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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 미래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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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묵상, 제1조

헌법의 주어는 무엇인가

저자 이국운
브랜드 김영사
발행일 2017.05.18
정가 10,000원
ISBN 978-89-349-7799-5 03300
판형 124X190 mm
면수 184 쪽
도서상태 판매중
종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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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책소개

 

헌법학자 이국운 교수가 제시하는, 헌법 1조의 새로운 독법!

새로운 시작, 이제 광장을 떠나 일상으로 복귀하는 모든 자유인에게 건네는 시민교양서

 

지난 계절, 우리는 시민들이 헌법 1조를 소리 높여 ‘노래’하는 신비로운 현상을 목격했다. 짤막한 그 두 문장을 노래할 때 흐르던 전율과도 같은 감동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헌법이라는 건조한 텍스트가 우리에게 감격, 나아가 기쁨을 불러일으키는 까닭은 무엇인가? 도대체 헌법이란 무엇이기에? 헌법 1조에 등장하는 민주공화국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 대한국민이 애당초 헌법에 담고자 한 이야기는? 그리고 헌정 70년, 우리가 개정 헌법에 담아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 대한국민’의 자유에 관한 근원적 사유, 그리고 민주공화국 프로젝트의 전진을 위한 사색을 담았다.

 

책 속에서

 

사람이 하는 생각에는 하는 생각, 즉 의도적으로 추진하는 생각이 있는가 하면, 나는 생각, 즉 의도하지 않아도 어딘가에서 덮쳐와 자꾸만 스멀스멀 피어나는 생각이 있다. 헌법 묵상은 전자의 생각보다는 후자의 생각에 가깝다. 광장에 남겨진 자유 시민들의 공유된 말은 지금도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다. 그 말을 헤아려 귀 기울여 듣고 깊은 생각에 잠기는 것이 헌법 묵상이다. 헌법 묵상은 광장에 남겨진 자유 시민들의 말을 묵상하는 가운데 그들의 목소리, 그 눈빛, 그 몸의 현존 가운데로 나아간다. _19쪽

 

그러므로 헌법 1조의 첫 문장은 비유컨대 ‘우리 대한국민이 대한민국의 왕이다!’라는 문장으로 해석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그것은 오히려 ‘우리 대한국민 가운데는 더 이상 왕이 없다!’는 문장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이렇게 읽을 때에만, 탈출-광야-똘레랑스를 잇는 자유의 순차적 누적이 오롯이 살아날 수 있다. 헌법 1조의 첫 문장은 우리 대한국민이 스스로를 주권자로 내세우는 주권자 선언이 아니라 우리 대한국민이 서로를 주권을 가진 신성한 몸으로 받아들이는 시민 선언이다. _62쪽

 

흔히 대통령직선제는 최고 권력의 향배를 유권자가 직접 결정함으로서 민주정치의 실현에 유리하다고 여겨지지만, 이는 근본적으로 오해에 가깝다. 대통령직선제의 정확한 의미는 의회와 대통령을 별도의 선거로 구성함으로써 민주적 정당성을 둘로 나누어 관리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대통령직선제는 일종의 패자부활전을 제도화하는 효과를 가진다.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정치세력에게도 의회선거를 통해 차기를 노릴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기 때문이다. _120-121쪽

 

대중은 언제나 사랑을 노래할 뿐이며, 어쩌다 한 번, 아주 어쩌다 한 번 혁명을 노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리는 생각해왔다. 하지만 대한민국 헌정사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 민주공화국 프로젝트가 좌절될 상황이 벌어졌을 때, 각자의 처소를 떠나 스스로 광장에 모인 평범한 사람들은 각자의 사랑 노래들을 그대로 둔 채로 갑자기 혁명이 아니라 헌법을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헌법을 노래하는 이 차원은 과연 어디서 돌출한 것인가? 그 의미는 도대체 무엇인가? _154쪽

 

헌법이란 무엇인가?

광장에 남겨진 자유 시민들의 공유된 말은 지금도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다. 우리 또한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선 자유 시민들인 까닭에, 이곳에 남겨두어야 할 공유된 말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로 하여금 말하게 하려고 그 자유 시민들이 먼저 걸어온 말에 대하여 이제는 우리도 말을 걸어 우리의 말을 남겨놓을 수 있다.

헌법은 타자에게 말 걸기이다. 서로를 위하여 서로가 서로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는, 이 말 걸기의 유쾌한 섞임, 그것이 바로 헌법이다. 그러므로 헌법은 그 자체가 원래부터 즐거운 청유이다. 헌법이라는 즐거운 청유! _159쪽

 

그러던 중 나는 우리 헌법이 주어를 가진 문서라는 사실을 새삼 발견하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적어도 헌법학에 관한 한, 실정법학자들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객관 문체는 기실 거대한 따옴표 속에 있는 문장들의 특징일 뿐이었다. 따옴표 안의 문장들은 당연히 그 문장들을 발화하는 따옴표 바깥의 말하는 주체, 즉 헌법의 주어의 입장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또한 그 주체가 발화의 상대방과 형성하는 다양한 콘텍스트를 전제로도 재해석되어야 한다. 실정법학의 객관적 글쓰기가 없애버린 주체와 그 상대방을 드러내지 않으면, 거대한 따옴표 안의 헌법 조문들은 제대로 해석되지 않는다. _180-181쪽

 

  • 이국운 (저자)

한동대학교 법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정치적 근대화와 법률가 집단의 역할〉이라는 논문으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부터 한동대학교에서 헌법, 법 정치학, 정치사상 등을 가르치고 있으며, 〈공화주의 헌법이론의 구상〉, 〈사법개혁의 정치학〉, 〈현대 헌법이론에서 타자의 복권〉, 〈프로테스탄티즘과 입헌주의〉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 분야는 헌법이론, 헌정사, 법률가 정치, 기독교 정치철학 등이고, 최근에는 헌법학을 시민 정치의 토대로 만들려는 사명감에서 대한민국 헌법전을 '깊이' 읽는 작업에 열정을 쏟고 있다. 사법개혁 운동과 지방분권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고, 2015년에는 한국헌법학회의 ‘지방분권형 헌법개정안'의 연구책임자로 일하기도 했다. 단독 저작으로 《헌법》, 《법률가의 탄생》이, 공저로 《로스쿨과 법학교육》,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 등이 있고, 역서로 스티븐 브라이어의 《역동적 자유》, 마이클 왈저의 《출애굽과 혁명》을 냈다. 포항의 바닷가 마을에서 아내, 네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하나 / 헌법 묵상

둘 / 헌법의 주어는 무엇인가

셋 / ‘우리 대한국민’의 자유

넷 / 똘레랑스는 어디서 오는가

다섯 / 주권인가, 헌정권력인가

여섯 / 민주공화국

일곱 / 대한민국 프로젝트 1–948년 헌법

여덟 / 대한민국 프로젝트 2–987년 헌법

아홉 / 헌법을 노래한다는 것

열 / 헌법 1조 개정(改正)론

 

에필로그 

지난 계절, 우리는 시민들이 헌법 1조를 소리 높여 ‘노래’하는 신비로운 현상을 목격했다. 짤막한 그 두 문장을 노래할 때 흐르던 전율과도 같은 감동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헌법이라는 건조한 텍스트가 우리에게 감격, 나아가 기쁨을 불러일으키는 까닭은 무엇인가? 도대체 헌법이란 무엇이기에? 헌법 1조에 등장하는 민주공화국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 대한국민이 애당초 헌법에 담고자 한 이야기는? 그리고 헌정 70년, 우리가 개정 헌법에 담아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 대한국민’의 자유에 관한 근원적 사유, 그리고 민주공화국 프로젝트의 전진을 위한 사색을 담았다.

 

헌법학자 이국운 교수가 제시하는, 헌법 1조의 새로운 독법!

새로운 시작, 이제 광장을 떠나 일상으로 복귀하는 모든 자유인에게 건네는 시민교양서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태와 스무 차례에 걸쳐 계속된 사상 최대 규모의 촛불 집회, 대통령 탄핵안 국회 가결,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 그리고 장미 대선과 새 대통령 취임까지, 지난 가을부터 최근까지 한국 사회에는 중요한 정치적 사건들이 숨 가쁘게 이어졌다. 그리고 한편의 드라마 같은 그 일들의 중심에 ‘헌법’이 있었다. 전임 대통령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는 판단을 내렸고, 새로 선출된 대통령은 헌법에 기록된 문장을 읽으며 취임 선서를 했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헌법 제1조를 끊임없이 상기하며 공화국과 민주주의의 미래를 염려했다. 한동안 헌법은 그렇게 우리와 가까이 있었다.

 

헌법 1조를 읽을 때 발생하는 감격, 그 기쁨의 이유를 찾아서

놀라웠던 것은 ‘헌법’이 발화되는 그때, 말하는 이와 듣는 이에게 어떤 벅차오르는 느낌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감격 또는 기쁨의 이유는 무엇인가? 저자에 따르면, 헌법이 주어를 가진 문서이기 때문이다. 헌법 자체의 주어가 헌법 1조의 문장에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말이 그러하듯 헌법 또한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하는 말이 아닐 수 없고, 그 같은 발화구조 안에서 해석하자면, 헌법 문서는 ‘거대한 따옴표’ 안에 들어 있는 말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헌법 전문에 나타나는 ‘우리 대한국민’이 서로에게 하는 말, 그것이 헌법이다. 책은 헌법 텍스트의 안과 밖을 오가며, 논리적·역사적 상상과 사유를 과감하게 전개하면서, 헌법이란 다른 게 아니라 우리 ‘자유시민들의 공유된 말’임을 보여준다. 헌법을 이렇게 읽을 때 우리는 헌법 1조를 ‘국가의 국체 혹은 정체를 서술하고 국민주권론 혹은 주권재민의 원리를 설파하는 것’으로 무미건조하게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 대한국민 사이에서 살아 생동하는 헌법을 경험할 수 있다.

 

“독자들에게 요청한다. 지금 당장 대한민국 헌법 1조를 발화자인 우리 대한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동료 대한국민 앞에서 소리 내어 읽어보시라. 무엇이 다른가? ... 헌법의 주어의 위치에서 헌법 1조를 읽으면, 어떤 감격이 솟아난다. 이 감격은 대한민국 헌법이라는 문서에 대한 친밀감이며 그 내용에 관한 책임감이고 또한 동시에 그것을 함께 고백하는 동료들, 즉 다른 대한국민에 대한 경의(敬意)이다. 바로 이 친밀감, 이 책임감, 이 경의,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합한 감정으로서의 감격을 고리로 삼아 대한민국 헌법은 항상 우리 대한국민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되살아날 수 있다.” _155쪽

 

헌법 생각에 잠기다, 헌법 1조 묵상

부제 ‘헌법 묵상, 제1조’에서 보듯, 이 책은 헌법 1조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 두 문장에 담긴 우리 대한국민의 풍성한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서술했다. 헌법 조문을 하나하나 해설한 수험서는 많고, 교양서도 왕왕 찾아볼 수 있었지만, 이렇게 헌법 제1조만을 오롯이 들여다본 책은 없었다. 이는 헌법 1조가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면서, 우리로 하여금 끝없이 사유하게 하기 때문인데, 저자가 이것을 헌법 ‘묵상’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은 책이지만, 사실 여기엔 저자의 10년에 걸친 묵상과 사색이 단단하게 결정(結晶)되어 있다. “2008년 초여름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헌법 1조를 노래하는 현장을 목격한 이후” 저자는 “대한민국 헌법의 첫 두 문장에 대하여 나름의 묵상을 거듭해왔다. 그러다 보니, 우리 대한국민의 자유에 대하여, 똘레랑스에 대하여, 헌정권력이라는 새로운 개념에 대하여, 그리고 민주공화국이라는 프로젝트의 논리와 방향과 경험에 대하여, 어느 정도 묵상의 결과가 모였고, 이번 기회에 작은 책으로 묶을 수 있었다.” 헌법 정신을 담은 이 책이, 독자들에게도 나름의 묵상을 촉발하고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미완, 민주공화국 프로젝트의 전진을 위하여

‘헌법의 주어’를 물으며 시작한 책의 내용은 ‘우리 대한국민’이 자유를 실현해가는 여정, ‘주권’과 ‘헌정권력’에 관한 담론을 거쳐 ‘민주공화국’에 대한 고민으로 나아간다. 대한민국은 우리 대한국민이 감행한 ‘민주공화국 프로젝트’의 현실태라고 할 수 있는데, 책에서는 1948년 제헌헌법과 1987년 헌법의 제정/개정 배경과 경위, 핵심 쟁점들을 짚어가면서 대한국민의 ‘민주공화국 프로젝트’가 어떠한 걸음을 걸어왔는지를 상기시킨다. 저자가 주목하는바 제헌헌법은 ‘민주공화국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헌법적 시민들을 양성하는 일’에 지대한 관심을 지니고 있었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몇 가지 장치를 가지고 있었다. 한편 1987년 헌법은 몇 가지 점에서 민주공화국 프로젝트의 진전을 보이기도 했으나 위의 제헌헌법의 정신이 희박해진 것도 사실이다. 두 헌법의 비교는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헌법 개정 논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앞으로의 개헌이 헌법 ‘개정(改定)’을 넘어 ‘개정(改正)’이 되도록 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사항에 대한 지적과 간략한 제안을 담았다. 저자는 사법개혁 운동과 지방분권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뿐 아니라, 특히 2015년에는 지방4대협의체에서 발주하고 한국헌법학회에서 수행한 지방분권형헌법개정안 연구의 연구 책임을 맡아 헌법개정안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한 저자의 제안이기에 더욱 귀담아들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