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이자 소설가인 이색적인 이력의 소유자
이요하라 신의 과학 세계 속 인간 드라마!
과학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가슴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달까지 3킬로미터》가 비채에서 출간되었다. 지구과학 전문 연구자라는 다소 이색적인 이력을 지닌 소설가 이요하라 신은 고베대학 이학부 지구과학과를 졸업했고, 도쿄대학 대학원 이학계 연구과에서 지구행성물리학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한 이후 2008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주로 과학 지식을 도입한 미스터리나 서스펜스를 다뤄왔다. 작가가 ‘다음 작품’의 방향성을 놓고 고민하던 즈음, 담당 편집자가 ‘과학적인 트릭이나 반전이 있는 미스터리 소설을 쓰는 데 지친 것처럼 보인다, 어깨에 힘을 빼고 써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달까지 3킬로미터》이다. 2018년 일본에서 첫선을 보이고, 이듬해 일본의 내로라하는 대표 문학상을 세 부문이나 수상하는 등 중쇄를 거듭하면서 작가 이요하라 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며 대표작으로서 자리매김한다.
《달까지 3킬로미터》는 과학자의 시선으로 인간의 삶을 조망한 감성 미스터리 작품으로, “과학의 광채가 마음을 감싸주며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작가와 평론가, 서점 직원들의 극찬을 받으며 2019년 미라이야 소설대상, 시즈오카 서점대상, 닛타 지로 문학상을 수상했다.
“과학이라는 행위 또한 산과 닮아 있습니다. 선대가 쌓아온 거대한 지식의 산을 한 걸음씩 오르고 누군가가 세워놓은 사다리를 발판으로 하여 지견이라고 하는 정상에 오르죠. 거기에서 과학자가 바라보는 풍경을, 세계의 모습을,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우연히 들여다보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러한 사고 실험으로 써내려간 작품이 바로 《달까지 3킬로미터》입니다.” _ 작가의 말
과학의 무지갯빛 색채가 인간의 마음을 따스하게 감싸주는 일곱 편의 이야기
〈달까지 3킬로미터〉
삶의 의욕을 잃고 죽을 곳을 찾아온 남자는 우연히 만난 택시기사의 안내로 달과 가장 가까운 장소에 향하게 된다. 한참을 달려 내린 곳은 산길 깊숙한 곳. 기사는 발걸음을 내디디며 앞을 회중전등으로 비추었고 그곳에는 ‘달까지 3킬로미터’라는 안내판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늘에서 보낸 편지〉
30대 후반의 독신인 나는 친구의 소개로 미팅을 하게 되고, 그 자리에 나온 오쿠히라 씨에게 호감을 느낀다. 기상청에서 일하는 그의 마음을 사기 위해 관심사가 비슷하다고 말해버리고, 그는 비가 내릴지 모른다며 크리스마스 무렵까지 갖고 있으라고 하고는 우산을 쥐여준다.
〈암모나이트를 찾는 법〉
부모님의 불화와 입시 스트레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초등학교 6학년 도모키. 치유를 위해 잠시 어머니의 고향에 내려온 도모키는 화석 채굴에 인생을 바쳐온 할아버지를 만나고 화석 캐는 법을 배우게 된다. 망치로 단단한 바위를 깨는 그의 모습이 닫혀버린 마음의 문을 부숴주는 것처럼 보인다.
〈덴노지 하이에이터스〉
형과는 달리 재능도 특기도 없는 다케루. 안온한 생활 속에서 어쭙잖게 밴드 활동을 하다가 역대 사사노가 차남처럼 가업을 잇기 위해 아버지의 밑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형과 함께 전직 기타리스트 데쓰 삼촌의 과거를 조사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마주하는데…….
〈외계인의 식당〉
겐스케는 일찍이 아내를 떠나보낸 후, 식당을 운영하면서 딸 스즈카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식당에는 매일같이 찾아오는 여성이 있는데, 스즈카는 그녀를 몰래 ‘플레이아 씨’라고 부르고 있었다. 지구에는 플레이아데스 성인이라는 외계인이 살고 있는데, 그녀도 그중 하나라고 믿기 때문이었다.
〈산을 잘게 쪼개다〉
주부인 나는 가족에게 헌신하며 살아온 삶을 뒤로하고 혼자서 산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옥신각신하면서 산에 오르는 화산학 교수와 제자를 만나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두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인생을 되짚는 사이에 스무 살의 꿈을 다시 떠올려보는데…….
〈새내기 후지산〉
회사 업무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가벼운 우울증 진단을 받고 퇴사한 나. 무엇 하나 잘 풀리지 않는 인생에서, 입사 동기인 미키와의 관계는 숨통을 틔워주는 창구가 되어주었다. 이번에는 그녀와 함께 일본 최고봉 후지산에 오르기로 한다.
과학과 이야기의 결합, 인간애를 전면에 내세운 화제의 베스트셀러
“과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계, 그리고 그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
《달까지 3킬로미터》의 일곱 가지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각자 나름대로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있다. 삶의 의욕을 잃어버리고 죽을 장소를 찾아 떠난 남자(〈달까지 3킬로미터〉),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한 채 어느새 마흔을 코앞에 둔 지사토(〈하늘에서 보낸 편지〉), 부모님의 불화와 입시 스트레스로 원형탈모증에 걸린 초등생 도모키(〈암모나이트를 찾는 법〉), 평범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평범할 수밖에 없는 자신에게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다케루(〈덴노지 하이에이터스〉), 불면증에 빠져 있는 딸아이의 걱정으로 심란한 겐스케(〈외계인의 식당〉), 가족에게 헌신하며 살아왔지만 그 누구도 고마워하지 않는 삶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린 주부(〈산을 잘게 쪼개다〉), 무엇 하나 풀리지 않는 인생에서 자신감을 상실한 미즈호(〈새내기 후지산〉)의 인생이 그렇다. 그런데 그들의 상처를 위로하고 쓰다듬어주는 것은 바로 과학적 지식이다. 결코 자신의 뒷면은 보여주지 않는 달의 모습, 대기의 상태로 정해지는 다양한 눈 결정의 형태, 과거의 어둠에 갇혀 밝은 빛을 기다리는 화석, 바다나 호수 밑에 쌓인 퇴적물, 노란빛을 내며 석양녘 하늘을 가로지르는 정체불명의 비행체까지 과학적 지식이 바탕이 되어 있는 것이다.
저자인 이요하라 신은 소설가인 동시에 과학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작품에서 이야기하는 지구과학과 자연 현상에 대한 이야기는 결코 허구나 픽션이 아니다. 우리가 지구나 자연과 만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그리고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문학이라는 형태로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소설가로 데뷔한 이래 많은 작품을 집필해온 이요하라 신, 그는 자신이 가진 특기를 내세워 과학과 이야기를 결합하여 자신만의 감성 미스터리를 완성해냈다.
“그들의 상처를 위로하고 한 번 더 힘을 내보라고 등을 쓰다듬는 것은 가족의 사랑도 친구의 응원도 인생 선배의 진심 어린 조언도 아니라, 달과 눈과 화석과 바닷속 퇴적층과 산과 심지어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립자다. (……) 이 빛나는 조연들의 예사롭지 않은 ‘말발’이 읽는 이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_ 옮긴이의 말
추천사
“인생을 헤매고 있거나, 절망하고 있거나, 외로움에 사무쳐 있는 등장인물들에게 희미한 빛줄기가 내리비춘다. 우주, 지구과학, 별, 달, 화석 등 과학의 광채가 감싸 안으며 인간의 심정과 어우러져 절묘한 하모니를 선사한다.” _ 야마나카 마리(준쿠도서점 MD)
“최신 지식은 인간 세상과 연결되어야 비로소 구원이나 눈물, 사랑을 낳는 것이라고 《달까지 3킬로미터》는 아무렇지 않게 가르쳐준다.” _ 모로타 레이코(소설가)
“‘달까지 3킬로미터’라는 수수께끼의 제목은 이야기의 마지막에 이르러서 의미가 밝혀진다. 이는 실로 숙련된 미스터리의 수법이다. 참으로 마력이 있는 소설이다.” _ 오사카 고(소설가)
“이요하라 신의 《달까지 3킬로미터》는 그간 보지 못했던 신선한 작품이다. 이과적 세계를 그리면서도, 그 안에는 감정적인 드라마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_ 기타가미 지로(문예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