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 금강경
비非! 지금까지의 금강경은 잊어라! 모든 것을 의심하고 뒤집는 파격적 금강경 읽기.
#불교#금강경
정수 금강경 덧붙여진 내용을 걷어내고 읽는 전영화 저자
  • 2021년 11월 01일
  • 360쪽152X225mm무선김영사
  • 978-89-349-8546-4 03220
정수 금강경
정수 금강경 덧붙여진 내용을 걷어내고 읽는 저자 전영화 2021.11.01
비非! 지금까지의 금강경은 잊어라!
모든 것을 의심하고 뒤집는 파격적 금강경 읽기
《금강경》에는 ‘아닐 비非’ 자가 무려 46번이나 나온다. 나와 세상, 중생, 진리, 보살 등 모든 개념을 ‘비’ 자 하나로 부정하고, 어떠한 관념[상相]에도 머물지 말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붓다는 모든 ‘상’을 부정하라고 하면서도, 왜 이 《금강경》을 읽고 외우면 그 복덕이 무한히 크다고 하시며, ‘복덕’이라는 상은 부정하지 않으신 것일까.

스스로 ‘모난 돌’이라고 자처하는 다큐멘터리 PD 출신의 저자가 《금강경》을 접하며 느꼈던 갑갑함을 풀고자, 8년여 동안 《금강경》에 관한 기존의 모든 상식과 믿음을 의심하고 추적하여 그 실체를 파헤쳤다. 2천 년간 덧칠해진 군더더기를 하나하나 걷어내고, 암호를 풀듯 붓다 그대로의 진실한 《금강경》의 모습을 밝혀낸다.

다큐멘터리 드라마 같은 독특한 구성과 극적인 전개, 경쾌한 논리와 발랄하고 유쾌한 해설을 통해 불교 초심자도 쉽고 재미있게 《금강경》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고루하고 관념적인 기존의 해설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발하고 명쾌한 해설이 펼쳐진다.
P.51
오래된 경전 《숫따니빠따》는 싯다르타가 고행을 하고 있을 적에도 악마가 고행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려 했다고 기록하며, 여덟 무리의 마군魔軍을 들고 있습니다. 여기서 마군은 싯다르타의 마음속에 자리한 ‘욕망, 미움, 배고픔, 애욕, 게으름, 무서움, 의혹, 위선’ 등 인간이면 누구나 지닌 여덟 가지의 ‘어두움’을 나타냅니다. 다시 말해 훗날 붓다께서 자주 말씀하신 ‘악마’란, 결국 바깥에 있는 어떤 실체가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있는 또 하나의 ‘자기’인 것입니다. 
P.56
독자 여러분, 아시겠습니까? 바른 ‘깨침’은 사람마다 다른 것이 아니라 모두 같다는 것을. 또 아시겠습니까? ‘깨침’은 ‘북 치고 장구 치고 현수막 걸고’ 야단법석을 떨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가라앉은 평온한 마음속에 마치 ‘밤에 도둑고양이가 살며시 다가오듯’ 조용히 찾아오는 것임을. 또한 ‘깨침’은 무슨 별난 신통력을 얻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모든 것이 ‘하나’란 사실을 아는 것임을. 그래서 나 이외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슬퍼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임을. 결국 ‘깨침’은 바깥의 어떤 별난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 깊숙이 감춰진 진정한 ‘자기 자신’을 보게 되는 지극히 평범한 체험임을. 또한 ‘깨침’이란,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매우 쉽고 단순한 것임을. 그래서 별도의 해설 없이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것임을.
P.67
사람 사는 일이야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을 테니, 날마다 무대와 관객만 바뀔 뿐, 만나는 사람마다 ‘시험에 합격하게 해달라’ ‘병 낫게 해달라’ ‘취직하게 해달라’ ‘돈 벌게 해달라’ ‘남편 바람기, 손 좀 봐달라’ 등, 맨날 그 노래에 그 타령…. 붓다 입장에서는 다 아는 이야기를 하고 또 하고, “그게 아니고…”라고 가르치고 또 가르치셨을 테니 45년간 무척 고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경전 어디에도 짜증 한번 내셨다는 기록이 없는 걸 보면, 본디 성격도 꽤나 무던하신 분이라 여겨집니다. 
P.111
《금강경》을 포함한 거의 모든 경전은 “나는 이와 같이 들었습니다[如是我聞]”로 시작됩니다. 이는 “지금부터 전하는 말은 내가 ‘지어낸’ 말이 아니고, 붓다께서 하신 말씀을 ‘들은’ 것이니 조금도 의심치 말라”라는 의미까지 담고 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의심하고 있습니다. 아난다의 기억력이나 그가 전한 말씀의 내용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후 세월이 수백 년 흐르면서 아난다가 기억하고 전한 내용이 어떤 이유에서건 바뀌고, 비틀리고, 다른 말이 끼어들었다고 의심하는 것입니다.
P.126
《금강경》은 다른 경전과 비교할 때 매우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붓다께서 말씀하신 내용과 결론도 지극히 간결합니다. 많은 사람이 《금강경》은 어렵다고들 말하는데, 그것은 한문이라는 장벽과 많이 알고 있다는 분들의 어려운 해설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붓다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남의 설명이나 해설서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그분의 말씀을 읽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한문이나 전문용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어려움을 느끼기에 여러분들께선 지금 이 책을 읽고 계신 겁니다. 
P.130
한자는 중국 사람들의 글자이고, ‘보살菩薩’은 중국 사람들이 읽고 이해하려고 자기들끼리 ‘발음만 임시로 빌려온[가차假借]’ 글자입니다. 중국 사람들이 인도 말을 발음하기 위해 ‘임시로 빌려’ 쓴 한자를 아무 생각 없이 계속 ‘받아쓰기’ 하는 태도는 철 지난 사대주의나 다름없습니다. 누군가가 ‘Coca Cola’를 ‘코카콜라’라고 쓰지 않고, 굳이 중국 사람들이 쓰는 ‘可口可樂(가구가락)’으로 쓰겠다고 고집한다면, 과연 그 사람이 제정신 박힌 사람일까요? 제 생각은, 그나마 오래전부터 그렇게 굳어져 모두에게 익숙해진 말(석가모니, 열반, 미륵…)일 경우, 쓰기 쉽고 읽기 편한 우리글로 쓰자는 것입니다. ‘釋迦牟尼’ ‘涅槃’ ‘彌勒’처럼 뜻도 없는 한자를 ‘받아쓰기’해서 여러 사람 눈에 쥐 나게 하지 말고! 
P.175
《금강경》을 중국 말로 번역한 구마라집은 언어에 관한 한 천재였습니다. 그분은 자신의 천재성을 중국 사람들이 붓다의 말씀을 이해하도록 돕는 데 모두 썼습니다. 그리고 중국 사람들은 이방인 구마라집이 자기들 말로 번역한 글을 읽고, 붓다의 말씀을 이해하고 계속 발전시켜나갔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1,600여 년 전 구마라집이 중국 사람들을 위해 번역한 글을 그대로 받아들여 음만 취해서 오늘도 열심히 읽고 외우고 있습니다. “일시불재사위국기수급고독원….” 
P.200
《금강경》에 관한 한, 전 세계 학자들이 가장 믿을 만하다고 평가하는 일본의 다이쇼본보다 정확한 판본을 우리가 갖고 있는데, 정작 우리는 중국 명나라와 청나라 때 사람들이 손으로 베껴 쓴 엉터리 필사본을 읽고 외우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 현실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시중의 《금강경》 해설서들은 대부분 해인사 소장본과 비교했을 때 서른 군데 넘게(정확히 32군데) 차이가 나는, 학술적으로 존재 가치가 의심스러운 조잡한 ‘사이비’ 필사본을 기초로 합니다. 
P.215
대부분의 《금강경》 해설서에서는 ‘금강’을 비슷한 이름의 보석인 ‘금강석金剛石(diamond)’으로 풀이하고 있는데, 구마라집이 《금강경》을 번역할 당시엔 다이아몬드라는 보석의 존재가 지구상에 알려지지도 않았던 점을 생각한다면, 저승에 계신 구마라집께서도 배를 잡고 웃을 일입니다.
P.219
불경에선 ‘제법무아諸法無我’, 즉 ‘모든 존재하는 것[諸法]에는 나[我]라고 할 것이 없다’라고 전하고 있지만, 실제 붓다께서 가르치신 내용은 ‘내가 없다[無我]’가 아니라 ‘내가 아니다[非我]’였습니다. 정작 붓다께서는 ‘내가 있냐, 없냐’에 대해선 끝까지 침묵하셨던 것입니다. 《금강경》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지혜, 즉 ‘반야’라는 것은 우리가 그토록 ‘있다’고 믿고 있는 ‘자기 자신’이, ‘실제 자기 자신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닫는 지혜를 말하는 것입니다.
책머리에
1장 프롤로그
2장 나오는 사람들
가우따마 싯다르타
구마라집
현장
소명태자
그 밖의 사람들
3장 몸풀기
신묘장구대다라니
유통분의 민낯
일체유위법
사이비 《금강경》
4장 《금강경》 속으로
고려사람들
금강반야바라밀
《금강경》 코드
5장 《금강경》의 참모습
우리말 《금강경》
6장 에필로그
도움 주신 분들
작가이미지
저자 전영화
방송국 PD로 일하던 어느 날, 운명처럼 만난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 책으로 인해 ‘둥근 돌’로 살아오던 지난 삶이 부끄러워 크게 울고 나서 ‘모난 돌’의 거친 여정에 들어섰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금강경》 공부가, 직장도 그만두고 지리산에 틀어박혀 그 의문을 풀기 위해 붙잡고 씨름한 평생의 화두가 되었다.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 EBS교육방송 PD, MBC-TV 다큐멘터리 PD (인간 시대, 명작의 무대, PD수첩, 특집 다큐 ‘평화, 멀지만 가야 할 길’ 외 다수 연출), 어린이 TV 대교방송 편성제작부장, JTV 전주방송 편성제작국장, 단국대학교 언론영상학부 겸임교수, CATV ‘복지 TV’ 편성제작본부장 역임. 저서로 《다큐멘터리 ‘기’》 《친절한 漢字 ‘핏불’》이 있다.
'출판사 리뷰'는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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