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정보

재미와 감동을 전하는 작은 책방을 마련했습니다.
한 바퀴 찬찬히 둘러보시면 아마도 내일 또 오고 싶으실 거에요.

호모 데우스: 미래의 역사
NEW

누구나 대통령을 알지만 누구도 대통령을 모른다

대한민국의 대통령들

저자 강준식
브랜드 김영사
발행일 2017.02.10
정가 19,800원
ISBN 978-89-349-7716-2 03900
판형 152X225 mm
면수 544 쪽
도서상태 판매중
종이책
  • 등록된정보가 없습니다.
전자책

개인의 삶과 국가의 운명을 바꾼 12명의 최고권력자들

그들이 써내려간 70년 한국 현대사의 거대한 흐름과 치열한 뒷모습

 

역사를 통해 묻는다. 좋은 국가란 무엇이며, 좋은 대통령이란 무엇인가? 권력은 어떻게 탄생하고 유지되며 몰락하는가? 그들을 권력의 정점으로 이끈 정치력의 요체는 무엇인가? 국가의 성패를 가른 중대한 선택들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우리는 역사에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할 것인가? 당대를 뒤흔든 거대한 정치적 사건들, 부정한 동맹과 은밀한 조종자들, 국정운영의 치밀한 파워게임과 이해싸움…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최고권력의 계보를 한 권으로 읽는다.

 

책 속에서

 

그는 자기에게 도전하는 자는 결코 용납하지 않았다. 어릴 때 이승만과 가까이 지냈던 신흥우는 6·25 후 미국 교포들로부터 대통령에 출마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래서 1952년 귀국하자 부산 피난지의 이승만 임시관저를 방문했다. 여러 채널을 통해 미국 교포들의 동향을 듣고 있던 이승만은 “대통령을 다시 하라는데 난 할 생각이 없으니 당신이 하는 게 좋겠어” 하고 신흥우에게 출마를 권했다. 이에 신흥우가 “그럼 믿고 내가 출마하리다” 하고 승낙하니 이승만은 그렇게 하라면서 그의 손을 꼭 붙들었다. 하지만 이후 신흥우가 무소속으로 출마하자 이승만은 두 번 다시 그를 만나주지 않았다고 한다. 속을 떠보고 도전의사가 드러나자 옛 친구를 내친 것이었다. _p.31 〈이승만〉

 

그는 종교인으로서 성실의 원칙을 정치에 적용하려고 부단히 애썼던 정치인이다. 어느 날 부흥부 장관을 지낸 주요한과 단둘이 앉은 자리에서 그는 “민주당을 하느라고 집 두 채를 날려버렸지마는 하여간 정치를 한다고 하면서 소위 정치자금을 사용하는 일이 가장 양심에 걸린다”고 자탄하기도 했다. 자기 집을 두 채나 없애는 깨끗한 정치를 하면서도 당을 이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불법자금을 써야 했던 일에 대해 자책하는 그런 정치인은 지금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_p.74 〈장면〉

 

3선개헌이나 10월유신을 장기집권의 욕망 차원에서만 보지 않고, 박정희 자신의 논리구조에 입각해서 보면 나름대로 일관성이 있었음을 발견한다. 즉 박정희 자신은 국민이라는 이름의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이며, 따라서 병을 고치기 위해 필요하다면 환자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의 ‘병’은 가난이다. 그는 가난을 수술하기 위해 5·16쿠데타를 일으켰다고 소책자에 썼다. 따라서 수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에게 식사를 제한하듯 비상사태에 처했을 때는 민주주의를 유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3공 초 학생·재야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민족적 민주주의’를 제시했던 것이다.

실제로 박정희가 이해하는 민주주의란 절차적 민주주의가 아니라 개인과 민족의 행복증진에 기여하지 못하면 유보할 수도 있는 하나의 도구적 또는 행정적 민주주의였다. 다시 말해 ‘배부르고 등 따시게’ 해주는 것이 박정희식의 민주주의였다. _p.185 〈박정희〉

 

세간에서는 관운이 좋은 사람으로 흔히 최장수 총리를 역임한 정일권, 3공 및 국민의정부에서 총리를 역임한 김종필, 또는 서울시장·총리 등을 역임한 고건을 꼽지만 사실은 그 누구도 과장→국장→차관→장관→국무총리의 단계를 밟아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른 최규하의 관운을 능가한 사람이 없다. 일에 대한 열정과 성실성, 그리고 청렴결백함에서도 그는 공직자의 귀감이었다. _p.197 〈최규하〉

 

그는 스탠퍼드대학 경제학박사 출신의 김재익을 연희동 자택으로 불러 매일 아침 2시간씩 경제공부를 시작했다. 김재익이 경제의 기본원리부터 당면 문제까지 명쾌하게 설명하는 데 감복한 전두환은 11대 대통령에 취임하자 그를 청와대 경제수석에 임명했다. 이때 김재익이 “제가 드리는 조언대로 정책을 추진하시면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텐데 그래도 끝까지 제 말을 들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하고 수락조건을 말하자, 전두환이 “여러 말 할 것 없어.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 하고 내맡겼다는 이야기는 세인의 인구에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_p.268 〈전두환〉

 

이 점과 관련해 노태우도 1980년 가택연금된 김종필을 찾아가서 1인자와 틈이 벌어지지 않는 비법을 물어보았고, 그로부터 “같이 걸을 때조차 그림자를 밟지 않도록 한 걸음 물러나서 걷는 것”이라는 대답을 얻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그런 충고 때문이었는지 노태우는 내무장관 시절 전두환이 부른다는 전갈을 받자 “내가 지금 감기가 몹시 들었는데 대통령에게 옮기면 안 되니 다음으로 미루어달라”고 한 적이 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전두환은 “노 장관이 최고다. 저렇게까지 나를 위하는구나” 하고 흐뭇해했다는 것이다. _p.281~282 〈노태우〉

 

마침내 1996년 2월 28일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과 16명의 전직 장성이 부패, 내란 및 군사반란 혐의로 기소됐다. 더불어 돈을 준 재벌들도 기소됐다. 사정司正이나 인적청산은 언제나 인기가 있다. 국민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기 때문이다. 김영삼의 인기는 다시 올라갔다. 무엇보다도 그에 대항할 만한 적수 김대중의 설 자리를 완전히 잃게 만들었다는 것이 다음 총선을 위해 수확이라면 큰 수확이었다.

김영삼은 선수다. 대항마를 억눌러놓은 ‘정치 9단’은 눈길을 내부로 돌려 총선 출마자들을 하나하나 챙겼다. 그리고 1996년 2월 6일 전당대회에서 노태우의 흔적이 남아 있는 민자당의 당명을 ‘신한국당’으로 바꾼 다음 총선 출마자 전원을 국민 앞에 선보였다. 그 결과는 4·11총선의 대승으로 나타났다. _p.355 〈김영삼〉

 

개표 결과는 박정희 634만 표, 김대중 539만 표였다. 엄청난 자금과 조직을 총동원하고서도 김대중 하나를 간신히 이긴 박정희는 선거 다음 날 “내가 골똘히 생각해봤는데 이거 안 되겠어” 하고 김종필에게 말을 꺼냈다고 한다. 김종필이 “뭐가 안 되겠습니까” 하자 박정희는 “나는 빈곤을 추방하려고 열심히 일했어. 그런데 이 사람(김대중)을 놓고 국민이 나를 대접하는 것이 고작 이것뿐이야?” 하며 무언가 다른 생각을 하는 듯한 말을 했다고 한다. 그 다른 생각이 ‘10월유신’의 형태로 등장하게 되는 것은 그로부터 1년 반 뒤다. _p.380 〈김대중〉

 

“끊임없이 반복하면 네모도 원이 된다”는 파울 괴벨스Paul Goebbels의 선전술을 원용하여 그들이 만들어낸 김대중의 이미지는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과격하고-폭력적이고-선동적인) 용공이고, 다른 하나는 (임기응변에 능하고-신의가 없으며-기회주의적이고-정략적이며-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교활 간교한 인간상이었다. 이미지에 역사성은 없다. 일단 형성되면 출처는 사라지고 그 이미지만 남게 된다. _p.381 〈김대중〉

 

그의 특이한 정치행보를 ‘승부사’로 요약한 글이 많다. 목표가 정해지면 거기에 올인한다는 점에서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당선확률 제로 지역에 그가 세 번이나 베팅한 것은 모 아니면 도의 승부사적 성격 때문만은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역발상에 능한 그였다. 먹히지도 않는 호남당의 간판으로 그가 세 번씩 도전한 까닭은 당면 목표 이외에 기대하는 다른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다른 목표란 김대중 전략을 연구하면서 그가 추출해낸 ‘진정성의 획득’이었다. _p.424 〈노무현〉

 

이명박은 대한민국의 먹을거리를 만들어 ‘더 큰 대한민국’으로 뻗어나가는 든든한 디딤돌을 마련하겠다면서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다인 도합 49회의 해외순방을 가졌다. 그런데 그 비용은 “역대 대통령의 순방비용을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최소 1163억에서 최대 2013억원으로 추정된다”고 한 경제신문이 보도했다.

그에 비해 노태우는 11회(452억), 김영삼 13회(495억), 김대중 23회(546억), 노무현 27회(700억)였다. 이처럼 전임 대통령들에 비해 훨씬 많은 나랏돈을 쓰면서 해외순방을 강행했지만 그가 얻은 외교성과가 지금 무엇으로 남아 있는지는 분명치가 않다. 해외여행의 주요 명분이었던 자원외교의 성과가 거의 허탕이었다는 것은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_p.496 〈이명박〉

 

5000만 국민의 삶을 좌우하는 대통령 자리는 한 개인의 즐거움이나 입신영달이나 부귀영화를 위해 주어지는 자리가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통령직에 대한 인식이 박근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정치인들이 많다는 점에서 이제 유권자는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 적어도 다음 두 가지 질문에 대해 분명한 답을 듣고 나서 투표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첫째, 당신은 왜 대통령이 되고 싶은가?

둘째, 당신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_p.543〈박근혜〉

  • 강준식 (저자)

“이제 우리는 한 사람의 정치 지도자가 우리 삶의 틀까지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알게 되었다.” 저널리스트로서의 냉철한 역사의식과 폭넓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완성해냈다. 재미있으면서도 엄정하고 객관적인 서술이 되도록 많은 자료와 인터뷰를 섭렵하고 현장에서 취재한 정보들을 활용했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결정적인 장면들을 예리하게 포착해내 선 굵고 정제된 필치로 현장감 있게 되살려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문리대, 미국 일리노이대, 플로리다테크대(FTU), 연세대 연신원 등에서 문학, 정치학, 경제학, 신학 등을 공부했다. 196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유신 말기와 5공 중반까지 〈시카고 동아일보〉〈뉴욕 동아일보〉〈뉴욕 조선일보〉 등에서 편집국장과 논설주간 등을 지냈으며, 한때는 정치권과 공기업 등에 몸담기도 했다.

다방면을 아우르는 깊이 있는 공부와 사회를 꿰뚫어보는 날카로운 안목으로 정치, 사회, 역사, 문화 등 분야와 경계를 뛰어넘는 저술활동을 해왔다. 저서로는 《서양바람 동양바람》 《다시 읽는 하멜표류기》 《김우중의 대도전》 《혈농어수: 몽양 여운형 일대기》 《독도의 진실》 등이 있으며, 평역서로는 《장자, 쓸모없는 것이 쓸모 있다》 등이 있다. 

서문

 

1. 이승만: 망명길에 오른 ‘건국의 아버지’

야누스의 얼굴 |영어 공부 |Woman should be seen, not be heard |프란체스카 |첫 부인 박승선 |왕손의식 |카리스마 |해방 전의 반공의식 |해방 후의 반공주의 |거듭되는 좌절 |하지와의 불화 |정략가 |호랑이 문답 |38선을 돌파하라 |권모술수와 부정부패 |4·19와 망명

 

2. 장면: 민주정체를 빼앗긴 민주정치인

우유부단 |운명이 이끄는 삶 |너그럽고 부드러운 성격 |외유내강 | 계를 범한 일이 없소? |신앙과 정치 |초대 주미 대사 |제2대 국무총리 |부통령 시절 |민주당 천하 |경제제일주의 |데모로 날이 새고 저물어 |단명을 재촉한 ‘3신’ |약한 고리 |참모총장의 경질 |등한시한 정권안보 |취약한 정보관리 |38시간의 침묵 |팔리 보고서

 

3. 윤보선: 쿠데타를 추인한 ‘영국 신사’

국립묘지에 없는 무덤 |이상과 현실 |명사정치 |영국신사 |대통령 자리 |민주당 구파의 리더 |라이벌의식 |청와대 회담 |“올 것이 왔구나” |인조반정 |대통령의 친서 |윤보선의 오산 |거듭되는 하야 번복 |대장 계급장 |5대 대선 |사쿠라 논쟁 |진산파동 |유진산의 복수 |6대 대선 |선명야당과 극한투쟁

 

4. 박정희: 가난이라는 ‘병’을 수술하라

극단적인 찬반양론 |박정희의 글쓰기 |억눌린 삶 |닮고 싶었던 나폴레옹 |긴 칼 차고 싶어서 |건국동맹 연계설 |남로당 사건 |신징에서 본 관상 |이현란과 육영수 |이승만 제거계획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사주 |쿠데타의 미스터리 |쿠데타를 하고 싶었던 이유 |경제개발 |뛰어난 추진력 |하면 된다 |10월유신 |다시 보는 지도자상

 

5. 최규하: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남이 건너기를 기다려라

상반된 이미지 |뱀과 개구리 |King’s English |돌다리를 건너는 방법 |치세의 능신인가 |유고와 시국수습 |12·12사태 |글라이스틴과의 만남 |글라이스틴과 전두환 |대동학원의 정치안목 |‘대통령’과 ‘최 주사’ |안개정국 |K-공작 |계엄령 선포 |5·17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리더십의 결여

 

6. 전두환: 5공은 3공의 모조품?

5공은 3공의 모조품? |‘돌머리’와 용인술 |‘멸사돌진’ |5·16 지지 시가행진 |청와대 파견 근무 |합동수사본부 |12·12사태 |전두환과 미국 |서울의 봄 |‘전두환을 죽여라’ |<5·16교본>과 국보위 |레이건의 푸대접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 |경제정책 세일즈맨 |진짜 경제 대통령 |6·29선언 |후계자의 배신

 

7. 노태우: 너무 일찍 터뜨린 샴페인

2인자의 비결 |대구공고 동창 |육사 11기 |군대생활 |참고 참은 7년 |6·29선언 |대선구호 ‘보통사람’ |4자필승론 |노태우와 전설 |따돌린 상왕 |5공청문회 |정국 주도 방안 |중간평가 유보 |공안정국 |3당합당 |북방정책 |후계구도 |너무 일찍 터뜨린 샴페인

 

8. 김영삼: 문민정부의 개혁과 실책

머리는 빌리면 된다 |미래의 대통령 |평생의 라이벌 |유신정권의 종말 |짧았던 서울의 봄 |민추협 시절 |13대 대선 |호랑이굴로 들어가다 |재산공개와 지지율 95%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세계화의 횃불 |비자금사건 |역사 바로세우기 |9룡 |이회창의 탈당요구 |IMF사태

 

9. 김대중: 주변부를 중심부로

중심부와 주변부 | 4대 콤플렉스 | 레드 콤플렉스 | 김대중과 박정희 | 우회 전략 | 가시나무새 | 반유신투쟁 | 서울의 봄 | 직선제 개헌 | 정계은퇴 | 15대 대선 | 외환위기 극복 | 생산적 복지와 IT산업 | 동진정책 | 햇볕정책 | 잔인했던 2002년 봄 | 인동초가 이룬 꿈

 

10. 노무현: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노무현 신드롬 |돈을 버리고 인권을 택하다 |정계입문 |롤모델 김대중 |삶의 감동 |노사모의 출현 |역발상 |국민참여경선 |후보단일화 |공개토론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언론과의 갈등 |탄핵 태풍 |4대 개혁법안 |양극화 현상 |비전 2030 |서민의 꿈

 

11. 이명박: CEO 대통령

상인 정치가 |가난의 굴레 |현대건설 |결정적 한 방 |야망의 세월 |서울시장 |BBK 의혹 |능숙한 솜씨 |ABR 정책 |대미일변도 |촛불시위 |4대강 살리기 |자원외교 |일자리와 서민경제 |언론장악 |얼리버드 |욕망의 시대

 

12. 박근혜: 청와대의 ‘공주’에게 비전은 있는가

영애의식 |단조로운 학창 시절 |퍼스트레이디 |배신의 아픔 |선거의 여왕 |2007년 대선 경선 |“나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 |국정원의 그림자 |인사 파동 |창조경제와 초이노믹스 |컨트롤타워는 없었다 |패션 외교 |‘통일 대박’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 |탄핵안 가결 |두 가지 질문

 

출판사 책소개

 

필독, 한 권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 교과서

이승만에서 박근혜까지, 대한민국 권력의 역사

 

이승만에서 박근혜까지, 해방 후 우리가 겪은 권력자는 모두 12명이다. 대통령은 11명이었지만 내각책임제하의 국무총리 장면을 포함해서 ‘대한민국호’를 운전한 선장은 모두 12명이다. 12명의 선장에게는 저마다의 공과가 있고 시대적 역할이 있었다. 이 책은 그들 권력이 탄생한 과정에서부터 정치적 상황, 일화, 업적, 평가 등을 이야기 형태로 담아 대통령들이 직조한 우리 현대사가 읽는 이의 머릿속에서 저절로 그려질 수 있도록 했다. 관점은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재미있으면서도 엄정하고 객관적인 서술이 되도록 많은 자료와 인터뷰를 섭렵하고 현장에서 취재한 정보들을 활용해 역대 대통령들의 드라마를 깊이 있게 종합적으로 추적했다. 이승만에서 박근혜까지, 역대 대통령을 다룬 이 책을 내리닫이로 다 읽으면 그것이 바로 우리 한국의 현대사다.

 

 

균형 잡힌 눈으로 바라본 역대 대통령들의 인생 역정,

공과 과, 정치전략, 역사적 평가와 비교

 

역대 대통령들이 직조한 대한민국 현대사는 어떤 모습일까? 역대 정권은 전임 정권을 거의 다 부정했다. 이를테면 장면은 이승만을 독재정권이라고 부정했고, 박정희는 장면을 무능부패 정권이라고 부정했다. 김영삼은 ‘신한국 창조’라는 이름으로, 김대중은 ‘제2의 건국’이라는 이름으로 역대 정권을 사실상 부정했다. 이명박도 ABR(Anything But Roh) 정책이니 ‘잃어버린 10년’이니 하면서 노무현 내지는 김대중 정권을 부정했다. 그러나 저자는 역사란 단절과 청산의 대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좋은 정책은 전임 정부의 것이라도 계승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선진적인 태도다. 단절한다면 사회의 안정적 발전을 도모할 수 없기 때문이다.”(p.9)

저자는 역대 권력자들에게는 부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그 나름의 시대적 역할이 있었다고 말하며, 역대 대통령들의 인생 역정과 공과, 정치전략, 인간적 면모 등을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서술한다. 이를 테면 초대 대통령 이승만에 대해서는 그의 정치 행적을 다각도로 분석하며 그의 공과 과를 분명히 가린다.

 

그가 대외적으로 역점을 둔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국제적으로 승인받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이승만은 장면을 단장으로 하고 올리버를 고문으로 하는 강력한 대표단을 유엔에 파견하여 승인을 받았다. 이 승인을 받아놓았기에 뒤에 발발하는 6·25 전쟁 때 유엔군의 신속한 파병이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국제정치의 묘미를 알고 있던 이승만다운 솜씨였다. _p.48~49 〈이승만〉

 

그해 8월 2일 제2대 대통령에 당선되지만 이승만은 이 과정에서 헌법준수의 원칙을 무너뜨렸다. 특히 권력욕을 성취하기 위한 도구로 만든 자유당은 이후 정치 지도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생겼다 없어지는 포말정당의 선례가 되었다는 점에서 한국정치에 매우 부정적인 유산으로 남게 되었다. _p.54 〈이승만〉

 

당대 최고의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김영삼과 김대중의 일화를 소개하며, 그들의 정치 스타일을 명쾌하게 요약해 평가하기도 한다.

 

이후 양김은 총선 1주년인 1986년 2월 12일을 기해 직선제 개헌서명운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때 김대중이 “백만인 서명운동으로 합시다” 하고 제안하자 김영삼은 “백만이 뭐꼬? 천만은 돼야지” 하고 중얼거렸다. 김대중이 정색을 하며 “우리나라 인구가 몇인데 천만 서명을 받는단 말이오?”라고 반문하자 김영삼은 “그걸 누가 세어보나? 일단 하고 보는 거지”라고 했다. 이에 김대중도 웃으며 화답하여 천만인 서명운동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김대중은 “그분은 대단히 어려운 일도 아주 간단하게 생각한다”고 김영삼을 평했고, 김영삼은 “그분은 아주 간단한 일도 대단히 복잡하게 설명한다”고 김대중을 평했다. _p.386 〈김대중〉

 

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인 ‘용인술’을 논하며 역대 대통령들을 다음과 같이 종합적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왜 매끄럽지 못한 인사가 계속되었던 것일까? 문제는 경험이었다. 이를테면 박정희·전두환·노태우 등은 오랜 지휘관생활을 통해 군대식 용인술을 익힐 기회가 있었고, 김영삼·김대중은 오랜 정당생활을 통해 정당식 용인술을 익힐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노무현에겐 그런 경험이 별로 없었고, 이명박에겐 회사경험이 있지만 월급쟁이라는 한계가 있었으며, 박근혜의 경우는 몇몇 단체장과 당대표 등을 역임하기는 했지만 얼굴 마담적인 요소가 강했다. 결국 노무현·이명박·박근혜에게는 용인술을 충분히 익힐 기회나 경험이 부족했던 것이다. _p.525 〈박근혜〉

 

권력의 최고 정점인 대통령에 대한 연구는 곧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행복에 대한 총체적인 분석인 동시에 미래에 대한 대비의 다름 아니다. 이 책은 각종 비사와 관련 인물들의 증언, 방대한 분량의 사료 등을 바탕으로 역대 대통령들을 여러 각도에서 균형 있게 분석하고 평가한다.

 

 

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선택해왔는가?

이제, 어떤 대통령을 선택할 것인가?

 

대통령의 3대 권한은 정책권, 인사권, 예산권이다. 여기에 덧붙여 한국 대통령은 대통령제의 본고장인 미국 대통령이 갖고 있지 못한 권한이 세 개 더 있다. 첫째는 검찰·경찰·국세청·감사원을 움직일 수 있는 사정권이고, 둘째는 국정원과 기무사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권이며, 셋째는 집권당을 사실상 자기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당권이다. 대통령은 위에 열거한 권력기관들을 통해 대한민국의 모든 부문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을 ‘제왕적’ 존재라고 부르는 이유다. 따라서 대통령의 성공과 실패는 대통령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 민족과 국가의 운명에 직결된다. 대통령의 조건과 역할에 대한 깊은 연구와 성찰을 담은 이 책은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을 통해 대통령이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를 판단케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먹고사는 일도 아니고 안보에 해당하는 일도 아닌데, 자기가 하고 싶다고 국민에게 강요하는 대통령이 있다면 문제가 있어도 한참 있는 대통령이다. 그 일을 통해 어떤 대통령은 자신의 한풀이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고, 어떤 대통령은 뒷돈을 챙기고 싶었는지도 모르며, 어떤 대통령은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해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사람이 국정을 농단하도록 내버려두었는지도 모른다. _p.5~6 <서문>

 

5000만 국민의 손에 의해 오르게 된 대통령의 자리를 개인 입신영달의 자리로 간주한 권력자들에게 날선 비판도 서슴지 않으며, 대통령의 자격과 조건, 대통령이 가져야 할 필수덕목에 대해서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그는 백담사 유배생활을 끝낸 후 서울로 돌아와 한때 추종세력들과 함께 정계 진출을 시도해보기도 했으나 김영삼 시대에 전격 구속되었다. 재판을 통해 집권기간 중 무려 7000억 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의 존재는 완전히 빛을 잃었다. 돈을 탐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지도자의 실격사유다. _p.278 <전두환>

 

당초부터 권력욕은 강했다. 하지만 그 권력욕을 성취하고 나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비전이나 국정철학 같은 것은 없었다. 그랬기 때문에 집권 4년 동안 이렇다 할 치적이라 할 만한 것이 없어 일각에서는 ‘무위無爲정권’이라 비판했던 것이리라. 아니, 선대의 정치를 합리화하기 위해서란 논란에 휩싸였던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이 있었던가. _p.543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라는 거대한 행정관료 체제를 지휘하고 엄청난 물자를 통제하며, 합법적 국가폭력을 독점해 전쟁을 치를 수도 있고, 수출입국을 할 수도 있으며, 나라를 환란에 빠뜨릴 수도 있고 남북교류의 물꼬를 트거나 거대 토목공사를 강행할 수도 있다. 한때는 정치가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콧방귀 뀌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 우리는 한 사람의 정치 지도자가 우리 삶의 틀까지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알게 되었다.

우리가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단순히 정책적 차원을 넘어 국가 전체가 가야 할 길을 개척하는 데 필요한 인격, 신념, 비전과 통찰을 포괄한다. 국민은 매번 부정과 부패로 얼룩진 정치에 실망하면서도 실낱같은 희망으로 새로운 지도자를 기대한다. 이 책은 이미 대통령 자리를 거쳐온 12명의 지도자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우리가 이제껏 어떤 대통령을 선택해왔는지, 앞으로 어떤 대통령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