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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제로 시대를 바라보는 7가지 새로운 시선

아이가 사라지는 세상

저자 조영태, 장대익, 장구, 서은국, 허지원, 송길영, 주경철
브랜드 김영사
발행일 2019.05.15
정가 15,800원
ISBN 978-89-349-9573-9 03300
판형 145X217 mm
면수 232 쪽
도서상태 판매중
종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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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저출산 현상에 대처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기 위한

대한민국 지성계 최초 융합 프로젝트!

 

인간 본성에서 사회 시스템의 변화까지

7개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저출산 미로의 탈출구

 

합계출산율 0.98. 현재 가장 뜨거운 사회적 이슈인 저출산 현상을 주제로 대한민국 학계가 머리를 맞댔다. 인구학자 조영태 서울대 교수, 진화학자 장대익 서울대 교수, 동물학자 장구 서울대 교수, 행복심리학자 서은국 연세대 교수, 임상심리학자 허지원 중앙대 교수,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역사학자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가 의기투합해 국가의 출산보건 정책 프레임에서 벗어나 인간의 본성에서 사회 시스템의 변화까지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조망한다. 저출산과 인구 변화, 청년 세대,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기 위한 학계와 사회의 소통 프로젝트.

 

책 속에서

 

사실 사회구조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출산율이 매년 올라야 자연스럽습니다.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윤택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년들이 출산을 단념하고 있는 진짜 이유를, 기존의 질서에 반하는 진짜 이유를 파악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런 논의는 지금까지 저출산 논의에서 거론된 적이 없던 내용이지요. 주로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던 출산이라는 행위를 좀 더 다양하고 근본적인 시각에서 검토해야 저출산 현상에 대한 유효하고 적절한 해법이 나오지 않을까요? 그런 취지에서 어찌 보면 저출산 현상과는 직접적으로 상관없어 보이는 학자들이 모여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에서 사태를 조망하고 새로운 해석을 시도해 책으로 묶어보았습니다.

_시작하며, 6~7쪽

 

인구 밀도가 높은 환경에서 섣부른 출산은 비효율적 의사결정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환경에서는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자손이 번영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런 환경에서는 출산을 미루고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즉, 출산 대신 자신의 성장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하는 전략이지요.

_1. 저출산, 정책의 실패인가 진화의 결과인가, 19~20쪽

 

성조숙증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뉴스를 한 번쯤 접하셨을 텐데요. 지속적이고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로 인한 대사성 변화(비만)가 중요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과도한 탄수화물에 노출된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불임이나 난임으로 고통받을 확률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사회문화적, 경제적 요인에 가려져 있는 생물학적 요인이 저출산의 주요한 원인으로 대두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작은 실천을 통해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_2. 동물의 세계에도 저출산 현상이 있다, 42쪽

 

신혼부부가 책을 200권 읽은 뒤 아이를 낳을지 말지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현재와 미래의 상황에 대한 보다 크고 근본적인 진단이 필요합니다. 아이를 낳고 키울 만한 시간과 장소에서 살고 있다는 확신을 높이는 단서가 필요한데, 여기서 도움이 되는 것이 감정입니다. 지금 행복하다는 것은 즐거운 일들이 비교적 많다는 뜻이고, 이런 즐거움이 빈번하다는 것은 현재 자신의 삶에 큰 문제나 위협이 없다는 뜻입니다. 즉, 아이를 인생에 착륙시킬 활주로가 확보되었다는 뜻이지요.

_3. 출산으로 건너가는 파란 신호등, 행복, 69~70쪽

 

정말 아이를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직 집을 마련하지 못해서’ ‘아직 내 인생도 잘 살지 못해서’ ‘아직 부모로서 소양을 덜 갖췄기 때문에’와 같이 아이를 낳을 수 없다며 출산 결심을 지연하거나 비출산을 결정합니다. (…) 아이가 깊은 수준의 자기 통찰을 할 수 있으며 회복탄력성과 유연성을 갖춘 꽤 괜찮은 성인으로 자라는 과정에서, 부모의 불완전함은 아이에게 좋은 시험대를 제공해줄 것입니다. 즉 좋은 주 양육자는 ‘그럭저럭 괜찮은 엄마’면 됩니다.

_4. 좌절에 대처하는 방법: 비출산의 심리학적 기제와 기능, 106~107쪽

 

아이를 낳을 것인가의 선택은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저출산 문제에 집합적인 숫자와 통계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각자가 아이를 키울 때 느끼는 무게를 줄여주어야 합니다. 이 시대의 엄마들은 예전의 엄마와 같이 자신을 지우고 ‘누구누구의 엄마’라는 이름만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필요한 재정적 지원만이 아닙니다. 나중에 아이를 낳고 키운 뒤 자신이 돌아갈 자리가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보육 수당과 같은 비용 보전만 언급한다면, 엄마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_5. 소셜 빅데이터에서 찾은 삶의 다른 방식, 엄마처럼 안 살아, 137~138쪽

 

코아비타시옹 Cohabitation 혹은 콩퀴비나주 Concubinage라고 하는 방식은 결혼과 비혼/미혼의 중간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종 신청서 등 프랑스의 공문서에는 결혼 상태를 묻는 난에 ‘기혼’ ‘미혼’ ‘이혼’ 외에 ‘동거’가 추가되어 있어요. 이때 ‘동거’는 함께 사는 정도를 넘어선, 말하자면 절반 정도는 결혼한 상태를 이릅니다. 관청에서 동거 증명서도 발급받고, 예컨대 노동 계약 혹은 복지 수급 등에서도 별도의 법적 상태로 보장받습니다. (…) 요즘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이 추구하는 상태가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한 사람과 평생 함께 살아가는 큰 결정을 내리는 것은 피하되 감성적으로, 성적으로 혹은 경제적으로 함께 지내는 거지요.

_6. 인간도 멸종위기종? 다른 시대 다른 사회 비교 연구, 164쪽

 

한국에서는 낮아진 출산율을 두고 청년들을 탓하는 정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저출산 정책의 목표가 출산율을 다시 올리는 쪽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요.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세요. 이미 청년들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진화를 되돌리려는 노력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생물학적으로 진화된 형질은 자연 환경이 바뀌어야 다시 바뀌게 됩니다. 그럼 사회적으로 진화된 형질은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요? 사회 환경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 사회의 제도와 규범을 점검해보세요. 청년들은 이미 바뀌었는데 아직까지 기성세대 중심의 제도와 규범으로 사회 질서를 유지하려 하는지 확인하는 것이죠.

_7. 맬서스의 인구 조절 메커니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193쪽

 

  • 조영태 (저자)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대학교에서 사회학으로 석사를, 인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부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인구학을 공부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한국인구학회, 한국보건사회학회, 아시아인구학회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연구년 기간 동안 베트남 정부에 인구 정책 전문가로 초청되어 1년간 베트남 인구 정책 방향 설정을 도왔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주요 국가들의 인구 변동 특성을 통해 미래사회 및 시장변화를 예측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018년부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인구정책연구센터의 센터장으로서 기초 및 광역 지방정부가 인구 현안을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정책을 만들고 있다. 저서로 《정해진 미래》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가 있으며, 《정해진 미래》로 2017년 정진기언론문화상 대상을 수상했다.

  • 장대익 (저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했고, 서울대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생물철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행동생태연구실에서 인간 본성을 화두로 하는 ‘인간 팀’을 이끌었고, 영국 런던정경대학교에서 생물철학과 진화심리학을 공부했다. 일본 교토대학 영장류 연구소에서는 침팬지의 인지와 행동을 연구했고, 미국 터프츠 대학 인지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 소장과 한국인지과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진화 이론뿐만 아니라 기술의 진화심리와 사회성의 진화에 대해 연구해왔다. 저서로 《다윈의 식탁》 《다윈의 서재》 《다윈의 정원》 《울트라 소셜》 등이 있다. 제11회 대한민국과학문화상을 수상했다.

  • 장구 (저자)

서울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시험관 송아지 연구를 통해 생명 탄생의 신비로움에 흥미를 느껴 동물의 생식세포를 연구하면서 〈네이처Natute〉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te Communications〉 등의 학술지에 1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015년 대한수의학회 젊은 과학자상, 2016년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바이오노트 올해의 논문상을 수상했다. 또한 15년간 동물의 임신과 출산 진료를 해오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관악구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이 함께하는 인문학 강의를 포함한 다수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반려견 보호자를 위한 《우리 멍이가 임신했어요》가 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동물의 생식세포를 활용해 질병에 대한 기초 연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으며 더불어 진료도 꾸준히 하고 있다.

  • 서은국 (저자)

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졸업 후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어버너 섐페인Urbana-Champaign 캠퍼스)에서 행복 분야 권위자인 에드 디너Ed Diener 교수의 지도를 받아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어바인Irvine 캠퍼스)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했고, 4년 뒤 이 대학에서 종신 교수직을 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인용되는 행복심리학자 중 한 명으로, 발표한 논문들은 OECD 행복 측정 보고서에 참고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세계 100인의 행복 학자’에 선정되어 《세상의 모든 행복World Book of Happiness》에 기고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있으며, 저서 《행복의 기원》과 강연을 통해 행복이 삶의 목적이 아닌 ‘도구’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안하고 있다.

 

  • 허지원 (저자)

고려대학교에서 임상 및 상담심리 석사 학위를, 서울대학교에서 뇌인지과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신병리, 심리평가 및 심리치료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임상 장면에서 적용하는 임상심리학자로, 중앙대학교 심리학과의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6년 대한뇌기능매핑학회 젊은 연구자상을 수상했고, 세계 최초로 조현형 성격장애군의 뇌보상회로의 이상성을 규명하며 심리학자로서뿐 아니라 뇌과학자로서도 활발히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뇌과학기술원천개발사업 중 감성지능 및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를 맡아 진행 중이다. 현재 한국임상심리학회 특임이사, 한국인지행동치료학회 홍보이사, 한국인지과학회 총무이사, 대한뇌기능매핑학회 대의원 및 학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가 있다.

  • 송길영 (저자)

사람의 마음을 캐는 마인드 마이너Mind Miner. 수많은 사람의 일상적 기록이 담겨 있는 소셜 빅데이터에서 인간의 마음을 읽고 해석하는 일을 수년째 해오고 있다. 나아가 여기에서 얻은 다양한 이해를 여러 영역에 전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겸임교수 및 한국BI데이터마이닝학회 부회장이다. 또한 오피니언 마이닝 워킹그룹Opinion Mining Working Group을 개설해 기업에서의 데이터 마이닝 활용 연구를 이끌고 있다. 활자를 끊임없이 읽는 잡식성 독자이며, 이종異種의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 저서로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와 《상상하지 말라》가 있다.

  • 주경철 (저자)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와 같은 대학원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후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학교 역사연구소 소장과 중세르네상스연구소 소장, 도시사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서양 근대의 출현과 그 이후의 전지구적 통합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대항해 시대》 《문명과 바다》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그해, 역사가 바뀌다》 《문화로 읽는 세계사》 《히스토리아》 등이 있으며, 《지중해》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차례

 

시작하며

시선 1. 장대익_저출산, 정책의 실패인가 진화의 결과인가

시선 2. 장구_동물의 세계에도 저출산 현상이 있다

시선 3. 서은국_출산으로 건너가는 파란 신호등, 행복

시선 4. 허지원_좌절에 대처하는 방법: 비출산의 심리학적 기제와 기능

시선 5. 송길영_소셜 빅데이터에서 찾은 삶의 다른 방식, 엄마처럼 안 살아

시선 6. 주경철_인간도 멸종위기종? 다른 시대 다른 사회 비교 연구

시선 7. 조영태_맬서스의 인구 조절 메커니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다시 시작하며: 좌담_새로운 질서가 온다

 

 

출판사 리뷰

 

합계출산율 ‘1’이 무너진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7개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저출산 미로의 탈출구

 

2018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98로 내려앉았다. 지난 10여 년간 정부는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했지만 ‘인구 쇼크’ ‘인구 절벽’ 상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청년 세대는 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가. 저출산 현상은 세대 간 갈등을 넘어 사회적 위기론으로 우리의 미래를 흔들고 있다. 위기론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시도가 있었던가? 국가의 출산보건 정책 프레임에서 벗어나 인간의 본성에서 사회 시스템의 변화까지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조망하는 학계 최초의 저출산 대처 융합 프로젝트. 인구학자, 진화학자, 동물학자, 행복심리학자, 임상심리학자, 빅데이터 전문가, 역사학자가 알려주는 저출산 미로의 7개 탈출구.

 

 

생물학적 관점에서 본 저출산의 원인과 배경

저출산은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인가?

 

1. 진화학자의 시선 | 장대익

모든 생명체의 진화적 목표는 생존과 재생산(번식)이다. 그중 어느 쪽에 에너지를 더 많이 쓸 것인가는 개체가 환경을 어떻게 지각하느냐에 달려 있다. 주변 환경이 실제로 경쟁적이거나 그렇다고 지각하는 경우, 우리는 번식을 늦추고 아이를 적게 갖으려 한다. 그런 환경에서는 자손의 번영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취한다. 주지하듯이 한국 사회는 경쟁적이다. 따라서 저출산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해 적응하는 인간의 합리적 선택의 결과다. 즉, 진화의 결과인 것이다. 그간의 저출산 대책은 이처럼 출산에 대한 근본적인 분석 없이 청년들의 복지 확충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에 효과를 거둘 수 없었다. 경쟁에 대한 심리적 밀도를 줄여야 출산율이 반등할 수 있다.

 

2. 동물학자의 시선 | 장구

인간의 경우 주로 사회문화적이거나 경제적인 문제로 저출산 현상이 나타나지만, 동물의 범주에서 저출산은 주로 생물학적인 문제로 인해 나타난다. 서식지가 파괴되거나 성별로 격리해 사육하면 자연스러운 번식이 가로막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환경호르몬에 의한 생식기관의 이상으로 불임이 될 수 있다. 인간 사회에서도 유사한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아직 본격적으로 공론화되지 않았지만, 지속적이고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로 인한 대사성 변화(비만)는 난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을 수 없다. 지금은 사회문화적, 경제적 요인에 가려져 있는 생물학적인 요인이 저출산의 주요한 원인으로 대두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대비해야 한다.

 

 

강력한 본성인 출산 행위를 북돋우거나 억누르는

우리 마음의 작동 원리

 

3. 행복심리학자의 시선 | 서은국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다른 동물과 달리 자연적 운명을 거슬러 저출산 현상을 낳은 인간이지만, 행동 판단의 근거는 합리적 이성이 아니라 비합리적 감정이다. 긴 진화의 여정에서 정확하지만 느린 이성보다 디테일은 부족하지만 신속한 감정이 자연 상태에서 생존을 위한 행동 판단에 더 유리했기 때문이다. 불안과 슬픔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목전의 사안에 주목하도록 만드는 반면, 행복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생을 설계하게 한다. 행복해야 결혼도 하고 아이를 낳을 확률이 높아진다. 행복한 사회는 다양한 삶을 인정하는 열린 태도에서 시작할 것이다.

 

4. 임상심리학자의 시선 | 허지원

자잘한 좌절의 경험이 축적되면 오히려 역경을 감내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생긴다. 그러나 지금 청년들은 그러한 경험이 박탈당해왔고, ‘N포세대’ 같은 말이 방증하듯 이전에 비해 스트레스는 한층 거대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은 소진된 채 우울, 감정표현불능증, 무쾌감증, 불안정 애착 등 부정적 심리에 빠져 결혼이나 출산과 같은 낯설고 새로운 과제를 수행할 감정적 에너지가 축소된 상태다. 부모가 될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완벽주의에서 벗어나 ‘그럭저럭 좋은 부모’를 목표로 해 마음의 부담을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 비혼/비출산의 심리학적 기제의 경우, 혈연으로 연결되지 않은 느슨한 형태의 가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출산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그들의 심리적 경제적 안정을 위한 제도라는 점이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낮아진 출산율은 청년 탓이 아니다

문제는 기성의 제도와 규범

 

5. 빅데이터 전문가의 시선 | 송길영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 또한 변화하고 있다. 더불어 성 평등 의식이 고양되면서 가정 내 남성과 여성의 위상에 변화가 생겼고, 1인 가구가 크게 늘어났다. 더 이상 기존의 ‘정상가족’을 강요할 수 없는 사회적 흐름이 생성되었다. 소셜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면 결혼/출산에 대한 부정적 키워드 1위가 ‘독박육아’라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국가나 사회의 규범을 그대로 따르기에는 이미 생애주기별 삶의 전형이 더 이상 공고하지 않다. 이제 집단이 개인으로 분화된 사회가 된 것이다. 출산은 엄밀히 따져 개인의 문제다. 집합적인 숫자와 통계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각자가 아이를 키울 때 느끼는 무게를 줄여주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6. 역사학자의 시선 | 주경철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다. 다만, 산아제한에서 출산장려로 정부 정책 방향이 바뀌기까지 30여 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그 속도가 빠른 것이 우리나라의 특징이다.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사례처럼 사회 안전망이 붕괴되어 나타난 병리적인 현상으로서 인구 감소는 바람직하지 않다. 일찍이 인구 감소 현상에 적응한 프랑스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는 결혼과 비혼/미혼의 중간 상태인 ‘동거(코아비타시옹)’를 제도적으로 인정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받아들인 바 있다. 새로운 제도와 관습, 도덕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유연히 대처해야 할 것이다.

 

7. 인구학자의 시선 | 조영태

지금까지 저출산 대책은 사회구조적인 논의로 치우쳐 있었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 동안 130조 원의 예산을 들여 보육 환경이나 일자리, 주거 문제를 개선하려 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저출산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출산 자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출산 과정을 분석한 맬서스의 인구론과 생명체의 진화 과정을 분석한 다윈의 진화론을 접목하면, 생물학?심리학?인구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인간 출산의 근본 원리에 접근할 수 있다. 경쟁적 환경에서 느껴지는 물리적 밀도와 그로 인한 심리적 밀도에 따라 인구 조절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것이다. 따라서 밀도를 낮추려는 정책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저출산은 문제와 원인이 아닌 현실이자 결과

미래는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렸다

 

저출산 현상은 우리 사회에 던져진 위기 신호임에 틀림없다. 아이가 사라지는 인구 구조로는 공동체가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출산은 누군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직면한 현실이며, 사회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고 저자들은 힘주어 말한다. 지금까지의 대책은 저출산을 특정 연령대만의 문제이자, 미래의 파국을 가져올 원인으로 국한했기에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다양한 관점에서 출산 행위 자체를 이해한다면, 구조 개선의 길만이 유효한 해법임을 알 수 있다. 아이를 낳지 않는 개인을 탓할 것이 아니라 변화한 사회구조와 삶의 양식에 맞춰 제도와 규범을 수정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기성세대가 공연한 위기론에서 벗어나 구조 개선의 의지를 드러내야 한다. 기존 시스템을 고정해놓고 출산을 안 해서 문제라고 말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인구 변화의 ‘새로운 질서’가 시작되고 있다. 기존 의식과 제도를 수정하지 않는다면 출산율은 더 떨어질지도 모른다고 저자들은 경고한다. 인구가 많을 때를 가정해 만든 현재의 제도와 정책을 수정해야 아이가 돌아오는 세상이 다시 찾아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