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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어 여행 갑니다

저자 박조건형, 김비
브랜드 김영사
발행일 2019.10.14
정가 15,800원
ISBN 978-89-349-9927-0 03810
판형 148X205 mm
면수 312 쪽
도서상태 판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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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삶을 관광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하는 것이다”

여행을 떠날 때 준비할 것은, 바로 사랑

 

차도 없는 우울증과 뇌종양 판정, 약 7년간 다니던 기름정유회사 퇴직으로 불안정해진 수입. 길을 잃었다. 하지만 남들과 조금 다르게 살아왔듯 남들과 조금 다른 여행을 해나간다. “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요?”라고 물으며 일단 유럽으로 훌쩍 떠난 김비X박조건형 부부.

열세 시간 끝에 온, 난생처음 밟은 유럽 땅이지만 ‘본전’은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여긴 가봐야지’라는 마음은 저 멀리 둔 채 발길 닿는 대로 간다. 손잡고 유럽의 골목을 거닌다. 애초에 정해놓은 관광 코스가 없기에 길을 잃을 일도 없다. ‘별것 아니어도 예쁘게’ 보는 두 사람의 시선으로 어느 곳이든 아름다운 여행지가 되기 때문이다.

정해진 곳만 콕콕 집어 다니는 관광과 달리 유랑하듯 물처럼 흘러가는 여행에는 답도 종착지도 없다. 삶도 그렇다. 누군가는 ‘실패했다’고 단정 짓는 시간조차 사랑으로 가득했기에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두 사람이 보여준다. 여행 말미에 알프스 산맥을 마주한 이들 부부가 ‘실패한 여행의 끄트머리에서 우리는 같이 웃고 있었다’고 고백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김비X박조건형 부부의 글과 그림을 보며 유럽의 고요하고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특정 장면은 사진과 그림이 함께 배치되어 사진을 자신의 스타일로 그려내는 박조건형 그림의 매력을 배로 느낄 수 있다.

 

책 속에서

사람들이 휘청거리는 새벽의 공항 대합실을 같이 걸으며, 나는 가만히 신랑의 손을 끌어 쥐었다. 그를 처음 만난 날, 그의 온기를 처음 느꼈던 것도 그의 손이었다. 내가 손잡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 것을 알기에, 그는 단 한 번도 나의 손을 뿌리친 적이 없다. 아무리 힘겨워도, 그의 손안에 내 손을 밀어 넣으면 그 역시 가만히 내 손을 잡아주었다. 여행을 떠나는 자에게 가장 든든한 준비, 그건 바로 사랑.

_ 21쪽, ‘여행을 떠나는 자에게 가장 든든한 준비’에서

 

여행하는 시간 자체가 온통 선물이구나. 파리는 우리 두 사람을 설레게 하고, 놀라게 하고, 사랑에 빠지게 했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든, 어떤 궁지로부터 도망쳐 왔든 상관없었다. 서로 다른 빛깔과 무게로 우리를 감싸고 있던 그 모든 시간의 숨결 하나하나가 우리를 축복하는 것만 같았다. 여행의 포근한 품속이었다.

_46쪽, ‘개선문과 에펠탑, 이렇게 마주하다니’에서

 

왕립미술관의 규모는 엄청났는데, 신랑도 나도 유독 루벤스Peter Paul Rubens(1577~1640)의 그림이 걸려 있는 방 의자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그림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그림과 함께 있다는 느낌이 기묘하게도 설렜다. 신랑은 그림의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큰 그림에 매달려서 그림을 그렸을 어떤 사람들을 생각했다. 가장 화려하고 눈부신 빛깔로 드넓은 캔버스를 채우며, 온몸으로 기었을 그들을.

_86쪽, ‘불타는 그랑플라스’ 그림이 전한 충격’에서

 

그날은 분명 아무 데도 가지 않았고 또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여행을 모두 끝낸 요즘도 그때 그 순간이, 그 뜀박질이 자주 생각난다. 신랑은 빨래를 가지러 가는 길에도 캠핑장에 마련된 아이들 놀이터에 뛰어들어 나무로 된 놀이기구를 타며 아이처럼 좋아했고, 나 역시 신랑을 따라 놀이기구를 타려다가 넘어져 모랫바닥에 주저앉았다. 신랑은 또 그런 나를 보며 웃었고, 나는 그런 신랑을 보고서 씩씩대며 환하게 웃었다.

_111쪽, ‘아무 데도 가지 않고, 그 무엇도 하지 않는’에서

 

지친 마음을 들여다보아야 하는 것, 무기력해지는 스스로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 그때 처음 우리가 ‘여행’이 아니라 ‘유목’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멈추고 싶은 마음을 다스리며 다시 또 새로운 하루의 일상을 꾸려나가는 것.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과, 알아들을 수 없는 낯선 언어에 둘러싸여 있더라도, 어차피 모두의 일상은 끼니를 채우고 스스로를 지키고 서로를 지키는 똑같은 하루였다.

_135쪽, ‘유목하는 마음가짐’에서

 

긴장했던 마음속이 방망이질했다. 노을로 뒤덮이는 하늘을 보고는 신랑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이 뜨거웠다. 카를교 위를 걷던 모든 사람이 하늘을 보며 탄성을 질렀다. 그렇게 빨간 하늘도 난생처음이었다.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졌고, 사람들의 탄성을 듣고 있기라도 한듯 하늘은 더욱 빨개졌다. 기다렸다는 듯 프라하성 쪽에서부터 하나둘씩 오렌지 빛 불이 켜지기 시작했고, 그 위로 온 하늘이 빨갛게 일렁이고 있었다.

_176쪽, ‘카를교 위에는 온통 사랑’에서

 

우리는 행복의 종 같은 건 울려보지도 않았고, 성당 앞 의자에 앉아 아이스크림 하나를 맛있게 먹었을 뿐이었다. 그러고 나서 섬을 한 바퀴 도는 짧은 산책을 마치고 다시 99개 계단을 내려와 배를 타고 섬을 나왔다. 그러고 나니 신랑은 조금 기운이 난다며 여행 감수성이 30퍼센트로 올라왔다고 했다.

“오~ 그 정도면 나쁘지 않은데요?”

“뭐가 나쁘지 않아요? 처음 유럽 왔을 때는 100퍼센트가 넘었는데….”

눈을 동그랗게 뜨는 신랑을 보며 나는 킥킥 웃었다. 신랑은 다시 또 나에게 손가락질을 했고 나도 신랑에게 손가락질을 해주었다. 우리에게는 이 정도면 ‘행복의 종’을 울린 것과 다름없었다.

_223쪽, ‘블레드 호수 주변을 같이 걷다’에서

 

신랑도 벤치에 앉아 어깨를 활짝 폈다. 그리고 큰 숨을 내쉬었다. 믿을 수 없는 풍경 앞에서 눈물이 차올랐다. 우리에겐 허락되지 않는 판타지라고 생각했는데, 불가능해 보이던 꿈일 뿐이었는데, 우리 생전에 볼 수 없을 거라고 여겼던 알프스의 산자락이 통째로 우리 눈앞에 자리해 있었다. 아쉽고 안타까웠던 그 시간을 뒤로하며 우리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었다. 아쉬워하지 마라, 슬퍼하지 마라. 우리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언제든 다시 오라. 수천 년을 버티고 선 산봉우리들이 서로의 어깨를 걸고 우리를 향해 인사하고 있었다.

_277쪽, ‘사랑은 여행한다’에서

 

  • 박조건형 (저자)

- 2017년 10월~2018년 3월 한겨레 신문 <박조건형의 일상 드로잉> 연재

- 약 10년간 기름 정제소 등에서 현장 노동자로 일하다 전업 드로잉 작가로 전향,

현재 드로잉 작가로 드로잉 관련 수업과 강연 진행

- 독립출판으로 《손 그림, 일 그림, 삶 그림, 계속 그림》, 《부산 그림》, 《삶은 여행》 출간

 

  • 김비 (저자)

- 1998년 성소수자 월간지 <버디>에 단편소설 <그의 나이 예순넷> 발표

- 제39회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전에 《플라스틱 여인》으로 당선

그 외 《못생긴 트랜스젠더 김비 이야기》, 《네 머리에 꽃을 달아라》, 《빠쓰 정류장》, 《나나누나나》, 《붉은 등, 닫힌 문, 출구 없음》 등 소설 및 에세이 10권 출간

- 《에리히 프롬 평전》 번역

-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시나리오 자문역

차례

# 프롤로그

길을 잃어, 여행 갑니다 _김비

 

떠나다

당신은 어떤 짐을 지고 여행 가나요?

여행을 떠나는 자에게 가장 든든한 준비

 

01. 프랑스

“프랑스 바게트 먹어 보셨어요? ”

쏘세 주립공원에서 손잡고 산책을

영혼들의 집, 페르 라셰즈

개선문과 에펠탑, 이렇게 마주하다니

쇼콜라 빵을 든 아이가 물었다

기숙사 같은 랭스의 숙소에서

랭스 대성당에서 흘린 눈물

 

02. 룩셈부르크

호샤이트 언덕에서 두 팔 벌리고

노트르담 대성당과 담담한 노랫소리

여행의 모퉁이에서 만난 사람

 

03. 벨기에

‘불타는 그랑플라스’ 그림이 전한 충격

 

04. 네덜란드

호헤 벨루베 국립공원에서 캠핑을

같이 해봅시다

조용한 암스테르담 골목에서

아무 데도 가지 않고, 그 무엇도 하지 않는

반고흐 미술관, 죽어가는 꽃의 빛깔

 

05. 독일

엘리베이터 없는 5층 숙소

에기디엔 교회에 남은 전쟁의 흔적

유목하는 마음가짐

뜨거운 시간의 기록

노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06. 체코

코루나 환전 사태

42일 유럽 여행의 맨 밑바닥

“도브리 덴!” 하고 인사를 건네며

카를교 위에는 온통 사랑

 

07.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라는 세계를 달리다

좋은 날들을 즐기시오

슈테판 성당을 지나 황궁 정원에 누워

에곤 실레의 그림과 우리의 전율

도나우강을 가지 못한 날

71번 전차에서

 

08. 슬로베니아

류블랴나강을 가로지르며

블레드 호수 주변을 같이 걷다

포스토이나 동굴,

그 어둡고 깊은 곳까지 들어간 사람

 

09. 이탈리아

인생 첫 원형 경기장, 베로나 아레나

우리가 만난 베로나의 여러 얼굴들

실망은 짧게, 망각은 빨리

대관람차가 있는 마을, 베르첼리

 

10. 스위스

몽블랑 터널을 통과하며

모든 여행은 제자리로 돌아간다

당신은 공작새를 보았나요

레만 호수에서 보낸 고요한 시간

사랑은 여행한다

 

# 에필로그

여행은 실패하지 않는다 _박조건형

 

# 유럽 여행, 비하인드

유로 화폐

유럽에서 바라본 풍경

유럽의 화장실

유럽 숙소에서의 인연

유럽 여행과 우리

출판사 리뷰

별것도 아닌 것조차 예쁘게 바라보는 박조건형X김비 부부,

유럽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기록하다!

 

일상의 소소함을 글과 그림으로 아름답게 기록하는 박조건형X김비 부부가 이번엔 유럽으로 떠났다. 프랑스에서 시작해 룩셈부르크,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등 42일간 10개국 15개 도시를 다니며 소소하고도 예쁜 풍경들을 두 사람의 따스한 시선으로 포착한다. 머나먼 유럽에 와서 첫 여행지로 간 곳은 에펠탑도, 개선문도 아닌 쏘세 주립공원의 연못가. 다소 평범해 보이는 이곳에서도 두 사람은 고요한 아름다움을 함께 즐기며 신나서 펄쩍펄쩍 뛴다. 화려한 것을 좇기보단 별것 아닌 것들을 더 자세히 보며 예술로 승화하는 모습 가운데 유럽의 숨겨진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먼 유럽 땅에 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둘이 손잡고 연못을 한 바퀴 도는 일이었으니, 사람들은 그게 뭐냐며 헛웃음을 지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는 그 오전의 고요가 참 좋았다. 한국과는 다른 무게로 내려앉은 이국의 적막과 멀리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와 유난히 따스했던 햇살은, 지난 며칠 동안 분주했던 여행의 모든 기억을 말끔히 씻어주었다. 이름 모를 물새가 우리를 따라 연못을 같이 돌았고, 유난히 키가 큰 나무들이 심어진 길에서 신랑은 신이 나서 두 팔을 활짝 벌리고 뛰었다.

_‘쏘세 주립공원에서 손잡고 산책을’에서

 

이탈리아에서 하필 왜 베로나를 여행했냐고 묻는다면, 거의 모든 관광객이 찾는 로마와 베니스, 최소한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베네치아, 피렌체에 가지 않은 이유를 말해야 할 것 같다. 정확한 이유를 들자면, 우리 두 사람의 여행은 언제나 ‘평화로움’을 지향하고 있었고, 그즈음 더 이상 관광객이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도시를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최대한 알려지지 않은, 이탈리아 사람들이 일상을 보내는 도시에서 잠시 조용하게 머물다 가고 싶었다. ‘에펠탑’이 아니라 ‘프랑스’를 보고 싶었던 것처럼, 이탈리아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특정 관광지가 아닌 이탈리아 본연의 모습을 만나고 싶었을 뿐이었다.

_‘인생 첫 원형 경기장, 베로나 아레나’에서

 

진한 우울증이 찾아와도

끝까지 서로의 손을 놓지 않는 여행

 

유럽 곳곳에서 멋진 성당을 여러 번 마주해도 매번 감탄하며 그 감동을 아름다운 글귀로 써내는 김비 작가와 달리, 박조건형 작가는 ‘그 성당이 그 성당 같다’며 투박한 반응을 내뱉는다. 이렇게나 다른 두 사람의 캐릭터가 대비되는 점 역시 이 책을 읽는 재미다. 한편으론 이렇게나 다른 두 사람이 서로에게 발맞춰나가며 많은 장소를 함께 가고 여러 감정을 함께 나눴다는 것에서 따스함을 느낄 수도 있다.

 

프랑스 성당과도 다르고, 이탈리아 성당과도 다른, 역사 속보다는 동화 속에 있을 법한 성당에서 울림이 깊은 종소리가 들려왔다. 또 다른 인사를 건네받는 것만 같았다.

_‘모든 여행은 제자리로 돌아간다’ 중 김비의 글에서

 

짝지는 성당에 갈 때마다 매번 뭘 그리 감탄을 하는지…. 내가 보기엔 그 성당이 그 성당 같은데.

여행 막바지에 다다르니 멋진 풍경을 봐도 심드렁하게 느껴졌는데, 나와는 달리 매번 감탄하는 짝지의 감수성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_‘모든 여행은 제자리로 돌아간다’ 중 박조건형의 글에서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함께 여행하기란 쉽지 않다. 아무리 같이 산 지 오래됐어도 ‘여기까지 왔는데’ 하는 마음에 자신의 욕심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두 번 오기 힘든, 먼 여행지라면 더더욱 말이다. 김비X박조건형 부부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박조건형 작가가 ‘집에 가고 싶다’며 무력한 모습을 내보일 때 위기가 찾아온다. 초등학생 때부터 앓아온 우울증 때문이다. 여느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해피엔딩은 없었다. 하지만 한쪽이 서운해 하거나 언성을 높이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서로가 무리하지 않는 선까지만 여행한다. ‘관광’이 아닌, 발길 닿는 대로 함께하는 ‘여행’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발바닥이 너무 아파요.”

“그냥 돌아갈까요?”

“그래요, 무리하지 맙시다.”

아직 오후 3시밖에 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도나우강으로 가려던 일정을 단번에 취소하고 숙소로 향했다.

두 사람의 여행은 결국 두 사람의 일이다. 둘이 결정한다면 여행은 달라져야하며, 달라진 여행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함께하는 것은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하는 일이었으니 우리 두 사람에게는 포기하는 것 또한 여행의 일부였다.

_‘도나우강을 가지 못한 날’에서

 

사랑이 있기에 가능한 여행이다. 김비 작가는 우울증으로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반복하는 신랑에게 힘을 내라고 종용하거나 흔한 짜증 한 번 내지 않는다. 박조건형 작가 역시 우울증으로 힘겨워하면서도 ‘아무리 짝지여도 우울증과 무기력증으로 자주 지치고 힘들어하는 신랑이랑 여행을 다니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라며, 더 나은 상태가 되고자 애쓴다.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두 사람은 42일간 여행을 하며 서로의 손을 놓지 않는다. 멋진 풍경 앞에서는 함께 감동을 나누고 우스운 해프닝을 겪으면 장난을 치며 끝까지 함께한다.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서로에게 화풀이하지 않을 것. 마지막 힘까지 다해 곁에 있는 가장 소중한 사람을 귀하게 여길 것. 보잘것없고 나약한 우리지만 나는 그가 온 힘을 다해 나에게 사랑을 보여줄 때마다 온몸이 저릿저릿해진다. 아! 사랑받고 있구나, 사랑하고 있구나. 우리의 사랑을 지켜주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그 안간힘이 닿는 미지未知는 우주 어디에서라도 우리를 가뿐하게 들어 올릴 듯했다.

_‘레만 호수에서 보낸 고요한 시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