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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 - 제프리 웨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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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4. 도시의 과학을 향하여 : 도시의 스케일링

도시의 과학을 향하여 : 도시의 스케일링

 

쿠네르트는 유럽 국가들에서 도시의 크기에 따라 도시의 다양한 특징들이 어떻게 늘거나 줄어드는지 조사했다. 초기 조사 결과 중 일부를 그림 33에 실었다. 도시와 나라마다 자료가 놀라운 단순성과 규칙성을 보여준다는 점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이 그래프들에 실린 것은 아마 도시의 가장 평범한 특징 중 하나일 것이다. 즉, 주유소의 수를 도시 크기의 함수로 나타낸 것이다. 가로축은 인구로 측정한 도시의 크기이고, 세로축은 주유소 수다. 스케일링 현상을 보여주는 더 이전의 그래프들처럼, 자료는 로그 눈금에 표시했다.

 

즉, 좌표의 눈금이 10배씩 증가한다는 뜻이다. 로그가 무엇인지 또는 어떤 수학이 쓰였는지, 심지어 해당 도시들을 잘 모른다고 해도, 다양한 도시에 걸쳐서 주유소의 수가 놀라운 규칙성을 띠고 있음을 확연히 알아볼 수 있다. 꽤 근사적으로, 이 자료는 주유소 수가 그래프의 모든 영역에 무작위로 퍼져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직선에 가깝게 분포하며, 이는 변이가 임의적이 아니라 고도로 제약된 체계적 행동을 따른다는 것을 명확히 시사한다. 그 결과로 나온 직선은 주유소의 수가 단순한 거듭제곱 법칙에 따라 인구 크기에 비례하여 증가한다고 말한다. 앞서 살펴본 생물학적・물리적 양들의 규모 증감 양상을 고스란히 떠올리게 한다.

 

게다가 직선의 기울기, 즉 거듭제곱 법칙의 지수는 약 0.85로, 앞서 생물의 대사율에서 본 0.75(유명한 4분의 3)보다 조금 높다(그림 1 참조). 마찬가지로 흥미로운 점은, 그림에서 보듯이 주유소 수의 증가 양상을 나타내는 이 지수가 모든 나라에서 거의 동일한 값이라는 것이다. 약 0.85라는 이 값은 1보다 작다. 앞서 쓴 용어를 빌리자면, 저선형 스케일링이다.

 

즉, 체계적인 규모의 경제가 작동함으로써, 도시가 클수록 1인당 필요한 주유소의 수가 더 적다는 의미다. 따라서 평균적으로 더 큰 도시에 있는 주유소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그에 따라 매월 더 많은 연료를 판다. 좀 달리 표현하자면, 인구가 2배로 늘 때마다 도시에 필요한 주유소는 약 85퍼센트만 더 늘어난다. 소박하게 2배라고 예상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 따라서 인구가 2배로 늘어날 때 약 15퍼센트가 체계적으로 절약된다. 예를 들어, 인구가 약 5만 명인 소도시를 그보다 100배 큰 인구 500만 명의 대도시와 비교하면 이 효과가 아주 크다는 점을 알게 된다. 주유소를 겨우 약 50배 늘리는 것만으로도 100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연료를 공급할 수 있다. 따라서 1인당 기준으로 대도시는 소도시보다 주유소가 겨우 절반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