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한국식 ‘성인만화’의 패러다임을 제시한 주인공. 디자인을 전공했으나 독학으로 만화를 습작, 잡지사 공모전을 통해 등단했다. 응모작이자 데뷔작인 누들누드를 통해 단숨에 정상의 성인만화작가로 발돋움한 ‘보기 드문 기록’을 세운 주인공. 성적性的묘사에 있어서 파격적인 패러디와 직유直喩를 동원, 이 분야 성인만화의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누들누드는 콩트식으로 성과 관련된 다양한 ‘과장된’ 주제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저자거리에 나도는 성에 관한 속설俗說은, 원래가 터무니없이 과장되게 마련이다. 양영순은 이 속설들을 한번 더 뻥튀기해서 ‘지독至毒한 만화내용’으로 재포장한다. 그래서 성인 남성독자를 자지러지게 유쾌하도록 만든다. 누들누드는 “성性을 소재로 이런 식의 노골적인 표현을 해도 한국의 엄격한 사후검열을 비껴갈 수 있구나”를 느끼게 해준 ‘패러디 만화’였다. 그림체는 투박하고 선은 굵다. 말풍선이나 지문은 지극히 절제된 상태. 그러나 그림의 연결 과정만으로도 ‘만화적 상상력’은 여느 성인만화 못지않게 오롯하게 살아난다. 양영순은 21세기 한국 만화판을 끌고 갈 재목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