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정보

재미와 감동을 전하는 작은 책방을 마련했습니다.
한 바퀴 찬찬히 둘러보시면 아마도 내일 또 오고 싶으실 거에요.

호모 데우스: 미래의 역사

일상, 그리고 쓰다

별것도 아닌데 예뻐서

브랜드 김영사
발행일 2018.09.10
정가 15,800원
ISBN 978-89-349-8299-9 03810
판형 148X205 mm
면수 292 쪽
도서상태 판매중
종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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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책 속에서

 

최근에 신랑의 동생이 할머니에게 내 이야기를 해 버렸다고 했다. 궁금했던 할머니께서 신랑에게는 묻지 못하고 동생에게 물었는데, 그냥 사실대로 말해 버렸다고. 큰 충격이셨을 텐데 신랑의 손을 붙들고 “잘 살어야 한다”고 말해 주셨다고 한다. 힘들게 살아왔을 사람이니 버리지 말고 위해주며 잘 살아야 한다고. 너무도 죄송하고 감사해서, 좀 많이 울었다. 벽 쪽으로 돌아서서 신랑 몰래 한참 울었다. _<외할머니> 중에서, 김비의 글 (p.37)

 

처음 회사에 들어왔을 때 값싼 방진마스크를 썼더니 청소할 때마다 먼지가 폐로 들어왔다. 사장에게 더 이상은 못 하겠다고 했더니, 그제야 방진마스크도 좋은 거로 바꿔 주고 청소할 때마다 수당도 10만 원씩 얹어 주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수당 안 받아도 좋으니, 보일러 청소를 아예 그만두고 싶었다. _<보일러 청소> 중에서, 박조건형의 글 (p.178)

 

나의 우울증과 무기력증은 역사가 깊다. 사춘기 때 가정환경이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당시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는 냉랭하기만 했고 나를 돌봐줄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내 방에 틀어박혀 무기력과 우울로 누워 있는 것이 내 나름의 생존 방법이었던 셈인데, 그걸 반복하다 보니 무기력이 학습되어서 조금만 힘든 상황에 처하면 도피하곤 했다. 15살부터 지금까지 너무나도 끔찍하게 무기력과 우울의 시간을 반복하고 있다. _<우울증> 중에서, 박조건형의 글 (p.254)

 

춤이나 그림이나 글이나 원리는 같다. 못해도 되고, 망쳐도 되고.

편하고 재미나게, 몸 가는 대로. 유희 정신이 기본이다. _<댄스 무아지경 & 쭉쭉 스트레칭> 중에서, 박조건형의 글 (p.242)

 

맞다, 먹고사는 일이란 그런 것. 지금 여기에서 우리를 위해 떡볶이를 끓이지 않는다고, 아주머니의 일상이 한가롭고 게으른 것일 리 없다. 나는 더 묻지 않고 다음부터는 다른 물건을 사러 들어갔다가 떡볶이 좌판이 열려 있는지만 살폈다. 차갑게 불판이 식어 있으면, ‘어딘가에서 아주머니가 또 다른 삶을 끓이고 계시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더 묻지 않았다. _<작은 분식 코너> 중에서, 김비의 글 (p.135)

 

사랑이란 원래 변하는 거라고 인정해 버리면 간신히 붙들고 있던 그 모든 사랑의 기억마저 훼손되는 것 같기 때문에, 방법은 없다. 매일 그 사람을 새로이 사랑하는 수밖에. 기억하고 쓰고 그리며 내일 다시 또 사랑해야 하겠구나. 늙어가는 우리 사랑을 끌어안는 수밖에. _<주차장에서 망중한> 중에서, 김비의 글 (p.70)

차례

 

프롤로그

내 그림을 좋아해 주고, 다음 그림도 기대해 주었다 _박조건형

우울 여행자의 아내 _김비

 

일상 하나‘사랑’하며 사는 일

일상 둘 임대 아파트에 월세 삽니다

일상 셋 나는 현장 노동자

일상 넷 우리의 우울에 입맞춤을

 

에필로그

손톱 깎는 내 모습, 짝지 모습

 

 

출판사 리뷰

 

우리의 일상은 ‘기록’되어야 한다.

모든 생은 그만한 가치가 있으므로.

 

열악한 노동 현장, 25년간의 우울증, 성소수자의 삶, 가족, 결혼 등 두 사람을 둘러싼 여러 일상의 면을 특유의 따뜻하고 유쾌한 시각으로 그려냈다. 생계를 위해 펜보다 폐유를 만지는 날이 더 많고, 멀쩡한 날보다 상처 입어 찢어지는 날이 더 많지만 그저 오늘도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일상이 너무 소중해 기록하지 않고는 배길 도리가 없다고 두 사람은 입을 모은다.

 

“그저 지금 우리가 흘려보내는 여기, 이 시간도 언젠가 끌어안지 못해

안타까워할 그 무수한 시간 중 하나라는 걸 나의 신랑도 세상 모든 사람도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대로 흘려보내지 말아야 할

여기 이 귀한 시간을 각자의 방식대로 다시 또 멋지게

기록하고 간직할 수 있기를 말이다.”

_김비 프롤로그 <우울 여행자의 아내> 중에서 (p.14)

 

‘일상 드로잉’은 말 그대로 일상을 ‘그려보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짤막한 글 한 줄을 보태면 더 좋다. 이 간단한 기록은 오늘도 잘 살아 내느라 고생한 나에게 쓰는 격려이자 내 생에 가치를 더하는 가장 쉽고 정성스러운 수고이다.

 

# 특수 제본

《별것도 아닌데 예뻐서》는 특수 제본 방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책등에 끈을 노출하여 드로잉 에세이의 투박한 매력을 더했으며, 180도 펼침으로 책에 담긴 그림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