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와 온도, 얼음의 양, 해수면 상승 등에 관한 세계 곳곳의 기록은 단순한 측정을 통해 얻어낸 엄청난 양의 자료인데, 이는 지난 20년 동안의 추세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각본도 등장했다. 컴퓨터를 켤 때마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아무런 생각도 없고 다듬어지지도 않은 것들이 많다. 한편, 컴퓨터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링크를 클릭하면 기후변화에 관해 필요 이상으로 불안을 선동하는 사람들의 위선과 과장도 확인하게 된다.
마치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대기가 신경 쓰기라도 하는 듯, 우리가 고함을 치면 물이 다시 빙하로 되돌아가기라도 하는 듯, 논쟁에서 이기면 그 자체로 무엇인가를 달성하기라도 하는 듯 두 진영으로 나뉘어서 우리는 인터넷 너머의 상대를 자극한다. 미국은 불행한 커플이 되고 말았다. 양쪽이 너무나 겁에 질린 나머지 그 어떤 종류의 변화도 살피지 못하고 그저 설거지와 빨래에 관한 싸움만 벌이느라 곤경에 빠진 커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