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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옥편> - 김성곤

Chapter 1.말에 문채가 없으면 멀리 이르지 못한다

 

“말에 문채가 없으면 멀리 이르지 못한다 言之無文, 行而不遠.”

 

리더가 사용하는 언어의 영향력을 가리키는 공자의 조언이다.

조직에서 리더의 말이 빛나지 않으면 그 영향력이 조직 내에 두루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리더가 자신이 사용하는 말과 글의 문채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자
 

전통적으로 중국 리더들은 고전에서 자신의 말과 글을 빛내줄 재료를 찾았다. 이른바 문사철 文史哲 고전으로 문학은 당시 唐詩를 비롯한 역대 시가의 뛰어난 시구를 인용했고, 철학은 《논어 論語》나 《도덕경 道德經》처럼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가경전과 제자서 諸子書의 경구를 인용했다. 역사는 《사기 史記》나 《한서 漢書》 같은 역사서에 나오는 고사성어를 자주 활용했다. 이런 전통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중국 정치 지도자가 인용한 시구나 경구, 고사성어가 종종 화제가 되기도 한다.

 

중국의 오랜 역사 속에서 생겨난 고사성어는 그 분량이 방대하고 내용이 다채롭기 그지없다.

고사성어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인상 깊은 교훈을 짧은 글에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말이 힘을 얻고 글이 깊어진다. 이것을 ‘말은 간단하지만 뜻은 충분하다’라는 뜻의 성어 언간의족 言簡意足이라 표현하는데, 전통적으로 중국 리더의 화법은 언간의족을 지향했다.

 

같은 한자 문화권인 우리도 이 고사성어를 공유하고 활용함으로써 말과 글을 풍요롭게 해왔다. 이 책은 고사성어에 전통적인 문사철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고사성어 소개가 중심이지만 때로 시구를 인용해 보충설명을 했고 경전이나 제자서의 구절로 방점을 찍었다. 가장 이상적인 서술방식은 먼저 시구로 주제를 제기하고 고사성어로 본론의 줄기를 만든 다음 경전과 제자서의 경구로 마무리하는 식이다.

되도록 이 같은 방식으로 글을 구성하고자 했으나 다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분명한 것은 누구든 이러한 문사철개념을 잘 활용해 시로 주제를 에둘러 제시하거나 역사고사로 내용을 흥미롭게 전개하면 혹은 철학서로 마무리해 인상적으로 결론을 내리면,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잘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SERICEO의 요청으로 진행하고 있는 강의를 토대로 했다. 처음에는 20회를 목표로 매회 7~8분 분량의 강의를 시작했는데, 어느새 80회를 넘기고 있다. 그만하자는 말이 없으니 반응이 예상보다 괜찮은 모양이다. 《리더의 옥편》이 처음 나온 것은 2014년 9월이다. 당시 총 30편의 강의를 한 권으로 엮었는데 책의 두께가 얇아 아쉬움이 많았다. 그 뒤로 새로 강의가 이어지면서 원고가 쌓였고 두 배의 분량으로 개정증보판을 출간하게 되었다. 총 60회 분량의 강의 내용을 담았는데, 강의 시간제한 때문에 생략한 내용을 살리고 강의 주제와 관련된 고사성어를 보충해 깊이를 더했다.

책이 두툼해지니 비로소 책같은 느낌이 든다. 강의 내용은 본시 별도의 순서나 체계 없이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뽑은 것이지만 한 권의 책으로 구성하려다 보니 독자의 편의를 위해 분류가 필요했다. 그래서 전체 내용을 8강으로 나누어 유사한 고사성어를 한데 묶었다. 제1강은 조직 경영에 필요한 인재 발굴과 관련된 것이고, 제2강과 제3강은 조직에 해를 끼치는 행위나 세력을 경계하는 내용이다. 제4강은 눈앞의 이익과 장래의 손해를 가리는 법을 담았으며, 제5강은 조직 경영에 참고할 몇 가지 원리를 다루고 있다. 제6강은 위기를 헤치고 나아가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며, 제7강은 리더의 일상생활을 소재로 삼았고, 제8강은 조직이 성공하는 데 필요한 리더의 태도와 비전을 조언하고 있다.

 

《논어》의 마지막 구절은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 不知言, 無以知人”는 공자의 말이다.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말을 알아야 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사람을 보다 깊이 이해하도록 해줌으로써 결과적으로 조직의 효율적 경영을 고민하는 리더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2018년 10월

김 성 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