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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 미래의 역사

<멍 때리기의 기적> - 스리니 필레이Srini Pillay

Chapter 3.1. 멍 때리는 7가지 방법, <멍 때리기의 기적>

비집중으로 향하는 여러 갈래 길

무더운 여름날 해먹에 누워 있으면 어떤 기분일까? 두 눈은 지그시 감고 마음은 허공을 둥둥 떠다니고 뇌는 오래전 기억을 불러온다. 이때 뇌는 ‘기억 소환자’여서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도록 과거를 슬쩍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아니면 샤워하는 동안 이따금씩 아이디어가 어떻게 떠오르는지 기억해보라. 반드시 꿈꾸는 상태에 있을 필요는 없고, 그저 다른 장소에 있으면 된다. 전에 주의를 온통 쏟았던 임무에서 정신이 멀어진다. 이때 갑자기 유레카! 한 주 내내 궁리했던 문제가 갑자기 풀린다.

 

다른 비집중 상태는 어떤가? 뜨개질이나 정원 가꾸기처럼 심적 부담이 크지 않은 활동을 한다. 반쯤 잠든 것도 ‘샤워’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자동 조정 장치를 가동시켜놓고 순항하며 활동하는 것과 같다. 이때 뇌는 귀중한 휴식을 취할 뿐만 아니라 미래를 더욱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 기억의 조각들을 맞춘다.

 

해먹에 누워 있거나 샤워를 하거나 뜨개질을 하거나 정원을 가꾸는 것은 집중에서 벗어나 긴장을 풀 수 있는 활동이다. 하지만 비집중할 수 있는 더욱 본격적이고 유용하며 아마도 놀라운 방법들을 이 책에서 다룰 것이다.

 

 

몽상

검열 받지 않은 비현실적이거나 실재하지 않거나 추측한 생각을 막연히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이다. 몽상은 비집중의 한 형태로 정신분석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것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좀 더 진지하고 실용적인 차원에서 살펴보면 엔지니어나 사업가는 발명의 초기 단계에서 몽상을 사용해 자신들의 전략적 사고에 동료·투자자·지지자들을 끌어들인다. 처음에는 생각을 바깥으로 표현할 뿐이지만 초기에 떠오른 아이디어 일부를 통합하면 더욱 많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시기가 되었을 때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관계에 변화를 꾀하거나 심지어 집에 있는 가구를 옮기려 할 때도 같은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 초기 단계에서 타인을 자신의 사고로 끌어들일수록 스스로 더욱 많은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타인이 최종 결과에 동의할 확률도 커진다. 자신의 계획에 타인의 제안을 통합시키면 더욱 그렇다. 가구를 수없이 재배열하느라 지쳤다면, 실제로 가구를 옮기기 전에 새 관점과 아이디어를 적용하면 어떨까? 이해관계가 크게 얽힌 관계에서는 각자의 생각에 갇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뿔뿔이 흩어져 행동하지 않고 몽상을 사용해 함께 더 나은 미래나 다른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서로 성장한다. 어떤 각본에서든 우리는 자신만의 생각에 집중했을 때는 찾아내지 못했을 해결책을 발견하기 위해 집단으로 비집중 방법을 사용한다.

 

마음 방랑mind-wandering

마음을 방랑하는 것은 공상보다 명백한 비집중 형태로서 유형과 무형의 기억을 캐내어 행동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훌륭한 방법이다. 바닷가나 벽난로 앞에 놓인 의자에앉아 마음을 방랑할 수 있다. 직장에서 회의하는 동안 브레인스토밍하면서도 마음을 방랑할 수 있다. 삶의 어느 시점에서 시간이 길든 짧든 마음을 방랑하는 방식으로 비집중 회로를 훈련할 수 있다. 마음 챙김이 호흡에 집중하고 잡음으로 향하는 주의를 끊는 것과 달리 마음 방랑에서는 그다지 집중하지 않고 임무에서 손을 떼야 한다.

 

상상

무언가를 상상할 때는 실현 가능성에 대한 불신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따라서 공상은 엄연한 비집중 현상이다! 미래에 관해서나 특정 상황을 다루는 방법에 관해 “만약 ~라면 어떻게 될까?”처럼 틀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은 상상력을 재미있게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종류의 미래 투영은 명칭과 상관없이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오랜 문제나 상황을 극복하고 새 결과를 상상하는 능력을 증진시킨다. 내 임상경험에 견주어보면 관계나 사업 등에 얽매여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해결책을 찾는 데 상상이 훨씬 좋은 방법인 경우가 많은 데도 덫을 피하려고 ‘현실’을 사용한다.

 

 

자기 대화

이 책에서 많은 전략을 소개하겠지만 우선 자신의 뇌에 대고 말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이 문장을 읽으면 처음에는 약간 혼란스러울 것이다. 혼자 중얼거리는 사람을 보면 대부분 제정신이 아니라고 쉽게 치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기 대화가 특히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유용한 전략임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늘어나고 있다.

 

이 방법을 사용할 때는 자신을 일인칭이 아니라, ‘너’라고 부르거나 이름으로 부르는 식으로 대화 상대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프로 운동선수들이 자기 대화를 하는 장면을 보았을 것이다. 테니스 선수 세리나 윌리엄스는 이따금씩 “자, 가자!”라는 말 대신에 “자, 가자! 세리나!”라고 외친다. 인기 농구 선수 르브론 제임스도 자기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효과가 있는지도 미심쩍겠지만 뇌에 대고 오른손을 들라고 말할 수 있다면 다른 방식으로 상황에 접근해보라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그럴 수 있고, 효과도 있다!

 

자기 생각을 자신에게 리프레이밍하면 심지어 소리 없이 말하더라도 효과가 있다고 지적하는 과학 연구가 상당히 많다. 이러한 리프레이밍은 “나는 무용지물이야.”에서 “나는 특정 기술을 습득해야 해.”로 생각을 고치는 등 분명히 드러나는 것부터 자기 이야기를 좀 더 미묘하게 바꾸는 것까지 포함한다.

 

예를 들어 “어째서 이런 일이 항상 나한테 일어나지?”라고 자문하는 것은 아마도 대답을 찾기 위해 뇌에 신호를 보내는 부질없는 시도로서 무의식의 시간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행동일 것이다. 오히려 “나와 같 은 단점을 가진 사람들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단점을 어떻게 극복할까?”라고 바꾸는 것이 자신의 의식적 뇌와 무의식적 뇌에 던질 수 있는 훨씬 유용한 질문이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프레이밍하는 한 잃을 것이 없다. 하지만 자신에게 하지 말라고 말하는 방식으로 금지하려 하면 힘을 잃는 다. 심리학자 대니얼 웨그너는 이러한 현상을 연구하고, 우리가 자신에게 “하지 말라.”고 지시를 내렸을 때 뇌가 스트레스를 받고 우리가 원하는 것에 정확하게 거슬러 움직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훈계하는 일일랑 때려 쳐라!

 

자기 대화를 사용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중단하고 재평가하고 필요하다면 경로를 수정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자연스럽게 밟을 수도 있지만 습관으로 형성해놓으면 이따금씩 집중에서 벗어나 자신을 점검해야 한다고 기억할 수 있다.

 

 

공상

공상할 때 매우 중요한 도구가 있다. 물론 한 사람의 공상은 다른 사람에게 악몽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계를 자동 조종 장치로 전환하고 만지작거리면서 공상하지만, 업무에 집중하는 분석적인 뇌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게는 이것이 악몽이다. 무언가 고쳐야 한다면 최대한 집중을 전부 끌어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상하는 활동은 자신에 맞게 스스로 선택한다. 숫자를 매겨 놓은 칸을 따라가며 색연필로 칠하거나 옷장을 정리하는 것처럼 별로 노력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크게 힘들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공상과 시간 낭비의 차이도 살펴볼 것이다.

 

 

몸을 사용하라

몸을 사용하면 인지 리듬을 활성화할 수 있다. 공상과 마찬가지로 집중이나 비집중을 활성화하는 활동도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비집중을 활성화하려고 지금껏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싶어 한다. 그런가하면 익숙한 길을 걸어야 정신을 놓을 수 있어서 매일 같은 길을 같은 방향으로 걷는 등 매우 익숙한 방식으로 산책하고 싶을 수도 있다. 또 몸을 특정 방식으로 사용해 창의성을 유도할 수도 있다.

 

명상

명상의 형태는 많다. 초월명상(집중하고 복귀하는 지점으로 주문이나 단어를 사용한다.), 마음챙김명상(집중하고 복귀하는 지점으로 호흡을 사용한다.), 보행명상(집중 방법으로 길을 탐색하며 걷는다.), 관조 명상open monitoing(집중 지점이 없고 그저 눈을 감고 내면의 생각을 그대로 관찰한다.), 자비명상(눈을 감고 자비로운 감정을 떠올린다.), 헌신명상(신이나 흥미 분야가 대상이다.) 등이 있고 단순한 자아 탐구(‘나는 누구인가?’라고 주기적으로 묻는다.)가 있다. 어떤 기술을 사용하든 시간이 길든 짧든 명상을 하면 긴장에서 벗어나고, 더욱 잘 학습하며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마치 저글링하는 사람처럼 여러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면서 집중만으로는 다가갈 수 없는 자신의 위대성에 접근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어디서 출발해야 할까?

 

다음 2화, '흐르는 대로 생각하라'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