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엔 마라탕〉 류미정 신작
학원에 숨겨져 있던 친구들의 진짜 마음
학원 가는 길, 검은 고양이가 서아 앞에 왕사탕만 한 투명 구슬 하나를 뱉어 놓고 사라진다. 그 구슬을 주머니에 넣은 순간부터 학원이 이상해진다. 몇 달째 서아에게 쌀쌀맞던 절친 윤주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콩쿠르 악보를 잃어버렸다며 대회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학원에서 제일 잘 치는 아이가, 하필 지금? 윤주의 악보를 찾던 서아 앞에 수상한 단서들이 차례로 나타난다. 서아가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 때마다 투명하던 구슬에 조금씩 색이 드는데…….
우아하고 고상한 학원장 ‘흑요’, 그리고 동물을 닮은 선생님들. 이들이 운영하는 ‘스마트 종합 학원’을 무대로 한 학원 미스터리 판타지 〈이상한 학원〉이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한다. 첫 무대는 피아노 학원. 바쁜 학원 스케줄에 치여 미처 돌보지 못한 나와 친구의 진짜 마음을 《이상한 피아노 학원》에서 찾아보자.
저 멀리 다양한 학원이 층별로 있는 ‘스마트 종합 학원’ 건물이 보였다. 커다랗고 고풍스러웠다. 이 동네에서 쭉 살아온 엄마는 이 학원이 할머니 때부터 있었다고 했다.
할머니가 어렸을 때는 2층짜리 작은 양옥이었는데, 집주인이 세상을 떠난 후, 한동안 버려진 동물들의 집이 되었다고 한다. 얼마 후에 동물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양옥은 옛날 학원인 ‘교습소’로 탈바꿈했다.
-프롤로그
고양이가 기다란 앞다리로 날렵하게 딱따구리 얼굴을 타다닥 때리니, 날갯짓하던 딱따구리가 휘청하며 땅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으앗!”
불쌍해서 소리를 지르니 딱따구리는 바로 날아가 버렸다. 검은 고양이는 나를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갑자기 고개를 수그리더니 한참을 꾸물거렸고 무엇인가를 뱉어 냈다.
구슬이었다. 왕사탕 크기의 구슬이었다. 나는 조심스레 다가가 구슬을 주웠다.
“예쁘다.”
구슬은 투명했고 매끄러운 데다 윤기가 흘렀다. 햇빛에 비추니 구슬은 속이 훤히 들여다보였고 맑게 반짝였다. 나는 도저히 구슬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10쪽
콩쿠르?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윤주랑 같이 콩쿠르에 나가면, 윤주가 나를 다시 봐 줄 거야.’
내 예상은 또 틀렸다. 윤주는 대회 일정이 잡히자 이제 피아노밖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굴었다. 윤주와 나 사이에는 피아노가 있었다. 나는 피아노에 가려져 윤주에게 아예 보이지 않았다.
-27쪽
“우리 형한테서 비켜. 형은 나쁜 사람이야.”
“꼬맹아. 네가 뭘 안다고 그래? 네 형과 나는 친구라고. 얼마나 친한데? 안 그래 준호야?”
준수는 더욱 열을 냈다.
“형은 우리 형 친구 아니야. 우리 유치원 선생님이 그랬어. 친구는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난다고.”
-124쪽
연기가 완전히 사라지고 보랏빛 윤기 나는 검은색 머리를 한 여자가 마호가니 의자에 앉아 있었다. 스마트 종합 학원의 원장인 흑요였다. 흑요는 집게손가락을 앞으로 내밀어 우아하게 오른쪽으로 세 번 돌렸다.
-에필로그
어린이책작가교실에서 동화를 배우고, 2015년 마로니에여성백일장을 통해 등단했어요. 전국 초등학교와 도서관에 강연을 다니면서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로 글을 쓰고 있는 행복한 동화 작가입니다. 책 읽기와 글쓰기의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 초등 글쓰기 수업도 진행하고 있어요. 까르르 웃게도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도 하는, 재미와 생각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오늘도 새벽을 활짝 열어요. 〈생일엔 마라탕〉 〈마법을 부르는 코인 노래방〉 시리즈를 포함해 50여 종의 동화책을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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