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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의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 - 유발 하라리

Chapter 11.10. 마지막회_ 르네상스 시대 군인의 집단적 정체성

역사의 주체는 누구였는가?

 

역사는 누가 쓰는가?
 

르네상스 시대의 군인회고록은 현대 독자들이 품기 쉬운 기대를 많이 깨뜨린다. 그것들은 이어진 이야기라기보다 일화의 목록이며, 독자를 이해시키려 하기보다 독자에게 기억을 새기려고 하고, 역사적 현실과 자전적인 현실, 역사와 개인사를 뚜렷이 구분하기보다 둘 사이의 경계를 지워버린 뒤 기억할 만한 행위와 그렇지 않은 행위 사이의 경계선을 대신 그려 넣었다.

 

따라서 중세 사람들과 글에 대한 부르크하르트의 개인주의 이론을 조금 변형시켜서 르네상스 시대의 군인회고록과 그 저자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르네상스 시대의 군인회고록을 지배한 것은 저자의 개인적인 정체성이 아니라 전사 귀족이라는 집단적인 정체성이었다.

 

전사 귀족 개개인의 개인사는 귀족적인 역사의 맥락 속에서만 의미를 지녔으며, 귀족적인 역사는 전사 귀족의 삶을 중심축으로 삼은 일종의 귀족적인 ‘계급의식’이었다.

 

자신의 것이든 남의 것이든 명예로운 행동을 기록하는 것이 ‘우리’가 누구인지를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마르크스주의 속의 프롤레타리아 계급처럼, 전사 귀족은 자신의 행동만으로 자신을 규정했으므로 어느 정도 자신으로부터 소외되어 있었다.

 

그는 ‘계급’ 역사에 대한 폭넓은 인식을 가져야만 자신을 귀족으로서 온전히 인식할 수 있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군인회고록은 이런 폭넓은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이 역사인식은 귀족 개개인의 개인사와 역사를 전혀 구분하지 않고 그들 각자의 개인사를 집단적인 이해관계의 문제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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