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편안한 인생을 살기 위한 공부의 핵심
수행의 고비마다 마주치는 24가지 의문에 대한 명쾌한 해법
생활 속의 수행, 생활 속의 마음공부를 위한 지침서로 2007년 출간 후 꾸준히 사랑받은 《행복한 공부》가 자료와 설명을 보강하고 새로운 표지 디자인으로 특별판을 선보인다.
간밤에 옆집 갑돌이가 몰래 방에 들어와서 돈 훔치는 꿈을 꾸었다. 아침에 일어나 지갑을 보니 정말 돈이 없었다. ‘어! 손버릇 나쁘다고 소문이 돌더니…’ 하고 시근벌떡거리며 옆집엘 찾아가 “야, 갑돌이 이 도둑놈아! 이 나쁜 놈! 간밤에 훔쳐 간 내 돈 내놔!” 하고 소리소리 지르며 멱살잡이를 했다. 그러나 사실은, 용돈이 궁한 자기 아들이 한 짓이었다.
꿈이란, 이처럼 실체 없고 허망하다. 꿈에 본 ‘갑돌이’도 ‘내 돈’도 ‘내 방에 온 것’도 ‘돈 훔친 것’도 사실이 아니다. 수행이란, 내가 꿈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그 사실을 바르게 알고, 마음에 떠오르는 모든 실체 없는 것(생각·느낌·감정)을 내가 들고 있지 말고 본래의 실체 없는 자리 곧 부처님께 돌려놓는 것이 바로 ‘공부’다.
《행복한 공부》는 복잡하고 고생스러운 삶을 사는 현대인의 마음을 쉬게 하고 행복의 새로운 길을 안내하는 수행입문서이다. 저자는 전작 《행복한 마음》 이후 행복에 이르는 구체적인 실천법을 설하고자, 내무부 장관과 동국대학교 총장을 지낸 불교 수행자 백성욱 박사에게 받은 가르침을 이 책에 그대로 복원했다. 수행하는 이들이 자주 질문하는 ‘24가지 의문’에 답하는 방식(FAQ)을 통해, 단순한 공부법 속에 숨은 심오한 원리와 불교 및 금강경의 정수를 명쾌하게 해설한다. 1부 공부법 설명, 2부 공부에 대한 문답, 3부 세상일에 대한 문답, 총 3부 구성으로, 어려운 경전 풀이나 이론 대신 일상의 사례와 두 가지 ‘기본원칙’으로 복잡한 생각들을 쾌도난마 하여,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단순한 공부법 속에 불교 금강경의 정수를 밝히다
《행복한 공부》의 기본원칙 두 가지는 ‘바르게 보는 법(견법)’과 ‘실천하는 법(행법)’이다. 견법이란 갑돌이의 사례에서 ‘이것이 바로 꿈’이라는 것을 바로 보는 것이다[凡所有相은 皆是虛妄이라]. 꿈이고 거짓이고 가짜임을 알지 못하면, 그것을 실재(實在)로 알고는 좋다 싫다 마음을 내게 되고, 그에 따르는 말과 행동을 하게 되어 업을 쌓고 과보를 받아서 고생(苦生), 즉 ‘괴로운 삶’을 살게 된다.
행법이란 세상을 사는 실천법인데, 우리의 모든 생각·느낌·감정을 (그것이 꿈이고 거짓이고 가짜임을 아는) 본래 자리, 말하자면 부처님께 바치는 것이다. 즉, 무슨 생각이 나더라도 그 생각을 부처님께 드리는 마음으로 ‘미륵존여래불’ 하고 마음과 입으로 외는 것이다. ‘나무아미타불’이나 ‘석가모니불’ 할 때는 보통 ‘나 좋게 해달라’거나 ‘내 소원 들어달라’는 마음인데, 그렇게 소원을 비는 대신에 그 소원뿐 아니라 모든 생각을 그저 지극한 깨어있음인 부처님께 공손히 바치고 드리는 방법으로서 ‘미륵존여래불’ 한다는 것이다. 이를 “바치면 일이 없다[若見諸相이 非相이면 則見如來니라]”라고 하였다.
‘바치는 법’으로 풀어낸 인생 기출문제 해설집
《행복한 공부》는 백성욱 박사의 공부를 계승한 저자가 그 공부의 핵심이자 다른 불교 수행법과 두드러진 차이점인 ‘바치는 법’ 한 가지를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풀어쓴 설명서다. 흔히 오해하는 ‘허망’의 의미를 비롯하여 불교의 핵심이라는 연기(緣起), 제행무상(諸行無常), 참나[眞我], 대승(大乘), 계율의 의미를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며, 그 과정에서 금강경, 육조단경, 돈오입도요문론, 참회게의 구절 풀이는 물론 라마나 마하르쉬, 니사르가닷따 마하라지, 대행 스님 등 동서양 선지식의 가르침까지 비교·대조하며 이해의 폭을 넓힌다.
‘일체가 비고 없다면 왜 바치라고 하는가?’ ‘먹고 살기도 바쁜데 한가하게 무슨 공부?’ ‘이 엄연한 현실 앞에 일체가 허망하고 꿈이라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믿고 공부하면 다 잘 되는가?’ 같은 현실적 질문 앞에, 먼저 고민하며 문제를 풀어본 저자가 현학적 이론이 아닌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공부의 고민을 하나씩 함께 되짚는다.
특히 좋은 글과 경전을 매일 읽으면서도 언어와 경문의 벽을 세워 다시 새로운 상 속에 갇힌 듯한 사람들에게, 무언가 새롭고 기발난 것을 찾으며 오늘도 바쁜 그 마음에, 공부란 결국 ‘행복하기 위해’ 마음을 쉬고 일없음으로 가는 길이고, 우리의 삶과 고민 자체가 그대로 좋은 공부임을 다시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