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정보

재미와 감동을 전하는 작은 책방을 마련했습니다.
한 바퀴 찬찬히 둘러보시면 아마도 내일 또 오고 싶으실 거에요.

대한민국의 대통령들
NEW

아빠, 엄마, 네 살, 두 살. 사랑스러운 벤 가족의 웃기고도 눈물 나는 자동차 영국 일주

아빠, 우리 언제 집에 가요?

저자 벤 해치
역자 이주혜
브랜드 김영사
발행일 2016.12.20
정가 15,000원
ISBN 978-89-346-9365-0 03810
판형 140X210 mm
면수 516 쪽
도서상태 판매중
종이책
전자책
  • 등록된정보가 없습니다.

빌 브라이슨도 해내지 못할 다섯 달 간의 무모한 가족여행.

아빠, 엄마, 네 살, 두 살. 사랑스러운 벤 가족의 웃기고도 눈물 나는 자동차 영국 일주

 

사는 건 따분하고, 모아둔 돈은 없으며, 피로에 찌든 채 마흔이 되어 버린 벤과 다이나.

가족여행 가이드북을 써보라는 제안을 덜컥 수락해버린 그들에게 친구들은 경고했다. “너희 둘 중 한 사람은 토막시체가 되어 자동차 트렁크에 들어갈 거야.” 자동차에 실린 두 아이와 엄마, 아빠. 어마어마한 짐 가방에, 조식 뷔페를 뻔뻔하게 훔치고, 박쥐의 공격에 저항하며, 갑작스런 자동차 사고에 절망하고,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계속된 5개월의 여정. 아프리카 살모사, 지독한 똥냄새, 히틀러의 친구까지 특별출연하는 벤 가족의 특별한 여행기. 웃기고, 처절하고, 슬프고, 인간미 넘치며 감동적이기까지 한 놀라운 가족 여행이 펼쳐진다.

 

책 속에서

 

우리는 벽에 달력을 걸어놓고 무료 숙박을 따낼 때마다 다이나가 통화 중에 손을 치켜들면 나는 조용히 그 손에 하이파이브를 하고 날짜에 가위표를 했다. 그리고 만약 그 호텔이 정원과 트윈 룸, 무료 주차, 어쩌면 주류를 제외한 저녁 식사까지 포함된 정말 좋은 곳이라면 전화를 끊고 나서 둘이 정원으로 달려나가 빨랫줄 지지대를 빙글빙글 돌며 승리의 콩가 춤을 추곤 했다.

“해냈네, 해냈어!”

나는 다이나의 한쪽 팔을 높이 치켜들고 노래했다.

“그냥 가서 한 방에 갈취했네.”

“해냈네, 해냈어!”

다이나도 다리를 앞으로 쭉쭉 뻗으며 노래했다.

“그냥 가서 한 방에 갈취했네.”

연이은 성공으로 오만방자해진 뒤로는 이러한 축하 행사를 마치고 “무료 식사 제공에 대해 물어본 거야?”, “이런, 방끼리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잖아. 이런 거나 얻어내다니 부끄러운 줄 알라고” 하며 무뚝뚝하게 내뱉곤 했다.-33쪽

 

화창한 날이었고 다들 잘 자고 일어났으며, 어제 다이나가 빨래방에서 빨아 온 깨끗한 셔츠를 입었다. 오늘 우리는 여행 중이라는 사실이 참 근사하게 느껴졌으며, 살아 있다는 게 경이롭기까지 했다. 아무도 분유를 달라거나 기저귀를 갈아달라고 요구하지 않았고, 거북이 우리에서 도망쳐 나와 겁에 질려 더듬거리는 사람도, 빅토리아 여왕의 밀랍 인형을 보고 무서워하는 사람도 없었다. 오늘 우리는 길을 잃지 않을 것이며, 재미있게 놀 것이고, 신기한 것들을 볼 것이다. 오늘은 지금껏 한 여행 중 최고의 날이 될 것이다. 이렇게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 기쁨으로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우리는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최고의 가족이었으며, 이 사실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다. 우리는 지금 영국을 여행 중이다. 우리가 태어난 이 나라에서 모든 추억의 퍼즐 조각을 맞추는데,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그 일을 하고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모두 목청껏 노래했다.-149쪽

 

여행을 시작한 지 6주가 되었고 2,000마일을 달렸으며 외식을 하도 자주 해서 피비는 투명 비닐로 포장한 것은 모두 어린이 메뉴인 줄 알았다. 그렇게 많은 도시와 마을에 짧게 머물렀더니 팬과 매력과 공연 중에 분출하는 아드레날린만 빼고 그리고 독한 마약 대신 오가닉스의 유기농 알파벳 비스킷을 먹는, 전국 순회공연에 나선 록 밴드가 된 기분이었다. 우리는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즐겼으며 심지어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또 메모를 하기 위해 호텔 방에 비치된 모든 유명 상표의 펜을 가방에 넣었다. 생활용품을 갖춘 콘도에 묵을 때는 식품 바구니에서 봉지 핫초코를 담고, 비누, 치약, 거품 목욕제, 핸드크림까지 챙겼다. 오전 9시 30분이면 길을 나서고 청구서를 보고 환호하며 — “와, 한 푼도 안 냈어. 야호!” 그리고 하이파이브 — 오전 10시 무렵이면 그날의 첫 관광지에 도착한다. 잠들기 전에는 화장실 세면대에서 전용 세제가 아닌 공짜 샴푸로 찰리의 아벤트 젖병을 씻는다.

사실 이제 우리는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왜 아니겠는가? 늘 새로운 것을 보았고 하루하루가 달랐으며, 모든 게 모험이었다. 해야 할 집안일이나 책임도 거의 없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곤 수족관에 기저귀 교환대가 있는지 확인하고 소형 가축 농장에 어린이 메뉴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우리는 공룡 모양 치킨 너겟을 주는지, 색칠할 종이를 주는지에 따라 레스토랑의 아동 친화성 정도에 대해 한 개부터 세 개까지 별점을 매겼다. 또 프롬머 출판사 내부에 전달할 ‘알고 있나요?’ 코너도 만들었다. 나는 유명 랜드마크와 털 달린 동물들 앞에서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그게 전부였고, 그게 우리의 생활이었다.-181쪽

 

 

“그래, 우리 찰리 많이 아팠지?”

이번에는 배를 가리켰다.

“그래, 배도 아팠지? 그런데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

찰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찰리는 나아지지 않았으며 밤이 되자 더 심해졌다. 다이나와 나 사이에서 자면서 물을 달라 해서 먹이면 곧바로 토해내길 반복했다. 다음 날 아침, 찰리는 코코팝 한 숟가락을 내밀어도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토요일 아침인 데다 주변에 내과 의원도 없었다. 주말 진료가 가능한 가장 가까운 곳은 카마던 Carmarthen의 서웨일스 종합병원인데, 마침 그쪽으로 가는 길이었다. 병원으로 가는 길에 우리가 묵을 산장에 짐을 내려놓고 가려 했는데, 그만 길을 잘못 꺾었다. 시골길, 포장도 안 되어 있고 황량하며 울퉁불퉁한 길. 속도를 줄이고 방향 지시등을 켜고 우회전하려는 순간, “제기랄!” 소리와 함께 뭔가와 충돌했다. 폭탄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운전석 문에 머리를 세게 부딪치고는 약 1초 후에 정신이 돌아왔다.

“다들 괜찮아? 다들 괜찮은 거야?”

내가 외치는 동시에 다이나의 소리가 들려왔다.

“차에서 내려. 얼른 차에서 내려.”-217쪽

 

이틀 후 우리는 가까운 케직 Keswick의 아마스웨이트홀 호텔에서 이틀 밤을 묵을 예정이었다. 하룻밤 이상 묵는 건 처음이었는데, 케직에는 런던까지 정말 빨리 가는 교통편이 있었다. 아버지에게 전화를 하니 메리가 받았는데, 아버지는 잠들었다고 했다. 메리에게 아버지를 깜짝 놀라게 할 계획을 말했다.

“그런데 요즘 아버지가 잠을 많이 주무셔.”

“알아요. 하지만 메리 아줌마를 위해서 가는 것이기도 해요.”

“그래.”

메리는 침착을 유지하는 것 같다가도 어쩔 줄 몰라 하는 것 같기도 했다. 통화 끝 무렵에 머뭇거리며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가 이런 말씀을 하시더구나. 점점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녀는 이내 울기 시작하더니 무겁게 숨을 들이켜고는 말을 이어갔다.

“난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아. 아버지도 그러시고. 더는 어떤 것도 알고 싶지 않아. 일어날 일이면 일어나겠지. 사람들은 나쁜 생각을 쫓아버리려고 일부러 일을 만들어서 한단다. 네 누나도 그래서 꼬박꼬박 식사를 만들어 오지. 버스터도 와서 이것저것 만들어대고.”

“저도 이렇게 여행을 하고요.”

“그래, 너도 그렇게 여행을 하지. 해야 할 일은 해야지. 아버지도 이해하신단다. 하지만 난 더 이상 그 어떤 것도 알고 싶지 않아.”-256쪽

 

 

“아빠, 우리 집에 가서 내가 큰언니 되면 학교에 가야 하는 거지?”

피비가 물었다. 뼈대가 가느다란 아이의 하얗고 작은 얼굴을 보며 나는 커다란 아픔을 느꼈다.

“그렇지.”

아까 느낀 집에 대한 향수와 달리 지금은 더 오래 바깥에 있고 싶었다. 사실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영원히 길에서 살고 싶다. 그러면 피비는 학교에 다니지 않고, 찰리는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아도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의 모습 그대로 변치 않을 것이다. 똑같이 자고 똑같이 차를 몰고 전국을 돌아다닐 것이다. 우리 넷이서 매일 다른 호텔에 묵으며 평생 가족 친화적 명소들을 평가하면서, 그렇게.-279쪽

 

침대에서도 나는 아버지를 생각했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나약함이다. 아버지와 함께라면 이 세상 어떤 재앙도 — 경제적인 것도 감정적인 것도 물리적인 것도 — 다 헤쳐 나갈 수 있었다. 아버지의 반응을 통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아버지가 행동하는 대로 행동하면 되니까. 아버지가 없으면 나는 벌거벗은 사람 같고 갓난아기 같고 무기력하고 지붕 없는 집이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나를 보살펴줄 이가 아무도 없다는 공포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와락 몰려들었다.-292쪽

 

 

“벤, 말할 게 있는데, 화내지 않겠다고 약속할래? 당신 병원에 있을 때 내가 새크레이 박물관에 갔다고 했잖아.”

그녀가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며 말을 이었다.

“거짓말이었어. 나 그때 리즈에서 쇼핑했어.”

“오.”

“또 내가 왕립 무기고 박물관에서 사진을 한 장도 안 찍은 이유가 뭔지 알아? 자동 플래시를 작동할 줄 몰라서가 아니었어. 거기도 가지 않았기 때문이야. 또 애들 데리고 쇼핑몰에 가서 밥 먹은 것도 말하지 않았어. 그리고 영화 본 것도.”

그녀가 입술을 깨물더니 이불을 얼굴 위로 끌어당겼다. 나는 다시 텔레비전으로 고개를 돌렸다. 다이나가 이불을 내리고 계속 말했다.

“당신이 계속 전화했잖아. 실은 나더러 어디든 가라고 할까 봐 일부러 안 받은 거야.”

“그런데 지금은 내가 몇몇 웹사이트에서 산통에 버금가는 유일한 남성의 통증이라고 말하는 신장결석에 걸렸다니까 양심이 찔리는 거고?”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한테 화났어? 우린 여행을 떠나온 후로 단 하루도 안 쉬었어. 심지어 센터 팍스에 가서도 그 인형 어쩌고에 갔지. 난 하루만이라도 쉬고 싶었을 뿐이야. 날 용서해줄 테야?-395쪽

 

나는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말했다.

“다 함께!”

우리는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며 노래했다.

그 모든 어려움과 기쁨, 슬픔, 아버지의 죽음과 박쥐 공격, 자동차 사고와 신장결석을 겪으며 돌아다니던 내내 나는 이 순간을 상상해왔다. 숨 막힐 듯 가슴이 벅차오르는 내 모습과 울음을 터뜨리는 다이나의 모습. 그러나 지금 나는 그저 허탈하기만 했다. 해안 도로를 따라 바다 냄새가 훅 풍겨오고 갈매기 소리와 부두 끝 유원지에서 슈퍼 부스터를 타는 사람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저녁 6시, 웨스트 스트리트에는 벌써 사람이 가득했다. 우리는 그랜드 호

텔과 힐턴 메트로폴 호텔의 번쩍이는 불빛을 지나갔다. 불에 타 무너진 웨스트 피어는 불빛을 받아 희미한 윤곽만 보였다. 해가 지면서 점차 어두워지는 바다에 가물거리는 금빛을 뿌릴 무렵 드디어 우리 동네에 들어섰다. 그리고 집 앞에 차를 세웠다. 주행계가 6,234마일을 기록하고 있었다. 사고가 나기 전 기록까지 더하면 이번 여행의 총주행 기록은8 ,023마일이다.-499쪽

 

  • 벤 해치 (저자)

달링턴 맥도널드의 치킨 샌드위치 담당자로 일한 경험에 기초한 첫 번째 코믹소설 <잔디 깎는 유명인사, The Lawnmower Celebrity>는 2000년 라디오4의 올해의 8대 책에 선정되었다. 제멋대로 나는 커다란 발톱을 지닌 불운한 배낭여행객에 관한 두 번째 소설 <국제적인 구즈베리, The International Gooseberry>는 2001년에 출판되면서 <데일리 익스프레스>로부터 ‘신경질적이면서도 놀랍도록 슬프다.’라는 평을 들었다. 벤 해치는 2003년 <그랜타>가 뽑은 가장 전도유망한 영국의 젊은 작가 20인에 선정되었다. 아내 다이나와 함께 세 권의 여행 가이드북 <프롬머의 가족과 함께 하는 스코틀랜드 여행> <프롬머의 가족과 함께 하는 잉글랜드 여행> <프롬머의 공짜로 영국 여행>을 썼다.

  • 이주혜 (역자)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후,동화를 쓰고 영어로 된 문학작품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옮기는데 관심이 많아 아동작가로 활동하면서, 번역가 에이전시 하니브릿지에서 아동서, 자녀 교육서 전문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차례

 

CHAPTER 1. 브라이턴 Brighton

CHAPTER 2. 말로 Marlow

CHAPTER 3. 스트래트퍼드어폰에이번Stratford–upon–Avon

CHAPTER 4. 스트래트퍼드어폰에이번Stratford–upon–Avon

CHAPTER 5. 글로스터셔Gloucestershire

CHAPTER 6. 산타포드Santa Pod

CHAPTER 7. 버밍엄Birmingham

CHAPTER 8. 레스터Leicester

CHAPTER 9. 노팅엄 Nottingham

CHAPTER 10. 노팅엄 Nottingham

CHAPTER 11. 벅스턴Buxton

CHAPTER 12. 체스터Chester

CHAPTER 13. 웨일스Wales

CHAPTER 14. 리버풀Liverpools

CHAPTER 15. 블랙풀 Blackpool

CHAPTER 16. 레이크 디스트릭트Lake District

CHAPTER 17.

CHAPTER 18. 노섬버랜드Northemberland

CHAPTER 19. 스코틀랜드Scotland

CHAPTER 20. 크래스터Craster

CHAPTER 21. 요크셔Yorkshire

CHAPTER 22.

CHAPTER 23. 링컨Lincoln

CHAPTER 24. 노퍽Norfolk

CHAPTER 25.

CHAPTER 26. 콜체스터Colchester

CHAPTER 27. 브리스틀Bristol

CHAPTER 28. 콘월Cornwall

CHAPTER 29. 시드머스Sidmouth

CHAPTER 30. 와이트섬Isle of Wight 

공짜라서 떠났다.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이토록 웃길 줄 몰랐다.

 

매일 짐 싸고 매일 달린다! 길 위에서 펼쳐지는 상상초월 생고생 버라이어티

유쾌하고, 민망하고, 행복하고, 눈물 나고, 사랑스러운 벤 해치 가족의 자동차 영국 일주

 

사는 건 따분하고, 모아둔 돈은 없으며, 피로에 찌든 채 마흔이 되어 버린 벤과 다이나. 가족여행 가이드북을 써보라는 제안을 덜컥 수락해버린 그들에게 친구들은 경고했다. “너희 둘 중 한 사람은 토막시체가 되어 자동차 트렁크에 들어갈 거야.” 두 아이와 엄마, 아빠. 어마어마한 짐 가방을 싣고 시작된 그들은 무사히 여행에서 돌아올 수 있을까?

차 안에 갇힌 아이들을 달래는 법, 조식 뷔페를 뻔뻔하게 훔치는 법. 독사와 박쥐 공격을 벗어나는 법, 갑작스런 자동차 사고와 아이를 찾아온 질병을 무사히 극복하는 법. 그들의 여행은 화려한 공연과 팬을 제외한 락 밴드의 투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가장 재미있으며 가장 의미 있는 상상초월의 여정이 펼쳐진다.

 

★★★★★

“ 어마어마하게 재미있다. 5개월 동안 명소를 찾아다니며 가족여행의 단맛 쓴맛을 모두 포착해냈다. 떠들썩한 여정인 동시에 모든 가족에게 바치는 감동 어린 찬가이다.”

_댄 로즈Dan Rhodes 《티몰레온 비에타, 집으로 돌아와Timoleon Vieta Come Home》 저자

★★★★★

 

 

빌 브라이슨도 해내지 못할 다섯 달 간의 무모한 가족여행

 

“다이나! 제발!”

다이나가 임시 정차 구역에 차를 세우고 길을 물어보려고 호텔에 전화를 걸었는데, 짜증스럽게도 대화는 오후 5시 티타임에 맞춰 갈 수 있느냐로 흘러갔다.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화조차도 낼 수 없었다. 문장 하나도 제대로 끝맺지 못할 만큼 빠른 속도로 통제력을 잃어가는 그 시간에 오로지 한 곳의 통제력을 유지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었다. 조수석에 앉아 주먹을 꽉 쥐고 허벅지를 꼬집어가며 산부인과에 가는 길에 양수가 터져버린 만삭의 임신부처럼 다이나에게 애원했다.

“더 빨리, 빨리, 빨리!”

드디어 다이나가 진입로를 발견했다. 하지만 나는 시원하게 자갈이 깔린 넓은 입구에서 불과 180미터 떨어진 곳에서 어쩔 수 없이 움직이는 차에서 뛰어내려 가파른 잔디밭 언덕을 정신없이 기어 올라가 아픈 짐승처럼 참나무 뒤에 숨어 굴욕적으로 몸통 양옆 끝만 보인 채 볼일을 봤다.

호텔 방에 들어가 오래도록 목욕을 하는데 방에 온 룸서비스 직원에게 피비가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아빠가요, 잘못 익은 고기를 먹어서 여기 잔디밭에 똥 쌌어요.” (본문 39쪽)

 

소설은 절판되고, 출산휴가를 끝낸 아내가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전업주부의 삶을 살게 된 벤. 사회적으로 뒤처지고 무기력해져가는 삶에 회의가 생길 즈음, 가족여행 가이드북을 써보라는 뜻밖의 제안이 들어온다.

일상에서 벗어나 공짜여행을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게다가 돈까지 준다니 생각할 것도 없이 수락해버린 벤과 다이나. 하지만 친구들은 “둘 중 하나는 토막시체가 되어 자동차 트렁크에 들어갈 거야.”라고 경고했고, 다섯 달간의 여행을 위한 짐은 싸도 싸도 끝이 없었다. 그렇게 아빠, 엄마, 네 살, 두 살, 여기에 거대한 짐 가방까지. 작은 자동차 한 대에 위태롭게 실린 가족여행이 시작되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조식 뷔페며 호텔 샴푸를 뻔뻔하게 훔치고, 아이들에게 닥친 아픔에 당황하고, 갑작스런 자동차 사고로 여행이 중단된 위기에 처하며, 길 위에서 큰일을 보다가 봉변을 당하고, 변비 탈출을 위한 상상초월의 응급조치 덕분에 병원에 실려 가기까지. 말도 안되는 여행 속에서도 일상은 생겨난다. 매일 짐을 싸고, 아이들의 간식을 챙기고, 가이드북 초고를 쓰고, 관광지를 방문하는 생활. 그들은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일상 속에서 조금씩 새로운 행복을 발견한다. 다툼과 화해, 많은 대화를 허묘 벤과 다이나는 점점 더 완벽한 부부로 성장하고, 여행을 통해 조금씩 자라는 아이들을 보며 가족의 의미와 행복을 찾아간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 누구에게나 찾아올 이별의 순간, 그리고 가족의 의미

 

그날 밤늦게 소파에 웅크리고 앉아 코미디가 나오길 기대하며 라디오4를 듣고 있는데 그 방송이 나왔다. 글로리아 허니퍼드가 아버지에게 바치는 헌정 코미디였다. 아버지가 1960년대에 주연을 맡은 라디오 시리즈 〈죄송합니다, 다시 읽을게요 I’m sorry, I’ll Read That Again〉의 한 꼭지로 시작했다. 방송을 통해 아버지 목소리를 듣는 건 언제나 기분이 이상했지만, 이번에 정말로 충격적인 것은 마지막에 덧붙인 글로리아 허니퍼드의 말이었다. “데이비드 해치 경은 2주 전 짧은 투병 끝에 자택에서 운명하셨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 말은 누군가 뺨을 후려치는 것처럼 충격적이었다. 깜짝 놀랄 만큼 거침없고 적나라한 사실이라 잠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나는 아버지와 단지 연락이 안 되는 것뿐이라고 생각해왔다. 아버지는 돌아가시지 않았으며, 잠시 전화 통화를 할 수 없는 것뿐이라고. 이곳 콘월의 호텔에 앉아 발코니 문을 열어놓고 춥다면서 맨발 위로 흩어진 쿠션을 끌어 모으는 나 자신이 혼란스러웠다. 아버지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벅차게 부풀어 오르는데, 그래서 전화를 걸어 이야기하고 싶은데, 순간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더는 전화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깊이 절망했다.(478쪽)

 

여행을 시작하기 직전, 벤은 아버지가 병원에서 암 검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을 예감하진 못했다. 아버지의 상태는 점점 악화되었고, 마침내 벤은 아버지와의 이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여행을 멈추지 말라는 아버지의 말씀대로 벤은 여행을 계속하며 아버지의 죽음을 담담하게 맞이하려 노력한다. 그리고 아버지의 마지막을 지키기 위해 잠시 여행을 멈춘 벤은 부부와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며 독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아버지를 닮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자신의 모습, 그리고 어느 새 아버지를 따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벤. 모든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이 그렇듯, 그는 불쑥불쑥 찾아오는 불안과 슬픔을 다시 자신의 가족 안에서 위로받으며 슬픔과 이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 유쾌한 가족 여행기이자, 한 가장과 가족의 따뜻한 성장 이야기

 

그 모든 어려움과 기쁨, 슬픔, 아버지의 죽음과 박쥐 공격, 자동차 사고와 신장결석을 겪으며 돌아다니던 내내 나는 이 순간을 상상해왔다. 숨 막힐 듯 가슴이 벅차오르는 내 모습과 울음을 터뜨리는 다이나의 모습. 그러나 지금 나는 그저 허탈하기만 했다. 저녁 6시, 웨스트 스트리트에는 벌써 사람이 가득했다. 우리는 그랜드 호텔과 힐턴 메트로폴 호텔의 번쩍이는 불빛을 지나갔다. 불에 타 무너진 웨스트 피어는 불빛을 받아 희미한 윤곽만 보였다. 찌르레기 떼가 거대한 마름모꼴 대형을 이루며 날다가 시시각각 정사각형, 원기둥 등 다양한 기하학 형태로 변하며 비상했다. 원래 호브 볼링 그린의 잔디밭이던 해변 산책로를 따라 오두막이 톱니 모양으로 늘어서 있었다. 해가 지면서 점차 어두워지는 바다에 가물거리는 금빛을 뿌릴 무렵 드디어 우리 동네에 들어섰다. 그리고 집 앞에 차를 세웠다. 주행계가 6,234마일을 기록하고 있었다. 사고가 나기 전 기록까지 더하면 이번 여행의 총주행 기록은8 ,023마일이다.(본문 499쪽))

 

《아빠, 우리 언제 집에 가요?》는 화자인 벤의 흥미진진한 기록을 따라가는 유쾌한 가족 여행기일 뿐 아니라 한 남자가 가장으로, 그리고 훌륭한 남편이자 아빠로 변해가는 성장 이야기다. 삶의 과정에서 우리 모두가 겪어야 하는 사랑과 이별, 만남과 성장에 대한 모든 감정이 다섯 달간의 여행을 통해 폭발하며 의미 있는 감동을 선사한다. 처절하도록 찌질하고 웃긴 여행, 하지만 슬프고, 인간미 넘치며 감동적이기까지 한 놀라운 여행. 어떤 여정보다 역동적이고 모험으로 가득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벤 가족이 이야기에는 상상초월의 흥미진진함, 그리고 평범한 가족이 경험하는 모든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덕분에 영국에서 출간된 이 책은 수많은 언론의 호평을 받았으며, 〈내니 맥피〉의 감독 커크 존스Kirk Jones에 의해 영화화가 확정되기도 했다. 또한 저자인 벤 해치는 2003년 〈그랜타〉가 뽑은 가장 전도유망한 영국의 젊은 작가 20인에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