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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규

<조선반역실록> 박영규 작가님 독자와의 10문10답

<조선반역실록> 박영규 작가님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2017.09.15

 

<조선반역실록> 박영규 작가님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1. 이수연

-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 마음가짐은 어때야 할까요?

- 역사는 성공한 정권에 의해 다르게 평가되지 않나요? 그것을 구별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역사의 기록은 항상 기록하는 자의 입장이 들어가게 마련입니다. 예컨대 조선왕조실록은 이성계가 공양왕을 내쫓고 즉위한 것에 대한 당위성과 정당성을 중심으로 서술할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그 반대의 입장에 서보는 노력이 항상 필요합니다. 고려 왕조의 입장에서 이성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 당시 백성들의 입장에서는 이성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 정몽주와 같은 고려 개혁파의 입장에서는 역성혁명파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의문을 품어보는 방법도 좋을 것입니다. 결국, 객관성이란 다양한 시각을 통해서 확보는 되는 것이니까요.

 

 

2. 남애균

박영규 작가님의 조선반역실록을 꼭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제가 알기로 조선시대의 대표적 반역 인물로 허균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지배계층의 입장에서 본 반역 인물이지요. 하지만, 제가 볼 때는 허균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개혁사상을 가진 인물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신분 차별이 엄격하던 그 시절에 벌써부터 신분 차별 철폐 사상을 개진할 정도였으니 말이지요.

 

아무튼 이 도서는 정사에만 경도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시각으로 역사 읽기를 가능케 해주는 도서가 될 것 같습니다. 궁금한 점은 허균의 개혁 운동이 정말로 성공을 거두었을 경우 그 후의 조선 역사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하는 점입니다. 작가님의 생각은 어떨지 정말 궁금합니다.

 

사실, 허균이라는 인물은 <홍길동전>으로 인해 다소 지나치게 혁신적인 인물로 인식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홍길동전>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는 아무도 그 저자를 알 수 없었습니다. <홍길동전>의 저자가 허균이라고 기록한 책은 이식의 <택당집>입니다. 그러나 <택당집>의 기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홍길동전>의 저자를 허균이라고 확신할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홍길동전>의 내용 속에는 숙종 대 인물인 장길산이 등장하는데, 이는 <홍길동전>이 숙종 대 이후에 저술되었거나, 또는 누군가에 의해 가필되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홍길동전> 때문에 허균이 혁신적인 인물일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는 발상입니다.

그렇다고 허균의 사상과 <홍길동전>에 나오는 사상이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닙니다. 허균은 <엄처사전>, <남궁선생전>, <손곡산인전> 등 여러 한문소설을 썼는데, 그 속에도 홍길동처럼 탐학한 지방관들을 응징하는 내용들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또 허균이 쓴 <유재론>이나 <호민론>에서도 혁신적인 사상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때문에 허균이 혁신적인 인물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개혁 운동을 전개하지는 않았습니다. 허균에겐 그만한 힘이 없었으며, 그를 따르는 무리도 많지 않았습니다. 다만 서얼 차별을 철폐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은 맞을 것 같습니다. 칠서의 난을 일으킨 서양갑 등과 친분이 두터웠던 것도 그 점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광해군이 즉위한 이후로 서얼 차별에 대한 말들이 세간에 떠돌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또 임진왜란 이후에 서얼의 차별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허균이 서얼차별철폐운동 같은 것을 진행했던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허균의 개혁 운동이 실제로 벌어지지 않았으니, 이것이 시행되었을 리도 없지요. 서얼차별철폐운동은 훗날 영조 대에 가서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정조 대에 이르면 실제 정책으로 시행되기도 합니다.

 

 

3. dssy****

반역의 역사라는 듣기에는 조금 거북한 역사의 진실인데, 이런 사건을 일으킨 인물과 진압한 인물들에 대한 기록은 어떤 식으로 혹은 자세히 사실대로 기록을 했는지 궁금하군요. 기록이 조작이나 날조된 사실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반역 인물에 대해서는 좋지 않게 기록하기 마련입니다. 예컨대, 반역자로 죽은 정여립에 대해서도 그의 어린 시절의 성정과 인간성을 매우 좋지 않게 기록하고 있으며, 이런 내용은 야사와 정사에 똑같이 기록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날조되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날조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면 모든 반역자에 대해서 정여립과 같은 방식으로 비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4. Mark Oh

박영규 작가님, 정말 드라마틱한 놀라운 반역의 역사에 저도 정말 놀라고, 심장이 철렁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반역이라는 것은 역사의 해석에 따라서 다양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서 또 묘한 감정이 함께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님께서는 어떤 반역이 가장 최고의 반역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많은 반역의 역사적 장면 중에, ‘이 부분은 꼭 한번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는지, 있다면 알려주시면 정말 좋겠습니다. ^^ 또한 TV에서 여태껏 반영된 무수한 궁중 사극물 중에서 어떤 작품을 좋아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좋은 저서 출간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제시한 12개의 반역 사건 중에 드라마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은 정여립 사건 하나뿐인 것 같습니다. 나머지 사건은 어떤 형태로든 모두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정여립 사건은 대동계를 주축으로 새로운 틀을 짜서 이야기를 만들어 넣는다면 제법 재미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본 궁중 사극 중엔 ‘정조 이산’이 재미있었습니다. 지나치게 광범위하지 않게 만들었고, 당시의 정치 쟁점의 핵심을 잘 드러낸 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거기에 사랑 이야기까지 보탠 덕에 시청자들의 눈을 매료시킬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5. 장지희

조선반역실록 조선시대의 '반역'을 다룬 이 책은 역사의 반복, 그에 대한 감정이입이 잘 되어 있어서 흥미롭게 읽혔어요. 역사서로서의 기능 이외에도, 제가 전혀 알지 못했던 요소들을 제삼자의 입장에서 참신하게 해석하여 풀어간 이야기를 읽는 것 또한 즐거움을 만끽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피를 수반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념 아래 스러진다는 점에서 그동안 반역이라는 단어는 위험하다고만 부정적으로 생각해왔어요. 하지만 ‘과연 반역이 없었다면 세상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는 스위치를 켜주어 감사합니다.

여기서 작가님께 질문하고 싶은 것은, 이 책은 흔하게 접할 수 없었던 인물과 사건을 다루고 있어 좋았는데요, 그 많은 반역 사건들 중에, 이 12개의 사건을 골라낸 특별한 작가님만의 기준이 있었다면 무엇일까 너무나 궁금합니다!

 

이 책에서 반역 사건을 다룰 때 몇 가지 기준을 세웠습니다. 첫째는 중종반정과 인조반정처럼 반정으로 규정된 것은 제외하고, 둘째로 홍경래의 난이나 진주민란, 동학동민혁명 같은 민란은 반역으로 규정하지 않는 것, 셋째 갑신정변과 같이 노선 다툼에서 비롯된 정치 사건을 반역으로 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 세 가지 원칙을 대입한 후, 반역 사건이 아닌 데, 반역으로 몰려 죽은 경우는 이 책에서 다룬다는 것이었습니다.

 

 

6. 김화평

안녕하세요~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저는 반역과 혁명은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반역은 기존 정치체제 안에서 권력의 이동을 의미하지만, 혁명은 완전한 형태의 체제 전복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반역은 기존 틀 내에서의 개선 및 개혁을 수반하지만, 혁명은 역사적 발전 혹은 시대정신의 급격한 발전을 수반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설국열차 식의 정권 교체의 요소뿐만 아니라 역사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혁명적 요소를 조선 반역 사례들을 통해 알고 싶은데요. (혁명적 요소는 정치적 자유, 경제적 평등, 사회구조, 인권, 사상 등의 발달입니다.) 혹시 위와 같은 혁명적 요소들을 내포하는 조선 반역 사례들을 알 수 있을까요?

 

반역 사건으로 치부되고, 그 사건의 주모자를 반역자로 처단했지만 실제론 혁명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건은 동학농민혁명이지요. 이 사건을 흔히 동학혁명 또는 갑오농민전쟁이라고 부르곤 하는데, 사실 동학 교도가 중심이 된 농민들의 민란이었고, 이것이 처음엔 성공했기 때문에 동학 농민혁명으로 부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홍경래의 난도 일종의 혁명을 시도하다 실패한 사건이지요. 도탄에 빠진 민생을 해결하고 신분 차별을 해소하려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겠다는 뜻을 가졌으나 힘이 미약하여 실패한 사건이죠.

 

 

7. 김빛나

-국호가 바뀌거나 반역으로 왕이 바뀌면 글도 잘 모르는 백성들에게 어떤 식으로 알렸나요? 민심도 얻어야 하고 널리 지방까지 제대로 알릴 방법이 뭐가 있었을까요?

-조선시대로 딱 한번 갈 수 있다면 누구를 가장 만나보고 싶으신가요?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면 재밌겠다 싶은 조선사가 있으신가요?

 

나라에서 백성들에게 알리는 방법은 훈민정음 반포 이전에는 이두로 방을 붙여 알렸고요, 훈민정음이 창제된 이후에는 훈민정음으로 알렸습니다. 지방까지 알리기 위해서는 각 지방에 파발을 띄워 지방 수령에게 왕의 명령을 전달하게 하거나, 직접 중앙에서 왕의 뜻을 담은 글을 만들어 지방 관아에 보내 백성들에게 알리도록 했습니다.

조선시대로 딱 한 번 갈 수 있다면 마지막 전투를 앞둔 이순신 장군을 만나고 싶습니다. 당시 그의 복잡한 심정과 임진왜란에 대한 그의 견해를 듣고 싶은 까닭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 조선사는 워낙 많지 않나요? 앞의 질문에서 정여립의 난에 대해 재조명해보는 드라마가 어떨까 하고 대답한 바 있습니다.

 

 

8. 이상직

500년이라는 조선의 역사는 자료가 정말 방대할 텐데 정확한 고증을 확인하는 작업과 작가님의 생각과 함께 글을 집필하시는 작업, 2가지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든 작업인가요?

 

자료를 확인하고 고증하는 과정이 훨씬 오래 걸립니다. 집필의 순서를 보면 우선 기획이 먼저 이뤄지고, 다음으론 그 기획의 현실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 후, 구성을 짭니다. 그리고 집필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한 뒤에 집필에 착수합니다. 물론 집필 중에서 구성은 조금씩 바뀌기도 하고, 기획의 방향도 조금씩 틀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집필 과정에서 고증 작업을 함께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료에 대한 지식이 있었야 합니다. 말하자면 공부가 되어 있어야 이 과정들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완벽한 공부를 전제를 하지는 않습니다. 집필하면서 공부를 곁들이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9. 김길화

보통 무거운 주제로 다른 작가님들은 힘들어서 안 하시는데 박영규 작가님은 어떤 계기로 조선의 반역이라는 내용을 집필하셨나요? 그리고 이 주제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저는 지난 20여 년 동안 우리 역사에 대한 통사 만들기에 주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 작업이 끝났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통사를 전혀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역사란 어느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니까요. 결국 역사관이라는 객관적일 필요가 있고, 객관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다양한 해석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반역이라는 주제는 그 다양한 해석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허기행

 박영규 작가님의 조선반역실록, 매우 색다른 소재의 도서라는 생각이 들게 되네요. 지금까지는 주로 정사의 역사서를 접해왔었는데, 이런 유의 색다른 시각의 역사서도 충분히 음미를 해 볼 가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 국사 교과서를 접하다 보면, 역사학자들마저 조선 기득권층의 입장만 대변하는 모습을 많이 봐 왔다고 사료됩니다. 하지만, 홍경래로 대표되는 민란자들, 임꺽정이나 장길산 등으로 대표되는 의적들 모두 그 나름대로는 충분히 타당한 이유가 있었기에 그런 입장 내지는 행동을 표출했다고 여겨지네요. 저는 그래서 우리의 국사 교과서도 지나치게 기득권층 입장 일변도로만 서술할 것이 아니라 그에 반기를 든 사람들의 입장도 충분히 감안을 해서 국사서를 균형감 있게 기술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한 작가님의 견해는 또 어떨지 많이 궁금해지네요.

 

역사서는 다양한 만큼 기득권층의 입장에서 바라본 책도 있고, 반대로 피지배층의 입장에서 바라본 민중사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국사 교과서를 어떻게 서술해야 하는가에 관한 문제는 이제 좀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일차적으로 한국사 교과서 한 권에 우리 역사를 욱여넣어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방법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국정교과서는 말할 가치도 없고, 검정 교과서라고 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사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책이 역사 교과서입니다. 너무나 재미있는 내용들을 가장 재미없게 만들어서 강제로 읽게 만들고 그것도 모자라 시험 문제로 출제하니까요.

사실, 역사 교과서는 어떤 분야를 다룰 것인지만 간단하게 쓰고 그 방향성만 제시하는 수준으로 만들어져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10권, 중학교 20권, 고등학교 20권 정도의 역사 필독서를 정해 이 책들을 읽고 토론한 후, 아이들이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다음,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내용에 대해 리포트를 쓰는 방식으로 테스트를 대신하거나 또는 몇몇 사건을 집중적으로 조사하여 발표하는 방식으로 테스트를 대신하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책을 선정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방안이 필요하겠지만, 역사 교사 모임에 맡겨둬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