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브레인 쇼
중요한 건 뇌가 착각한다는 사실이 단지 뇌의 정보처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진화적으로 정밀하게 짜인 뇌의 생존 전략을 뜻한다는 점입니다. 마술사들의 기법들은 이러한 뇌의 생존 전략을 이해하는 데 정말 중요한 시각을 제공해요.
#뇌과학
어메이징 브레인 쇼 뇌를 속이는 마술, 마술을 원하는 뇌 최현우,송영조 저자
  • 2024년 07월 17일
  • 212쪽148X210mm김영사
  • 978-89-349-3395-3 03400
어메이징 브레인 쇼
어메이징 브레인 쇼 뇌를 속이는 마술, 마술을 원하는 뇌 저자 최현우,송영조 2024.07.17
뇌과학과 마술은 원래 하나였다!
뇌의 비밀을 밝히는 마술사 × 마술의 트릭을 파헤치는 뇌과학자
착각하는 뇌를 둘러싼 충격과 반전의 대화
정재승, 궤도 강력 추천
 
마술사는 뇌과학자보다 먼저 뇌를 알고 있었다. 뇌과학자는 신경과학의 언어로 마술을 해부해왔다. 베테랑 마술사 최현우와 뇌과학 박사 송영조가 주의력, 믿음, 기억, 선택 등을 주제로 나눈 충격과 반전의 대화. ‘9와 3/4 승강장’ 착시부터 신체분리 마술까지, 한계를 전략으로 만드는 뇌의 비밀과 마술의 트릭이 누설되고 마술과 뇌의 경계가 무너진다.
 
마술에 농락당한 뇌는 세계에 대한 감각을 업데이트한다. 뇌과학을 만난 마술은 마법이 된다. 인공지능의 확산과 주의력 저하 시대, 뇌의 생존력을 높이는 열쇠는 ‘마술’에 있었다. 직접 촬영한 마술과 실험 영상, 눈을 사로잡는 다채로운 그림, 흥미진진한 퀴즈와 부록은 마술에 담긴 뇌과학 원리를 오감으로 체험하게 해줄 것이다. 우리 뇌는 마술을 원한다.
 
P.15
중요한 건 뇌가 착각한다는 사실이 단지 뇌의 정보처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진화적으로 정밀하게 짜인 뇌의 생존 전략을 뜻한다는 점입니다. 마술사들의 기법들은 이러한 뇌의 생존 전략을 이해하는 데 정말 중요한 시각을 제공해요.
P.37
아마 여러분은 “마술사의 손은 눈보다 빠르다”라는 말을 한 번은 들어봤을 거예요. 그런데 이건 미스디렉션의 개념을 잘못 이해했거나, 손이 빠르다고 착각하게끔 마술사들이 연출했기에 나온 말이라고 할 수 있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보통의 사람들보다 특별히 손이 빠르진 않아요. 다만 마술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들의 시선을 분산하거나 다른 곳으로 집중시킨 사이에 모든 것이 일어난다는 겁니다.
P.64
아인슈타인 조각상의 오목한 면을 보든 볼록한 면을 보든, 망막에 맺힌 상은 동일해지는 것이죠. 이 상황에서 뇌는 항상 최선의 판단을 내립니다.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살면서 볼록한 얼굴을 마주칠 확률이 높을까요, 아니면 오목한 얼굴을 마주칠 확률이 높을까요?
P.90
주변 환경과의 대비는 실제 물체를 정확히 인지하는 데 더 유용한 정보예요. 색의 전체적인 정보보다는 차이를 집중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뇌가 제한된 계산 용량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데 훨씬 효율적일 테니까요.
P.126
카드를 보여줄 때 “카드를 보세요”라고 말하지 않고 “자, 당신의 카드를 보세요”라고 말하면서 크로스 맨 아래 덱 위의 카드를 가리키거나 보여주면, 자신이 직접 선택했다는 기억을 심어줄 수 있는 거죠.
P.152
과학적으로 우리가 선택을 한다는 느낌은 허상에 가까워요. 우리는 선택이 이루어지는 인과 과정을 잘 알지 못하며, 심지어 자신이 내린 선택의 결과에 대해서도 착각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마술사는 이 착각을 이용해 관객이 자신의 선택과 트릭의 결과 사이에서 잘못된 인과관계를 믿게 만들 수 있어요.
P.173
예상치 못한 일을 발견하는 행동은 인간 학습의 주요 동기인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마술 공연에서 발생하는 예상이 벗어나는 일들도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죠. 놀라움을 많이 느끼는 환경에 노출되면 일시적으로는 예측이 계속 빗나가는 상황을 겪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모델’을 업데이트해 미래에 대한 예측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거예요
P.198
인공지능 시대에 마술의 역할은 더 커질 수 있어요. 인공지능이 더욱 발전해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 인간의 정보처리 과정에서 나타나는 착각, 편향, 허점을 이해하는 일이 더 중요해질 거예요. 예를 들어 인간의 인지적 한계와 착각을 이해함으로써 교육과 학습 시스템을 더욱 효과적으로 설계할 수 있죠.
프롤로그
오프닝: 뇌는 전략적으로 착각한다
제1막 미스디렉션: 보고 있지만 보지 못하게 만드는 법
제2막 착시: 현실은 뇌 안에만 존재한다
제3막 대비: 신체분리 마술의 비밀
제4막 기억: 마술사는 우리의 기억을 창조한다
제5막 선택: 어떻게 마술사는 내 선택을 조종할까
제6막 믿음: 어긋날수록 정확해지는 세계
엔딩 – 놀라는 뇌가 살아남는다
참고문헌
작가이미지
저자 최현우
마술사. 대한민국 최초로 2009년 마술올림픽(FISM) 클로즈업 부문에서 수상했고, 2012년에는 최연소 심사위원으로 선정되었다. 2024년에는 한국인으로는 최초, 아시아에서는 세 번째로 세계마술협회 ‘올해의 마술사상’을 받았다. 2700회 넘는 공연을 이어오는 동안 다양한 시도로 마술의 패러다임을 이끌었다.

마술이 관객의 뇌에서 어떤 부분을 자극하는지,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뇌를 사용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 뇌과학과 심리학을 오랫동안 공부해왔다. 뇌과학과 마술의 만남을 통해 마술은 단순한 눈속임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의 지적 유희임을 알려주고 싶어 이 책을 썼다. 유튜브 채널 <후뿌뿌뿌>를 비롯한 SNS를 통해서도 마술을 알리고 있다.
작가이미지
저자 송영조
뇌과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17세에 카이스트에 입학해 물리학과 전산학을 복수 전공했고, 동 대학원 바이오및뇌공학과에서 인간의 운동 학습과 일반화 능력을 결정하는 요소에 관한 수학적 서술과 뇌영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물리적으로 이해함으로써 인간의 다양한 사고, 감정, 운동 능력, 뇌질환 등을 수학적으로 서술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전파하는 활동에도 힘쓰고 있으며, 2018년 과학 대중화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tvN <문제적 남자>와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하고, 유튜브 채널 <안될과학>과 <코코보라>와 협력해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며 출연하는 등 과학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눈 깜짝할 사이, 마술과 뇌의 경계가 무너진다!
알고도 속는 착시부터 기억과 선택을 조종하는 법까지
매혹적인 마술로 읽는 경이로운 뇌과학
“저는 이분을 골랐습니다.”(최현우)
“현우 씨는 그분을 고른 적이 없습니다. 한번 확인해보시겠어요?”(송영조)
 
마술과 뇌과학은 원래 하나였다. ‘신관’, ‘연금술사’ 등으로 이름을 바꿔가며 사람들을 놀라게 할 방법을 궁리해온 마술사는 우리 뇌가 착각에 취약할 뿐 아니라, 기억을 재구성하고 선택을 조종하기 쉽다는 점을 일찌감치 알아챘다. 뇌과학이 공식적으로 밝혀내기 훨씬 전부터 뇌의 특성을 파악하고 마술에 활용해온 셈이다.
 
이 책은 마술에서 뇌과학을, 뇌과학에서 마술을 끌어낸다. 마술사가 원한 카드를 관객도 고르게 만드는 ‘크로스 컷 카드 포스’는 기억의 오류를 이용한 마술 기법이다. 뇌가 상황과 맥락에 따라 기억을 재구성하며, 잘못된 정보와 질문, 요약만으로도 기억이 쉽게 교란된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유명한 드라마 대사, 늘상 방문하는 SNS의 로고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때가 많다.
 
마술사가 의도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화술인 ‘이퀴보크’는 모호맹, 변화맹, 선택맹 등 우리 뇌의 특징이 집약된 기술이다. 뇌과학은 인간이 선택의 과정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선택지가 바뀌어도 알아차리지 못하며, 선택의 이유도 사후적으로 만들어낸다는 점을 밝혔는데, 마술사는 이러한 뇌의 허점을 오래전부터 응용해온 것이다.
 
뇌가 마술을 볼 때, 마술은 마법이 된다!
‘9와 3/4 승강장’ 착시부터 신체분리 마술까지
한계를 전략으로 만드는 뇌의 비밀
“실제 로프의 길이는 변하지 않습니다. 잡는 방법만 바뀔 뿐이죠.”(최현우)
“손으로 가려진 로프의 정보를 뇌가 또 채워주는 것이군요!”(송영조)
 
기억은 늘 선택적으로 조작되며, 고민 끝에 내린 선택은 별로 합리적이지 않았고, 현실도 각자의 뇌가 만들어낸다. 인간이 합리적이라는 믿음을 뒤흔드는 수많은 뇌과학책의 메시지는 우리를 겸손하게 만든다. 《어메이징 브레인 쇼》는 이러한 뇌의 실패로부터 출발하는 책이다. 빈틈없는 논리로 무장한 뇌과학자와 사물의 ‘당연한’ 법칙을 무너뜨려온 마술사는, 우리 뇌의 어리석음이 일종의 ‘가성비’ 전략이며, 그러한 뇌의 한계 덕분에 마술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마술에서 널리 사용되는 ‘미스디렉션’은 관객이 보고도 인지하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기법으로, 주의 과정의 한계를 기반으로 한다. 우리 뇌는 쏟아지는 정보를 모두 받아들일 수 없기에 좀 더 유리한 정보에 집중하도록 진화했는데, 마술사는 뇌의 이러한 ‘전략적 실패’를 활용하는 것이다. <해리포터> 속 ‘9와 3/4 승강장’ 착시, ‘맹점 실험’, ‘아인슈타인 조각’ 착시, ‘빌리어드볼 마술’, ‘로프 마술’ 등도, 망막으로 들어온 납작한 2차원 정보를 3차원의 고급 정보로 만들기 위해 뇌가 노력한 덕분에 태어난 마술이다. 동물의 보호색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나, 얼굴을 인식하는 데 눈보다 눈썹이 큰 역할을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마술사의 손은 정말로 눈보다 빠를까? 마술사인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손이 빠른 게 아니라 뇌의 이런 특징을 이용해 관객의 시선을 분산할 뿐이라고 한다. 뇌의 한계와 전략이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있다는 사실은, 벗어나기 힘든 우리 뇌의 비합리성을 조금은 너그럽게 바라보도록 해준다.
 
우리 뇌는 왜 마술을 원할까?
인공지능의 확산과 주의력 저하 시대
뇌를 끝없이 업데이트하는 법
“어린 시절부터 마술을 연습하면 지능 발달에 도움이 될까요?”(최현우)
“마술을 좋아하는 것은 개방성과 연관이 있고, 개방성은 창의적 사고와 관련되죠.”(송영조)
 
노벨상을 받은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마술을 연구해 사람들에게 보여주길 즐겼다고 한다.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의 책 《오리지널스》에 따르면, 마술을 취미로 삼은 노벨상 수상자의 비율이 일반인보다 높았다. 왜 노벨상 수상자들은, 그리고 사람들은 ‘예측하는 뇌’의 본능을 거스르며 마술을 즐길까? 어쩌다 우리 뇌는 놀라기 싫어하면서도 놀라게 해주는 활동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이 책은 놀라움이 일시적으로는 뇌의 예측 실패를 뜻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예측의 정확도를 높인다고 강조한다. 놀라움을 마주한 뇌는 놀라움을 줄이기 위해 호기심을 품고 학습하며, 이를 통해 세계에 대한 감각을 업데이트하기 때문이다. 마술은 이러한 놀라움을 창조하는 예술이다. 예를 들어 ‘프렌치 드롭’은 기대한 손이 아닌 다른 쪽 손에서 동전이 나오면서 놀라움을 주는 동전 마술로, 우리 뇌가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기대하고 가정하는 특징을 이용한다. 마술사가 카드를 사라지게 했다가 보여줄 때, 주머니보다는 과일 등 상상하기 어려운 곳에서 꺼내는 것도 기대와 결과의 차이를 극대화해 놀라움을 증폭하기 위해서다.
 
예측이 빗나가는 상황에 노출될수록 우리 뇌는 성장한다. 따라서 호기심을 갖는 태도, 경이로워하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술은 언제나 뇌의 예측을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여기에 최적화된 활동이다. 실제 연구 결과, 마법과 같은 판타지를 선호하는 아이가 창의력도 높게 측정되었다고 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고 주의력 저하가 우리 뇌를 위협하는 시대에 뇌의 생존력을 높이는 열쇠도 착각하고 놀라는 뇌, 즉 ‘마술을 원하는 뇌’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