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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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 미래의 역사

<호모 데우스> - 유발 하라리

Chapter 10.#10. 인간, 알고리즘의 일부가 되다

자유주의가 직면한 두 번째 위협은, 미래에 시스템이 여전히 인간을 필요로 한다 해도 개인을 필요로 하지는 않을 거라는 점이다. 인간은 계속 작곡을 하고 물리학을 가르치고 돈을 투자하겠지만, 시스템은 인간보다 인간을 더 잘 이해할 것이고, 따라서 인간 대신 대부분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시스템은 개인들에게서 권한과 자유를 박탈할 것이다.

 

21세기의 기술로는 ‘인류를 해킹해’ 나보다 나를 훨씬 더 잘 아는 외부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개인주의에 대한 믿음은 붕괴할 것이고, 권한은 개인들에서 그물망처럼 얽힌 알고리즘들로 옮겨갈 것이다.

 

의학에 관한 한 우리는 이미 이 선을 넘었다. 병원에서 우리는 더 이상 개인이 아니다. 일생 동안 당신의 몸과 건강에 관한 가장 중요한 결정들을 내리는 사람이 누구일 거라고 생각하는가? 아마 그런 결정들 가운데 다수를 IBM의 왓슨 같은 컴퓨터 알고리즘이 내릴 것이다. 당뇨병 환자들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데, 그들이 달고 다니는 센서는 하루에 수차례 혈당수치를 자동으로 체크해 위험한 선을 넘을 때마다 알려준다.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지 않은 다른 많은 사람들도 몸에 센서와 컴퓨터를 장착하고 건강과 활동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런 기기들은 스마트폰과 손목시계부터 완장과 속옷에 이르기까기 온갖 것들과 결합해 혈압을 포함한 다양한 생체 데이터를 기록한다.

 

우리 대부분도 더 건강하게 살고 싶은 비슷한 욕망에 따라 우리의 사적 공간을 보호하는 방호벽들을 기꺼이 무너뜨릴 것이고, 관료들과 다국적 기업들이 우리 내면의 가장 내밀한 곳까지 접근할 수 있도록 허락할 것이다. 예컨대 구글이 우리의 이메일을 읽고 우리의 활동을 추적하도록 허락한다면, 구글은 보건당국이 고지하기 전에 우리에게 유행병주의보를 내릴 수 있다.

 

더 야심찬 프로젝트는 ‘구글 기준선 연구’이다. 구글은 ‘완벽하게 건강한 인간’의 유전자 프로필 구축을 목표로 건강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하려고 한다. 그런 프로필을 구축하면 기준선에서 벗어난 사소한 이상징후까지 모두 찾아내, 암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아직 초기일 때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기준선 연구는 ‘구글 핏 Google Fit’이라고 불리는 제품군과 연계되어 있다. 구글 핏 제품들은 옷, 팔찌, 신발, 안경 같은 웨어러블 컴퓨터와 결합해 생체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게 될 것이다.

 

 

 

 

때마다 이런 시스템에 자문을 구할 것이다. 구글은 어떤 영화를 보고, 어디서 휴가를 보내고,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하고, 어떤 일자리를 수락할 것인지뿐 아니라, 심지어 누구와 만나고 결혼할 것인지도 조언할 것이다.

 

이를테면 내가 구글에게 이렇게 말한다.

 

“잘 들어봐, 구글. 존과 폴이 둘 다 나에게 작업을 걸고 있어. 둘 다 좋은데 좋은 면이 달라. 그래서 마음을 정하기가 너무 힘들어. 네가 아는 사실들을 모두 고려해 나에게 조언 좀 해줄래?”

 

그러면 구글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나는 네가 태어난 날부터 너를 알고 있었어.

 

네 이메일을 모두 읽었고, 네 통화를 모두 기록했고, 네가 좋아하는 영화들, 네 유전자 정보, 네 심장 기록도 모두 갖고 있어. 네가 데이트한 정확한 날짜도 보관하고 있으니, 존이나 폴과 만날 때마다 네 심장박동, 혈압, 혈당수치를 초 단위로 기록한 그래프를 원한다면 보여줄 수 있어. 필요하다면 네가 그들과 가진 모든 성관계의 정확한 순위도 제공할 수 있어. 그리고 당연히 나는 너를 아는 것만큼 그들도 잘 알아.

 

이 모든 정보, 내 뛰어난 알고리즘, 수많은 관계에 대한 수십 년에 걸친 통계자료를 토대로, 나는 너에게 존을 선택하라고 권해. 장기적으로 그와 함께할 때 더 만족스러울 확률이 87퍼센트야.”

 

이런 충실한 상담 서비스를 받는 대가로 우리가 포기해야 하는 것은 인간은 분할할 수 없는 존재이며 각 개인은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아름다움이고 무엇이 인생의 의미인지 결정할 자유의지를 갖고 있다는 개념뿐이다. 인간은 더 이상 이야기하는 자아가 꾸며내는 이야기들의 지시를 따르는 자율적 실체들이 아니라, 거대한 전지구적 네트워크의 필수불가결한 일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