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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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 미래의 역사

<호모 데우스> - 유발 하라리

Chapter 9.#9. 주인이 된 알고리즘과 쓸모없는 계급, 인간

알고리즘이 인간을 직업시장에서 몰아내면 전능한 알고리즘을 소유한 소수 엘리트 집단의 손에 부와 권력이 집중될 것이고, 전례 없는 사회적 불평등이 발생할 것이다.

 

그러면 사람은 무엇을 할 것인가? (인간만의) 마지막 성역은 예술이라는 말을 흔히들 한다. 컴퓨터가 의사, 운전기사, 교사, 심지어 지주까지 대체하는 세상이 오면 모든 사람들이 예술가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술 창조가 알고리즘으로부터 안전할 이유는 딱히 없다. 왜 컴퓨터가 인간보다 작곡을 못할 거라고 확신하는가?

 

 

 

 

데이비드 코프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크루즈 캠퍼스의 음악학 교수이다. 그는 고전음악계에 물의를 빚은 인물이기도 하다. 코프는 협주곡, 합창곡, 교향곡, 오페라를 작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다. 그의 첫 번째 창조물인 EMI(Experiments in Musical Intelligence: 음악지능실험)는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음악풍을 모방하는 데 특화된 프로그램이었다. 만드는 데 7년이 걸렸지만, 일단 완성되자 EMI는 바흐풍의 합창곡을 하루에 5,000곡씩 작곡했다. 코프는 그중 몇 곡을 골라 산타크루즈에서 열린 한 음악축제에서 연주했다. 청중은 경이로운 연주에 열광하며 찬사를 보냈고, 그 음악이 자신들의 내면에 얼마나 깊은 울림을 주었는지 흥분해서 설명했다. 그들은 그 곡이 바흐가 아니라 EMI가 작곡한 곡인 줄 몰랐다. 진실이 밝혀지자 어떤 사람들은 큰 실망감에 할말을 잃었고, 또 어떤 사람들은 화를 냈다.

 

21세기 우리는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거대한 규모의 새로운 계급이 탄생하는 현장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경제적, 정치적, 예술적으로 어떤 가치도 없으며, 사회의 번영, 힘과 영광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 ‘쓸모없는 계급’은 그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아니라,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2013년 9월, 옥스퍼드 대학교의 연구자인 칼 베네딕트 프레이와 마이클 A. 오스본이 <고용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펴냈다. 그들은 이 보고서에서 각각의 직종들이 향후 20년 안에 컴퓨터 알고리즘에 밀려날 확률을 조사했다. 2033년경 텔레마케터와 보험업자들이 알고리즘에게 일자리를 뺏길 확률은 99퍼센트이다. 같은 일이 스포츠 심판에게 일어날 확률은 98퍼센트, 계산원에게 일어날 확률은 97퍼센트, 요리사에게 일어날 확률은 96퍼센트이다.

 

 

 

 

대박을 터뜨리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쓸모없는 대중이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아도 그들을 먹이고 부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무엇에 몰입하고 만족할까? 사람은 뭐라도 해야지 그러지 않으면 미친다. 그들은 하루 종일 무엇을 할까? 약물과 컴퓨터 게임에서 한 가지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쓸모없는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3D 가상현실 세계에서 보낼 것이고, 그 세계는 바깥의 따분한 현실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하고 정서적 몰입이 잘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인간의 생명과 경험이 신성하다고 믿

는 자유주의적 신념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다. 환상의 세계에서 가짜 경험에 빠져 시간을 보내는 쓸모없는 게으름뱅이들이 뭐가 신성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