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정보

재미와 감동을 전하는 작은 책방을 마련했습니다.
한 바퀴 찬찬히 둘러보시면 아마도 내일 또 오고 싶으실 거에요.

21세기를위한21가지제언

겨드랑이와 건자두

저자 박요셉
브랜드 김영사
발행일 2018.12.14
정가 13,800원
ISBN 978-89-349-8391-0 03810
판형 110X180 mm
면수 216 쪽
도서상태 판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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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박요셉의 자발적 일상 표류기

쓸모없고도 충실한 시간들에 관한 위대한 발견!

 

개성 강한 스타일과 감각적인 색채로 사랑받으며 현대카드, 오설록, 아모레퍼시픽, 현대백화점 등 기업의 커머셜 및 컬래버레이션부터 잡지와 단행본까지, 다채로운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주얼 아티스트 & 크리에이터 박요셉의 첫 번째 에세이. 쓸모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나를 만든 지극히 충실했던 시간들에 관한 82편의 이야기를 한 권으로 엮었다. 《겨드랑이와 건자두》는 겨드랑이에서 나는 건자두 냄새를 뜻한다. 누구도 주목하지도 않고 말하기조차 꺼려지는 그 꼬릿한 냄새조차 그에게는 관심의 대상이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삶의 단면들, 평범함을 거부하는 놀라운 발상과 재치 넘치는 이야기로 무심하게 흘려보냈던 일상을 예리하면서도 기발하게, 유쾌하면서도 담백하게 풀어냈다. 특유의 섬세한 관찰력과 풍부한 표현력이 빚어낸 글과 일러스트의 세계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책 속에서

 

매일같이 지나치는 찜질방 앞에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노란 바탕에 검고 붉은 글씨로 큼지막하게 “연간 회원권!! 99만 원!!!” 하고 적혀 있다. 나는 더운 것을 싫어해서 매일같이 찜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만한 지옥이 없다. (…) 집에 와서 아내에게 조금 전 본 것을 이야기했더니 “그 정도면 할 만하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음? 그럴 리가. 어머니에게 물어봤더니 더 들을 것도 없이 천국이 그곳이라는 반응을 보이셨다. 일종의 마법 같았다. 누군가에게 지옥인 곳이 누군가에겐 천국이 될 수 있다니. 사는 것이 마음먹기에 달린 건지도 모르겠다. 그럼 나도 오늘부터 좋아해볼까? 기세 좋게 전기장판을 최대로 올리고 낮잠을 자다 불에 타 죽는 꿈을 꿨다. _〈마음먹기에 달렸다고?〉 중에서

 

아내의 일교차는 대단하다. 밤에는 몸에서 열기를 활활 태우며 별똥별처럼 침대로 떨어지고, 아침에 일어나보면 차갑게 식은 달이 미동도 없이 가만히 누워 있다. 단순한 비유 같지만 나는 종종 겁이 나서 밤에는 이마에, 아침에는 코밑에 손을 가만히 대본다. 결혼이라는 것은 서로 다른 우주가 작은 박스 안에 우연히 함께 담긴 것과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해왔지만, 그것이 이런 형태일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_〈아내의 일교차〉 중에서

 

달의 뒷면이 궁금한가요? 당신의 입속에 그보다 더 신기한 것이 있습니다. 크기는 또 생각보다 커서 늘 입안에 있으면서도 용케 잘 씹히지도 않는다. 씹은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만. 요 해삼처럼 생긴 것이 평생 물에 잠겨 하루에도 몇 번씩 딱딱거리는 이빨을 피해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안쓰럽다. 그리고 징그럽다. (…) 생각보다 충격적인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상대방의 말에 아무리 귀 기울여봐도 입속의 혀가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 신경이 쓰인다. 칭찬을 들어도 왠지 기분이 이상하다. 해삼에게 칭찬받는 기분이랄까, 여러모로 곤란하다. _〈달의 뒷면이 궁금한가요?〉 중에서

 

발리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한 무리의 행글라이더였다. 그리고 그것이 연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공항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국말을 하는 현지인에게 왜 이렇게 연을 많이 날리느냐고 물었더니 “이 시기에 바람이 많이 불어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마치 ‘바람에는 당연히 연이지’ 하는 표정으로. 단순한 답변이었지만 최근에 들은 말 중 가장 감동스러운 말이었다. 대번에 풍력발전소 같은 걸 떠올리던 내가 과연 창작에 어울리는 사람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_〈바람이 많이 불어서〉 중에서

 

오늘같이 날카로운 바람의 모서리가 나를 난도질하는 날에는 더욱더 뜨거운 야키소바가 그리워진다. 추위를 뚫고 찾아가 야키소바 1인분을 포장한 뒤, 외투 소매에서 손가락만 간신히 내놓고 포장된 봉투를 달랑거리며 집에 돌아와 집이라는 것의 위대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야키소바가 담긴 그릇을 여는데, 기특하게도 아직 따뜻한 온기를 유지하며 기름으로 반짝거리는 너를 마주하던 그때를 나는 아직도 기억해. 너는 마치 관우가 돌아올 때까지 초조해하지 않고 묵묵히 믿고 기다려준 그 술잔과도 같았지. 나는 그런 너를 접시에 덜 새도 없이 그만 입으로 와락 안아주고 말았는데. 보고 싶은 걸 꾹꾹 참고 아껴온 미드를 켜고, 입술을 번들거리며 느끼함에 지지 않도록 초생강을 조금씩 베어 무는 그 따뜻한 즐거움이 오늘 같은 날은 유난히 더 그립다. _〈야키소바〉 중에서

  • 박요셉 (저자)

Illustrator, Storyteller.

우연히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어 8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여름을 싫어하지만 여름의 해변만큼은 좋아합니다. 수박도 좋아하고요. 시간이 흐를수록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확실해지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들로만 이루어진 인생은 얼마나 반짝일까요. 어렵겠지만 나의 인생이 좋아하는 일들로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되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라는 것을 최근에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인스타그램 @joseph_finger

 

? 작업

아모레퍼시픽 Bamboo Sap Collaboration

비욘드×박요셉 Collaboration

미샤×박요셉 Collaboration

현대백화점 2월 메인비주얼(2017)

오설록 시크릿 티 스토리 패키지 리뉴얼

화이트×박요셉 Collaboration

현대백화점 설 메인비주얼(2016)

설화수 메타그린 패키지

마몽드 AQUA PEEL 패키지

우리카드 메인비주얼

네이처리퍼블릭 핸드크림 패키지

해피바스 Collaboration

엔제리너스 F/W Collaboration

비오템 Water love 수분크림 Collaboration

오설록 발렌타인ㆍ화이트데이ㆍ크리스마스 패키지

KT&G 레종 리미티드 에디션 패키지

헤라ㆍ마몽드 패키지

현대카드 지면광고

아디다스×댄싱9×Joseph Park Collaboration

목차

 

프롤로그_ 실례합니다, 박요셉입니다

 

#1 있는 그대로 봐주세요

일종의 배려

달리는 것의 즐거움

11시 방향의 머리카락

사물의 온도

마지막 잎새

아니라고요

냉정한 사회

노는 것은 즐거워

아저씨의 세계

기억의 무늬

음식은 위대한 거야

사소한 약속

돋보기안경

고양이의 사냥

그래, 너는 틀리지 않았어

그런 느낌

아니 글쎄

끼잉끼잉

연봉 협상

합리적인 사람의 기분

 

#2 쓸모없는 것들의 쓸모

물소와 호구

우주적 순간

즉석 만남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아이가 바뀌었어요

고성의 남작

박제

쟈카드 돗자리

사소한 일

옷을 입는 순서

코끼리 코

이석증

비누의 영혼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감각과 온도

달걀말이와 파스타

네코지타

해달과 수달

천장의 얼룩

설거지

달의 뒷면이 궁금한가요?

 

#3 금수저입니다, 멘탈 금수저

묘한 위화감

가만히 눕는다

프로의 맛

바람이 많이 불어서

모모의 생일

빼빼로데이

어머니와 배추밭

야키소바

어른의 칭찬

집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볼트와 너트

흐릿한 결말

소매치기

인생은 결국 혼자인가요?

고무나무

아내의 일교차

이름 모를 벌레

꿈의 시작

사랑하면 닮는다

계절과 계절 사이

 

#4 없어 보이지만 있어요, 미묘한 차이

수박 예찬

미래를 선물받다

넓적부리황새

페어플레이

소음의 음계

미묘한 차이

여름 감기

형사와 디자이너

직업 형태

겨드랑이와 건자두

볼 빨간 중년

말의 고환

아마추어의 기쁨

애호박과 빨간 새우

연극이 끝나면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할 때의 대처법

조그만 혓바늘 주제에

부들부들

사실은 그게 아니라

모두에게 사랑받는다는 것

많이 그려보세요

출판사 리뷰

 

 

멘탈 금수저의 인생 쓸모 추적기!

쓸모없고도 충실한 시간들에 관한 위대한 발견

 

개성 강한 스타일과 감각적인 색채로 주목받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박요셉의 첫 번째 에세이. 박요셉 작가는 잡지와 단행본, 기업의 커머셜 및 컬래버레이션 등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펼치고 있는 비주얼 아티스트 & 크리에이터이다. 그의 작품에서 가장 빛나는 면모는 바로 ‘위트’다. 분방한 상상력으로 때론 서정적으로, 때론 익살로 표현되는 그의 작품 세계는 한 편의 판타지 같다. 그런 그가 자신의 머릿속 세상을 한 권으로 압축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다. 바로 《겨드랑이와 건자두》이다.

이 책은 쓸모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나를 만든 지극히 충실했던 시간들에 관한 82편의 이야기를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의미 없다고 생각해서 무심하게 흘려보냈던 일상의 소소한 장면들과 생각들을 예리하면서도 기발하게, 유쾌하면서도 담백하게 풀어냈다. 일러스트 작가로 활동하면서 경험했던 클라이언트들과의 일화부터 놀라운 발견에 대한 흥분으로 망쳐버린 반려견 모모의 첫 생일, 분명히 다가올 것을 알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대머리에 대한 비애, 샤워를 하고 옷을 입는 순서에 대한 특별한 고찰, 따뜻한 온기를 유지하며 기름으로 반짝거리는 야키소바에 대한 열렬한 예찬, 죽음이 뻘건 혀로 자신을 휘감아 한참을 질겅질겅 씹다가 뱉어낸 듯한 고통의 이석증에 대한 소회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삶의 단면들, 평범함을 거부하는 놀라운 발상과 재치 넘치는 전개를 통해 인생이 한없이 새롭고 즐거운 것임을 깨닫게 해준다.

책의 부제에 ‘표류기’란 말이 붙은 것은 어느 한곳에 치우침 없이 흘러가는 대로 언제 어디서나 인생을 충분히 만끽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보여줌과 동시에, 독자들이 이 책을 즐기는 방법이기도 하다. 순서에 상관없이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이야기는 자연스레 연결된다. 표류하듯 시선이 닿는 곳 어디라도 좋다. 박요셉이 빚어낸 세계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어느덧 평범한 일상도 반짝반짝 빛나고 놀랍도록 특별해진다!

 

목표나 계획과 반대로 살면 좀 어때?

누가 뭐래도 나는 오늘도, 아마 내일도 쓸 만한 존재다.

겨드랑이에서 나는 건자두 냄새처럼. 응?!

 

《겨드랑이와 건자두》는 겨드랑이에서 나는 건자두 냄새를 뜻한다. 누구도 주목하지도 않고 말하기조차 꺼려지는 그 꼬릿한 냄새조차 그에게는 관심의 대상이다.

이 책은 불현듯 떠오른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어째서 나는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는 걸까?” 저자가 서른 살이 되던 새해 첫날, 계획 없던 늦잠으로 인해 비참한 기분을 온몸으로 느끼며 괴로워하던 중 머릿속을 스친 이 물음은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뒤바꾼 새로운 물꼬였다. 인생은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지만 지금의 내가 있고 나름대로 잘 살아내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어쩌면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들을 쓸모없다고 무시한 건 아닐까? 결국 우리를 이끈 것은 모두 쓸모없고도 충실한 시간들인데 말이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일상에서 발견한 작지만 소소한 감상들을 책을 통해 아낌없이 풀어낸다. 감히 말하건대, 그는 소확행의 끝판왕이 아닐까?

 

오늘같이 날카로운 바람의 모서리가 나를 난도질하는 날에는 더욱더 뜨거운 야키소바가 그리워진다. 추위를 뚫고 찾아가 야키소바 1인분을 포장한 뒤, 외투 소매에서 손가락만 간신히 내놓고 포장된 봉투를 달랑거리며 집에 돌아와 집이라는 것의 위대함을 온몸으로 느끼며 야키소바가 담긴 그릇을 여는데, 기특하게도 아직 따뜻한 온기를 유지하며 기름으로 반짝거리는 너를 마주하던 그때를 나는 아직도 기억해. 너는 마치 관우가 돌아올 때까지 초조해하지 않고 묵묵히 믿고 기다려준 그 술잔과도 같았지. 나는 그런 너를 접시에 덜 새도 없이 그만 입으로 와락 안아주고 말았는데. 보고 싶은 걸 꾹꾹 참고 아껴온 미드를 켜고, 입술을 번들거리며 느끼함에 지지 않도록 초생강을 조금씩 베어 무는 그 따뜻한 즐거움이 오늘 같은 날은 유난히 더 그립다. _〈야키소바〉 중에서

 

일러스트 작가 특유의 섬세한 관찰력과 풍부한 표현력은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달의 뒷면이 궁금한가요? 당신의 입속에 그보다 더 신기한 것이 있습니다. 크기는 또 생각보다 커서 늘 입안에 있으면서도 용케 잘 씹히지도 않는다. 씹은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만. 요 해삼처럼 생긴 것이 평생 물에 잠겨 하루에도 몇 번씩 딱딱거리는 이빨을 피해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안쓰럽다. 그리고 징그럽다. (…) 생각보다 충격적인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상대방의 말에 아무리 귀 기울여봐도 입속의 혀가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 신경이 쓰인다. 칭찬을 들어도 왠지 기분이 이상하다. 해삼에게 칭찬받는 기분이랄까, 여러모로 곤란하다. _〈달의 뒷면이 궁금한가요?〉 중에서

 

그렇다고 마냥 가벼운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있는 그대로 작은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 일을 하면서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 등 거창하지는 않지만 긍정적인 삶의 태도가 곳곳에 묻어난다.

 

행복과 쾌감을 구분하기로 했다. 길고 긴 침잠 끝에 비로소 흐릿한 결말 같은 것을 마주했다. 둘 다 가질 수 있다면 행운이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평하다고 해야 할지. 나는 그럴 때마다 선택의 기로에 서서 그것이 행복인지 쾌감인지를 조금씩만 더 고민해보고 나아가기로 했다. 둘 중 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고 쉽게 말할 수는 없지만, 쾌감은 끊임없이 지속되지 않으면 안에서부터 무너지는 마물 같은 것이다. 나는 이것을 능숙하게 다룰 수 없기에 되도록이면 행복을 선택할 생각이다. 아마도 모든 선택에 행복과 쾌감을 분리해나간다면 스스로가 내린 정의에 가까운 하루를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나의 최종 목적지가 검고 깊은 늪이라면 나는 있는 힘껏 행복감에 머리끝까지 잠긴 채로 유유히 나아가고 싶다. _〈흐릿한 결말〉 중에서

 

이 책이 그의 시선을 따라 낯선 세상을 여행하는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