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도둑 가족
가족을 넘어 ‘인연’을 말하는, 여름을 닮은 소설!
#일본문학#영화
좀도둑 가족 고레에다 히로카즈 장편소설 고레에다 히로카즈 저자 장선정 역자
  • 2018년 08월 08일
  • 280쪽137X197mm김영사
  • 978-89-349-8224-1
좀도둑 가족
좀도둑 가족 고레에다 히로카즈 장편소설 저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2018.08.08
“저는 각본을 쓰고 영화를 찍고 그리고 소설을 썼습니다.
찍는 행위보다 어쩌면 저는 글쓰기를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행기, 작업실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짬짬이 손으로 쓴 소설입니다. 
영화에 담지 못한 주인공들의 목소리도 소설의 언어로 담았습니다. 
여러분께는 ‘영화⇒소설⇒영화’의 순서를 추천합니다.” 
_고레에다 히로카즈 출간 기념 인터뷰에서

2018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소설로 만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가족미학

영화 <환상의 빛>으로 데뷔한 이래 <그리고 아버지가 되었다><걸어도 걸어도><태풍이 지나가고><바닷마을 다이어리> 등 다종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스크린에 담아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10년의 고민을 녹여 최신작 <좀도둑 가족>(국내 개봉 제목: 어느 가족)을 발표했다. 릴리 프랭키, 안도 사쿠라, 기키 기린 등 명품 배우들의 열연과 고레에다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로 완성된 <좀도둑 가족>은 제71회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일본에서만 300만 관객이라는 성적을 거두며 작품성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영화를 찍는 일 못지않게 글쓰기도 즐긴다는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 <좀도둑 가족>을 직접 소설화한 영화소설  《좀도둑 가족》을 발표했다. 소설은 일본 출간 10일 만에 10만 부가 판매되며 각종 도서차트 1위에 올라 극장가에 이어 서점가에서도 ‘고레에다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에 미처 그리지 못한 가족의 비밀과 결정적 순간의 디테일들을 담은 소설 《좀도둑 가족》은 고레에다 감독만의 애틋한 가족미학을 더욱 선명하게 설파한다.     
P.10-11
매주 수요일에 슈퍼에 다니는 목적이 딱히 쇼핑은 아니었다. 그것은 시바타 가의 가계를 지탱하는 중요한 업무였다. 수요일에는 특판 이벤트가 있어서 특히 손님이 많았다. ‘포인트 3배’라고 가게 곳곳에 광고지가 붙지만, 평소보다 얼마나 이득인지 쇼타는 알 수 없었다. 쇼타와 오사무가 슈퍼 안에 발을 들이는 때는 수요일 오후 5시. 저녁거리를 마련하려는 사람들로 가게가 좀 더 번잡한 시간대를 노린 것이었다. (…중략…) 
쇼타는 슈퍼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그대로 멈춰 섰다. 매장 안을 둘러보며 주머니 속에서 다섯 손가락을 바쁘게 움직여 조금이라도 빨리 평소의 감각을 되찾고자 했다. 
오사무가 몇 발 늦게 들어와 말없이 쇼타 옆에 섰다. 서로 시선은 주고받지 않는다. 그것이 일의 시작을 알리는 두 사람의 암묵적인 룰이었다. 
P.62-63
노부요가 입힌 쇼타의 맨투맨은 소매가 한참 남았다. 그래서 유리는 아까부터 몇 번이나 소매를 끌어 올렸다. 그때마다 멘소레담을 발라놓은 팔뚝의 화상 흉터가 눈에 들어왔다.
“어쩌다 그랬니, 이거?”
벨을 갈던 손을 쉬며 쇼타가 물었다.
“넘어졌어.”
유리는 어제와 같은 설명을 반복했다.
“화상이잖아.”
“…….”
유리는 말없이 바닥을 보았다. (…중략…) 아무리 냉대받아도 자기 엄마를 나쁘게 말하는 건 싫은 것일까. 아니면 사랑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일까. 쇼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을 상처주는 상대를 감싼다면 강하게 살아갈 수 없다. 
눈앞의 아이에게도 그 엄정함을 가르쳐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 아닐까. 쇼타는 그렇게 생각했다.
1장 고로케
2장 밀개떡
3장 수영복
4장 마술
5장 구슬
6장 눈사람
작가이미지
저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是枝裕和 )
1962년 도쿄에서 태어나 와세다 대학교 제1문학부 문예학과에서 공부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제작사인 '테레비만유니온(TVMAN UNION)'에 입사해 연출 일을 시작했다. 주로 복지, 교육, 재일한국인 등 사회적 화두를 다큐멘터리에 담았고, <그러나… 복지를 버리는 시대로> <또 하나의 교육> <기억을 잃어버린 때> 등의 작품으로 갤럭시상 우수작품상, ATP상 우수상, 방송문화기금상을 수상했다. 1995년 영화 <환상의 빛>으로 처음 메가폰을 잡아,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데뷔작’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베니스 국제영화제 골든오셀라상을 수상했다. 그 후 <원더풀 라이프> <걸어도 걸어도> <공기인형>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명실공히 일본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전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2004년 <아무도 모른다>로 칸 영화제 사상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2013년 <그리고 아버지가 된다>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18년에는 <좀도둑 가족>(국내 개봉 제목 : 어느 가족)으로 제71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는 쾌거를 이루었다. <좀도둑 가족>은 할머니, 아빠, 엄마, 아들 등 모두가 범죄로 점철된 어느 가족의 초상을 통해 ‘가족의 근원은 핏줄인가 함께 보내는 시간인가’라는 고레에다 감독의 오랜 질문에 또 한 번 무게를 더한다. 대개는 섬세하고 따뜻하나 때로는 아슬아슬하고 선득하다. 소설 《좀도둑 가족》은 각색 작가의 도움 없이 고레에다 감독이 온전히 혼자 집필한 소설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생략된 디테일과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곡절 많은 사연, 차마 말로 하지 않은 대사들을 켜켜이 담았다.  

고레에다 감독은 현재 창작집단 ‘분부쿠’를 설립하여 영화, 광고, 뮤직비디오 등을 활발히 작업하는가 하면, 틈틈이 자신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소설을 쓰고,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걷는 듯 천천히》 등 에세이를 집필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8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고레에다 히로카즈 가족미학의 마스터피스
영화 [환상의 빛]으로 데뷔한 이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걸어도 걸어도][태풍이 지나가고][바닷마을 다이어리] 등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스크린에 담아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10년의 고민을 녹여 최신작 [좀도둑 가족](국내 개봉 제목: 어느 가족)을 발표했다. 릴리 프랭키, 안도 사쿠라, 기키 기린 등 명품 배우들의 열연에 고레에다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로 완성된 [어느 가족]은 제71회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역대 고레에다 감독 영화 중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작품성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영화를 찍는 일 못지않게 글쓰기도 즐긴다는 고레에다 감독이 영화 [어느 가족]을 직접 소설화한 영화소설 《좀도둑 가족》이 비채에서 출간되었다. 소설은 일본 출간 즉시 하루에 1만 부꼴로 팔려나가며 각종 도서차트 1위에 올랐으며 한국에서도 예약판매 즉시 화제의 책으로 자리 잡았다. 극장가에 이어 서점가에서도 ‘고레에다 열풍’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영화에 미처 그리지 못한 가족의 비밀과 결정적 순간의 디테일들을 담은 소설 《좀도둑 가족》은 고레에다 감독만의 애틋한 가족미학을 더욱 선명하게 설파한다.

그들이 훔친 것은, 함께한 시간이었다.
소설로 만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가족미학
도쿄 도심에서 살짝 벗어난 동북쪽 동네, 고층맨션으로 둘러싸인 오래된 단층 목조주택. 여기 ‘어느 가족’이 살고 있다. 옆자리 파친코 구슬을 천연덕스럽게 훔치는 할머니, 할머니 연금을 축내며 좀도둑질을 일삼는 아버지, 세탁공장에서 손님 옷 주머니를 뒤지는 어머니, 가슴을 흔들며 연애를 파는 어머니의 이복동생, 아버지에게 진지하게 좀도둑질을 배우는 아들. 이렇게 다섯 식구였지만, 어느 겨울날 작은 소녀가 새 식구로 합류하게 되면서 모두 여섯 명의 가족이 완성된다. 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애틋한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러나 세상은 그들이 완벽한 타인일 뿐, 진짜 가족이 될 수 없다고 말하는데…….

가족을 넘어 ‘인연’을 말하는, 여름을 닮은 소설!
혈연 공동체인 가족 안에서의 부재와 상실, 결핍의 문제와 더불어 남겨진 자들이 어떻게 죽은 자를 기억하고 살아가느냐에 대해 천착해온 고레에다 감독은 이번 《좀도둑 가족》에서 고민의 깊이를 한층 더한다. 피로 이어지지 않은 사람들도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묶일 수 있을까. 혈연이 아니라면 아무리 정을 쌓고 함께 시간을 보내도 가족이라는 연대는 불가능한 것일까. 하지만 고레에다 감독은 가족의 의미를 겹겹이 물을 뿐, 확실한 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스크린에는 함의를 가득 안은 표정과 속내를 꾹꾹 눌러 담은 짧은 대사만이 오간다. 고레에다 감독은 우선, 영화를 본 관객에게 《좀도둑 가족》의 일독을 권한다. 고레에다 감독이 소설 《좀도둑 가족》 출간 기념 인터뷰에서 “영화는 백 퍼센트 언어화되지 않는 예술이잖아요. 목소리가 되지 못한 말들, 언어화되지 못한 이야기들을 소설에 담았습니다”라고 말했듯 영화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질 것이다. 꼭 영화와 짝을 이루지 않더라도, ‘작가 고레에다’ 특유의 예리한 시선과 마음을 두드리는 묘사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을 전하기에, 비채에서는 뜨거운 여름 소설을 찾는 독자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특히, 정답보다 질문에 매혹되는 사람이라면 《좀도둑 가족》에 깊이 매혹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