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방지축 도깨비 무지와 막지의
고스트 빌리지 입주 도전기
홍민정 작가의 상상력 넘치는 신간, 《스티커 도깨비 무지 막지》가 출간되었다. 목에는 망토가 펄럭, 허리에는 풀비가 착, 손에는 도깨비방망이가 짠, 모자에는 신비한 스티커가 쏙! 비상한 힘과 재주로 사람들을 홀리는 풀비 도깨비, 도술을 부릴 수 있는 스티커, 으스스한 고스트 빌리지의 정경 들이 하민석 작가의 손끝에서 섬세한 모습으로 구현된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도깨비가 될 거야!
옛날 옛적, 문에 종이를 바를 때 쓰던 작은 빗자루를 ‘풀비’라 하였다. 오래된 두 개의 풀비는 각각 ‘무지’와 ‘막지’가 되었다. 둘은 한날한시에 도깨비가 되었지만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는 꼬마 도깨비들로, 무지는 통통하고 먹는 것을 좋아하며 마음이 여리고 막지는 홀쭉한 외모에 생각이 깊고 똘똘하다.
이들이 사는 곳은 ‘고스트 빌리지’라는 놀이동산으로, 사람들은 알지 못하지만 곳곳에 구미호, 달걀귀신, 저승사자 등 온갖 귀신이 깃들어 있다. 고스트 빌리지에 사는 귀신들은 무서움 순위를 정해서 1년 동안 지낼 자리를 바꾸는데, 그때마다 무지와 막지는 꼴찌를 도맡으며 입구만 지킨다. 결국 마흔아홉 번째 기념일 잔치에도 초대받지 못하자, 도깨비들은 결심한다. 이곳을 떠나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도깨비가 되어 당당한 모습으로 오십 번째 기념일 파티에 참석하겠다고!
스티커와 도깨비장난
무지와 막지는 기념품 가게에 들러 제 모습이 그려진 스티커를 찾은 뒤, 낮에 만난 우진을 괴롭히던 태호의 모습을 떠올리곤 곧장 태호네 집으로 향한다. 한참 꿈나라를 여행하던 태호를 골려 주려던 첫 시도는 반려견 두리의 눈에 띄면서 미수로 그치지만, 학교에서도 우진을 괴롭히는 태호의 모습에 바로 도깨비장난을 시전한다. 과연 무지와 막지가 벌이는 도깨비장난은 무엇이고, 스티커는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 것일까? 재기 발랄한 홍민정 작가의 상상력이 도깨비를 만나 기상천외하게 펼쳐진다.
아이들의 마음속 공포
무지와 막지는 깜짝 놀라게 하고 비명을 지르게 하는 원초적인 공포가 가장 두려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우진, 태호, 민규의 관계를 살펴보며 그 생각이 차츰차츰 변하기 시작한다. 우진이 종내 소외감, 창피함, 외로움과 같은 감정을 느끼며 무서웠다고 태호에게 고백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는 아이들의 마음속 공포를 지켜주는 일이 진정 의미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만약 우리 반 어떤 친구가 떠오른다면, 내일은 그 친구한테 조금만 친절하고 다정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교실에 다정함이 넘치면 정말 좋겠습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홍민정 작가는 무지와 막지의 시선을 빌려 어린이 독자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친구 관계를 살펴보고 곰곰 생각해 보도록 한다. 따스히 마음을 어루만지는 친구, 서로의 생각을 헤아리고 배려하는 친구가 되면 좋겠다며 모든 어린이 독자에게 넌지시 조언을 건넨다. 오싹할 줄만 알았던 도깨비 이야기 기저에는 이렇듯 작가의 다정한 마음이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