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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5.#4 예수는 어떻게 베들레헴에서 태어났을까?

마태오와 루가가 예수를 베들레헴에서 태어나게 한 것도 예언을 실현하겠다는 결심 때문이다. 《구약》에 등장하는 또 한 명의 예언자 미가는 유대인의 메시아가 ‘다윗의 도시’ 베들레헴에서 태어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요한의 복음서>는 충분히 합리적이게도, 예수가 그의 부모가 살았던 나자렛에서 태어났다고 추정한다. 요한은 예수가 실제로 메시아라면 어떻게 나자렛에서 태어날 수 있는지 놀라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르코는 예수의 출생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태오와 루가는 둘 다 미가의 예언을 실현하고 싶었고, 둘 다 예수의 출생지를 나자렛에서 베들레헴으로 옮길 방법을 허둥지둥 찾았다. 불행히도 그들은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루가의 해결책은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징수하는 세금이었다. 루가에 따르면 이 세금은 인구조사 때 징수되었다. 여기서 루가는 날짜를 뒤죽박죽 섞어버렸다. 현대 역사가들이 알기로, 그 이야기에 딱 맞는 시점에 로마에는 인구조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그냥 넘어가자.

 

인구조사에 제대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출신 도시’로 가야 했다. 요셉은 실제로 나자렛에 살았지만 그의 출신 도시는 루가에 따르면 베들레헴이었다. 왜일까? 그는 남성 계보에서 다윗왕의 자손이었고, 다윗은 베들레헴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이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루가 본인의 말에 의하면 다윗은 요셉의 41대조였다. 한 남자의 출신 도시를 그의 41대조가 태어난 도시로 정하는 법이 어디 있는가? 여러분 중 남성 계보에서 누가 여러분의 41대조인지 짐작이라도 가는 사람이 있는가? 엘리자베스 여왕도 모를 거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루가에 따르면 이런 연유로 예수는 베들레헴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가 인구조사를 위해 나자렛에서 요셉의 41대조가 태어난 장소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미가의 예언을 실현하는 마태오의 방법은 달랐다. 그는 베들레헴이 마리아와 요셉의 고향이고, 그렇기 때문에 예수가 그곳에서 태어났다고 추정한 것 같다. 마태오의 문제는 나중에 그들을 어떻게 나자렛으로 옮기는가였다. 그래서 그는 사악한 헤로데왕의 귀에 예수가 베들레헴에서 태어났다는 소문이 들어가게 했다.

 

예언자가 말한 새로운 ‘유대인의 왕’이 자신을 왕좌에서 몰아낼까 봐 두려웠던 헤로데는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모든 사내아이를 죽이라고 명령했다. 신은 천사를 내려보냈고, 그 천사는 요셉의 꿈에 나타나 마리아와 예수를 데리고 이집트로 도망치라고 말했다. 여러분은 아마 이런 크리스마스캐럴을 불러본 적이 있을 것이다.

 

 

헤로데는 두려움으로 가득 찼지

유대 민족의 왕자가 태어났구나!

그는 격분하여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모든 사내아이를 죽였다네.

 

 

마리아와 요셉은 그 경고를 귀담아듣고,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이집트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다음에도 그들은 베들레헴을 피했는데, 신이 요셉의 또 다른 꿈에 나타나 그곳에 가면 헤로데의 아들 아르켈라오에게서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대신……

 

 

나자렛이라는 동네에서 살았다. 이리하여 예언자를 시켜 “그를 나자렛 사람이라 부르리라”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이렇게 해서 마태오는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했다. 그는 예수를 안전하게 나자렛으로 데려다놓았을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예언을 실현하는 성과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