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사랑하는 인물 사진의 대가
조세현이 전하는 사진과 사진가의 일에 대하여
연예인 사진 전문가, 흑백 사진 전문가 그리고 스타와 고아를 연결해주는 사진가로 유명한 조세현 작가가 올해로 사진 인생 40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며 사진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스타들이 가장 선호하는 인물사진가 그리고 <천사들의 편지>로 세상에 희망을 전하기까지 렌즈 너머 마주했던 인물들과 풍경 그리고 무수한 찰나에 대한 이야기를 한 권에 담았다. 스스로를 ‘찍사’라고 칭하며 40년 동안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그에게 사진이란 어떤 의미인지, 사진가의 사명은 무엇인지에 대해 듣는다. 또한 배우 김혜자, 정우성, 이영애, 가수 강다니엘 등 아름다운 스타들의 얼굴 사진부터 광활한 대지의 풍경, 성스러운 역광의 순간, 법정 스님의 마지막 모습까지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여러 작품도 수록했다.
책 속에서
아버지가 사진을 다 찍으시기만을 기다렸고, 조르고 졸라 촬영한 필름을 얻었다. 인화를 해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필름을 쥐고 그길로 시내로 달려가 현상제와 정착제를 샀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나만의 인화 작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이불 속 작은 암실에서, 운명적으로 사진을 처음 만났다.
_15쪽, 〈내 사진의 시작>
나에게는 9명의 뮤즈가 있다. 고소영, 김민희, 김혜자, 김희선, 오수미, 이아로, 이영애, 진희경, 한예슬이 그들이다. 이들은 내가 패션 사진을 처음 찍기 시작할 때 도움을 주기도 했고,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성장해 온 사람들이다. 그중 배우 이영애와 김민희는 내 사진 인생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뮤즈이다. 먼저 배우 이영애와는 거의 매일 촬영을 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그녀와 함께 작업했던 것은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또 한 명의 뮤즈 김민희를 처음 만난 것은 이화여자대학교 골목길 옷가게였다. 소녀의 머리 뒤로 엄청난 에너지가 보였다. 혹시 연기 활동을 하고 있거나 학원에 다니느냐고 물었지만 처음 카메라 앞에 서본다고 했다. 또 한 명의 스타 탄생 예감이 들었다.
_64~66쪽, 〈나의 뮤즈〉
유언과 함께 영정 사진은 반드시 자신이 준비하길 바란다.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찾아온 친구와 친지들을 맞이하는 영정 사진을 자식이나 타인의 손에 맡긴다는 건 어쩐지 제대로 된 인사를 하지 못한다는 기분이 든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나의 마지막 모습, 영원히 기억되고 싶은 마지막 미소는 내가 준비하는 것이 맞다. 일부러 시간을 내 사진관에 들르자. 그리고 솜씨 좋은 사진가를 만나 내 영혼에 맞는 사진을 찍어 보자.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영정 사진의 나이는 너무 늙지 않은 시기인 60세 전후의 나이이다.
_97쪽, 〈사람은 죽어서 무엇을 남기나〉
배우 이미연이 그랬다. 10대에 데뷔해서 하이틴 스타로 유명세를 떨쳤던 그녀는 오랫동안 청순하고 순수한 이미지로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어느 날 촬영 현장에서 만난 그녀는 삶의 경험과 내공이 쌓인 탓인지 청순한 이미지에서 한 단계 더 깊어진 ‘분위기’를 풍겼다. 그녀는 나를 믿고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에 충실하게 촬영에 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앨범 <연가>의 이야기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한 이미연의 새로운 이미지가 대중에게 폭발적으로 어필하자, 이대로 광고를 만들어 달라는 기업들이 연일 문을 두드렸다.
_116~117쪽, 〈이미지 메이킹이 인생을 바꾼다>
극단적으로 말해 흑백 사진이 없다면 나는 아마 사진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너무 심각하다고, 지루하다고 핀잔을 주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 단순한 색 속에 엄청난 드라마가 숨어 있다. 누구라도 흑백 사진의 매력에 빠진다면, 컬러 사진이 싱겁다고 할 것이다. 나는 여전히 흑백 사진에 많은 이야기를 숨겨 놓는다. 보는 이들이 그 안에 숨겨진 드라마를 발견하기를 기대하면서.
_202쪽, <흑백은 드라마>
차례
시작하며
1장 사진가의 일
내 사진의 시작
빛과 그림자
수전증을 가진 사진가
쇼, 나의 사랑
네, 저는 찍사입니다
스타일, 작업의 원칙
2장얼굴 이야기
66세 얼굴은 오토바이오그래피
나의 뮤즈
불완전한 얼굴이 더 아름답다
눈으로 보는 관상
맑고 향기로운 사람, 법정 스님
당신의 진짜 얼굴, 프로필
나는 스타가 싫다
사람은 죽어서 무엇을 남기나
3장사진의 힘
4차 산업의 꽃, 사진
사진을 믿으십니까?
사진은 힘이 세다
이미지 메이킹이 인생을 바꾼다
사이를 잇다
사진이 능력
증명사진은 무엇을 증명하는가
바야흐로 ‘폰카’의 시대
사진은 타임머신
편견이 사라지면 불가능은 없다
보이지 않아도 피사체다
4장찰나의 미학, 사진
어둠은 아름다움을 만든다
버린 사진 속에 당신이 있다
뒤돌아서면 보이는 것들
나의 종점은 아날로그
사진은 사진이 아니다
찰칵의 맛
세상을 파인딩 하라
사진은 시며, 음악이다
매혹적인 역광 이야기
흑백은 드라마
무엇을 보았는가?
옛 그림에서 사진을 배우다
한 번쯤 미쳐도 좋을 일
카메라 유감
그리고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사진을 잘 찍기 위한 팁 3, 4, 5, 6
인물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끝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