뭔지 알고도 대다수의 여자들은 여전히 결혼했을까? 남편의 직장이 바뀔 때마다 남편을 따라 다니는 젊은 여자들을 생각해본다. 갑자기 친구와 가족들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살아야 하는 여자들. 일거리도 없고 말도 통하지도 않는 곳에서 살아야 하는 여자들. 외로움과 따분함으로 아무 이유도 없이 아이를 낳는 여자들. 늘 피로하고 지쳐 있는 남편들. 결혼 전보다 서로를 못 만나는 부부들. 섹스하기에는 너무 지친 몸으로 침대에 쓰러지는 두 사람. 서로를 유혹할 때는 상상조차 못했을 정도로 서로에게서 멀어진 두 사람. 환상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남자는 열네 살짜리 섹시한 비키니 소녀를 바라보기 시작한다. 여자는 TV수리공을 갈망한다. 아기가 아프면 소아과의사와 바람을 피운다. 남자는 〈코스모폴리탄〉을 읽으면서 자기가 굉장히 세련된 여자라고 믿는 어린 여비서와 섹스한다. 문제는 결혼이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가?’가 아니라, ‘언제 한 번이라도 옳았던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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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나는 온몸을 관통하는 전율과 함께 빈에서 그를 갈망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후들거리는 무릎. 출렁거리는 뱃속. 질주하는 심장. 거친 호흡. 그가 내 마음속에 불러일으켰던 그 모든 감정들이 나로 하여금 그를 따라나서게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 그의 모습은 너무도 실망스러웠다.
“침대 밑의 남자는 절대 침대 위의 남자가 될 수 없어. 그들은 상호배타적이야. 일단 모습을 드러내면 내가 갈망하던 그 남자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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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저자 소개
에리카 종 Erica Jong
시인이자 소설가. 1942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 컬럼비아 대학의 바너드 칼리지에서 문학석사를 취득했다. 대학시절부터 시를 발표하여 1971년 첫 시집 《과물과 식물》 등 다수의 시집을 펴냈다. 대학에서 만난 첫 남편과 결혼했으나 곧 이혼하고 정신과의사이자 중국계 미국인인 남편 아랑 종과 결혼한 후 남편을 따라 1966년부터 1969년까지 하이델베르크에서 생활했다. 무역상 아버지와 화가 집안의 어머니, 레바논 남자와 결혼한 언니, 대학원의 악몽, 남편과 함께 참석한 학회, 끝내 떨칠 수 없는 나치의 그림자와 결혼의 굴레… 에리카 종은 이 모든 자전적 요소를 생생히 담은 이야기를 남몰래 써서 출간했는데, 이 소설이 바로 1973년 전세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비행공포》이다. 그후의 삶은 에리카 종의 말을 빌리자면, “욕설을 담은 협박편지와 찬사를 가득 담은 편지들이 동시에 쏟아지는 나날”이었다. 이 책은 신페미니즘 운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으며 지금까지 총 2700만 부가 판매되었고 <타임>이 뽑은 1970년대TOP10 도서에 선정되었다. 1979년 출간된 한국어판 역시 당시 베스트셀러 1위를 연일 석권하며 이후 40년 동안 《날으는 것이 두렵다》 《침대 밑 사나이》 《나의 안티히어로와의 여행》《꿈의 회의로부터의 보고》 등 다양한 제목으로 열 가지가 넘는 판본이 출간되었다. 《비행공포》는 저작권사와 정식 계약한 최초의 한국어판이다. 그밖에 소설가인 조너선 패스트와의 세 번째 결혼생활을 낱낱이 담은 소설 《How to Save Your Own Life》 《Parachutes and Kisses》 등을 출간했고, 지금의 남편인 케네스 버로스와 결혼한 후에는 《It Was Eight Years Ago Today》 등 다양한 논픽션을 출간하기도 했다. 1975년 지그문트 프로이트 문학상을 받았으며 프랑스에서 도빌 문학상을, 이탈리아에서 페르난다 피바노 문학상을 수상했다. 1997년, 밥 딜런은 그의 신곡 ‘Highlands’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그녀가 물었지. 그럼 요즘은 어떤 책을 읽어? 나는 대답하네. 에리카 종.”
얼마 전, 에리카 종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당신은 15분의 명성을 얻었고 지금 더없이 바쁘다. 그러나 15분 후에는 어쩔 것인가?” 이는 한 권의 소설을 출간한 후 다시는 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없었던 에리카 종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녀는 치열하고 당당한 삶을 통해 15분을 40년으로 바꾸었다. 현재, 미국에 살며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등 활발한 활동과 강연을 펼치고 있다.
이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하다가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사립학교 아이들》《열세 번째 이야기》《잃어버린 것들의 책》《꽃으로 말해줘》《658, 우연히》《악녀를 위한 밤》《갈림길》 등 60여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영미문학 텍스트에서 빈번하게 마주친 《비행공포》를 읽고 깊이 매료되어 저자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는 등 몇 년에 걸친 노력 끝에 정식 한국어판을 번역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우수한 영어권 작가와 작품을 발굴해 소개할 계획이다.
12. 차례
작품 소개 두려움 없이 쓴 소설, 두려움 없이 옮기다
1 꿈의 학회 혹은 ‘지퍼 터지는 섹스’로 가는 길
2 “여자는 독재자를 숭배한다.”
3 똑! 똑!
4 검은 숲 가까이
5 꿈의 학회 혹은 성교에 관한 보고서
6 열정 발작 혹은 침대 밑의 남자
7 신경성 기침
8 빈 숲의 통화
9 판도라의 상자 혹은 나의 두 엄마
10 프로이트의 집
11 실존주의, 이대로 좋은가
12 미친 남자
13 지휘자
14 아랍인 그리고 기타 짐승들
15 영웅답지 않은 영웅과의 여행
16 유혹당하고 버려지다
17 꿈 작업
18 피의 혼례 혹은 시크 트란시트
작품 해설: 날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13. 추천사
적나라한 페미니즘 한 줌에 명석한 영문학 교수를 더한 다음, 고전영화의 스타배우를 흩뿌린다. 이 모든 재료들을 혁명적 영혼과 날뛰는 마음으로 고루 휘저어 시적 지혜와 매혹적인 성적 에너지로 넘쳐흐르게 한다. 자, 당신은 방금 에리카 종을 경험했다. _<포브스>
그녀는 물었지. 요즘은 무슨 책을 읽어? 나는 대답하네. 에리카 종. _밥 딜런(가수)
신선하면서도 음탕하고 서글프면서도 지혜로 가득한 여성 작가의 작품을 만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나는 이 소설을 읽고 에리카 종의 팬이 되었다. _헨리 밀러(작가)
시대를 뛰어넘어 성적으로 살아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려는 모든 여성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시간이 지나도 영원히 신선하며 결코 놓칠 수 없는 책. _나오미 울프(사회비평가)
‘여자라면 이런 상상은 못할 것’이라고 넘겨짚어온 남자들이여, 충격에 빠질 준비를 하라. _<뉴스위크>
대담하고 솔직한 동시에 감미롭고 경쾌하며 격조와 품위까지 지닌 소설! _존 업다이크(작가)
조심하라. 이 책은 당신을 집밖으로, 멀리 데리고 나갈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이 책을 읽고 나면 다시는 예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없다. _로이스 굴드(작가)
재미있다. 무지막지하게 재미있다. _<코스모폴리탄>
위험하다. 사악하다. 즐겁다. _<커커스 리뷰>
이 번역본에는 앞선 판본에 결여되어 있던 생동감과 선명함이 담겨 있다. 쉽지 않은 영어 문장의 본질을 이해하고 재해석하는 능력도 놀랍지만 에리카 종의 작품이 지닌 문학성과 작가의 의도를 잘 전달했다는 점을 칭찬하고 싶다. 최고의 번역본이고 유일하게 읽을 만한 번역본이다. _스티븐 캐프너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14. 작가의 한마디
진실을 말하는 건 위험하면서도 필요한 일이다. 내게《비행공포》가 그랬다. 이 책을 쓰는 내내 나는 무척 두려웠고, 책이 출판된 직후에는 열렬한 찬사와 날선 비난을 동시에 감당해야 했다. 솔직함이 항상 인정받는 것은 아니며 때로는 그로 인해 감옥에 갈 수도 있기에. 그러나 진실을 말하지 않는 작가는 오래갈 수 없다.
15. 옮긴이의 한마디
이렇게 많은 비속어가 들어 있으면서 이렇게 지적인 책은 본 적이 없다. 역사적으로 평가받는 작품이 이렇게 ‘세속적으로’ 재미있기도 힘들 것이다. 헨리 밀러는 이 작품을 두고, ‘남자처럼 쓴 소설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만 실은 100퍼센트 여자처럼 쓴 글’이라고 평한 바 있다.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16. 출판사 서평
“날아오를 것인가, 두려워할 것인가?”
‘지퍼 터지는 섹스’의 창시자 에리카 종의 생기발랄하며 통렬한 성적 모험!
성 혁명, 여성의 역할과 지위 변화, 이혼 증가, 남녀 관계의 변화… 미국의 사회적 격변기의 한가운데에 선 소설 《비행공포》는 엄청난 파장을 낳았고, ‘신페미니즘 운동’이라는 또다른 격변을 일으켰다. 도덕적, 심리학적, 생물학적인 명목으로 여성들에게 부여된 딜레마와 싸운 주인공 이사도라의 이야기는 한 여자의 선언이자 정형화된 여성상으로부터의 독립선언이었다. 또한 ‘여성은 얼마나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라는 거대한 질문에 온몸으로 답함으로써 시대를 뛰어넘는 생생한 충동을 여전히 간직한 소설이다. 에리카 종의 개인사를 빼놓고 《비행공포》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 작품의 전반부에는 작가의 부모와 자매들 이야기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으며 네 번의 결혼 중 두 번째 결혼까지의 이야기도 날카롭고 솔직하게 실려 있다. 이로 인해 작가 에리카 종이 가족들과 의절하게 된 이야기는 유명하다.
《비행공포》 없이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더 위크>
2013년 현재, 미국 펭귄 출판사는 《비행공포》의 40주년 기념 에디션을 만드느라 분주하다는 소식이다. 한때 문제작이었던 《비행공포》가 명실상부한 고전이 된 것이다. 미국의 <더 위크>는 《비행공포》가 없었더라면 나올 수 없었을 책으로 다음 다섯 권을 꼽기도 했다. 주디 블룸의 《포에버》와 버지니아 앤드류스의 《다락방의 꽃들》, 캔디스 부시넬의 《섹스 앤 더 시티》, 제니퍼 와이너의 《노란 소파》, 그리고 E L 제임스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이다. 가장 수치스럽고 은밀한 생각들과 감정, 그리고 경험. 독자에게 자신의 전부를 드러낸 용기와 과감함이야말로 에리카 종만이 선사할 수 있는 생기의 원천이다. 올해로 한국 생활 24년을 맞은 서울여대 스티븐 캐프너 교수가 쓴, 특유의 솔직함을 발휘한 재치 있는 해설이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