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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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위한21가지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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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 유품 사진집

이 밖에 무엇을 구하리

역자 리경, 김용관
브랜드 김영사
발행일 2018.05.10
정가 68,000원
ISBN 978-89-349-8150-3 03660
판형 240X320 mm
면수 232 쪽
도서상태 판매예정
종이책
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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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의 삶, 그 아름다운 흔적을 찾아서

 

입적 8주기를 맞이하여, 수준 높은 심미안과 단순 소박한 삶이 잘 어우러진

스님의 오두막과 삶의 자취, 남겨두신 글과 그림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법정 스님의 흔적에서 읽는 자유로운 삶의 길. 글만이 아니라 시간, 공간, 삶의 자취를 통해 만나는 법정 스님의 가르침. 한번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던 법정 스님의 오두막 살림살이와 풍경들, 마지막까지 간직하고 나누었던 서화와 물품 등 법정 스님의 진솔한 자취를 있는 그대로 사진집에 담았다.

 

 

11. 책 속에서

 

* 나 있다

수류산방 해우소解憂所 입구의 푯말. 화장실에 들어갈 때

“나 있다”가 보이도록 돌려놓았다.

7쪽

 

* 흙 화로와 무쇠 주전자

스님이 만든 흙 화로와

1975년 불일암을 지은 후 마련한 무쇠 주전자 ‘雪草(설초)’

79쪽

 

* 초대합니다

어제 오늘 날씨는 맑게 개어 마치 가을 같습니다

이런 좋은 날 아침 차관에 물을 끓여 茶室(다실)을 열고자 ?오니

부디 오셔서 ?寂(청적)의 빛과 향기와 그 맛을 함께 누렸으면 합니다

 

96년 7월 10일

西賢山房(서현산방)에서

頂(정) 합장

83쪽

 

* 앞으로 닥쳐올 일은 앞질러 맞이해선 안 되고

지금 당하고 있는 일은 지나치게 소란 피워선 안 되고

이미 지나간 일은 오래 마음 써선 안 됩니다

저절로 오도록 맡겨 두고

저절로 가도록 내버려 두어야 합니다

그러면 분함과 두려움 즐거움과 근심스러움이

저절로 사라질 것입니다

 

병자년 초?루

수류산방에서

聞香閣 主人(문향각 주인: 향기를 들을 줄 안다는 의미)

惠存(혜존)

146쪽

 

* 그 산중에서 무슨 재미로 사느냐는 말을 더러 듣는다

개울물을 길어다 돌솥에 물 끓여 차 마시는 재미로나 살까

다로 곁에 앉아 옛 茶書(다서)를 읽고 있으면

옛 차 향기 내 안에서 은은히 배어 나오더라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개울물 소리 들으면서

종이 만지던 끝에 먹을 갈아 붓장난?네

 

99년 冬安居(동안거) 解制 前日(해제 전일)

수류산방 戱(희)

150쪽

 

* 배가 고플 때 밥을 먹으니 밥맛이 좋고

자고 일어나 차를 마시니 그 맛이 더욱 향기롭다

외떨어져 사니 문 두드리는 사람 없고

빈집에 부처님과 함께 지내니 근심 걱정이 없네

 

계유년 초?루

남은 먹으로 붓장난하?

176쪽

 

* 밤하늘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우주는 두꺼운 침묵으로 이루어진 커다란 생명체

침묵은 근원적인 현상이며

온갖 이해관계를 넘어선 평화다

이 침묵 속에서 인간은 과거와 미래의 세대로 이어져 있다

인간의 말이나 글은 이 침묵을 배경으로 이루어져야

우주적인 메아리를 가져올 수 있다

 

95년 가을비 내리는 날

수류산방에서 붓장난?다

178쪽

 

* 마음 밭에 여러 씨앗 있어

비를 맞으면 모두 싹이 튼다

삼매의 꽃은 그 형상 없으니

어찌 이루어지고 부서짐이 있으리

206쪽

 

* 이 밖에 무엇을 구?리

戊寅(무인) 立春節(입춘절)

209쪽

  • 리경 (역자)

강원도 산골에 수류산방 터를 시주했던 인연으로 이 책의 자료를 엮게 되었다.

  • 김용관 (역자)

사진작가, 아키라이프 대표, 다큐멘텀 발행인.

목차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 5

 

그 산골에서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 23

 

다섯 이랑 대를 심고 │ 53

 

좋은 차는 좋은 물을 만나야 │ 81

 

밤마다 부처와 함께 자고 │ 115

 

사진목록 │ 210

 

 

 

출판사 리뷰

 

우리 곁에 남겨두신 무소유의 삶, 그 아름다운 흔적

법정 스님에 대한 그리움, 스님의 자취를 찾아서

 

입적 8주기를 맞이하여, 단순 소박한 삶의 자취가 남아 있는 오두막,

수준 높은 심미안을 보여주는 글과 그림을 최초로 공개한다

 

법정 스님의 흔적에서 읽는 자유로운 삶의 길. 글만이 아닌 시간, 공간, 삶의 자취를 통해 만나는 스님의 가르침. 한 번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던 법정 스님의 오두막 살림살이와 풍경들, 마지막까지 간직하고 나누었던 서화와 물품 등 법정 스님의 진솔한 자취를 있는 그대로 사진집에 담았다.

 

남긴 것 없이 남긴, 떠난 바 없이 떠난 한 수행자의 거대한 유산

 

사는 곳, 쓰는 물건을 봐도 그 사람이 보인다. 스님의 마지막 오두막 ‘수류산방水流山房’의 안과 밖, 평소 좌선하시던 오두막 앞 바위, 글을 쓰고 차를 마시던 다실, 겨울에 얼까봐 물구멍을 틔워 얼지 않게 관리했던 개울, 바위 위에 뿌리를 내릴 때부터 물을 주어 기르다가 스님 화장 후 산골散骨한 오두막 옆 소나무까지, 법정 스님의 산거일기와 수많은 명문장을 낳았던 그 공간의 면면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스님의 발우와 법복, 죽비, 염주는 물론 제자들에게 남긴 수계첩, 한지를 발라 추사秋史의 글을 쓰고 재활용했던 주유소 티슈 상자, 홀로 쓰는 해우소에 들어갈 때에도 바깥에 보이도록 돌려놓았다는 '나 있다' 푯말, 스님 임종 때 멈추었다는 끈 떨어진 손목시계 등 인생철학과 미적 감각이 묻어나는 수류산방의 물건들이 130여 점의 컬러 사진을 통해 말 없는 말을 건넨다. 무소유를 설파한 스님의 물품답게 정갈하고 무심하지만, 들여다보면 작은 소품 하나에도 따뜻하고 예술적인 감각이 반짝인다.

 

펼침면으로 잘 보이도록 실은 스님의 글씨 작품들은 이 사진집의 백미. "남은 먹으로 붓장난했다"는 50여 점 서화들은 그 겸손한 어조와 달리 하나하나가 일급 예술품으로, 그림인 듯 글씨인 듯 사진집의 소장 가치를 더한다. 차茶에 관해 여덟 면에 걸쳐 적은 서첩까지 입체적으로 재현하였고, 임제·휴정·충지·학명·혜개·야보 등 유명한 선사들의 시, 추사 김정희를 비롯하여 스님이 아낀 동서양의 고전들, 스님의 건강수칙까지 두루 포함하고 있다.

 

보시던 그 빛 그대로

 

스님께서 머무셨을 공간, 남기신 흔적들을 한동안 그저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문득 멋지게 예쁘게 촬영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올라왔습니다.

사진가의 기술, 재주는 겸손해져야 했습니다.

전기도, 인공적인 빛 한 줄기도 들어오지 않던 그 공간에서

스님께서 보셨던 그 빛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

가장 정직한 전달이라 생각했습니다.

선명하고 반듯하게, 가장 기본적인 저의 역할만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어떻게 보셨을지 궁금합니다.

_사진작가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