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먹고 소비하는 우리의 삶은 지난 50년간 지구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여성 지구과학자가 풀어내는 자신의 삶과 지구, 풍요에 관한 이야기
#기후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호프 자런 저자 김은령 역자
  • 2020년 09월 07일
  • 276쪽135X210mm김영사
  • 978-89-349-9030-7 03450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저자 호프 자런 2020.09.07
《랩 걸》 호프 자런 신간!
먹고 소비하는 우리의 삶은 지난 50년간 지구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여성 지구과학자가 풀어내는 자신의 삶과 지구, 풍요에 관한 이야기
 
“이 책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읽으며 새로운 풍요를 모색하고 싶다.
지구를 더 이상 망치지 않는 풍요를.”
_이슬아(작가, 〈일간 이슬아〉 발행인)
 
★★★★★ 에드워드 윌슨, 엘리자베스 콜버트, 악셀 팀머만(IBS 기후물리연구단장), 하경자(기후과학연구소장), 이슬아 추천!
 
우리에게 시의적절하게 도착한 이 책은 우리가 직면해야 하는 위협과 두려움에 관한 책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우리가 누려왔고 누릴 수 있는 풍요로운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원제 ‘The Story of More’가 암시하듯 이 책은 더 많이 빨리 소비하는 생활이 만들어낸 심각한 문제들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더 안전하고 편리해진 삶, 나아가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리는 풍요로운 삶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어떻게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지구 환경의 지속성을 망치지 않을 수 있을까? 호프 자런은 이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지구의 변화를 이야기하기 위한 주요 소재로 호프 자런이 선택한 것은 바로 자신의 삶이다. 《랩 걸》을 통해 과학자-여성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현재형의 삶을 탁월하게 그려냈던 저자가 이번에는 과학적 사실과 역사, 자신의 삶을 유려하게 엮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그로 인해 위태로워진 행성 사이의 연결고리를 밝힌다. 견고한 사실과 수치에 기초해 있지만 따듯한 유머가 빛을 발하는 글을 통해 독자를 새로운 이해, 즉 모두가 충분히 풍요로울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새로운 사유로 초대한다.
P.23-24
이 모든 일 때문에 나는 지금이야말로 강의실에서 벗어나 이 책을 통해 지구환경 변화에 관해 이야기할 때라고 확신했다. 스스로가 옳다고 생각하는 과학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언어와 숫자에 공평한 애정을 지닌 작가이자 해야 할 이야기가 있는 교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여러분이 들어주신다면 나의 세상에, 당신의 세상에, 우리 모두가 속한 이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야기할 것이다. 이 세상은 변해버렸다.
P.29
인구과잉에 대한 강력한 반감만으로 인구 증가를 막기는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입장들을 살펴보면, 어떤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위대한 사상가들이 결코 고민하지 않았던 것 중 하나가 사회 속 여성의 지위와 여성이 평생 낳는 평균 자녀 수 사이의 상관관계다. 
건강과 기회, 사회 참여에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가장 적은 전 세계 10개국 중 7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전 세계에서 소득이 가장 높은 나라들이기도 하다. 정반대로 성별 격차가 가장 큰 6개국은 소득이 가장 낮은 국가군에 속한다. 부가 여성의 건강, 기회, 사회 참여를 보장하는지, 아니면 이런 요소들 덕에 부유함이 가능해지는지가 명확하지는 않다. 아마 두 가지가 결합되어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성별 격차가 작은 사회의 여성은 성별 격차가 큰 사회의 여성이 출산하는 자녀 수의 절반 정도만 낳는다는 점이다. ‘격차가 큰’ 나라의 여성당 자녀 수는 네 명에 가깝고, ‘격차가 작은’ 나라의 경우는 두 명 미만이다. 인구 증가를 억제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메커니즘은 성별 불평등의 폐지와 관련이 있다고 이해할 수 있겠다. 
P.38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구상에서 가난한 위치에 놓여 있다는 것이 예전처럼 사형 선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난 25년 동안 지구상 가장 가난한 국가들이라 해도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있는 비율이 30퍼센트 더 높아졌고, 더 나은 위생 시설에 대한 접근성은 두 배 좋아졌다. 지난 30년 동안 동일 지역에서 예방주사를 맞는 비율은 두 배가 되었고, 임신 전 관리를 받을 수 있는 비율도 30퍼센트 이상 증가했다. 그 결과 내가 태어난 1969년에 비해 이제 가난한 국가들의 대략적인 사망률은 절반 정도로 떨어져, 앞서 말했듯이 좀 더 부유한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 되었다. 출산 중 사망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어쨌든 우리는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다. 
P.69
지난 20년 동안 내가 저녁 식사를 함께한 대부분의 사람은 도축과 도축 장소에 대해 역겹다고까지 말하지는 않았지만 측은하다고 말하기는 했다. 
그런 반응에 당황하고 조금은 방어적이 되어서, 내 고향에서는 돼지 도축이 평범한 사람들로 가득한 꽤 좋고 깔끔한 곳에서, 적어도 자비로운 곳에서 이루어진다고 모든 지식을 동원해 확신시키려 노력했다. 일하는 사람들의 트라우마를 최소화하면서 돼지들이 5초에 한 마리 비율로 요단강을 건너도록 하는 시설 설계를 템플 그랜딘Temple Grandin(인도적 도축 시설의 필요성을 알린 미국의 동물학자–옮긴이)이 어떻게 도왔는지 설명했다. 길고 구불거리는 줄을 따라 이동하는(우리가 공항에서 그러는 것처럼) 돼지들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영광의 승천을 알지 못한다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기도 훨씬 전에 돼지들의 천국으로 걸어 들어가게 된다고.
P.131-132
더욱 중요한 점은 철도를 유지하고 작동시키는 전 세계 인력이 대폭 줄었다는 사실이다. 지난 20년간 전 세계 철도 관련 일자리 네 개 중 하나가 사라졌는데 그 대부분은 민영화 과정에서 일어났다. 뉴욕과 워싱턴을 오가는 노선을 제외하면 활성화된 여객 철도 시스템을 경험한 적 없는 미국의 철도 체계는 확연히 쇠퇴해, 1991년 이래 철도 관련 일자리 일곱 개 중 하나가 사라졌다. 영국의 경우는 더욱 심해 같은 기간 철도 관련 일자리 세 개 중 하나가 사라졌다. 스페인은 지난 30년간 철도 관련 일자리 다섯 개 중 네 개가 사라질 정도로 철도 체계를 거의 학살하다시피 했다. 이렇게 국영철도의 품질이 나빠졌지만 그 사용 횟수는 늘었다. 1991년 이후 승객 수와 이동 거리 면에서 미국은 20퍼센트 이상, 스페인은 70퍼센트 증가했고 영국은 두 배로 늘었다. 이런 변화는 이용자의 편의와도 관련이 없었다. 
P.181
간단히 말해, 이산화탄소 분자는 열을 빼앗아 흡수하는 독특한 구조를 하고 있다. 생육장 안의 공기에 이산화탄소를 조금만 더하고 햇살이 비치도록 하면 이산화탄소를 여분으로 더 주입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온도가 훨씬 더 많이 올라간다. 이런 간단한 사실은 100년 넘게 화학 교과서에 기록되어 있었지만, 6개월 동안 내 눈으로 보고 확인한 후에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인간의 마음을 날카롭게 벼려주는 숫돌은 얼마나 천천히 돌아가는 것일까.
과학자들은 지난 시간 100년이 넘도록 정치가들에게 이런 정보를 알려, 문제를 대비하게 하려고 노력해왔다. 스웨덴의 화학자 스반테 아레니우스Svante Arrhenius는 1896년에 이미 화석연료를 태우는 일이 지구온난화를 야기할 것 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대기를 채우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3분의 1 정도나 늘어났다. 그렇다면 당연히 지구가 더 뜨거워지지 않겠는가?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랬다.
P.200
얼음은 기온이 섭씨 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녹게 되어 있다. 어려서 가장 먼저 해보는 과학 실험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일 듯싶다. 당신 역시 아기 때 엄마의 물컵을 보며 그 안에서 반짝이는 사각형 물체를 궁금해했을 것이다. 엄마가 얼음 몇 개를 꺼내 당신의 작은 손에 쥐여주면 그 유리 같은 고체와 그것이 녹아가며 남기는 물기에 매혹당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1976년 봄이 오면서 커빙턴과 작별을 하게 되었다. 여섯 살 내가 어느 4월 아침 커빙턴이 작은 물웅덩이로 변해버린 것을 발견하고는 펑펑 울어 흘러내린 눈물이 그 변화물의 잔해에 더해지는, 어린이책에 소개하고 싶은 강렬한 장면을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겨울이 물러가고 늘 그렇듯 온 세상이 따뜻해졌다. 얼음이 모두 녹았고, 노동절인 5월 1일이 되자 나는 제니퍼라는 이름의 살아 있는 진짜 친구를 갖게 되었다. 솔직히 말해, 나는 커빙턴이 사라졌을 때 슬펐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물의 순환 체계를 공부하기 훨씬 전에 모든 얼음이 녹으면 가는 곳, 환영의 팔을 활짝 내민 그 광대한 대양의 품으로 커빙턴도 향했을 것임을 본능적으로 이미 알았는지도 모른다. 
P.209
이산화탄소와 온도, 얼음의 양, 해수면 상승 등에 관한 세계 곳곳의 기록은 단순한 측정을 통해 얻어낸 엄청난 양의 자료인데, 이는 지난 20년 동안의 추세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새로운 각본도 등장했다. 컴퓨터를 켤 때마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아무런 생각도 없고 다듬어지지도 않은 것들이 많다. 한편, 컴퓨터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링크를 클릭하면 기후변화에 관해 필요 이상으로 불안을 선동하는 사람들의 위선과 과장도 확인하게 된다. 
마치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대기가 신경 쓰기라도 하는 듯, 우리가 고함을 치면 물이 다시 빙하로 되돌아가기라도 하는 듯, 논쟁에서 이기면 그 자체로 무엇인가를 달성하기라도 하는 듯 두 진영으로 나뉘어서 우리는 인터넷 너머의 상대를 자극한다. 미국은 불행한 커플이 되고 말았다. 양쪽이 너무나 겁에 질린 나머지 그 어떤 종류의 변화도 살피지 못하고 그저 설거지와 빨래에 관한 싸움만 벌이느라 곤경에 빠진 커플 말이다. 
P.213
물고기들은 자세한 해부학적 특징이 정리되고 난 후에야 비로소 공식적 집계에 포함된다. 이런 종이 이전에 관찰된 적이 있는지 확인한 뒤, 만일 새로운 종이라면 다른 어떤 종과 가장 연관이 있는지 결정한다. 연구실에는 많은 종의 물고기들이 보관되어 있는데, 그 모든 물고기가 에탄올 용액에 담겨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정말이지 기묘한 느낌을 준다. 연구실과 복도, 발코니에 이르기까지 모든 벽을 따라 내 어깨까지 오는 크기의 흰색 플라스틱 통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각각의 통 뚜껑에는 손잡이가 하나 달려 있는데, 이 손잡이를 잡고 뚜껑을 들어 올리면 마흔 개 이상의 낚싯줄이 딸려 오고 그 끝마다 죽은 물고기가 매달려 있다. 이런 상황이니 투어를 안내해준 여성이 들어 올린 커피 컵 안에 물고기가 떠 있는 것을 보았다 해도 나는 별로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P.229
좋은 소식은 에너지 절약이 반드시 우리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할 그 어떤 근거도 없다는 것이다. 1965년 스위스의 기대 수명은 오늘날 미국의 기대 수명과 거의 비슷했고 전 세계 평균보다도 높았다. 일하는 날이 적었고 통근하는 거리 또한 짧았다. 그때도 인생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훨씬 더 적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도 건강한 인생의 기본을 갖추고 있었다. 
차례
 
한국어판 서문
 
1부. 생명
1.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되다
2. 우리는 누구인가
3. 우리는 어떻게 존재하는가
4.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2부. 식량
5. 곡식 기르기
6. 가축 키우기
7. 물고기 잡기
8. 설탕 만들기
9. 모두 던져버리기
 
3부. 에너지
10. 전등 켜놓기
11. 움직여 다니기
12. 우리가 태워버린 식물들
13. 우리가 돌리는 바퀴들
 
4부. 지구
14. 변해버린 대기
15. 따뜻해진 날씨
16. 녹아내리는 빙하
17. 높아지는 수위
18. 가혹한 작별 인사
19. 또 다른 페이지
 
부록. 지구의 풍요를 위하여
Ⅰ. 당신이 취해야 할 행동
Ⅱ. 당신이 만들어내는 차이 
Ⅲ. 환경 교리문답
Ⅳ. 출처와 더 읽을거리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작가이미지
저자 호프 자런 (Hope Jahren)
과학자, 작가, 열정적인 교사이자 80억 인류와 함께 이 행성을 공유하고 있는 지구인입니다. 지금은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지구 진화 및 역학 센터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지요.

1969년 미국 미네소타주 오스틴에서 태어났습니다. 미네소타주립대학교에서 지질학을 공부했고, 박사학위를 받은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는 토양과학을 공부했어요.

탁월한 역량을 보인 젊은 지구물리학자에게 수여하는 제임스 매클웨인 메달을 받았고, 〈타임〉이 선정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어요. 여성 과학자로서의 삶을 담은 책 《랩 걸 Lab Girl》의 저자로도 유명하지요.

2020년 성인 독자를 대상으로 먼저 출간되었던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The Story of More》는 호프 자런이 살았던 지난 50년간의 삶과 그간 있었던 지구의 변화를 돌아보며 쓴 책인데, 해외에서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여러 언론과 기관에서 ‘올해의 책’으로 꼽히며 호평받았습니다. 호프 자런은 청소년 독자를 대상으로 한 글쓰기에 각별한 관심이 있어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를 직접 고쳐 쓰고 매만져 지금 여러분이 보고 있는 이 책을 출간했습니다. 그 후로도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다시 쓴 청소년소설 《메리 제인의 모험Adventures of Mary Jane》(김영사 출간 예정)을 펴내는 등, 작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사진 ⓒ Ressler Photography
'출판사 리뷰'는 준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