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김영사가 기획한 특별한 즐거움.
책과 함께하는 재미가 가득합니다.

대변동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 오은영

Chapter 1.[예고] 오은영의 현실 밀착 육아 회화-말이 달라지면 육아는 달라집니다

저는 요즘 방송에서, 강연에서, 유튜브에서 1°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여러 사람이 출발점에 서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그 길대로 걸어갑니다. 그중 몇 사람이 그 많은 사람과 다르게 각도를 1° 틀어서 걷기 시작해요. 1°, 출발할 때는 그 차이를 구별하기 힘든 아주 미세한 변화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요? 그 몇 사람은 어디에 다다를까요?

 

육아, 참 힘들어요. 아이를 너무너무 사랑하지만, 사랑한다고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요. 언제나 우리 가슴 깊숙이 담긴 뜨거운 진심은, 그것입니다. 그런데 잘 안 돼요.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잘되지 않는 것이 육아입니다. 오랫동안 부모님들을 만나면서

 

읽을 때는 알겠는데, 볼 때는 알겠는데, 들을 때는 알겠는데, 막상 닥치면 다시 하던 대로 하게 돼요

 

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어요. 이렇게 노력하는데도, 왜 우리는 자꾸만 하던 대로 하게 될까요? 왜 우리는 쉽게 많은 사람이 지나간 그 길로 가게 되는 걸까요?

 

육아에서 할 수 있는 1°의 변화에 대해서 고민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말’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이토록 어려운 육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 1°의 변화로 가장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말’이더군요. 육아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를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도울 것인가’입니다. ‘어떻게 지도하고 가르칠 것인가’도 다 아이를 돕기 위한 것이에요. 그런데 이 모든 것이 결국 ‘말’로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하루 종일 아이에게 말을 하고 살아요.

 

‘말’이 조금만 달라지면, 육아는 정말 많이 달라집니다. 아이도, 또 부모도 정말 많이 달라집니다.

 

말을 1°도 바꾸는 것, 1°라고 해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세상에서 가장 바꾸기 어려운 것이 또 ‘말’이거든요. 사실 누구나 누구에게든 말을 하고 살아요. 부모의 말만 바꿀 것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이 세상에서 가르쳐주면 가장 잘 해내는 사람들이 바로 ‘부모’입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이 틀렸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 고치려고 가장 노력하는 사람들이 바로 ‘부모’예요. 보통 누군가에게 “이렇게 바꿔봅시다!”라고 하면, 자신이 갖게 될 이익을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단지 아이를 너무나 사랑하는 마음으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요. 그래서 저는 부모들만큼 이 세상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사람들은 없을 거라고 자주 생각합니다.

 

부모는 그 존재만으로도 참 소중한 사람입니다. 잘난 부모가 아니라도, 요리를 못해도, 아이와 잘 놀아주지 못해도, 마음을 잘 공감해주지 못해도, 소리를 지를 때가 많아도, 부모가 아이 옆에 있는 것 자체가 아이에겐 생명입니다. 게다가 그 부모가 늘 노력합니다. 그러니 지금도 이 글을 읽고 있는 것이겠지요. 존재만으로도 소중한 사람들이,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것, 그것이 제일 중요한 것입니다.

 

 

이 책은 ‘말’에 대한 책이에요. 하지만 말에 대한 중요성을 설명하기보다는 마치 ‘외국어 회화’를 배우듯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에서 도움이 될 만한 구체적인 말들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그래서 페이지마다 소리 내어 읽어보도록 구성되어 있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많이 있습니다. 그 말들을 외국어 회화 배우듯이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짧은 회화라도 꾸준히 소리 내어 읽으면서 연습하다 보면 귀가 트이고 입이 열리듯이, 우리 육아도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매일매일 읽으면서 연습하다 보면 어느 날 자신도 모르게 적절한 말들이 술술 나오지 않을까요? 책의 앞부분은 쉽게 외워서 따라 할 수 있는 짧은 말들로 구성했습니다. 책장을 넘길수록 조금 더 길고, 구체적이고, 철학적인(?) 내용을 넣었습니다. 아이의 연령대도 아주 어린 유아부터 사춘기까지 골고루 다뤄보고자 했습니다.

 

책을 내면서 한 가지 걱정이 드네요. 소리 내어 읽다 보면 많이 어색하실 겁니다. 어쩌면 저의 표현방식이 마음에 안 드는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꼭 이 책에 쓰인 그대로 아이에게 말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에요. ‘말’이라는 것에 어디 완벽한 정답이 있나요? 이 책은 단지 생활 속의 실천을 도와드리고자 하는 것뿐이에요. 소리 내어 읽으면서 따라 하다 보면 그런 표현이 조금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당신만의 말이 생기기를 기대합니다. 당신만의 방식이 생길 때까지만 책에 쓰인 말로 연습해보세요.

 

그런데요, 이 책을 읽고 당신의 말이 바뀌지 않아도 좋아요. ‘아, 내가 그냥 써왔던 말들이 이런 의미였구나. 이런 말들이 더 좋겠구나’라는 생각만 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으로도 족합니다. 아마 그 마음이면 당신은 더 좋은 말들을 찾아낼 거예요. 당신과 아이와의 관계가 더 좋아질 겁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1°의 각도만 바꿔도 5년 뒤, 10년 뒤, 20년 뒤 우리의 도착지는 굉장히 많이 달라집니다. 오늘의 작은 실천, 1°의 변화가 쌓이면 당신의 삶과 가족의 관계가 변합니다. 이 책이 그 1°의 변화를 이끄는, 그저 작은 시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은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