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한 세상에서 철학적 봉기를 꿈꾸는 한병철의 글과 말
맹목적인 축적을 강제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고찰
긍정성의 과잉에 갇힌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
디지털 시대를 통찰하는 15편의 에세이, 3편의 인터뷰
혁명을 꿈꿀 수도 없고, 원하지도 않는 시대
≪정보의 지배≫, ≪서사의 위기≫ 등 매번 예리한 통찰로 우리 시대에 뜨거운 화두를 던져온 재독 철학자 한병철의 신간이다. 제목 ≪오늘날 혁명은 왜 불가능한가≫는 철 지난 이론에 기대어 디지털 자본주의의 영리한 통치 기술을 간파하는 데 실패한 마르크스주의와, ‘자유와 존엄’을 잃어가면서도 어떤 저항감이나 비판 의식도 품지 못하는 무감각한 우리 세태를 동시에 겨냥한다. 대표작 ≪피로사회≫ 이후 그가 천착해온 다양한 철학적 주제들이 폭넓게 담겨 있으며, 솔직하면서도 인간적인 인터뷰는 ‘한병철 철학’의 가독성 높은 입문서로서 손색없다.
책의 백미는 자본주의의 본질을 생물의 파괴 본능과 연결하여 설명하는 에세이 <자본주의와 죽음 충동>이다. 한병철에 따르면, 오늘날 우리가 ‘성장’이라고 부르는 것은 실은 “암 덩어리들의 목표 없는 번성”이다. “생산 및 성장 도취”에 빠진 세계화된 자본주의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임계점을 넘어선 지 오래고, 생태적·사회적 재앙뿐 아니라 정신적 재앙을 일으키고 있다. 한병철은 지그문트 프로이트, 베르나르 마리스(프랑스의 경제학자), 에리히 프롬과 장 보드리야르의 글을 검토하면서, 자본주의를 맹목적인 축적으로 몰아붙이는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 고찰한다.
오늘날 혁명은 왜 불가능한가
자본주의와 죽음 충동
인간에 대한 총체적 착취
디지털 파놉티콘에서
오직 죽은 것만 투명하다
군중 속에서
데이터주의와 허무주의
괴로운 공허
정면 돌격
뛰어오르는 사람들
난민들은 어디에서 올까?
괴물들이 사는 나라
난민은 누구일까?
아름다움은 낯섦 안에 있다
다들 서두른다
[대화]
에로스가 우울을 이긴다
자본주의는 고요를 좋아하지 않는다
“유감스럽지만, 그게 사실입니다”
주
텍스트 출처
1959년 서울 출생. 고려대학교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했고, 브라이스가우의 프라이부르크대학교와 뮌헨대학교에서 철학, 독일문학, 가톨릭 신학을 공부했다. 베를린예술대학교 철학·문화학 교수를 지냈다. 전 유럽과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피로사회》를 비롯하여 《정보의 지배》 《사물의 소멸》 《리추얼의 종말》 《고통 없는 사회》 《폭력의 위상학》 《땅의 예찬》 《투명사회》 《심리정치》 《타자의 추방》 《시간의 향기》 《에로스의 종말》 《아름다움의 구원》 《선불교의 철학》 《권력이란 무엇인가》 《죽음과 타자성》 《서사의 위기》 등 예리하고 독창적인 사회 비평서와 철학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