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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안록

저자 우치무라 간조
역자 양현혜
브랜드 포이에마
발행일 2016.04.07
정가 12,000원
ISBN 979-11-5809-045-6 03230
판형 137X197 mm
면수 232 쪽
도서상태 판매중
종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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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책 소개

 

자신의 유한성을 자각한 인간이 절대자 안에서 참 평안을 찾아가는 여정

- 무교회주의자 우치무라 간조의 영적 순례기

근대 일본의 대표적인 기독교 사상가이자 사회 사상가인 우치무라 간조의 대표작. 《기독신도의 위안》, 《회심기》와 더불어 일반 독자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구안록》은 저자가 저술가로서 애착을 가졌던 대표적인 작품이자 그의 기독교 신앙과 사상의 기초가 되는 속죄론을 자세하게 논한 책이기도 하다. 인간은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만일 그럴 수 있다면 그 길은 어디에 있는가? 우치무라 간조는 극적인 부흥회나 학문, 자연 관찰, 자선사업, 심지어 신학마저 그 해답이 될 수 없으며, 행복한 가정이나 쾌락, 낙관적 세계관 역시 죄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19세기 말, 과도한 합리주의적 시대정신과 미신적이고 맹목적인 신앙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정통적 기독교의 입장을 대변한 그의 속죄론은 지금 읽어도 명쾌하며 여전히 유효하다. 

 

 

책 속에서

인간은 저마다 불만을 가지고 있다. 사람은 부자가 되면 만족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부유해져도 그는 평안을 얻지 못한다. 착한 아내와 살면 만족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도 그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한다. 사람은 내면의 결핍을 인식하지 못한 채 늘 외부에서 만족을 찾는다. 자신의 적이 실은 자기 자신인데, 이를 알지 못하고 내면의 고통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다. 내 안의 싸움과 갈등은 어디에서 오는가. 내 육신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다(약 4:1). 그렇다. 창조 때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싸움과 갈등의 원인을 찾아보라. 그 모두가 욕심의 다툼이요, 자신의 불만을 타인에게 전가한 것이 아닌가. _ 13-14쪽

 

나는 위선자다. 살인자다. 간음하는 자다. 도둑질하는 자다. 이렇게 성서라는 전등으로 내 마음을 샅샅이 비춰보면 나는 하나님을 모독하는 자요 사람을 속이는 자다. 아, 차라리 성서의 말씀이 잘못된 것이라고 하라. 나는 그처럼 밝은 빛을 견딜 수가 없다. _ 23쪽

 

선행이 나를 교만하게 만들면 그 선행은 내 원수다.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자선이라는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거의 회복 불가능이다. 근신하라. 너, 고아원을 세워 하나님과 사람에게 봉사하고자 하는 자여. 세상이 당신의 자애심 알아주고 사심 없는 자선가로 칭찬할 때, 바로 그때가 무간지옥에 떨어질 수 있는 위험한 때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물질적인 것이 정신적인 것보다 더 인기 있는 시대에는 이런 위험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_ 54쪽

 

나는 죽음이 두렵지만 세상에는 이를 제거하는 방법도 있다. 내게는 하나님과 함께하려는 소망이 있고 동시에 그분에게 이르는 길도 있다. 세상에는 불만과 불행이 있다. 그러나 이를 넘어서는 기쁨과 만족이 있다. 세상에는 고통이 있다. 그러나 이를 치유하는 충분한 힘이 있다. 나는 기쁨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나는 정숙하고 안연하게 하늘이 주신 지성을 연마할 수 있다. 나는 위선과 신성모독의 위험 없이 자선사업에 매진할 수 있다. 잘 가르치고 잘 양육하려 했던 내 아내는 유쾌한 가정을 내게 선물한다. 그리스도의 애신주의(愛神主義)는 이타와 이기라는 두 가지 주의를 초월해, 남을 가장 이롭게 하면서도 나 자신을 가장 이롭게 하는 길을 내게 가르쳐준다. 나는 죄를 자각해 피할 수 있다. 나는 내게 부여된 사명이 하나님의 공의에 어긋나지 않는 줄 알기에 내 삶 전체를 걸고 그 사명을 받아들일 수 있다. 내가 갖고 싶은 것 중에 하늘이 내게 주지 않는 것이 없다. 창조는 결코 실패가 아니었다. 임마누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니 인생은 한번 살아볼 만하지 않은가. _ 159-160쪽

 

나는 평안을 얻는 길을 알았다. 그러나 길을 안다고 반드시 그 길에 들어선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은 나를 죄에서 구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앙 또한 하나님의 선물이다(엡 2:8). 나는 믿어서 구원을 얻을 뿐 아니라 믿어졌기에 구원을 얻었다. 여기까지 이르니 내게는 스스로를 구할 힘이 전혀 없었음을 깨달았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내 믿음마저도 하나님께 구해야 한다. _197쪽

 

 

 

  • 우치무라 간조 (저자)

일본의 대표적인 기독교 사상가이자 사회 사상가. 메이지유신 100주년을 맞아 ‘일본 근대화의 발전에 기여한 20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바 있다. 1877년 삿포로 농학교에 들어가 1881년 수석으로 졸업했고, 1884년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이니아주립 지적장애인 시설의 간호부로 근무하다 이듬해 애머스트 대학교와 하트퍼드 신학교에서 공부했다. 1888년에 귀국하여 도쿄 제일고등학교의 교사로 재직하던 중 1891년 <교육칙어>에 대한 불경죄로 해직되었고, 이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1897년에는 일본 최대 일간지 <만조보万朝報>의 영문판 주필을 맡았으나, 1904년 러일전쟁이 일어나고 언론사가 정부의 기관지로 전락하자 사직하고 만다. 이후 <동경독립잡지>와 <성서 연구> 등을 통해 반전운동과 성서 연구에 매진하다 1930년에 세상을 떠났다.

"기독교 신앙의 유일한 근거는 성서일 뿐이며, 교회와 그 관습은 기독교를 담아내는 껍데기"라고 보았던 그는 무교회주의 기독교 사상가를 많이 길러내어 현대 일본 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김교신, 함석헌, 송두용, 최태용 등에게도 사상적 영향을 미쳤다. 저서로 《구안록求安錄》(1893), 영문으로 쓴 《회심기How I Became Christian》(1895) 외 다수가 있다. 

 

  • 양현혜 (역자)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를 졸업하고 도쿄 대학교 대학원에서 종교사학으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윤치호와 김교신》, 《빛과 소망의 숨결을 찾아》, 《근대 한일 관계사 속의 기독교》, 《김교신의 철학: 사랑과 여흥》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일본 사회의 인간관계》, 《기류민의 신학》, 《야스쿠니 신사》, 《동화의 숲에서 절대자를 만나다》 등 다수가 있다.

 

서문을 대신하여

 

제1부

1. 비탄_ 산다는 것

2. 마음의 분리_ 밝음과 어둠

3. 탈죄술(脫罪術)_ 죄에서 벗어나는 법

4. 신학교_ 악마의 가장 좋은 표적

5. 망죄술(忘罪術)_ 죄를 잊는 법

 

제2부

6. 죄의 원리_ 하나님을 떠나는 것

7. 기쁜 소식_ 그리스도의 부활

8. 신앙 이해_ 온전한 믿음으로

9. 낙원 회복_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10. 속죄 원리_ 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

11. 최종 문제_ 평안을 얻는 것

 

해제: 죄의 실재를 극복하는 법_양현혜 교수

우치무라 간조 연보

 

 

인간은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만일 그럴 수 있다면 그 길은 어디에 있는가?

- 무교회주의자 우치무라 간조의 영적 순례기

메이지유신 100주년을 맞아 ‘일본 근대화에 기여한 20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바 있는 우치무라 간조는 근대 일본 기독교의 대표적인 지도자로, 현대 일본 기독교계는 물론이고 일본 사회에도 큰 영향을 끼쳤으며, 나아가 김교신, 함석헌, 송두용 등 여러 기독교 지도자를 통해 우리 사회와 교계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그의 무교회 운동과 비전(非戰) 평화 운동이 그러했다. 아직도 종종 그의 교회론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그를 기독교와 교회를 부정한 인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는 교회라는 외형적 제도 때문에 초래될 수 있는 모순과 반기독교적 요소를 극복하고, 특별히 미국과 유럽 제국주의에 의해 변질된 기독교의 순수성을 회복하려고 노력한,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었다. 그의 무교회주의는 ‘무교파주의’ 또는 ‘무교단주의’에 가깝다 하겠다.

《구안록》은 《회심기How I Became Christian》(1895)와 더불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우치무라 간조의 대표 저작이자, 회심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초판이 간행된 것은 1893년 8월, 그의 나이 32세 때였다. 나중에 이 책으로 회심한 한 중국인의 이야기와 관련해 우치무라는 집필 당시를 회상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고베에 사는 광동 출신 중국인 모모 군은 일어에 능통한 사람이다. 그에 의하면, 지금부터 3년 전에 헌책방에서 《구안록》을 5전에 사서 읽고 난 후 자신의 죄를 깨닫고 기독교 신자가 되었다. 이후 같은 중국 동포들에게 전도하여 작은 교회를 하나 설립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나는 이러한 실험담을 듣고 생각했다. 신앙적 저술을 해야 한다고. 이 중국인과 같은 한 영혼을 구원할 수 있다면 내가 책을 쓸 때 기울인 노력은 다 보상받은 것이라고. 세상에서 열광적으로 환영받는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이런 사람 하나를 얻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 지금부터 26년 전 구마모토 시 다쿠마바루의 전나무 아래에서 오래된 중국제 가방을 받침대로 하여 쓴 이 책이 오늘날 이러한 열매를 맺게 되니 참으로 은혜이다. 감사, 또 감사!(1919년 1월 14일 일기) " -201쪽, 해제

 

우치무라 자신의 감회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구안록》은 우치무라가 저술가로서 애착을 가졌던 대표적인 작품일 뿐만 아니라 그의 기독교 신앙과 사상의 기초가 되는 속죄 신앙을 논한 대표적인 신학 저술이다. 《구안록》은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죄에서 벗어나 평안을 얻기까지 자기 인생 이야기를 중심으로, 2부는 ‘죄의 원리’, ‘기쁜 소식’, ‘신앙 이해’, ‘낙원 회복’, 속죄 원리’ 등 속죄론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끝으로, 우치무라 개인의 속죄 체험과 《구안록》의 내용, 그의 속죄론의 특징을 고찰한 양현혜 교수의 해제와 저자의 연보를 덧붙였다.

 

?구안록? 저술 배경

19세기 말 일본은 메이지유신과 함께 ‘기독교 금제(禁制)’가 풀리면서 수많은 해외 선교 단체와 다양한 교파의 기독교가 경쟁적으로 소개되었다. 그중에는 정통 기독교의 입장에서 볼 때 복음의 본질을 훼손하고 성서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것도 있었는데, 독일의 합리주의적 해석을 적극 도입한 자유주의 신학과 역사비평학 그리고 미국의 유니테리언교가 그랬다. 이들 신신학(新神學)은 그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 곧 인간 이성에 대한 절대적 신뢰에 근거한 합리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구원론에 있어서도 인간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적 초월성을 모두 제거하는 합리주의적 해석이 힘을 얻고 있었다. 이러한 경향에 맞서 정통적인 기독교 입장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이것이 초기 일본 개신교사를 달군 ‘신신학 논쟁’이었다. 우치무라 간조 역시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간의 원죄를 부인하고 정통적인 기독교의 속죄론을 부정하는 이들에 대응해 기독교에서 말하는 속죄란 무엇인가에 대해 분명히 하고자 했으며, 《구안록》은 그 결과물이다.

 

참 평안 찾아가는 여정

죄를 지어서는 안 되지만 죄를 짓는, 정결해야 하지만 그렇게 살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 무한한 영광과 무한한 타락 사이를 오가며 절망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무능함. 과연 인간은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만일 그럴 수 있다면 그 길은 어디에 있는가? 우치무라 간조는 기적적이고 극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부흥회로부터 시작해 학문에 몰두하거나 자연으로 눈을 돌려보지만 마음의 참 평안을 얻을 수 없었다. 목사도, 교회도, 학문도, 자연도 마음의 고통을 해결해주지 못하자 이타적인 사역을 통해 평안을 얻을 수 있는지 실험해보았다. 인간이 죄에 쫓기는 것은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성향 때문이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선한 일 또한 ‘마음의 평안을 얻는 기술(安心術)’로는 무익할 뿐만 아니라 도덕적 우월감을 갖게 하여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음을 절감한다. 끝까지 내려놓지 못했던 것, 곧 ‘목사만은 되지 않겠다’는 것 때문에 평안을 얻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여 신학교에 입학도 해보지만 더 절망하고 만다. 행복한 가정이나 쾌락, 낙관적 세계관 역시 우리의 죄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자기 삶을 통해 들려주면서(제1부) “우리는 하나님을 만날 때 비로소 안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우치무라 간조 속죄론의 특징

《구안록》의 해제를 쓴 양현혜 교수는 우치무라 간조 속죄론의 특징을 네 가지로 설명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에 나타난 신의 정의와 사랑의 관계를 균형 있게 강조한다는 점, 구원에서 인간의 전적인 무자격성과 신의 절대적인 주권을 강조한다는 점, 그의 구원론은 ‘만인 구원론’ 입장에 서 있다는 점(《구안록》에서 이 주제를 다루지는 않았다), 그리고 신의 은총에 의한 구원으로서의 타율과 그 결과로서 도덕적 삶을 사는 자율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우치무라의 속죄론은 과도한 합리주의적 시대정신에 매몰되지 않으면서도 맹목적이고 미신적 신앙에 치우치지 않는 정통적 기독교의 속죄론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속죄 없이 그리스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누 거품만으로 흑인이 백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만큼이나 허황된 믿음이라고 주장하며, 철저하게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을 강조하는 것도 그의 속죄론이 가진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