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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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플라주

저자 혼다 데쓰야
역자 권남희
브랜드 비채
발행일 2020.06.01
정가 14,000원
ISBN 978-89-349-9184-7 03830
판형 137X197 mm
면수 400 쪽
도서상태 판매예정

책 소개

 

“읽은 사람의 가치관을 뒤흔들 수 있는 강렬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_혼다 데쓰야

혼다 데쓰야만이 그려낼 수 있는, 온기 어린 미스터리 드라마!

 

《스트로베리 나이트》《짐승의 성》 등 인간의 가장 어두운 심연에 자리 잡은 ‘잔혹성’을 최전선에서 정면으로 직시해온 작가, 혼다 데쓰야가 이번에는 한결 따스하게 채색된 작품 《셰어하우스 플라주》로 한국 독자와 마주한다. 전과자만 입주할 수 있다는 독특한 셰어하우스 ‘플라주’와 저마다 어두운 과거를 간직한 일곱 명의 입주자. 작가는 그들 각각의 현재를 씨실, 과거를 날실 삼아 경쾌함과 묵직함을 겸비한 이야기를 차근차근 엮어나간다. “읽은 사람의 가치관을 뒤흔들 수 있는 강렬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라는 그의 포부가 어떤 결실을 맺었는지, 우리 눈으로 직접 확인해볼 차례다. 아울러, 프랑스어로 ‘해변’을 뜻한다는 ‘플라주Flage’라는 작명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지도 한 번쯤 더듬어보길 추천한다.

 

본문에서

 

“우린 다세대주택이라기보다 셰어하우스에 가까운데, 그건 괜찮아요?”

그런 얘기는 지금 처음 들었다. 스기이는 오는 길에 이곳에 관해 한 마디도 설명해주지 않았다.

“셰어하우스가 다세대주택과 뭐가 다르죠?”

“욕실과 화장실은 공용. 다른 셰어하우스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곳은 원하면 식사도 나와요. 준비는 내가 하고요. 그리고 각 방에는 문이 없어요.”

너무 당연한 듯이 말해서 무심코 흘려들을 뻔했다.

“어…… 문이 없다고요?”

“그래요. 문이 없어요. 어쨌든 커튼이 있으니 프라이버시는 문제없어요.”

(20-21p)

 

그대로 한 달, 두 달, A에 관한 정보를 얻지 못한 채 시간만 지나갔다.

정보는 갑작스럽게 얻게 됐다.

“놈이 있는 곳, 알았어요.”

전에 만난 형사였다. 나는 그가 불러주는 주소를 받아 적고 감사 인사를 했다. 뭔가 답례할 게 없는지 물으니 지금은 없지만 언젠가 부탁할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A가 잠복한 장소는 도쿄 도 오타 구 미나미롯코에 있는, 이른바 셰어하우스였다. ‘플라주’라는 카페의 2층이지만 셰어하우스 자체에는 이름이 없는 것 같다. 아니면 셰어하우스 이름도 플라주일지도 모르겠다고 형사는 말했다. (…) 나는 맞은편 집합주택의 녹지에서 한동안 누가 출입하는지 지켜보았다.

(94-95p)

 

“인생이 그렇게 간단히 리셋되지 않아. 과거는 언제까지고 따라다녀. 속죄는 할 수 있어도 실수를 저지른 과거를 지울 수는 없어.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야.”

취직하면 한 대로 직장에 경찰이 찾아오는 일도 있을지 모른다. 그 때문에 전과가 있다는 사실이 주위에 알려지고 해고되는 일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전과를 숨기고 취직하면 더욱 그렇다.

채용되기도 전에 좌절할 것 같았다.

어떻게 수습해도 잘못을 저지른 과거는 지울 수 없으니까.

(262p)

  • 혼다 데쓰야 (저자)

혼다 데쓰야?田哲也

 

1969년 도쿄 출생. 중학생 때까지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 해 만화가를 지망했으나, 음악에 눈을 떠 밴드를 결성하고 곡을 쓰는 등 서른 살 무렵까지 프로 뮤지션을 꿈꾼다. 음악의 길이 좌절된 후에는 우연히 칼럼을 집필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글쓰기의 매력을 깨달아 소설을 쓰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2년 후인 2002년 오컬트 전문지 <>에서 개최하는 무 전기소설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작가로 데뷔, 이듬해에는 액세스로 제4회 호러서스 펜스대상 특별상을 수상한다. 이후 스트로베리나이트로 유명한 레이코 형사시리즈를 비롯해 지우시리즈, ‘무사도시리즈, ‘가시와기 나쓰미시리즈 등 50여 권의 작품을 선보이는 등 경찰소설부터 추리, 청춘, 호러소설까지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창작욕을 뽐내며 평단과 독자는 물론 영상업계에서도 가장 주목하는 작가로 우뚝 섰다.

셰어하우스 플라주는 전과자만 입주할 수 있다는 기묘한 셰어하우스 플라주를 배경으로, 말 못 할 과거를 지닌 입주자 여섯 명의 이야기가 교차로 펼쳐진다. 매력적이면서도 생생한 캐릭터, 거침없고도 치밀한 묘사로 유명한 작가 특유의 강점이 유감없이 발휘됐다는 평가. 나아가 책을 덮은 뒤에는 한 인간과 그 인간이 저지른 죄의 관계성에 대한 질문이 긴 여운을 남긴다. 다수 작품이 영상화된 작가답게 WOWOW TV에서 호시노 겐 주연의 드라마로 제작되어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 권남희 (역자)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등 ‘무라카미 라디오’시리즈를 비롯해 우타노 쇼고의《봄에서 여름, 이윽고 겨울》, 마키메 마나부의 《위대한 슈라라봉》비채근간, 그밖에 《질풍론도》《누구》《배를 엮다》《애도하는 사람》《밤의 피크닉》 등 다수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고, 《길치모녀도쿄헤매記》《번역에 살고 죽고》《번역은 내 운명(공저)》등을 썼다.

차례

 

1. 다카오의 사정

2. 기자의 시선

3. 다카오의 새집

4. 미와의 거처

5. 다카오의 아침식사

6. 기자의 추적

7. 다카오의 구직 활동

8. 시오리의 기분

9. 다카오의 좌절

10. 기자의 잠입

11. 다카오의 의심

12. 미치히코의 흉터

13. 다카오의 손재주

14. 준코의 휴식

15. 다카오의 곤혹

16. 미와의 일탈

17. 다카오의 공전空轉

18. 기자의 갈등

19. 다카오의 초조

20. 도모키의 회한

21. 다카오의 사각死角

22. 준코의 기도

23. 다카오의 귀환

출판사 서평

 

월세 5만 엔, 청소는 교대, 세 끼 식사 제공. 단, 전과자일 것?!

독특하고 수상쩍은 셰어하우스 ‘플라주’ 입주를 환영합니다!

 

술기운에 휩쓸려 딱 한 번 각성제를 주사했다가 적발된 ‘다카오’는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유죄가 확정된다. 직장에서는 해고된 데다 출소 며칠 만에 화재 사고로 집까지 다 타버리고 만다. 다카오가 겨우 마련한 새 거처는 전과자만 입주 가능하다는, 어딘지 특이한 셰어하우스 ‘플라주’. 직업도 성격도 알기 힘든 다섯 명의 기존 입주자, 집주인 ‘준코’ 그리고 플라주에 매일 드나드는 동네 불량배들까지, 모두의 어두운 과거가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희대의 연쇄살인사건을 모티프로 한 소설 《짐승의 성》 등 특유의 역동성과 잔혹성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온 작가 혼다 데쓰야. 《셰어하우스 플라주》는 액션보다는 드라마에, 잔인함보다는 따뜻함에 집중된 전혀 다른 질감의 작품으로 독자를 매혹한다. 버디무비-로맨스영화-누아르 무비의 강점만을 녹여낸 듯 ‘관계와 감정의 이야기’를 통해 때론 유쾌하게, 때론 찡하게 읽는 이를 사로잡는다. 동시에, 데뷔 이후 경찰소설과 추리소설을 다수 집필한 작가답게 장르소설적 매력 또한 놓치지 않았다. 챕터별로 각 등장인물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구성이 분위기를 점진적으로 고조시키는 한편, 이질적 인물 ‘프리랜서 기자’와 그를 둘러싼 수수께끼를 이용해 시종 묘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이야기는 결말부에 이르면 모든 복선을 단숨에 회수하며 대반전을 이루는데, 독자로 하여금 장르소설적 쾌감을 느끼게 하는 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기존 팬에게는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작가의 필력을, 혼다 데쓰야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천부적 이야기꾼의 재능을 느끼게 만들 작품이다. 호시노 겐 주연의 TV 드라마로도 또 한 번 주목받았다.

 

범죄와 처벌, 가해자와 피해자, 낙인과 딜레마……

제도와 현실의 격차를 관통하는 강렬한 드라마

 

각성제 사용, 마약류 소지, 교통사고, 상해, 살인…… ‘플라주’에 거주중인 입주자는 모두 저마다 어두운 과거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인생을 살아온 만큼 내내 서로 부딪히고 그 과정에서 조금씩 성장해나간다. 각자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밀도 높은 휴먼 드라마로 다가오는데, 실제로 작품을 먼저 접한 현지의 서평 사이트에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읽기 잘했다” 등 감동을 나누려는 리뷰가 앞다투듯 올라와 있을 정도.

작가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이른바 ‘전과자’의 이야기를 통해 ‘모든 전과자에게 동일한 낙인을 찍어도 되느냐’라고 거듭 질문을 던진다. 법으로써 한 사람의 죄를 온전하게 처벌했다면 사회는 그를 차별 없이 수용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 제도와 사회적 현실의 간극을 관통하는 날카로운 시선은 무게감 있는 사회파 미스터리의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데, 경쾌한 리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 천연덕스럽게 묵직한 메시지를 녹여내는 솜씨만 보아도 왜 혼다 데쓰야가 현재 일본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범죄 관련 보도마저 연예 기사처럼 소비되는 현 세태에서, 작가가 꺼내놓은 ‘단죄’의 문제 또한 잠시 곱씹어보아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