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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의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 - 유발 하라리

Chapter 8.7. 역사와 개인사의 차이점을 지우다.

역사와 개인사의 차이점을 지우다

 

르네상스 시대 군인회고록 저자들은 추상이나 경험보다 실체가 있는 사실을, 기억할 만한 행동을 이해하기보다 기리는 것을, 그런 행동과 사건의 인과관계와 영향보다 내재적인 가치를 우선했다.

 

따라서 르네상스 시대 군인회고록은 역사에 대해서든 개인사에 대해서든 인과관계로 연결된 유기적인 과정, 즉 차후에 미친 영향이나 본보기적인 가치에 따라 여러 사건들의 위치가 결정된다는 주장을 거부했다. 르네상스 시대의 대다수 군인회고록 저자들에게는 개인사와 역사가 정확히 똑같은 것이었다.

 

생생한 실체가 있고 기억할 가치가 있는 사실과 일화의 집합이자 결말이 열려 있다는 점이 똑같았다. 여기에 실린 사실과 일화는 대개 명예로운 행동이었으며, 그들이 지식, 의욕, 교훈을 주거나 인과관계를 밝혀주기 때문이 아니라 내재적인 가치 때문에 기억할 만하다고 평가받았다.

 

다시 말해서, 회고록에서 역사와 개인사가 단순히 비슷한 수준이 아니라 똑같은 것이었다는 뜻이다.

 

무엇이든 ‘삶’을 구성하는 것은 당연히 역사의 일부가 되었으며, 역사의 일부가 될 수 없는 것은 ‘삶’의 일부도 될 수 없었다.

명예로운 일화를 서술하는 것은 곧 역사이자 개인사였다. 르네상스 시대의 문헌과 20세기의 군인회고록을 비교해보면 이 점을 가장 잘 알 수 있다. 또한 현대 독자들이 회고록에 역사와 개인사를 구분하는 이분법을 적용하게 만드는 요인이 무엇인지도 확실히 알 수 있다.

 

20세기의 회고록 저자들은 실체가 있는 사실보다 추상과 경험을, 내재적인 가치보다 인과관계와 차후의 영향을 더 우선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20세기 회고록 저자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현실은 실체가 있는 행동으로 이루어진 현실이 아니다.

 

그들에게 궁극적인 현실은 두 가지가 있는데, 둘 다 실체와는 거리가 있다. 먼저 추상적인 인과관계로 엮인 역사가 있다. 이 역사의 주인공들도 추상적인 세력이며, 이 역사의 기초가 되는 것은 추상적인 현상과 상황이다. 두 번째 궁극적인 현실은 주로 심리적인 내면의 힘과 관련된 경험과 인과관계로 이루어진 개인사이다. 이 개인사의 기초가 되는 것은 심리적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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