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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하다

저자 이우일
브랜드 비채
발행일 2019.10.14
정가 13,800원
ISBN 978-89-349-7950-0 03810
판형 130X185 mm
면수 312 쪽
도서상태 판매중
종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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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유쾌한 ‘프로 여행러’ 동화작가 선현경과 만화가 이우일 부부

파도 타고 글 쓰고, 파도 타고 그림 그리고!

145편의 에세이와 200여 컷의 일러스트에 담은 652일간의 조금 긴 하와이 살이

 

북태평양의 동쪽, 아름다운 남국의 섬 하와이. 코딱지마저 투명해지는 청량한 공기, 전세계 서퍼를 유혹하는 에메랄드빛 바다, 마성의 파도, 명랑한 훌라댄스, 소박한 우쿨렐레, 건강한 먹을거리, 그리고 모두를 반기는 ‘알로하 스피릿’의 친절한 사람들……. 책장을 펼치는 순간, 반가운 하와이가 물씬 밀려오는 《하와이하다》가 출간되었다. 벌써 이십여 년 전 출간된 《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이래, 동화작가 선현경과 만화가 이우일의 오랜만의 협업이다.

 

2015년 가을 어느 날, 익숙한 서울의 일상을 잠시 멈추고 미국 오리건 주의 작은 도시 ‘포틀랜드(=퐅랜)’로 날아간 선현경과 이우일. 2017년 10월, 부부는 포틀랜드를 떠나 또 한 번 낯선 도시 하와이 오하우 섬에 짐을 푼다. 바다라면, 물놀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두 사람의 취향을 반영한 고민의 결과였다. 그리고 파도 타고 글 쓰고 파도 타고 그림 그리며 얼마나 ‘하와이했’는지, 애초 기약한 일 년이 훌쩍 넘도록 하와이안 라이프를 만끽하고 나서야 긴 여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관광 스폿과 맛집 투어에 대한 정보는 전문 가이드북에 양보했다. 대신 현지인인 듯 여행자인 듯 보낸 소중한 순간순간을 정성스레 기록했다. 선현경 작가 특유의 솔직하고 깊은 통찰을 담은 에세이와 이우일 작가만의 촌철살인의 유머를 담은 일러스트가 절묘한 하모니를 빚어낸다.

제목 ‘하와이하다’는 포르투갈어 ‘창문하다(janealar)’에서 힌트를 얻어 새롭게 탄생한 말이다. 창문을 통해 세상을 만나고 생각한다는 의미의 ‘창문하다’처럼, 하와이를 통해 세상을 만나고 생각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2019년 늦여름, 이제 서울 집으로 돌아온 부부는 하와이에서 수집한 ‘알로하셔츠’ 전시회를 기획하는 등 알콩달콩, 투닥투닥 재미있는 서울 살이를 꿈꾸고 있다. 

 

본문 엿보기

 

드디어 우리에게도 기동력이 생겼다.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갈 수 있다. 이 년 동안 포틀랜드에서 대중교통만 이용하다 차가 생기니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그래 이 섬에 숨어 있는 보석 같은 해변을 낱낱이 찾아다녀보리라. 이 차와 함께 달려가 서핑도 배우고 잠수도 해봐야지.

차를 구입한 기념으로, 미국에서 이 년이나 지내면서 한 번도 못 가본 월마트Walmart와 코스트코Costco로 향했다. 크고 무거워 살 엄두를 못 낸 묶음 상품들을 사기로 했다. 맥주도 박스로 구입하고 물과 탄산수도 마음 놓고 샀다.

집에 도착해 우일이 내리며 앞좌석 문을 닫았는데 뭔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뒷좌석 유리창이 스르륵 내려갔다. 뭔가 조임쇠가 빠졌을지 모른다며 스위치를 작동했더니 반대쪽 창문마저 내려간다.

그날부터 뒷좌석 창은 손으로 밀어 올려야 닫혔다. 누구나 밖에서 열고 닫을 수 있는 수동 창이 되었다. 차를 잠그는 게 의미가 없어졌다. 다음 날 트렁크를 열려고 손잡이를 잡았는데 프라스틱으로 된 손잡이가 힘없이 바스러졌다.

_25쪽-26쪽

 

얼마 전부터 알게 된 하비 친구 스펜서는 한국 TV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은 일본계 하와이 아저씨다. 그 역시 보디보드를 타다 알게 되었는데 만날 때마다 <효리네 민박>과 <정글의 법칙>을 이야기하더니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아이유 표정까지 연기해 보여준다. 최근의 한국 프로그램은 잘 모른다는데도 나만 보면 한국 TV 프로그램 이야기를 꺼낸다. 바다 위에 둥실둥실 떠서 영어로 한국 프로그램에 대해 듣고 있으면 다 집어치우고 한국말을 하고 싶다.

<나의 아저씨>는 나도 보고 싶은데, 넷플릭스에도 없고 온디맨드ondemandkorea(미주 한국인을 위한 텔레비전 프로그램 사이트)에도 없다. 종영되면 어디라도 뜨겠지. 그나저나 스펜서의 아이유 흉내는 정말 못 봐주겠다. 말도 안 된다. 설마 아이유가 그런 표정을 지었을까!

_125쪽

 

★ 

감기에 걸렸다. 덕분에 나는 따뜻한 해변에 누워 책을 읽고 우일 혼자 보디보드를 타고 있었는데, 한 시간쯤 타던 우일이 조금 상기된 얼굴로 올라왔다. 머리를 와이키키 월(와이키키 해변과 퀸스 해변을 나누는 경계)에 부딪쳤단다. 왼쪽 어깨에 연두빛 이끼가 묻어 있다. 모자를 벗어보니 머리 껍질이 벗겨져 덜렁거리며 피가 흐르고 있다.

“집에 가자. 피 나잖아.”

“어떤데? 많이 안 좋아?”

“아니, 깊지는 않지만 오백 원짜리 동전만 하게 피부가 까져서 피가 흘러.”

“에이 별거 아니네. 쫌만 더 타다 가자. 오늘 파도가 너무 좋아!”

머리 껍질을 덜렁거리며 다시 바다에 들어간다. 좀비 같다. 파도가 유난히 좋기는 했다. 한일자로 넓고 힘 있게 들어오는 깨끗한 파도다.

_144쪽

 

★ 

은서의 조언대로 나도 슬쩍 브라를 벗어던지는 일상을 살고 있다. 벗고 살아보니 그동안 어찌 매일같이 착용했나 싶을 정도로 편하고 시원하다. 당연히 입어야만 하는 게 아니라 안 입을 수도 있는 일상으로 바꾸고 보니, 오랜 기간 갑갑하게 산 내 가슴에게 미안했다. 이리 쉽고 간단한 일이었는데 그간 공기도 잘 통하지 않는 곳에서 고생이 많았다.

하이힐을 신고 드레스를 입고 싶은 날이 있듯이 브래지어를 하고 싶지 않은 날이 생겼다. 잘만 입으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선택형 브라 생활자로 살다 보니, 내 작은 가슴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작은 가슴이 좋아지니 몸에 자신도 생긴다. 나이가 들어 새롭게 반하게 된 내 신체 부분이 생기다니, 노브라를 미리 실천한 세상의 모든 그녀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_187쪽-188쪽

 

마지막으로 난로를 사용할 때 그는 다짐하며 외워두었는데 막상 돌아가 켤 생각을 하니 난감해진 것이다. 그 사용법이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힘들어한다. 아, 이 남자 이렇게나 그릇이 작다. 고민을 모래알에 숨겨둔 반지 찾듯 찾아낸다. 현실적인 석유난로 고민이 내 알 수 없는 두리뭉실한 고민을 한방에 날려 보낸다.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우린 이렇게나 다르다. 그래서 나는 이 남자를 사랑한다. 나이가 들어 좋은 점은 사랑한다는 말을 이렇게나 뻔뻔하게 글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_299쪽-300쪽 

 

 

  • 이우일 (저자)

1969년생으로 홍익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했고, 1993년 자비로 《빨간스타킹의 반란》이란 만화책을 내며 스스로 만화계에 입문했다. 졸업 후, 일러스트레이션과 만화를 그리며 그림책 작가인 아내 선현경과 딸 이은서, 그리고 고양이 카프카와 마포에 살고 있다. 그가 작업에 참여한 매체와 책으로는 ‘여러가지’가 있고, 그중 《도날드 닭》, 《우일우화》, 《존나깨군》, 《아빠와 나》, 《김영하 이우일의 영화이야기》, 《신나는 노빈손 시리즈》 등이 대표작이다.
우리 마음과 사회의 허위의식을 날카롭게 꼬집고, 방심한 순간 조용히 허를 찌르는 위트와 유쾌발랄한 상상력은 그를 우리시대 가장 주목받는 만화가로 만들었다. 이우일의 만화를 보고 한 시인은 그를 ‘신성을 상정하지 않고 규칙없는 위반을 일삼는 만화가’라 평했다. 이번 ‘호메로스가 간다’ 시리즈를 보며 그의 또다른 변신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 선현경 (저자)

홍익대학교 도예과를 졸업했다. 제10회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한 《이모의 결혼식》을 비롯해 《하나 둘 셋 찰칵! 김치, 치즈, 카프카》 《엄마의 여행 가방》 《판다와 내 동생》 등 어린이 그림책은 물론,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 《선현경의 가족관찰기》 《느려도 좋아, 달라도 좋아!》 등 틈틈이 일상 에세이도 발표하고 있다. 《도대체 넌 뭐가 될 거니》 《황인숙·선현경의 일일일락》 등 다수의 책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담당했고, 그 밖에 《처음 만나는 한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명화집》 《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 《맛보다 이야기》 등 다양한 분야의 글쓰기로 독자들과 교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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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하와이 스케치 pre-page

프롤로그 004

2017. 10. ~ 12. 012

2018. 1. ~ 12. 047

2019. 1. ~ 3. 261

에필로그 306

 

그래,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여행과 일상 그 사이 어디쯤

동화작가 선현경이 쓰고 만화가 이우일이 그린 느긋한 하와이 에세이

“우리 하와이할래요?”

 

신혼부부는 물론 전세계 여행자를 유혹하는 낭만의 섬 하와이! 유쾌한 여행 중독자 선현경, 이우일 부부가 매력적인 그곳 하와이 오하우 섬을 찾아, 일 년 십 개월 동안 살아보았다. 일상인 듯 여행인 듯, 집 밥을 해먹지만 뭐든 빌려 쓰는 소박하고 가벼운 삶. 파도 타고 글쓰고 파도 타고 그림 그리고! 마음껏 ‘하와이한’ 652일간의 시간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여행 첫날에는 실수로 에어비앤비 숙소 주인을 울리기도 하고, 야심차게 장만한 중고 BMW는 하루 만에 정비소 신세를 지는 등, 시작은 삐거덕했지만 두 사람은 점차 여유로운 하와이안 라이프에 스며들었다. 해변에 가면 반갑게 인사하는 바다 친구도 생겼고, 알로하셔츠를 비롯해 새 짐도 제법 늘었다. 매일같이 파도 타느라 피부도 까맣게 그을렸고, 독립한 딸 없이 둘만 남은 집 안 공기에도 꽤 익숙해졌다. 그렇게 하와이를 만나 생각이 깊어졌고, 마음의 키도 한 뼘쯤 성장했다. 짧은 여행 때는 무심코 지나치던 바다 위 플라스틱 쓰레기를 줍기도 하고, 랩 대신 밀랍덮개를 만들어 쓰며 플라스틱 없는 삶을 실천하기도 했다. 딸의 조언대로 뒤늦게 ‘노브라 라이프’를 시작하는가 하면 훌라댄스 교실에 가서는 화려함 뒤에 가려진 하와이의 슬픈 역사를 생각하기도 하고……. 두 작가는 그 시간들을 담박하고 섬세하고 또 세련되게 145편의 에세이와 200여 컷의 풍성한 일러스트로 담았다. 특히 책장을 열자마자 마주하는 선명한 난색의 하와이 스케치는 책으로 떠나는 하와이 여행의 시작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