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든 길’에서도 ‘웃을 길’ 찾아내는
부부가 발견한 행복 실마리
아내와 남편의 시점으로 번갈아 담아낸 40여 편의 이야기 속에는 유독 ‘웃음’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잘못 든 길’에서 웃음이 터지고, 서운함은 웃긴 상황극을 빌려 ‘피식’ 날려버리고, 예상치 못한 시련에도 행복으로 빠져나갈 유쾌한 실마리를 발견해내며 기어코 ‘웃을 길’을 찾는다. “가볍게 웃을 유쾌한 마음”만으로도 하루가 더 행복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인생 녹음 중> 채널이 만들어지기까지 일곱 번의 실패를 맛보고, 로맨틱했던 프러포즈 뒤에는 작은 집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현실이 따라왔지만, 부부는 그럴 때마다 손을 꼭 잡고 끝없는 격려로 서로를 일으켜 세운다. “함께 이루는 작은 성과에도 크게 기뻐하고” “빈 캔버스에 하나씩 천천히 그려나가는 재미”를 찾아가면서, “별거 없어서” 더 즐거운 부부의 일상은 그렇게 웃음이 넘친다. 분주한 도로에서도 옆에 핀 들꽃을 발견하듯, 두 사람은 직접 빚어낸 작은 기쁨들 속에서, 삶의 징검다리를 꿍짝꿍짝 유쾌하게 건넌다.
“앞으로 어려움이 닥쳐와도
우리는 서로에게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_본문에서
“저희 부부도 싸우다마다요”
서로의 다름을 대하는 방식
영혼의 단짝처럼 잘 맞는 애정 어린 대화로 많은 이들의 워너비 부부가 된 이들에게도 ‘싸움’의 순간은 있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 때로는 이해하기에 더 깊은 서운함을 느꼈던 다툼의 끝에서 부부는 다름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간다. 쏘아붙이고 싶은 “나의 부족함”을 돌아보고, 그동안 “나의 허물을 덮어준” 상대의 너그러움에 고마워하고, “사과하는 용기”를 배우며 서로의 좋은 점을 닮아간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뭉근하게 오래 끓인 뭇국처럼 편안하고 안정된 둘의 사랑이, 서로를 향한 배려와 노력의 결실임을 알게 된다. “상대의 엉뚱한 아이디어에도 흔쾌히 그러자고” 즐겁게 받아주고, “뾰족하게 가시 돋친 말을 할 때”에도 말 너머의 진심을 헤아려 다정히 안아주는 넓은 사랑으로, 두 사람 사이의 굴곡과 미운 마음은 부드럽게 다듬어진다. 서로를 향한 마음으로 피워낸 ‘티키타카’에 웃음이 터지다가도, 어느새 울컥 눈물이 차오르는 이유다.
“우리는 선과 악 사이 중간 어디쯤 불확실한 곳에서
선해지고자 애를 쓰는 부족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모난 곳을 부드럽게 다듬어 잘 덮어주어야 한다.”
_본문에서
커피를 내리고, 산책하고, 노래 부르며
나와 잘 맞는 행복에 가까워지는 법
겉으로 보이는 행복에 치중하다 보면 정작 내면을 채우는 행복엔 소홀해질 때가 있다. 인생 녹음 중 부부의 일상이 자꾸 보고 싶어지는 이유는,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오직 나에게 있어 진정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부부와 함께 걸음을 맞추다 보면, 예쁜 옷이나 멋진 집, 근사한 배우자처럼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느라 바빴던 삶에서 잠시 내려와 마음을 쉬어갈 수 있다.
어느 유명한 레스토랑이나 관광명소가 아니라 “우리가 순수한 아이처럼 해맑게 웃었던” 소소한 순간들이 마음을 진실로 배부르게 채운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두 사람은 ‘나와 잘 맞는 행복’을 부지런히 행한다. 아침에 커피를 내리고, 밥을 먹고, 차 안에서 노래를 부르는 그 단순한 순간에야말로 행복은 더 자주, 조용히 내려앉아 시간을 보내고 간다는 것을 알려주는 부부의 하루를 나란히 따라가 보자. 녹음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삶의 재밌는 순간들’을 소중히 모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