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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

생김새의 생물학

성게, 메뚜기, 불가사리가 그렇게 생긴 이유

저자 모토카와 다쓰오
역자 장경환
브랜드 김영사
발행일 2019.03.11
정가 15,800원
ISBN 978-89-349-8508-2 03470
판형 140X205 mm
면수 352 쪽
도서상태 판매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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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왜 그 모양이니?”

기묘한 동물들의 특별한 형태를 만들어낸

진화 속 물리·화학·수학을 찾아서

 

왜 어떤 동물은 길쭉하고, 어떤 동물은 둥글까? 불가사리의 팔은 왜 하필 다섯 개일까? 성게는 왜 밤송이처럼 생겼을까? 그리고 껍데기가 딱딱한데 탈피도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성장할까? 메뚜기는 어떻게 날개를 그렇게 빠르게 진동시킬까? 조개는 무슨 힘으로 껍데기를 꽉 다물까?

 

90만 부 베스트셀러 《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 크기의 생물학》의 모토카와 다쓰오가 ‘생김새의 생물학’으로 돌아왔다. 이번 책에서는 무척추동물과 척추동물을 두루 살피며 동물들이 각자의 생존전략에 따라 몸을 어떤 구조로 디자인해서 살고 있는지 보여준다.

 

성게, 메뚜기, 불가사리를 비롯한 동물들은 인간 이상으로 오랜 시간동안 자기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들의 몸에는 오랫동안 작용해온 보편적인 물리·화학·수학적인 자연의 법칙이 담겨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진화사’라는 깊이와 ‘동물계’라는 너비 속에 자리한 인간의 위치를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책 속에서

 

오징어는 뛰어난 수영 능력을 갖춤으로써 몸을 감싸는 껍데기가 필요 없어졌다. 방어지향형 동물에서 운동지향형 동물로 전환한 것이다(238쪽 <극피동물은 조금만 움직인다> 참고). 오징어는 큰 외투강도 가지고 있다. 연체동물은 외투강에 신선한 바닷물을 받아들여 호흡하는데, 오징어는 이 큰 외투강을 운동에도 사용한다. 몸을 가두던 껍데기를 없앴기 때문에 외투강을 크게 부풀려 대량의 바닷물을 흡입할 수 있다. 물을 천천히 흡입한 후 외투강을 단번에 수축시켜 바닷물을 힘차게 분출시킨다. 즉, 제트 추진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수영하는 동물이나 나는 동물은 대부분 손발이나 지느러미, 날개 등 몸에서 돌출된 것을 움직이거나 (물고기처럼) 몸통을 굼틀거리는 등 신체의 일부를 움직여 주위의 물이나 공기를 밀어서 그것의 반동으로 전진한다. 이들과는 달리 제트나 로켓은 기체나 액체를 분출시키는 힘의 반동으로 전진하는데, 오징어의 모양이 로켓을 빼닮은 것은 같은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오징어는 무려 시속 40킬로미터 정도의 속도를 낸다고 하는데, 이는 물고기가 전력 질주하는 속도에 필적한다(물고기가 수영하는 일반적인 순항속도는 시속 수 킬로미터이다). 오징어는 습격당하면 공중으로 튀어 오르고, 날아올라 활강하는 오징어도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결국 공중으로 날아오를 정도로 큰 가속 성능을 가졌다는 뜻이다.

― 130~131쪽, 〈고속으로 질주하는 오징어〉 중

 

여기서 캐치catch라는 말을 설명해두자. 이것은 ‘빗장’을 말한다. 일반적인 근육을 이용하여 껍데기가 열리지 않도록 버티는 상태는, 예를 든다면 강도가 문을 무리하게 열고 침입하려고 할 때 문을 열심히 밀어서 막는 것과 같다. 이것은 피곤한 일이며 언제까지 그것을 계속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문에 빗장을 걸어서 잠가두면 문제는 해결된다. 그렇게 잠금장치를 갖춘 근육이 제동근이다.

캐치의 메커니즘은 간단한 잠금장치가 아니라 래칫ratchet에 비유된다. 래칫이란 한쪽 방향으로만 회전하는 톱니바퀴를 말한다. 톱니바퀴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지 않도록, 뾰족한 톱니가 회전하는 반대 방향으로 올라가며 완만하게 경사져 있고, 또 톱니에 맞물리도록 톱니바퀴의 외부에 한 개의 빗장(제동장치)이 있다. 이 빗장을 제거하면 어느 쪽으로든 회전하지만 빗장을 걸면 한쪽 방향으로만 회전한다. 제동근도 껍데기를 닫는 방향으로는 움직일 수 있지만, 열리는 방향으로는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래칫으로 간주된다.

조개의 근육은 어떻게 래칫과 같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일까? 래칫의 빗장(즉, 고리에 해당하는 것)에 해당하는 것이 트윗친twitchin이라는 단백질이다. 근육의 수축은 근세포 내에 있는 미오신섬유와 액틴섬유가 서로 미끄러짐으로써 일어나는데, 트윗친은 미오신섬유에 딸려 있으며 이것이 래칫의 빗장으로 작용한다. 빗장을 걸거나 벗기는 일은 트윗친의 인산화가 담당하고 있다. 인산이 결합하지 않으면 빗장이 걸리며, 미오신섬유와 액틴섬유가 단단하게 결합한 상태로 고정된 캐치 상태가 된다. 트윗친이 인산화되면 캐치 상태가 해제된다.

― 143~145쪽, 〈캐치의 분자 메커니즘〉 중

 

 

필자는 꽃잎을 활주로라고 본다. 비행기가 착륙 태세에 들어가는 시점에서는 공항이 아직 저 멀리 있어서 활주로는 짧은 직선으로 보인다. 기체의 방향과 활주로의 방향이 어긋나 있으면 선은 대각선으로 보이고, 일치하면 수직으로 보인다. 비행기는 활주로가 수직으로 보이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고도를 계속 낮춰 실수 없이 활주로에 도착할 수 있다. 즉, 활주로는 비행기에게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 알려줄 뿐만 아니라, 목표를 향해 제대로 방향을 잡았는지를 가르쳐주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하나의 활주로는 두 방향 중 어느 방향으로든 사용할 수 있다. 즉, 180도 반대의 두 방향에서 오는 비행기를 유도할 수 있다. 그래서 다섯 개의 활주로가 방사상으로 뻗어 있으면 유도할 수 있는 방향은 10방향이다. 세 개라면 6방향이다. 그런데 네 개의 활주로가 교차되면 유도할 수 있는 방향은 4방향뿐이다. 여섯 개의 활주로라면 6방향이다. 즉, 홀수라면 그 2배의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반면, 짝수라면 그 본디의 수만큼밖에 유도할 수 없다. 여기에서 활주로를 꽃잎으로, 비행기를 곤충으로 바꾸어 생각하면 홀수의 꽃잎 쪽이 꽃잎당 더 많은 방향으로 곤충을 유도할 수 있고, 그만큼 수분 확률이 높아져 효율이 좋아질 것이다.

짝수로 설계하면 낭비가 발생한다. 이것은 활주로나 꽃잎이나 극피동물의 팔이나 마찬가지다. 다만 홀수가 좋다고 해도 한 개나 세 개로는 유도 방향이 너무 적을 것이다(그래서 백합과 같은 삼판화는 악까지 동원하여 외관상 꽃잎의 수를 늘리는지도 모른다). 또한 활주로가 일곱 개 이상이 되면, 바로 옆의 활주로가 너무 가깝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활주로가 수직선으로 보이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 179~180쪽, 〈꽃잎은 활주로?〉 중

 

 

해삼은 모래 위에 산다. 모래는 도처에 있고 다른 동물들이 거들떠보지도 않기 때문에 마음껏 먹을 수 있다. 해삼은 먹이 위에 사는 셈이다. 이것은 과자로 만든 집에 사는 것과 같다. 해삼은 넓은 과자 집을 독점하므로 먹을 기회를 놓칠 걱정이 전혀 없다.

그리고 해삼은 캐치결합조직이나 독을 갖추고 있어서 포식자에 대한 걱정도 거의 없다. 즉 도망갈 걱정도, 먹이를 찾아 우왕좌왕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움직인다고 해도 고작 모래를 먹는 장소를 조금씩 이동하는 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근육이 아주 적어도 상관없다. 덕분에 근육이 줄어들어 몸의 대부분은 자신을 보호하는 껍데기이다. 이런 것 따위는 먹어도 영양이 안 되기 때문에 해삼을 노리는 포식자는 줄어들어 해삼은 더욱더 안전해졌다.

먹을 걱정도 없고, 먹힐 걱정도 없다. 이것이 바로 천국이 아닐까? 해삼은 철저하게 에너지를 절약함으로써 지상에 천국을 실현하였다.

― 236~237쪽, 〈해삼 천국〉 중

 

고착성 군체는 어느 것이나 다 외골격으로 몸이 감싸여 있다. 여기서 상기해야 할 것은 외골격으로 몸이 감싸인 것은 곤충이든 조개이든 몸을 성장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이다. 이 부분을 산호나 이끼벌레는 어떻게 해결할까?

사실 그들은 성장하지 않는다. 군체를 구성하는 개충은 모두 수 밀리미터 정도로 매우 작다. 그 정도 크기로 크는 과정은 성장이라기보다는 발생이라고 할 수 있다. 곤충 역시 그렇게 몸이 작은 단계에서는 탈피하지 않는다. 이처럼 산호나 이끼벌레도 개체 성장은 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들에게 성장은 군체로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들은 ‘외골격이 개체가 성장하는 데 큰 문제를 야기한다면 성장 따위는 하지 않겠다. 대신 개체를 계속 겹쳐 쌓아서 군체로서 성장하면 된다’는 정반대의 발상으로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 280쪽, 〈외골격과 성장의 문제〉 중

 

지지계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으며 이를 건축에 비유하면 다음과 같다.

 

a. 골조 구조

사지동물은 길쭉한 뼈를 조합한 골격계로 자세를 유지하는데, 이것은 기둥과 대들보를 조합하여 짓는 골조 건축에 비유된다. 이 골조에 막이나 끈으로 장기를 매달아 고정시키고, 골조 가장 외부에도 막을 쳐서 덮는다. 골조끼리 연결하는 것도 끈이다. 이러한 막이나 끈은 주로 콜라겐 섬유로 이루어져 있으며 막에는 피부나 장간막 등이 있고, 끈에는 힘줄이나 인대 등이 있다. 골조 구조는 뼈와 뼈의 접합부에서 변형이 가능하며, 긴뼈는 휘기 때문에 유구조柔構造 건물(구조물이 지진의 영향을 받을 때 지진의 힘을 약화하거나 흡수하게 한 구조 — 옮긴이)이나 사지동물과 같이 잘 움직이는 것에 적합한 구조이다.

d. 막 구조

막 구조는 부풀린 풍선과 같다. 즉, 부드러운 막으로 된 주머니 내부에 물이나 공기를 가득 채워 부풀려서 형태를 유지하는 구조이다. 도쿄돔은 공기압으로 부풀리는 ‘공기막 구조’이다. 동물의 경우에는 물이 차 있기 때문에 ‘수막 구조’이다. 동물세포도 수막 구조다. 세포막으로 된 주머니 속에 물이 가득 차 있다. 개체가 막 구조인 것으로는 지렁이가 있다. 지렁이는 체벽이라는, 막으로 된 주머니 안쪽에 체액이 가득 찬 큰 공간(체강)이 있으며, 이 속에 장기가 떠 있다. 체벽은 체강 내의 수압에 의해 팽팽하게 부푼 모양을 유지한다. 이것은 물이 힘을 떠받치는, 말하자면 물이 뼈를 대신하는 상황이며 이러한 골격을 유체골격流體骨格, hydrostatic skeleton이라고 부른다.

― 297~298쪽, 칼럼 〈지지계의 종류〉 중

 

  • 모토카와 다쓰오 (저자)

1971년 도쿄대학교 이학부 생물학과(동물학)를 졸업하고 류큐대학교 조교수, 도쿄공업대학교 생명이공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2007년 과학기술 분야 문부과학대신 표창, 2014년 일본동물학회 교육상을 받았다. 생물학 지식을 노래로 기억하는 학습법을 제창하고 직접 여러 곡을 작사?작곡하여 음반을 내는 등 ‘노래하는 생물학자’로도 알려져 있다. 다수의 교과서와 참고서를 집필했고, 자원봉사로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출장 강의를 다니는 등 교육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저서로 《산호와 산호초 이야기》 《생물학적 문명론》 《노래 생물학》 《생물은 원통형》 《성게는 대단해, 메뚜기도》 등이 있다.

  • 장경환 (역자)

일본 조치대학교에서 신문학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역서로 《암과 싸우지 마라》 《당신의 암은 가짜 암이다》 《약이 병이 된다》 등이 있으며, 저서로 《뉴미디어방송》 《방송문화론》 《멀티미디어문화론》이 있다.

차례

 

머리말

 

 

1. 산호초와 공생의 세계 ― 자포동물문

산호는 어떻게 생겼나 | 자포동물의 특징 1: 자포가 있다 | 자포동물의 특징 2: 2배엽동물 | 헤켈의 뛰어난 의견 | 산호초 | 조초산호 | 산호의 공생 | 갈충조가 얻는 이익 | 영양과 이산화탄소 | 산호가 얻는 이익 | 산호의 점액이 산호초의 생물들을 기른다 | 산호게와 귀신불가사리 | 백화가 산호를 죽인다 | 백화가 일어나는 메커니즘 | 산호초는 푸른 카나리아

♬ 산호의 탱고

 

2. 곤충 전성기의 비밀 ― 절지동물문

곤충의 몸 디자인 | 곤충의 특징 1: 키틴질 외골격 | 무기질 골격과 유기질 골격 | 각피의 구조 | 상각피·외각피·내각피 | 각피는 베니어 구조 | 퀴논경화 | 곤충의 특징 2: 큰 운동 능력 - 걷기·달리기·날기 | 걷기 | 관절 | 날기 | 날개를 천천히 움직이는 곤충 | 날개를 빠르게 움직이는 곤충 | 흉부 각피는 용수철 | 비상근의 용수철 진자 | 곤충은 작은 날개로도 난다 | 곤충의 큰 도약력 | 곤충의 특징 3: 기관 | 산소 획득과 수분 손실 | 기관에서는 수분이 도망가기 어렵다 | 곤충의 특징 4: 작은 크기 | 곤충의 특징 5: 피자식물과의 공진화 | 다양성이 발생한 이유 | 곤충의 특징 6: 탈피 | 곤충의 진화와 변태 | 유충과 성충 두 시기를 구분한다

♬ 벌레는 난다

 

3. 소라는 왜 나선형일까? ― 연체동물문

가상의 공통 조상에 기초해서 생각하다 | 일반적인 연체동물의 특징 | 넓적한 동물의 문제점 | 넓적한 껍데기의 문제점 | 넓적한 껍데기를 분할한다 | 껍데기를 입체적으로 쌓아 올린다 | 소라 껍데기는 로그나선 | 왜 로그나선인가 | 완족류도 로그나선 | 껍데기의 구조 | 유기물의 역할 | 껍데기를 벗은 연체동물 | 진화한 두족류, 오징어와 문어 | 고속으로 질주하는 오징어 | 이매패류의 진화 | 먹이 수집 장치로서의 아가미 | 개펄 조개잡이로 여과섭식의 성공을 실감하다 | 아가미의 구조 | 이매패가 껍데기를 열고 닫는 방법 | 제동근 수축의 비밀 | 캐치의 분자 메커니즘 | 모래개펄에서 탈출한 이매패류 | 족사와 족사견인근

♬ 달팽이는 감고 감고

 

4. 불가사리는 왜 별 모양일까? ― 극피동물문 1

극피동물의 모양 | 극피동물의 진화 | 고착생활에서 자유생활로 | 불가사리는 인간의 친척 | 극피동물의 특징 1: 별 모양 | 움직이지 않는 생물은 방사대칭 | 왜 5방사인가 | 가설 1: 활주로 가설 | 꽃잎이 다섯 장인 꽃이 많다 | 꽃잎은 활주로? | 가설 2: 축구공 가설 | 가설 3: 홀수의 길 가설 | 고착생활을 하지 않는 극피동물

♬ 극피의 Take Five

 

5. 해삼 천국 ― 극피동물문 2

극피동물의 특징 2: 관족 | 관족의 역할 | 극피동물의 특징 3: 피부 내 골편 | 껍데기와 성장의 문제 | 극피동물의 특징 4: 캐치결합조직 | 성게의 가시 | 근육과 캐치인대의 협동작업 | 성게 껍데기 | 불가사리의 체벽 | 불가사리의 독 | 해삼의 체벽 | 껍데기의 경도 변화 | 해삼이 부드럽게 변할 때 | 경도 변화 메커니즘 | 캐치결합조직의 신경 지배 | 캐치결합조직의 에너지 소비량 | 근육과의 비교 | 극피동물의 특징 5: 저에너지 소비 | 에너지를 그다지 사용하지 않으면 식생활이 변한다 | 해삼 천국 | 극피동물은 조금만 움직인다 | 바다나리는 인대가 근육을 대신한다? | 두 가지 조직을 같은 장소에 두도록 진화하다 | 극피동물에게는 뇌도 심장도 없다 | 중앙집권이 아니라 지방분권이라는 전략

♬ 해삼 천국

 

6. 멍게와 군체생활 ― 척삭동물문

척삭동물에게는 척삭이 있다 | 척삭의 구조 | 멍게(미삭류)의 몸 디자인 | 미삭류의 특징 1: 동물성 셀룰로오스 | 미삭류의 특징 2: 여과섭식 | 왜 바다에는 여과섭식자가 많은가 | 멍게의 여과섭식 | 미삭류의 특징 3: 군체 | 군체를 만드는 방법 | 군체를 만드는 동물들 | 군체성 동물은 몸의 디자인이 단순하다 | 외골격과 성장의 문제 | 군체는 고착생활에 적합하다 | 군체는 유닛 구조

♬ 군체 행진곡

 

7. 사지동물과 육상생활 ― 척추동물아문

척주는 민물에서 진화했다 | 육상생활 | 자세 유지와 걷기 | 상륙에 따른 골격계 강화 | 팔다리를 척주에 연결하는 사지대 | 견대와 요대의 차이 | 물고기는 목이 없다 | 보행의 진화 | 포유류 | 인간은 넘어지면서 걷는다 | 먹이 구하기와 소화 | 특히 식물은 만만치 않다 | 육상에서는 먹는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 | 혀의 효용 | 소화관의 분화 | 공생 미생물에 의한 소화 | 반추(되새김질) | 큰 덩치가 베푸는 은혜

♬ 땅에서 사는 건 큰일이야

 

 

지은이의 말

옮긴이의 말

출판사 서평

 

 

“너는 왜 그 모양이니?”

기묘한 동물들의 특별한 형태를 만들어낸

진화 속 물리·화학·수학을 찾아서

 

생김새가 천차만별인 동물들이 바닷속에서, 하늘에서, 땅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크고 빠르고 강하다고 해서 언제나 유리한 것은 아니다. 소외되었던 자포동물, 절지동물, 연체동물, 극피동물을 통해 펼쳐보이는, 환경과 진화에 관한 새로운 통찰.

 

 

멍게, 해삼, 말미잘, 산호, 해파리, 메뚜기, 잠자리…

소외되었던 무척추동물을 통해 우리 몸을 새롭게 보는 책

90만 부 베스트셀러 《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 크기의 생물학》에서 독창적이고 친절한 과학 저술로 독자를 감동시켰던 모토카와 다쓰오가 이번에는 《성게, 메뚜기, 불가사리가 그렇게 생긴 이유: 생김새의 생물학》으로 돌아왔다. 이 책에선 전작의 뒷부분에 잠깐 소개되었던 곤충, 산호, 성게 등의 무척추동물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무척추동물과 척추동물을 두루 살피며 동물들의 해부학적인 구조가 어디에서 비롯하였고 어떻게 작용하는지 파헤친다.

동물의 생김새는 그들이 취한 생존전략에 맞게 변화해왔다. 이는 진화를 다루는 많은 글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이지만, 그 대상은 척추동물에 한정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척추동물은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동물의 5%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독특한 동물들과 함께 살고 있으며, 더 많은 종류의 현존하는 동물들을 살펴보기만 해도 진화라는 것이 상상 이상으로 다채로운 방식으로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인간보다 오랜 시간동안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해 왔으며, 그들의 몸에는 오랫동안 작용해온 보편적인 자연의 법칙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진화의 비밀을 밝히면서 ‘진화사’라는 깊이와 ‘동물계’라는 너비 속에 자리한 인간의 위치를 생각해보도록 한다. 이를 위해 이 책은 1~5장에서 우리에게 낯설다고 할 수 있는 자포동물문, 절지동물문, 연체동물문, 극피동물문에 속한 동물의 몸과 생존전략을 소개하고, 마지막 6~7장에서 척추동물이 속해 있는 척삭동물문을 살핀다. 이 책을 통해 우리와 닮은 척추동물만 볼 때보다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조개의 다리, 메뚜기의 날개, 불가사리의 팔

환경과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지는 생명의 형태를 만나다

새로운 종은 한 번에 출현하지 않는다. 진화는 생물이 부분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중첩되면서 일어난다. 이 책의 커다란 장점은 동물 하나하나에서 특징적인 부분이나 형태를 집중적으로 살피며 역동적인 진화 과정을 생생하게 느끼도록 한다는 것이다. 동물들은 인간에게 없는 구조를 갖고 있기도 하고, 비슷하게 생겼지만 다른 역할을 하는 기관이나 다르게 생겼지만 비슷한 기능을 하는 부위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강력한 힘으로 바위에 들러붙고, 또 필요할 때에는 걸을 수 있다. 이 ‘걷기’와 ‘들러붙기’라는 두 가지 역할을 하는 것이 연체동물의 다리이다. 우리 인간은 다리를 걷거나 달리기 위한 것이라고만 생각하는데 그것은 우리가 육상동물이기 때문이다. 바다에서는 큰 부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몸이 둥실둥실 떠올라 수류나 파도가 있는 장소에서는 쓸려갈 우려가 있다. 그래서 해저면을 발로 이동하는 저생동물에게 몸을 고정하는 다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전복에서 가장 먹음직스러운 부분이 다리이다. 다리가 그토록 근육 덩어리로 이루어진 이유는 바위에 단단히 들러붙는 힘을 얻기 위한 것이지, 빨리 달리기 위해 근육이 발달한 것이 아니다.”

― 105쪽, 〈일반적인 연체동물의 특징〉 중에서

 

또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같은 생활환경에서도 다른 생존전략을 선택해서 살아남은 동물들을 만난다. 각 동물들이 어떤 물리·화학·수학적인 원리를 자기 몸에 적용하여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는지를 추적하는 독서는 과학적인 상상력을 자극한다.

 

 

다른 몸이 만들어내는 다른 생활, 다른 가치관

느리고 약하고 작아도 다른 전략으로 충분히 잘 사는 동물들 이야기

 

“활발하게 움직이는 동물과 전혀 움직이지 않는 동물 사이에서 조금만 움직이는 생활을 하는 것이 극피동물이다. 조금만 움직이면 어떤 동물도 얻을 수 없었던 먹이를 독점할 수 있다. 극피동물은 이른바 ‘틈새산업’에서 생계를 유지한다. 그들은 다른 것과 경쟁하지 않고 평화롭게 천국의 삶을 실현하는데, 이는 ‘작은 골편이 캐치결합조직을 통해 하나로 얽어매어진’ 희귀한 지지계를 개발한 덕분에 가능했다.”

― 240쪽, 〈극피동물은 조금만 움직인다〉 중에서

 

빠르고 강하고 커야만 잘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삼은 에너지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여서 모래 사이에 있는 유기물만으로 필요한 영양분을 모두 얻으므로 먹이를 어떻게 구할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 해삼은 거의 움직이지 않으므로 근육이 없는데, 이는 포식자가 해삼을 매력적인 먹이로 느끼지 않도록 만든다. 그래서 해삼은 도망칠 걱정도 없다. 성게도 거의 움직이지 못하지만 위험한 장소에서도 긴 시간 동안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어 체계를 갖춘 채 바닷물이 끊임없이 가져다주는 먹이를 걸러서 먹는다. 곤충은 작기 때문에 뼈가 없이도 몸을 지탱할 수 있고, 날개를 빠르게 윙윙 진동시킬 수 있다. 불가사리는 뇌가 없는데도 역학적인 연계를 통해 수많은 다리(관족)들을 한 방향으로 걸어가게 만드는 방법을 찾았다. 인간의 관점에서 이 동물들은 아웃사이더일지 모르지만, 이들은 자기 가치관에 따라 충분히 잘 살고 있다. 이처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동물들을 보는 것은 그 자체가 인간중심주의적인 관점을 벗어나는 과정이다. 이뿐 아니라 우리와 달라도 너무 달라서 외계 생명체보다 더 먼 존재로 느껴지기도 했던 동물들이 특이한 방식으로 먹고 움직이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그 자체로도 큰 즐거움을 준다.

 

 

탁월한 비유, 과감하게 단순화한 그림, 보충 설명을 위한 칼럼

‘생물학 하기’의 즐거움으로 친절하게 안내하는 책

저자 모토카와 다쓰오는 과학 교육을 오래 고민하고 실천해온 학자답게 다소 복잡할 수 있는 내용을 탁월한 방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 특이 이 책에서 두드러지는 설명 방식은 ‘비유’인데, 기능형태학 책에서 매우 중요한 생물의 형태와 구조를 이해시키기에 좋은 방식이다. 예를 들어, 오징어는 로켓에, 곤충 날개를 움직이는 근육은 가로세로로 교차하는 용수철에, 조개의 제동근은 래칫이라는 톱니바퀴에 비유된다. 동물들이 지닌 다양한 골격은 골조 구조, 벽돌 구조, 막 구조와 같은 건축물의 구조에 빗대어 설명된다. 포유류와 파충류가 걷는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테이블과 테이블 상판 가장자리에 “L자형으로 구부러진 다리”가 붙은 테이블이 등장한다. 또 형태는 다르나 비슷한 구조를 가진 극피동물을 설명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쓰기도 한다. “이런 상상을 해보자. 불가사리에 물을 주입하여 풍선처럼 부풀린다. … 이렇게 된 것이 성게라고 할 수 있다. … 성게를 위아래로 길쭉하게 잡아 늘여서 옆으로 벌렁 누인 것이 해삼이다.”

이 책에는 이해를 돕기 위한 도판이 60여 컷 실려 있다. 대부분의 그림이 동물 몸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을 돕기 위한 모식도인데, 평면적인 일러스트로 매우 단순하지만 구조를 한눈에 알아보는 데에는 가장 좋은 도판이라고 할 수 있다. 실물이나 사진을 보고 동물 몸속에 있는 기관을 한눈에 파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같은 종에 속한 같은 기관이라도 실제로는 모두 미묘하게 다른 모양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생략할 것을 과감하게 생략하여 깔끔하게 정리된 그림은 집중해야 할 부분을 명확히 보여주면서 글만으로는 잘 떠올리기 어려운 몸의 구조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덧붙여 본문 중간 중간에는 본문에서 언급된 내용에 관해 더 상세하게 해설해주는 글이 박스 안의 칼럼으로 제시된다. 칼럼에서는 분류학, 지렛대의 원리, 근육이 움직이는 메커니즘, 결합조직, 골격의 종류 등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이처럼 효과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여러 장치를 통해 독자들은 본래 물리·화학·지구과학·수학과 경계가 없었던 생물학을 ‘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먹을 걱정 도망칠 걱정 ♪ 그런 걱정 전혀 없어요! ♬

저자가 직접 작곡한 동물 찬가 일곱 곡의 악보 수록

이 책에는 각 장의 끝에 저자가 직접 작사·작곡한 ‘동물 찬가’의 악보가 실려 있다. 저자 모토카와 다쓰오는 일본에서 ‘노래하는 생물학자’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자신이 연구한 동물들에게 바치는 찬가를 짓고 보급하여 사람들이 생물학에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해왔다.(https://www.youtube.com/watch?v=8igtaPD2nGo) 저자는 이 책의 기초가 된 도쿄공업대학의 강의에서, 수업시간 끝에 강의했던 동물에게 바치는 ‘찬가’를 노래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도 한 장이 끝날 때마다 하나씩, 총 일곱 곡의 악보를 실었다. 재치 있고 웃긴 가사에서부터 동물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 나오는 이 노래들은 본문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핵심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가사를 읽기만 해도 리듬과 함께 내용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면서 교육적인 효과를 높인다. 독자들은 이 노래들을 통해 동물과 가까워지는 또 다른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추천사

 

오늘날 생물학은 분자나 유전자같이 미시적인 관점으로 깊이 들어가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지만, 가끔은 이 책처럼 렌즈를 넓혀 생물이라는 것 자체에 집중하는 확장된 시야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 검색으로는 얻을 수 없는 독서 체험의 재미를 주는 책이다.

― 후쿠오카 신이치(《생물과 무생물 사이》 저자)

 

어떤 동물이든지 자기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가지고 있다. 그렇게 완전히 다른 세계를 일곱 가지나 가르쳐주는 호사스러운 책이다.

― 후지요시 료헤이(일본어판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