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의 필독서
3000년의 고전, 《주역》
변화가 가속화되는 AI시대, 사회와 개인은 심화하는 불확실성에 맞서 미래를 예측하려 부단히 애쓰고 있다. 정치가, 관료, 기업가, 경제학자 등은 예측력을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개인은 자기 삶의 앞날을 내다보기 위해 수많은 정보를 섭렵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SNS 등의 발달로 접하는 정보량은 많지만 변화 그 자체의 ‘근본 원리’를 파악하려면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주역》은 3000년의 세월을 이어온 명실상부 동양 최고(最古)의 고전이다. 동양 문화의 뿌리라고 할 수 있으며, 공자가 《주역》을 즐겨 읽어 책의 가죽끈이 세 번 끊어졌다는 사자성어 ‘위편삼절(韋編三絕)’로도 유명하다. 공자뿐 아니라 노자, 정약용, 괴테, 카를 융, 닐스 보어 등 동서양 지성들이 탐독했을 만큼 《주역》은 오랜 시간 인류에 큰 영향을 끼쳐왔다. 무엇보다 《주역》은 변화 그 자체의 원리와 전개를 다루는 책이다. 따라서 사회와 삶의 모습이 급변하는 지금이야말로 필독해야 하는 고전이다. 그러나 현대인에게는 생소한 괘상(괘 모양)이나, 추상화된 원문은 배경지식 없이 읽기에 만만찮다.
국내 최고의 역학자가
오늘날의 언어로 풀어내는 《주역》 해설의 결정판
《주역독해》는 《주역》의 고유한 뜻을 온전히 전하면서도, 오늘날의 언어로 풀어낸 해설서이다. 저자 강기진은 베스트셀러 《오십에 읽는 주역》으로 《주역》 대중화에 앞장선 역학자로서 무려 16년간 《주역독해》의 집필에 전념했다. 이 책은 2017년과 2018년에 ‘상경’과 ‘하경’으로 나뉘어 처음 출간되었는데, 당시 과학적 해석과 예리한 통찰,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으로 독자들의 큰 호평을 받았다. 출간 후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재출간 문의가 있을 정도로 독자들의 열렬한 관심이 이어졌다.
김영사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합본 개정증보판 《주역독해》는 초판 출간 이후 저자의 농익은 시각과 연구, 경험을 더해 더욱 정밀히 다듬고 보완했다. 나아가 지금 현실에 맞게 풀어내 인생사에 불안해하는 누구나 그 변화의 이치를 깨닫게 하는 책으로 환골탈태했다. 동서양 고전을 넘나드는 예문과 해설, 풍부한 동양학 지식으로 방대한 《주역》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주역》을 처음 접하는 독자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설명하면서도, 해석의 깊이도 함께 잡고 있어서 초심자와 전문가 모두 읽는 재미를 배가한다.
앞날을 예측할 지혜를 전하는 《주역독해》
64가지 인생 지도로 깨치는 운명의 무늬
‘주역(周易)’은 ‘주(周)나라의 역(易)’이라는 뜻으로, 은(殷)나라의 점인(占人)들이 정립했고, 은나라를 멸하고 들어선 주나라가 자신들의 이름을 붙여 명명했다. 은나라는 국가의 대소사를 모두 점을 쳐서 묻고 결정했는데, 이를 주관하는 ‘점인 집단’이 있었고 왕이 이들의 우두머리였다. 점인들은 점의 예측력을 높이기 위해 애썼는데, 대를 이어 점친 결과를 체계적이고 엄정히 관리해 틀린 것은 버리고 들어맞는 것은 보관했다. 이런 노력은 무려 수천 년간 지속되었고, 이 과정에서 점인들은 점친 내용이 몇 가지 범주로 수렴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64괘’라 부르며, 《주역》에서는 우리가 인생을 살아갈 때 마주칠 수 있는 64가지 상황으로 제시한다. 즉 사람이 인생길을 걸어갈 때 64가지 길의 종류가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주역》은 수천 년간 지속한 인류 집단 지성의 결과물로, 64가지 길에 각각 여섯 단계가 있으며, 그 굽이굽이마다 펼쳐지는 변화의 구조를 알려준다. 각 인생길이 여섯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과 패턴을 하나하나 풀어내는 것이다. 이른바 ‘인생의 지도’라 할 수 있다.
《주역독해》는 고전의 메시지를 오늘날 삶에 적용하면서, 단계마다 무엇을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하는지,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요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짚어준다. 특히 저자는 ‘시중(時中)의 도(道)’, 즉 ‘때에 맞는 적중한 도’를 중시하면서, 경우마다 달리 행동하는 지혜를 《주역》에서 길어 올린다. 세상 모든 것에는 자체의 결이 있어 미세한 움직임을 통해 각각의 ‘기미’를 드러내기에, 이를 보고 자신의 행보를 결정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군자는 기미를 보고 일을 지으니 날이 저물도록 기다리기만 하는 일이 없다”라는 《주역》 주석서 〈계사전〉의 구절처럼, 독자는 기미를 알아차리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대처해나갈 수 있다.
저자를 따라 64가지 인생길을 꼼꼼히 걷다 보면, 세상사에 새겨진 무늬와 그 의미를 파악하며 다가올 운명에 대응할 힘을 얻을 수 있다. 3000년의 고전에서 세상 만물의 존재법칙을 깨닫고 싶은 독자, 변화의 이치를 파악해 앞날을 내다보고 싶은 독자, 인생을 자신 있게 이끌고 싶은 독자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한다.
천명으로 내 한계를 둘러치고
삶의 완성을 이뤄내는 법에 대하여
《주역》 원문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有孚]”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강기진 저자는 이에 대해 “자신의 천명(天命)을 믿는 것”이라 설명한다. 즉 “이 세상에 하늘의 뜻이 살아 있음을 믿는 것”이며 “하늘이 내게 바라는 뜻이 있음을 믿는 것”이다. 하늘[天]・땅[地]・사람[人], 이 셋을 일러 ‘삼재(三才)’라 하며, 64괘의 여섯 단계는 이 삼재의 길을 표현한다. 동시에 땅 위의 현실이 천명을 따라가지 못함을 반영하는데, 여기서 ‘사람의 길[人道]’이 등장한다. 이는 천명과 현실이 불일치하는 상황에서 사람이 해야 할 일을 제시한다. 즉 인간이 땅 위의 현실을 하늘의 뜻과 조화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다.
땅 위의 다른 존재와 달리 인간은 육체 속에 하늘의 영성이 깃든 존재로서 분열의 고통에 시달린다. 하늘과 땅의 경계에서 귀천하는 날까지 갈등하는 것이다. 그러나 하늘이 인간을 낸 뜻은 이러한 고통을 감내해달라는 것이고, 이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천명이라 저자는 말한다. 영성으로 인해 고통받으나, 인간만이 하늘과 땅 양자의 모순을 조화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이 제 도리를 다할 때, 땅 위의 현실이 천명을 따라가게 된다. 인간은 하늘의 뜻이 땅에서 이뤄지도록 힘을 보태는 존재라는 것이다.
‘천명’으로 표현되는 자신만의 기준과 목적이 있다면, 64가지 인생길에서 최악의 고난에 빠져도 극복해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나아가 자신의 천명을 분명히 정립했다면, 스스로 한계를 둘러치고 천명에 집중함으로써 자기 인생을 완성할 수 있다고 한다.
《주역독해》는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 꼭 붙들어야 할 것들을 《주역》을 통해 이야기한다. 배우고 성장할 때 어떤 자세를 견지해야 하는지, 후반생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어떻게 판단하고 처신해야 하는지, 공동체를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등 통찰력이 가득하다.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며 자기 삶의 목적과 방향을 다시 새롭게 설정하고, 인생의 완성에 이르기까지 전력할 수 있는 굳건한 바탕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