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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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 미래의 역사

<호모 데우스> - 유발 하라리

Chapter 1.1. #출간 전 연재 예고. <호모 데우스> 인공지능,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

한국의 독자들에게

유발 하라리

 

한반도만큼 기술의 약속과 위험을 잘 보여주는 장소는 없습니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남북한 사람들은 같은 기술을 이용해 남과 북에 완전히 다른 사회를 창조했습니다. 남쪽은 역동적인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반면, 북쪽은 가난하고 무정한 독재국가입니다. 둘의 차이는 너무 커서 우주에서도 구별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근본적으로 다른 이 두 사회의 접점은 세계에서 가장 폭발적인 균열지대 중 하나입니다. 언제라도 핵전쟁이 터질 수 있는 상황에 놓인 한반도는 기술이 우리 종의 존재 자체를 위협할 수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기술혁명이 도래했을 때 한반도 양쪽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아무도 모르지만 결과는 매우 놀라울 것입니다. 우선, 남한은 이미 기술 선진국에 속하는 반면, 북한 정권은 새로운 기술과 경제적 현실에 적응하는 데 실패한 듯 보입니다. 발전된 정보기술 산업을 갖추지 못한 북한은 인공지능의 역할이 경제와 군사 모두에서 점점 더 중요해짐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경제적으로 궁핍하고 군사적으로 약해질 것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자국민을 부양할 수 없거나 이웃 나라를 공갈 협박하지 못해 결국 붕괴할 것입니다.

 

컴퓨터 기술의 진보가 북한의 대외관계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사이버전쟁에서 드러날 것입니다. 남한은 곧 북한의 사이버 공격 위험을 항상 직면하겠지만, 남한의 입장에서 그러한 공격을 단념시키거나 복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의 후진성 그 자체가 북한을 보호할 것입니다. 만일 북한이 남한의 온라인 금융서비스를 붕괴시킨다면, 남한은 어떻게 대응할까요? 북한의 온라인 금융서비스를 붕괴시킬 수는 없을 겁니다. 북한에는 그런 게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보복으로 평양을 폭격할까요?

 

 

 

 

또한 인공지능의 부상으로 남북한 사이의 문화적 격차가 벌어지면 통일은 더 어려워질 겁니다. 인공지능은 남한 사람들의 문화와 심리까지 바꿔놓을 것이고, 북한 사람들이 비슷한 혁명을 겪지 않을 경우 두 집단 사이의 격차는 그 어느 때보다 커질 것입니다. 그런 일이 이미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 없이 하루도 살 수 없는 남한의 10대와, 거리를 걸으면서도 끊임없이 손바닥 안의 작은 화면을 쳐다보는 사람들을 보면 어안이 벙벙할 북한 10대들 사이의 문화적 격차를 한번 생각해보시길.

 

《사피엔스》에서 나는 인간이 신, 인권, 국가 또는 돈에 대한 집단 신화를 믿는 독특한 능력 덕분에 이 행성을 정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호모 데우스》에서는, 우리의 오래된 신화들이 혁명적인 신기술과 짝을 이루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검토합니다. 이슬람교는 유전 공학을 어떻게 다룰까요? 사회주의는 새롭게 부상하는 비노동계급을 어떻게 대할까요? 자유주의는 빅데이터로 인한 빅 브라더의 출현에 어떻게 대처할까요? 실리콘밸리는 결국 새로운 기기만이 아니라 새로운 종교를 생산하지 않을까요?

 

 

 

 

인공지능은 우리의 인지능력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습니다. 작년 알파고는 바둑에서 어떤 인간도 생각해낼 수 없었던 전략을 이용해 이세돌 9단을 꺾었습니다. 머지않아 컴퓨터는 자동차를 운전하고 질병을 진단하는 것은 물론,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일조차 인간보다 더 잘 할 것입니다. 컴퓨터가 직업시장에서 인간을 밀어내고 거대한 규모의 ‘쓸모없는 계급’을 창조할 때 복지국가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구글과 페이스북이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우리의 정치적 선호를 우리보다 더 잘 알게 되면 민주주의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생명공학은 인간의 수명을 대폭 연장하고 인간의 몸과 마음을 업그레이드할 것입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의 혜택이 모든 사람에게 돌아갈까요, 아니면 우리는 전례 없는 생물학적 빈부격차를 목격하게 될까요? 성능이 향상된 초인간과 평범한 인간 사이의 격차는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의 격차보다 더 클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인류는 지금 전례 없는 기술의 힘에 접근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릅니다. 앞으로 올 몇 십 년 동안 우리는 유전공학, 인공지능, 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 또는 지옥을 건설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명한 선택이 가져올 혜택은 어마어마한 반면, 현명하지 못한 결정의 대가는 인류 자체의 소멸이 될 것입니다. 현명한 선택을 하느냐 마느냐는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