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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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 미래의 역사

<호모 데우스> - 유발 하라리

Chapter 3.#3. 과학과 죽음의 전면전

21세기의 인간은 불멸에 진지하게 도전할 것이다. 노화와 죽음과의 싸움은 인간이 그동안 해온 기아와 질병과의 싸움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고, 이 시대의 문화가 지고의 가치로 여기는 인간 생명의 가치를 증명하는 일이다.

 

우리는 인간의 생명이 우주에서 가장 신성하다는 말을 끊임없이 듣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엔이 채택한 세계인권선언(현재 세계헌법에 가장 가까운 것)은 ‘생명권’이 인류의 가장 근본적인 가치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죽음은 이 권리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므로 인류에 대한 범죄이고, 따라서 우리는 죽음과 전면전을 치러야 마땅하다.

 

 

 

 

 

현실에서 인간이 죽는 것은 검은 망토를 입은 자가 어깨를 툭툭 쳐서도, 신이 죽음을 명해서도, 죽음이 우주적 규모의 거대한 계획의 불가결한 일부여서도 아니다. 인간은 어떤 기술적 결함으로 죽는다. 혈액을 펌프질하던 심장이 멈춘다. 대동맥에 지방 찌꺼기가 쌓여 막힌다. 간에 암세포가 번진다. 폐에 세균이 증식한다.

 

그렇다면 이 모든 기술적 문제는 무엇 때문에 일어날까? 다른 기술적 문제들 때문이다. 혈액을 펌프질하던 심장이 멈추는 것은 심장근육에 충분한 산소가 도달하지 않아서이다. 암세포가 번지는 것은 우연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유전명령을 바꿨기 때문이다. 폐에 세균이 증식하는 것은 지하철에서 누군가 재채기를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형이상학적이라 할 만한 것은 없다. 모두 기술적 문제이다.

 

 

 

 

모든 기술적 문제에는 기술적 해법이 있다.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예수의 재림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실험실의 괴짜 몇 명이면 된다. 과거에 죽음이 성직자와 신학자의 일이었다면 지금은 공학자들이 그 권한을 인수받았다.

우리는 항암치료나 나노로봇으로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 폐에서 증식하는 세균들은 항생제로 죽일 수 있다. 심장이 펌프질을 멈추면 약물과 전기충격으로 소생시킬 수 있다.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새 심장을 이식하면 된다. 물론 아직은 모든 기술적 문제들의 해결책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바로 이것 때문에 우리가 암, 세균, 유전학, 나노기술을 연구하는 데 그토록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이다.

 

요즘 들어 자신의 생각을 서슴없이 드러내는 과학자와 사상가가 조금씩 늘고 있다. 그들은 현대 과학의 주력사업이 죽음을 격파하고 인간에게 영원한 젊음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커즈와일은 2012년에 구글 엔지니어링 이사로 임명되었고, 1년 뒤 구글은 ‘죽음 해결하기’가 창립 목표임을 밝히며 ‘칼리코 Calico’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최근 구글은 불멸을 믿는 또 한 명의 신도인 빌 마리스를 영입해 구글의 벤처투자사 구글벤처스를 맡겼다. 2015년 1월 한 인터뷰에서 마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나에게 500살까지 사는 것이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빌 마리스(출처: 위키피디아)

 

 

마리스는 자신의 용감한 발언을 현금으로 뒷받침한다. 구글벤처스는 보유 자산 20억 달러 중 36퍼센트를 생명연장 프로젝트와 생명과학 벤처기업들에 야심차게 투자하고 있다.

 

죽음과의 전쟁에서 과학이 진전을 이룬다면, 전쟁터는 실험실에서 의회, 법정, 거리로 옮겨갈 것이다. 과학적 시도가 성공을 거두는 즉시 격렬한 정치적 충돌이 일어날 것이다. 역사에 기록된 모든 전쟁과 무력충돌은 앞으로 닥칠 진짜 투쟁, 다시 말해 영원한 젊음을 위한 투쟁을 알리는 서곡에 불과했음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