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소설가. 1942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 컬럼비아 대학의 바너드 칼리지에서 문학석사를 취득했다. 대학시절부터 시를 발표하여 1971년 첫 시집 《과물과 식물》 등 다수의 시집을 펴냈다. 대학에서 만난 첫 남편과 결혼했으나 곧 이혼하고 정신과의사이자 중국계 미국인인 남편 아랑 종과 결혼한 후 남편을 따라 1966년부터 1969년까지 하이델베르크에서 생활했다. 무역상 아버지와 화가 집안의 어머니, 레바논 남자와 결혼한 언니, 대학원의 악몽, 남편과 함께 참석한 학회, 끝내 떨칠 수 없는 나치의 그림자와 결혼의 굴레… 에리카 종은 이 모든 자전적 요소를 생생히 담은 이야기를 남몰래 써서 출간했는데, 이 소설이 바로 1973년 전세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비행공포》이다. 그후의 삶은 에리카 종의 말을 빌리자면, “욕설을 담은 협박편지와 찬사를 가득 담은 편지들이 동시에 쏟아지는 나날”이었다. 이 책은 신페미니즘 운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으며 지금까지 총 2,700만 부가 판매되었고 <타임>이 뽑은 1970년대 TOP10 도서에 선정되었다. 1979년 출간된 한국어판 역시 당시 베스트셀러 1위를 연일 석권하며 이후 40년 동안 《날으는 것이 두렵다》 《침대 밑 사나이》 《나의 안티히어로와의 여행》《꿈의 회의로부터의 보고》 등 다양한 제목으로 열 가지가 넘는 판본이 출간되었다. 《비행공포》는 저작권사와 정식 계약한 최초의 한국어판이다. 그밖에 소설가인 조너선 패스트와의 세 번째 결혼생활을 낱낱이 담은 소설 《How to Save Your Own Life》 《Parachutes and Kisses》 등을 출간했고, 지금의 남편인 케네스 버로스와 결혼한 후에는 《It Was Eight Years Ago Today》 등 다양한 논픽션을 출간하기도 했다. 1975년 지그문트 프로이트 문학상을 받았으며 프랑스에서 도빌 문학상을, 이탈리아에서 페르난다 피바노 문학상을 수상했다. 1997년, 밥 딜런은 그의 신곡 ‘Highlands’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그녀가 물었지. 그럼 요즘은 어떤 책을 읽어? 나는 대답하네. 에리카 종.”
얼마 전, 에리카 종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당신은 15분의 명성을 얻었고 지금 더없이 바쁘다. 그러나 15분 후에는 어쩔 것인가?” 이는 한 권의 소설을 출간한 후 다시는 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없었던 에리카 종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녀는 치열하고 당당한 삶을 통해 15분을 40년으로 바꾸었다. 현재, 미국에 살며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등 활발한 활동과 강연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