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정보

재미와 감동을 전하는 작은 책방을 마련했습니다.
한 바퀴 찬찬히 둘러보시면 아마도 내일 또 오고 싶으실 거에요.

대변동
NEW

신조협려 1~8 SET

저자 김용
역자 이덕옥
브랜드 김영사
발행일 2020.04.01
정가 102,400원
ISBN 978-89-349-8580-8 04820
판형 148X210 mm
면수 350 쪽
도서상태 판매예정

이 소설만큼 완전하고도 깊이 있는 이야기는 없다!

마력적인 재미와 풍부한 상상력으로 독자들의 뜨거운 찬사를 받은 작품

 

무협소설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었다는 평가와 함께, 전 세계 3억 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중국문학의 금자탑이라 불리는 신필(神筆) 김용의 대표작 《신조협려》 최신 완역판. 사부와 제자라는 금기를 깨고 완전한 사랑을 이루고야 마는 양과와 소용녀! 그리고 이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무림 고수들과 몽고의 무사들, 그리고 《사조영웅전》에 등장했던 곽정과 황용, 동사, 서독, 남제, 북개, 중신통까지. 나라와 민족의 이름을 걸고 펼쳐지는 의인 협객들의 영웅적 삶과 애정의 대서사시가 펼쳐진다. 대한민국에 무협 르네상스 시대를 연 고전 중의 고전!

 

 

책 속에서

 

“전진 문하의 제자 견지병(甄志丙)이 사부님의 명을 받들고 용 낭자를 뵈러 왔습니다.”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 걸로 보아 그는 금지 구역 밖에 서 있는 듯했다.

“누가 너를 찾아왔구나. 나가지 말거라.”

양과는 놀라고 화가 나 온몸이 떨려왔다.

“할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제가 실수로 사람을 죽였으니 그들이 저를 죽이려고 하면 죽으면 됩니다.”

양과는 큰 걸음으로 성큼 걸어 나갔다.

“내가 같이 가마.”

손 노파는 양과의 손을 이끌고 수풀을 건너 공터로 나섰다. 달빛 아래 예닐곱 명의 도사들이 진을 치고 있었고, 나머지 네 명의 도사들은 중상을 입은 조지경과 녹청독을 부축하고 있었다.

_ 1권 활사인묘 중에서

 

둥근 돌이 움직이자 빈 공간이 드러났다. 미세한 모래가 흘러나오더니 묘문 위에서 커다란 바위 두 개가 천천히 떨어졌다. 단용석이었다. 이 두 개의 단용석은 그 무게가 만 근이 넘는 거석이었다. 과거 왕중양이 이 묘를 만들 때 장정 100여 명의 힘을 모아 간신히 만들었다. 이제 묘문을 닫으면 이막수, 소용녀, 홍능파의 무공이 제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절대 살아 나올 수 없을 것이었다.

_ 2권 옥녀심경 중에서

 

그때 양과가 갑자기 철장으로 곽도의 엉덩이를 향해 휘둘렀다. 곽도는 몸을 돌려 피하면서 부채를 비스듬히 뻗는 동시에 양과의 정수리를 향해 바람과 같이 왼손을 날렸다. 부채는 허였고, 장이 실이었다. 곽도는 왼쪽 손바닥에 온힘을 모두 실었다. 이 한 번의 장력으로 양과의 머리를 날려버릴 작정이었다. 양과는 몸을 번뜩여 피하면서 손에 잡히는 대로 네모난 탁자를 곽도 쪽으로 밀었다. 그러자 곽도의 장력이 정확히 탁자 위로 떨어졌다. 탁자는 그 자리에서 두 동강이 났고 나무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모두들 곽도의 장력에 혀를 내둘렀다. 곽도는 눈에 핏발이 서리며 발로 두 동강 난 탁자를 차버린 후 양과의 뒤를 쫓았다.

_ 3권 영웅대연 중에서

 

“어머니, 양 대형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어머니는 지금도 석굴에 갇혀 계셨을 거예요. 양 대형이 어머니께 잘못한 일도 없잖아요. 은혜를 입었으면 갚아야죠. 그의 몸에 퍼진 독을 풀 방법을 알려주세요.”

구천척은 차갑게 웃었다.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원한이 있으면 원수를 갚아야 하고? 세상의 은혜와 원한이 그렇게 무 자르듯 분명하게 나누어진다더냐? 그러면 공손지는 내게 은혜를 갚은 것이냐?”

_ 4권 협지대자 중에서

 

‘상황이 위급하니 무고한 백성을 죽일 수도 있다. 아무리 위급하다 한들 무고한 백성을 죽일 수는 없다.’

곽정은 현재 적에게 둘러싸여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만약 백성을 향해 활을 쏘았다면 비록 백성이 죽긴 하겠지만, 몽고군의 공격을 받지는 않았을 거야. 백부님이 지금 저곳에서 위험에 처한 것은 모두 무고한 이들을 죽이지 않기 위해서야. 백부님은 저 백성들과 무슨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자신의 목숨을 걸고 저들을 지키려 하고 있다. 그런 백부님이 아버지를 죽인 이유는 무엇일까? 백부님과 아버지는 도원결의를 맺은 사이였는데, 백부님이 아버지를 죽이다니, 정말 내 아버지가 그토록 나쁜 사람이었단 말인가?’

_ 5권 양양성 전투 중에서

 

소용녀는 꽃 장식을 들어 양과 머리에 꽂아주었다.

“정말 새신랑 같아요.”

두 사람은 마주 보며 유쾌하게 웃었다. 상자에 있는 물건을 모두 꺼내자 바닥에서 편지 다발이 나왔다. 굵고 붉은 비단 실로 곱게 묶은 편지였다. 비단 실의 색깔은 이미 퇴색되었고 편지 봉투 역시 누렇게 바래 있었다.

“웬 편지일까?”

“꺼내서 읽어봐요.”

편지지 상단에는 ‘임조영 여사께’라고 쓰여 있고, 하단에는 ‘철(喆)’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나머지 20여 통의 편지 역시 모두 마찬가지였다.

_ 6권 동방화촉 중에서

 

“신조협께서는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시기 때문에 그분의 행적을 아는 사람이 없어요. 위급한 일을 당해 그분 힘이 필요할 때면 어디에선가 적시에 우리 앞에 나타나시곤 하죠. 우리 쪽에서 그분을 찾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에요.”

곽양은 퍽 실망하는 눈치였다. 그녀는 양과가 왕유충의 아들을 구하고, 진대방을 처단하고, 정대전을 벌한 일, 그리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준 일 등을 들으니 자신도 모르게 너무나 호감이 갔다. 게다가 어릴 때 양과가 자신을 안아준 적도 있다는 말을 들으니 더욱 친근감이 들면서 보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데 영웅대연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듣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_ 7권 의인 신조협 중에서

 

“이 아이는 성은 장(張)이요, 이름은 군보라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장경각에서 저를 도와 청소와 책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지요. 비록 저를 사부라고 부르기는 하나 아직 머리를 깎은 것도 아니기에 속가의 제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과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훌륭한 스승 밑에 뛰어난 제자가 나온다더니, 대사님의 제자 역시 범상치 않습니다.”

“저는 비록 훌륭한 스승이 아닙니다만 군보는 확실히 뛰어난 아이입니다. 제가 수양이 부족해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각원은 이렇게 말하고는 소년에게 시선을 돌렸다.

“군보야, 오늘 이렇게 귀한 분들을 만났으니 네 평생에 큰 행운인 줄 알아야 한다. 이분들께 가르침을 청하거라. ‘뛰어난 군자의 가르침을 받는 것은 10년 동안 책을 읽는 것보다 낫다’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

_ 8권 화산 정상에서 중에서

  • 김용 (저자)

 

김용(金庸)

 

본명 사량용(?良鏞). 1924년 중국 저장성에서 태어나,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철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문사 기자, 번역가, 편집자, 영화사 시나리오 작가, 감독 등의 일을 했다. 1959년 홍콩에서 <명보>를 창간하여 신문과 잡지, 서적을 출간했고 1993년에 은퇴했다. 차례로 쓴 무협소설 열다섯 편이 뜨거운 사랑을 받아 김용의 작품을 연구하는 김학(金學) 바람을 일으켰으며, 무협소설을 일반 문학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얻었다. 김용의 작품집은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한국어, 태국어, 베트남어, 말레이시아어, 인도네시아어 등으로 다양하게 번역되어 3억 부 이상 판매되었다.

 

영국 대영제국훈장,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및 문예공로 훈장(최상위인 코망되르를 수여받음), 홍콩 특별행정구역 최고 명예인 대자형(大紫荊)훈장 등 다양한 명예훈장을 받았다. 홍콩대학, 홍콩이공대학, 캐나다 UBC, 일본 소카대학,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명예박사 학위와 홍콩대학, 캐나다 UBC, 베이징대학, 저장대학, 중산대학, 난카이대학, 대만의 칭화대학 및 국립정치대학의 명예교수 직위를 받았고,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케임브리지대학, 호주 멜버른대학, 싱가포르 동아시아연구소의 명예 학술위원으로 선발되었다. 또한 옥스퍼드대학 중국학연구소의 시니어 연구원이자 저장대학 문학원 원장 및 교수, 캐나다 UBC 문학원 겸임교수, 홍콩 신문사조합 명예회장, 중국 작가협회 명예부주석 등을 역임했다.

 

김용의 성과와 공헌을 표창하기 위해 홍콩 문화박물관에 2017년 상설 김용관(金庸館)을 설치했다. 2018년 10월 30일 94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 이덕옥 (역자)

1960년대 국내에 무협소설을 처음 소개한 번역 무협 1세대 작가. 그동안 200여 종 1천여 권의 무협소설을 번역했고, 『무림천하』『봉무구천』 등 다수의 창작품을 발표했다. 또 「판관포청천」「측천무후」「신조협려」「의천도룡기」 등의 TV 시리즈물과 「황비홍」「소오강호」「천장지구」「집으로 가는 길」 등의 영상물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했다. 현재 한국 방송작가협회 회원과 번역 작가 연구회 고문으로 있으며, ‘세방 번역’을 운영하고 있다.

1권 활사인묘

1. 세월은 덧없이 흐르고

2. 옛 친구의 아들

3. 사부님을 찾아 종남산으로

4. 전진교의 제자들

5. 활사인묘

 

2권 옥녀심경

6. 옥녀심경

7. 왕중양이 남긴 글

8. 신비의 백의 소녀

9. 절묘한 수로 적을 따돌리다

10. 젊은 영웅

 

3권 영웅대연

11. 두 고수의 죽음

12. 영웅대연

13. 무림 맹주

14. 금지된 사랑

15. 동사의 제자들

 

4권 협지대자

16. 아버지를 살해한 원수

17. 절정유곡

18. 공손곡주

19. 땅속의 노파

20. 협지대자의 뜻

 

5권 양양성 전투

21. 양양성 전투

22. 위태로운 성과 갓난아기

23. 형제의 정과 원한

24. 마음을 놀라게 하고 넋을 뒤흔들다

25. 내우외환

 

6권 동방화촉

26. 신조와 중검

27. 지혜와 힘을 겨루다

28. 동방화촉

29. 우리의 운명일 뿐

30. 만남과 이별의 덧없음

 

7권 의인 신조협

31. 목숨을 살릴 영단 반쪽

32. 정이란 무엇이길래

33. 풍릉 야화

34. 어려운 일을 해결하다

35. 세 개의 금침

 

8권 화산의 정상에서

36. 세 가지 생일 선물

37. 삼대에 걸친 은원

38. 삶과 죽음이 아득하기만 하구나

39. 양양 대전

40. 화산 정상에서

무협소설사에 길이 남을 불멸의 고전

김용 소설 중 가장 많은 찬사를 받은 작품!

 

무협소설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었다는 평가와 함께, 전 세계 3억 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중국문학의 금자탑이라 불리는 신필(神筆) 김용. 그의 수많은 무협소설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은 〈사조삼부곡〉(《사조영웅전》《신조협려》《의천도룡기》) 3편의 시리즈다. 그중 《신조협려》는 독자들의 넋을 뒤흔드는 마력적인 재미, 풍부한 상상력과 흡인력으로 단연 최고의 찬사를 받아왔다. ‘신조협려’라는 제목은 고대 영웅 독고구패에게 무공을 익힌 신비한 새 신조(神雕)의 도움을 받아 무공의 고수로 성장한 뒤 사람들에게 ‘신조협(神雕俠)’으로 불리는 양과와 그의 연인 ‘소용녀(侶)’를 뜻한다. 즉, 갖은 고난을 이기고 완전한 사랑을 이루고야마는 두 연인의 파란만장한 모험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김용이 1959년 자신의 신문사 〈명보(明報)〉를 창간하면서 연재한 것이다. 그는 신문사를 자리 잡게 하기 위해 그 어떤 작품보다 심혈을 기울였는데, 그만큼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번에 출간된 《신조협려》(김영사 刊)는 김용이 직접 세심한 고증을 거쳐 여덟 차례 수정한 2003년의 3판본(최신본)을 완역한 것이다.

《신조협려》는 무협지 특유의 강렬한 서사적 웅장함과 감성적 욕구 충족이라는 두 가지 매력을 모두 갖춘 진귀한 작품이다. 사부와 제자 사이라는 금기를 깨고 완전한 사랑을 이루는 양과와 소용녀를 중심으로, 이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무림 고수들과 몽고의 무사들의 혈전이 펼쳐진다. 여기에 《사조영웅전》에 등장했던 곽정과 황용, 동사, 서독, 남제, 북개, 중신통 등의 의인 협객들의 나라와 민족의 이름을 건 무공대결이 더해져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옛사랑을 잊지 못한 나머지 복수의 칼날을 품은 이막수와 구천척 등의 캐릭터는 소설의 극적 긴장감을 한껏 더한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만남에서 빚어지는 정’과 ‘이별로 인한 고통’에 울고 웃는 모습을 보며 독자는 풍부한 감정의 서스펜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인간의 희로애락을 오롯이 그리다 : 의인 협객들의 영원불멸한 사랑 이야기

 

《신조협려》는 무협소설로는 드물게 ‘정’, 즉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 남녀 간의 사랑은 물론 부모와 부자, 형제, 사제 등 인간관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온갖 종류의 사랑이 담겨 있다. 그래서 무협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널리 알려진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내용의 큰 틀은 양과와 그의 사부 소용녀의 사랑이다. 남송시대는 사부와 제자를 부자관계로 인식해 사랑을 금기하던 때였다. 그러나 양과와 소용녀는 도덕규범과 예교를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도 결국에는 완전한 사랑을 이룬다. 사랑 때문에 상처를 받은 또 다른 주인공들의 이야기 역시 흥미롭다. 적련선자 이막수는 믿었던 육전원에게 버림받았다. 그 뒤 성격이 악랄해진 그녀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사람을 죽이는 등 갖은 악행을 저질러 무림의 공적이 되기에 이른다. 또한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주변 사람을 희생시키는 공손지와 그의 부인 구천척은 결국 원수가 되어 서로를 해하려 한다. 이들과 반대로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주는 정영과 곽양, 공손녹악, 육무쌍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이밖에 사랑을 상징하는 소재들의 등장도 이채롭다. ‘정화(情花)’라는 꽃이 대표적인데, 이 꽃의 가시에 찔린 뒤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면 그 즉시 독이 발작하게 된다. 양과와 소용녀도 이 가시에 찔려 고통을 받는데, 이는 결국 두 사람이 16년간 헤어진 동기가 된다. 또 정을 끊는다는 의미인 ‘절정곡(絶情谷)’, 시련의 상처를 입은 이막수가 읊조리는 “세상 사람에게 묻노니, 정이란 무엇이길래 이토록 생과 사를 같이하게 한단 말인가”라는 시도 또 하나의 사랑에 대한 상징이다.

 

? 시대를 대변하는 거대한 세계관을 담다 : 역사ㆍ문화ㆍ철학을 꿰뚫는 방대한 통찰

 

김용의 문학은 곧 중국이라는 거대한 세계의 거울이다. “중국 문학을 전공하면서 김용의 소설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는 말이 대변하듯, 대만에서는 1980년대에 이미 김용의 문학세계를 연구하는 ‘김학(金學)’이 수립되기도 했다. 그의 작품에는 유가, 불가, 도가라는 사상적 철학과 방대한 역사적 사실, 허구가 절묘하게 배합되어 있다.

이러한 특징은 그의 대표작 〈사조삼부곡〉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세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남송, 금, 원 교체기이며 칭기즈칸, 쿠빌라이, 왕중양, 주원장 등의 역사적 실존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중 《신조협려》의 배경은 금나라가 몽고에 의해 멸망하고, 송이 몽고의 침략에 직면한 때이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과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조화롭게 어울리며 김용 특유의 서사가 견고하게 흐른다. 곧 박진감 넘치는 무협의 세계가 유교, 불교, 도교 사상 속에 깃들어 있고, 이것이 실제 역사와 맞물리며 참신한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김용은 무협소설이 태생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비현실성을 역사와 문화, 철학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학문적 소양으로 극복했다. 이렇게 기존 무협소설에 대한 일반대중의 인식을 바꾸어놓았다는 점에서 김용은 무협소설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등장을 전후로 구무협과 신무협으로 구분하여 그를 ‘신무협의 창시자’ 혹은 ‘무협소설의 일대종사’로 부르는 이유다.

 

? 글을 통해 협을 추구하다 : 난국을 타개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의협 정신

 

김용의 소설을 이해하려면 협(峽)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용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진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은 “김용의 무협 정신은 나와 알리바바 기업 문화에 깊은 영향을 줬다”며 소설 속 문구를 수시로 인용하곤 하는데 이때 강조하는 것이 “상상력과 낭만주의, 특히 정의를 실현하는 의협 정신”이다. 그렇다면 김용이 역설해온 ‘협’이란 과연 무엇일까? 김용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협이란 무를 자랑하고 상대를 이기는 게 아니다. 힘이 있음에도 자신을 낮추고 기꺼이 자기의 이익을 희생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다.”

김용은 작품에서 ‘협’을 과감하게 변주하거나 전복했다. 기존의 무협지가 전통적인 영웅상을 그렸다면, 그는 다양한 종류의 인간적 성격과 고뇌를 가진 영웅을 등장시켜 풍부한 감정을 묘사하고 있다. 작품에는 애정과 비극, 비애가 절절히 녹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은 무언가를 성취하는 자들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중요한 건 이때 성취하는 정신이 개인, 자아에 집중하는 대신 대의(大義)라 불리는 시대를 향한다는 점이다. 세간의 윤리와 시선으로부터 괴로워했던 양과와 소용녀가 자신들을 핍박했던 사람들을 도리어 구할 때 협의 정신은 발휘된다.

김용은 자신을 좌절시켰던 시대의 모순을 무협소설 속에 담았다. 한때 사상개조를 강요받았던 그는 정파와 사파의 구분선을 모호하게 그렸다. 전형적인 ‘동양적 영웅’인 협객에 다양한 인간군상을 녹여냈다. 각 시대의 문화, 철학을 아로새겨 ‘아속공상의 경지(지식인들과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협의 세계를 창조한 셈이다.

 

 

대한민국에 무협 르네상스 시대를 연 고전 중의 고전

 

중국 문화권에서 김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 문화사의 일대 기적’이라는 극찬과 함께 중화권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일본 등지에서도 수많은 대중을 열광시켰다. 그 열기는 국내에도 그대로 이어졌는데, 1980년대 중반 그의 소설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자마자 곧바로 김용 붐이 일 정도였다. 김용의 작품이 출간되자 다양한 무협소설과 판타지 문학이 쏟아져 나왔고, 이것이 영화와 만화로까지 이어지며 국내에 이른바 무협 르네상스 시대가 열린 것이다. 곧 김용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일종의 문화 키워드였던 셈이다.

《신조협려》는 단순한 대중소설이 아닌 중국이라는 거대한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문화소설이다. 그로 인해 반세기 넘게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안겨준 고전 중의 고전으로 평가받으며 각종 영화와 드라마, 게임으로 만들어져 여전히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국내 최초 정식본을 통해 ‘불멸의 신화’로 자리 잡은 김용의 명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으며, 요즘처럼 혼란한 시기에 영웅의 활약상을 접하며 많은 사람들이 용기와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