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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2 누가 성경의 복음서들을 썼을까?

누가 복음서들을 썼을까? 그리고 언제 썼을까?

 

많은 사람이 <마태오의 복음서>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세금 징수원 마태오가 썼다고 잘못 알고 있다. 그리고 <요한의 복음서>는 열두 제자 중 또 한 명으로 ‘예수가 사랑한 제자’로 알려지게 된 요한이 쓴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마르코의 복음서>는 예수의 수제자 베드로의 젊은 벗 마르코가 썼으며, <루가의 복음서>는 바울로의 친구인 의사 루가가 썼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이 복음서들을 실제로 누가 썼는지 짐작조차 못 한다.

 

우리는 네 복음서 가운데 어느 것에 대해서도 설득력 있는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다. 훗날 그리스도인들이 각 복음서 윗부분에 편의상 이름을 끼워 넣었을 뿐이다. 틀림없이 A, B, C, D 같은 무미건조하고 중립적인 라벨을 붙이는 것보다는 나아 보였을 것이다.

 

오늘날 어떤 진지한 학자도 복음서들이 목격자에 의해 쓰였다고 생각하지 않고, 학자들은 네 복음서 중 가장 오래된 <마르코의 복음서>조차 예수가 죽은 지 약 35~40년 후에 쓰였다는 데 동의한다. <루가의 복음서>와 <마태오의 복음서>는 그 이야기의 대부분을 <마르코의 복음서>에서 가져왔고, 일부는 ‘Q’라고 알려진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그리스 문서에서 가져왔다. 복음서들에 있는 모든 내용은 마침내 문자로 기록될 때까지 수십 년 동안 말로 전해지면서 귓속말 놀이의 왜곡과 과장을 겪었다. (중략)

 

9·11 테러나 케네디의 죽음에 관한 왜곡된 전설들을 생각해본 다음, 카메라도 신문도 없고 사건 이후 30년 동안 아무것도 기록되지 않았다면 상황이 속속들이 왜곡되기가 얼마나 더 쉬웠을지 상상해보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가십 외에는 정보가 아무것도 없다. 그것이 예수가 죽은 뒤의 상황이었다.

 

 

팔레스타인부터 로마에 이르는 지중해 동부 곳곳에는 다양한 종류의 그리스도인이 흩어져 살았다. 이런 작은 집단 사이의 의사소통은 드물었으며 열악했다. 복음서들은 아직 쓰이지 않았으며, 그들을 하나로 묶어줄 《신약》도 없었다. 그들은 많은 것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

 

예컨대 그리스도인은 유대인이어야 하는지 (그리고 할례를 받아야 하는지), 그리스도교는 완전히 새로운 종교인지 말이다. 바울로의 서신 중 몇몇은 이런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지도자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스도교의 공식 경전으로 합의된 책들인 정경正經이 최종적으로 정해진 것은 바울로가 죽고 나서 몇백 년 후였다. 오늘날 (개신교) 그리스도인이 읽는 《성경》은 《신약》 27권과 《구약》 39권으로 이뤄진 표준 정경이다(로마가톨릭교도와 그리스 정교회 신자들은 ‘외경’이라 부르는 책들을 추가한다).

 

마태오, 마르코, 루가, 요한의 복음서가 정경에 포함된 유일한 복음서이지만, 앞으로 살펴볼 것처럼 비슷한 시기에 예수의 다른 복음서가 많이 쓰였다. 정경은 로마공의회라 불리는 교회 지도자들의 회의에서 주로 정해졌다. 이때는 서기 382년으로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개종에 이어 로마제국에서 그리스도교가 공식 인정을 받은 후 분위기가 고조되던 시기였다.

 

콘스탄티누스가 아니었다면 여러분은 아마 유피테르, 아폴로, 미네르바, 그 밖의 로마 신을 섬기며 자랐을 것이다. 그보다 훨씬 뒤에 그리스도교를 남아메리카 전역에 퍼뜨린 것은 또 다른 대제국인 포르투갈(브라질)과 스페인(그 대륙의 나머지 지역)이었다. 북아프리카, 중동, 인도아대륙에 이슬람교가 널리 퍼진 것도 군사 정복의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