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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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퀴 찬찬히 둘러보시면 아마도 내일 또 오고 싶으실 거에요.

대한민국의 대통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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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과학 인생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

저자 리처드 도킨스
역자 김명남
브랜드 김영사
발행일 2016.12.02
정가 24,500원
ISBN 978-89-349-7660-8 04400
판형 148X214 mm
면수 616 쪽
도서상태 판매예정

어둠을 밝히는 촛불과 같은 길을 걸어온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탁월한 과학적 모험과 화려한 지적 인생에 대하여. 평생 지칠 줄 모르고 이어온 지적 모험들, 인생을 수놓은 유명 과학자와 학자들, 탁월한 저서들과 그 저서를 관통하는 위대한 과학적 통찰과 해설, ‘무신론’의 경전이자 가장 대담한 과학서로 평가받는 ≪만들어진 신≫이 만들어지기까지.

도킨스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저작은 과연 무엇일까? 그는 어떻게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자가 되었는가?

 

책 속에서

 

≪눈먼 시계공≫ 출간 후, 뉴욕의 저작권 대리인인 존 브록먼이 점점 나를 압박하며 접근해왔다. 존은 예나 지금이나 인정사정없이 터프한 협상가로 출판계에서 전설적인 존재다. 그래도 그는 그렇지 않은 척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정직하다(어느 기자는 브록먼의 지느러미가 멀리서 호시탐탐 맴도는 것을 볼 수 있다며 그를 상어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그에게 끌린 것은 그가 과학에 대해서, 과학이 우리 지적 문화에서 차지해야 할 위치에 대해서 일편단심으로 헌신한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가 스스로 자신의 임무로 정한 그 일은 착실히 성장했고, 지금 그의 고객은 거의 전부 과학자들이다(혹은 과학에 대해서 쓰는 철학자들이나 학자들이다). 그는 C. P. 스노를 넘어서겠다는 의미에서 그 모임을 ‘제3의 문화’라고 불렀고, 현재는 그 모임에 속한 저자들 중 브록먼사의 고객이 아닌 사람이 몇 안 되는 수준이 되었다.

_2권 ‘나의 과학 인생’ 204쪽

 

크리스토퍼 히친스가 2011년에 암으로 죽음으로써, 무신론 운동은 가장 유창한 대변인을 잃었다. 그는 주제를 불문하고 내가 들어본 웅변가들 가운데 아마도 최고였다. 훌륭한 대중 연설은 데시벨의 문제만이 아니다. 많은 선동가, 전도사, 그리고—안타깝지만—잘 속는 청중들은 이 점을 곧잘 간과한다. 크리스토퍼는 셰익스피어를 읊는 리처드 버턴을 연상시키는 근사한 바리톤 목소리를 완벽하게 활용했다. 그러나 그의 효과적인 수사법은 그보다는 그의 지성, 재치, 번개 같은 재담에서 나왔다. 가공할 만큼 방대하게 쌓아둔 사실적 지식, 문학적 은유,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들로부터 얻은 개인적 기억으로부터. 그는 지적 무기뿐 아니라 육체적 용기도 있었기 때문이다.

≪신은 위대하지 않다≫와 ≪만들어진 신≫은 경쟁 상대라기보다 보완관계다. 나는 과학자로서 종교적 신념이 세상의 해설자 역할에서 과학과 경쟁하는 것을 제일 우려했던 데 비해, 크리스토퍼는 좀 더 정치적이고 도덕적인 논리에서 반대했다. 그는 천상의 독재자가 우리에게 완벽한 복종과 헌신을 요구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심지어 신의 존재를 의심하기만 해도—우리를 영원히 벌할 태세가 되어 있다는 것 자체를 역겨운 개념으로 여겼다. 그가 말했듯이, 북한의 독재자에게서는 죽음으로써나마 탈출할 수 있지만 그 신성한 “경애하는 지도자 동지”에 대해서라면 죽음은 고난의 시작일 뿐이다.

_2권 ‘나의 과학 인생’ 243쪽

 

이 대목에서 더글러스와 나의 우정을, 내가 어떻게 그를 알게 되었는가를 이야기하면 알맞을 것 같다. 내가 처음 읽은 그의 책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가 아니라 ≪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사무소≫였다. 그 책은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는 당장 1쪽으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은 유일한 책이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그 속에 담긴 콜리지의 인용구들을 알아차리기까지 좀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다시 읽으면서 이번에는 정신을 바짝 차려 다 찾아보고 싶었다.

또한 그 책은 내가 작가에게 팬레터를 보낸 유일한 책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그에게 보낸 것은 이메일이 흔하지 않던 시절의 초창기 이메일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중략)

더글러스는 당장 답장을 보내왔고, 자기도 내 책의 팬이라면서 다음에 런던에 올 일이 있으면 자기를 만나러 오라고 초대했다. 그래서 정말로 나는 이 즐링턴에 있는 그의 높은 집 문 앞에서 초인종을 울렸다. 더글러스는 문을 열면서 벌써 웃고 있었다. 그가 나 때문에 웃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 때문에 웃는다는 것,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신의 엄청난 키에 대한 내 반응을 예상하고—그는 그런 반응을 이전에 무수히 겪었을 테니까—웃는다는 걸 나는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아니면 그는 그저 인생의 어떤 터무니없음에 대해서 아이러니하게 웃는 것이었고, 나 또한 그 사실을 재미있게 생각하리란 걸 미리 예상한 것이었다.

_2권 ‘나의 과학 인생’ 278쪽

  • 리처드 도킨스 (저자)

1941년 케냐 나이로비 출생, 영국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했다. 2008년 옥스퍼드 대학의 ‘과학의 대중적 이해를 위한 찰스 시모니 석좌교수’에서 은퇴했고, 이후에도 뉴 칼리지의 펠로로 남아 있다. 왕립학회 회원이자 왕립문학원 회원이다. 왕립문학원상(1987), 왕립학회 마이클 패러데이 상(1990), 인간과학에서의 업적에 수여하는 국제 코스모스 상(1997), 키슬러 상(2001), 셰익스피어 상(2005), 과학에 대한 저술에 수여하는 루이스 토머스 상(2006), 영국 갤럭시 도서상 올해의 작가상(2007), 데슈너 상(2007), 과학의 대중적 이해를 위한 니렌버그 상(2009) 등 수많은 상과 명예학위를 받았다.

대표작인 ≪이기적 유전자≫는 1976년 출간 이후 30년 넘게 과학계를 떠들썩하게 한 세기의 문제작이며, 출간과 동시에 과학계와 종교계에 뜨거운 논쟁을 몰고 온 ≪만들어진 신≫(2006)은 신이 존재하지 않음을 과학적 논증을 통해 증명하면서, 그동안 종교의 잘못된 논리가 세계사에 남긴 수많은 폐단을 지적한 명저로 평가받고 있다.

그 밖의 대표작으로 ≪확장된 표현형≫(1982), ≪눈먼 시계공≫(1993), ≪에덴의 강≫(1995), ≪불가능의 산을 오르다≫(1996), ≪무지개를 풀며≫(1999), ≪악마의 사도≫(2003), ≪조상 이야기≫(2004), ≪지상 최대의 쇼≫(2009),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2011) 등이 있다.

2012년, 스리랑카에서 물고기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도킨스가 진화과학의 대중적 이해에 공헌한 바를 기려 새로운 어류 속명을 ‘도킨시아’라고 지었다. 2013년에는 <프로스펙트>지가 전 세계 100여 개국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세계 최고 지성을 뽑은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 김명남 (역자)

카이스트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환경 정책을 공부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 편집팀장을 지냈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로 55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그 밖의 옮긴 책으로 ≪지상 최대의 쇼≫≪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특이점이 온다≫≪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등이 있다.

1. 만찬에서의 회상

2. 교수의 일을 물으신다면

3. 밀림의 가르침

4. 게으른 자는 말벌에게 가서: 진화경제학

5. 사절의 이야기

6. 크리스마스 강연

7. 축복받은 자들의 섬

8. 출판사를 얻는 자는 복을 얻은 것이니

9. 텔레비전

10. 토론과 만남

11. 시모니 교수

12. 과학자의 베틀에서 실을 풀며

- 진화의 택시 이론

- 표현형을 확장하다

- 원격작용

- 개체의 재발견: 승객과 무임승차자

- ≪확장된 표현형≫의 여파

- 완전화에 대한 제약

- 교실의 다윈주의 엔지니어

- ‘죽은 자의 유전자 책’, 그리고 ‘평균을 내는 컴퓨터’로서의 종

- 픽셀 속 진화

- 진화 가능성의 진화

- 만화경 같은 배아들

- 아스로모프

- 협력하는 유전자

- 보편 다윈주의

- 밈

- 중국 배 접기와 중국 귓속말 놀이

- 세상을 반영한 모형들

- 개인적인 불신에서 비롯된 주장

- 만들어진 신

13. 한 바퀴 돌아서 제자리로

출판사 리뷰

 

1.

뜨거운 논쟁과 명료한 논증의 아이콘,

지적으로 냉철하지만 인간적으로 더없이 다정한 한 위대한 과학자의

생동감 넘치는 회고록!

 

‘똑똑하고, 열정적이고, 명료하고, 무례한’ 논쟁의 대명사이자,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첫 회고록이 출간되었다. 생물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리처드 도킨스의 이름을 모르지 않을 것이고, 도킨스의 이름을 모르더라도 ≪이기적 유전자≫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유전자의 관점에서 진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처음 알려준 이 책은 출간된 지 4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수많은 학자와 일반 독자들 사이에서 ‘인생을 바꿔놓은 책’으로 회자되며 20세기 최고의 과학서로 평가받는다. 또한 2006년에 출간된 ≪만들어진 신≫은 신이 존재하지 않음을 과학적 논증을 통해 증명하면서, 그동안 종교의 잘못된 논리가 세계사에 남긴 수많은 폐단을 지적한 명저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진화생물학자이자 회의주의자, 시대의 문화와 대화를 바꾼 세기적 과학자로 평가받는 그이지만, 의외로 이 두 권의 책 외에는 우리에게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그는 어떻게 생물학자가 되었을까? 이기적 유전자 관점을 제안한 것 외에 그가 과학계에 기여한 것은 무엇일까? 그는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자가 되었을까? 나아가 사생활에서 그는 어떤 사람일까?

 

이 책은 좀 더 개인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도킨스의 첫 회고록이다. 1권 ‘어느 과학자의 탄생’ 편은 도킨스가 직접 밝히는 어린 시절과 지적 성장기, 그리고 생물학계에 일대 지진을 일으킨 ≪이기적 유전자≫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아프리카에서 보낸 목가적인 유년기, 지적으로 깨어나는 계기였던 옥스퍼드의 교육, 그의 과학 인생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전설적인 스승들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2권 ‘나의 과학 인생’ 편은 ≪이기적 유전자≫ 출간 이후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생물학자가 된 인생 후반부를 다룬다. 평생 지칠 줄 모르고 이어온 지적 모험들, 그의 인생을 수놓은 유명 과학자와 학자들, 탁월한 저서들과 그 저서를 관통하는 위대한 과학적 통찰과 해설, 가장 대담한 과학서로 평가받는 ≪만들어진 신≫의 출간에 얽힌 이야기가 담겼다.

 

도발적이고, 논쟁적인 그의 글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더없이 다정하고 인간적인 이 자서전이 조금 낯설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태연하게 말했듯이, 자서전에서 감상적인 말을 할 수 없다면 대체 어디서 하겠는가. 깊은 재치와 넓은 박식함, 시적이지만 결코 정확성을 잃지 않는 문장,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얻는 영감과 기쁨, 신랄한 유머와 재치, 모든 것이 이 두 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도킨스의 일대기와 주요한 사건을 포착한 풍부한 컬러 화보가 최초로 공개된다.

 

 

2.

“나는 왜 생물학자가 되었는가?”

도킨스가 직접 밝히는 어린 시절과 지적 성장기,

20세기 가장 위대한 과학서로 평가받는 ≪이기적 유전자≫가 탄생하기까지.

 

도킨스는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1: 어느 과학자의 탄생≫에서 그동안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던 자신의 어린 시절, 지적으로 깨어나는 시기였던 옥스퍼드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개성 있는 여러 조상들, 매력적인 부모님,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식민지 아프리카에서 보냈던 목가적인 유년기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사람들은 내게 아프리카에서 유년기를 보낸 경험이 생물학자가 되는 데 도움 되었느냐고 묻곤 한다. 그에 대한 답이 ‘아니다’임을 말해주는 증거는 전갈 사건만이 아니다. 같은 결론을 시사하는 사건이 또 있었는데, 털어놓기 좀 창피한 이야기다. 월터 부인의 집에서 살 때, 그 근처에서 사자떼가 사냥에 성공했다. 온 동네가 다 함께 구경 가자는 제안이 나와서, 우리는 사파이리 차로 현장에서 10미터까지 접근했다. 사자들은 먹이를 갉아먹고 있거나, 벌써 배불리 먹었다는 듯이 늘어져 있었다. 어른들은 흥분과 경이감에 빠져서 꼼짝 않고 좌석에 앉아 구경했다. 그러나 어머니에 따르면, 윌리엄 월터와 나는 장난감 자동차에 홀딱 빠져 차 바닥에 엎드린 채 부릉 부릉 앞뒤로 움직이면서 놀기만 했다. 어른들이 몇 번이나 흥미를 끌어보려고 노력했지만 우리는 사자에게는 추호도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_1권 ‘어느 과학자의 탄생’ 60쪽

 

기숙학교를 다닐 때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반에서 거의 종교적인 체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학교 예배당에서 기도 시간에 무릎 꿇기를 거부함으로써 회의주의자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에서도 간간이 자극이 되는 교육을 받기는 했으나, 그의 지적 호기심이 제대로 발휘되기 시작한 것은 옥스퍼드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였다.

1959년, 옥스퍼드에 들어간 도킨스는 동물학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그곳에 있던 몇몇 전설적인 스승들과 뛰어난 튜터 제도를 경험했다. 도킨스는 바로 그 독특한 교육 제도가 자신을 지적으로 일깨웠다고 말한다. 학생들에게 교과서적 가르침을 안기기보다는, 그들 스스로가 엄밀한 질문을 던지고 도서관에서 최신 자료를 뒤짐으로써 몸소 학자가 되어보도록 장려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교과서만 파고들지 않았다. 도서관에 가서 옛날 책들과 새 책들을 살펴보았다. 연구자들의 논문을 추적했다. 그래서 결국 그 주제에 관해서는 일주일 만에 가능한 한 최대한의 수준으로 거의 세계적 권위자에 가깝게 통달했다(요즘이라면 이런 작업을 대부분 인터넷으로 할 것이다). 주 단위로 진행된 개인 지도 덕분에, 우리는 불가사리의 수관계에 대해 그냥 읽고 마는 것이 아니었다. 어떤 주제든 마찬가지였다. 일주일 동안 나는 불가사리의 수관계와 함께 먹고 자고 꿈꿨다. 감은 눈 뒤에서 관족들이 행진했고, 차극이라고 불리는 수력학적 구조들이 꿈틀거렸고, 꾸벅꾸벅 조는 내 뇌 속에서 바닷물이 맥동했다. 보고서 작성은 카타르시스였고, 튜터의 격려는 일주일의 노력에 대한 충분한 이유였다. 그리고 다음 주가 되면 새로운 주제가 왔다. 도서관에서 수집해야 할 새로운 이미지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우리는 정말로 교육받았다…. _1권 ‘어느 과학자의 탄생’ 214쪽

 

옥스퍼드의 펠로이자 강사로서 경력을 쌓던 그가 예기치 못한 변화를 맞은 것은 1973년이었다. 심각한 파업으로 전력 공급이 한동안 끊기는 바람에 컴퓨터를 쓰는 연구를 잠시 중단해야 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책을 쓰기 시작했다. 당시 자연선택을 오해한 ‘집단선택’ 개념이 널리 퍼진 데 대해 자극받은 것, 그리고 윌리엄 해밀턴, 로버트 트리버스, 존 메이너드 스미스의 연구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 계기였다. 그는 농담으로 그 책을 “내 베스트셀러”라고 불렀다. 물론 그것이 바로 ≪이기적 유전자≫였다. ≪이기적 유전자≫는 유전자를 중심에 두고 진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제안함으로써 생물학계에 일대 지진을 일으켰으며, 문화적 진화의 단위로서 고안했던 용어 ‘밈’도 우리 문화에 중요한 개념으로 살아남았다.

도킨스의 개인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이 첫 번째 회고록은 진화생물학자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신론자인 그가 회고한 어린 시절과 지적 성장기, 또한 많은 사람이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책으로 꼽는 책을 쓰기까지의 사연을 최초로 소개한다.

 

 

3.

“나는 어떻게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자가 되었는가?”

지칠 줄 모르고 이어온 열정 가득한 지적 모험들과 과학적 통찰,

‘무신론’의 경전이라 불리는 ≪만들어진 신≫에 대하여.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 나의 과학 인생≫에서 리처드 도킨스는 자신의 화려한 지적 인생을 깊이 파고든다. 그것은 과학, 문화, 종교에 대한 새로운 대화를 나서서 개시했던 삶이었으며, 또한 가장 대담한 과학서로 평가받는 ≪만들어진 신≫을 쓴 삶이었다.

“현재 살아 있는 최고의 논픽션 작가 중 한 명”(스티븐 핑커)이자 “프로 복서”(<네이처>)라고 불리는 리처드 도킨스는 이 책에서 평생 지칠 줄 모르고 이어온 지적 모험과 활동을 돌아본다. 기념비적 저작 ≪이기적 유전자≫ 출간 후 경험했던 여러 학문적 탐구 및 스타덤의 전당들을 되밟아보며, 그는 애정 어린 시선으로 학계, 출판계, 방송계를 풍자한다. 그러면서 더글러스 애덤스, 크리스토퍼 히친스, 존 메이너드 스미스, 데임 미리엄 로스차일드, 네이선 미어볼드, 리처드 리키, 캐롤린 포르코, 필립 풀먼 등 그가 사귄 대단한 인물들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잔뜩 뿌려놓는다.

 

네이선 미르볼드가 우리집에 묵던 때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 기술 책임자이자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창의적인 괴짜로 꼽히는 그 유명한 인물 말이다. 수리물리를 전공한 네이선은 프린스턴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케임브리지로 옮겨서 스티븐 호킹에게 배웠다. 당시 호킹은 아직 간신히 말할 수 있었지만, 가까운 동료들만이 그 말을 알아들었기 때문에, 그런 이들이 나머지 사람들을 위한 통역자 역할을 했다. 네이선은 까다로운 자격을 갖춘 자만이 가능했던 그 통역자들 중 한 명이었다. 그리고 그 시절의 유망한 장래성에 걸맞게, 지금은 최첨단 기술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사상가가 되었다. 아무튼 그래서 나와 랄라는 마침 레드먼드와 벨린다의 초대를 받자 손님이 묵고 있다고 말했고, 호의 넘치는 그들은 언제나처럼 손님도 데려오라고 말했다.

네이선은 나서서 대화를 독점하기에는 너무 예의 바른 사람이다. 아마 긴 탁자에서 그의 곁에 앉았던 사람들이 그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었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 대화가 끈 이론을 비롯한 현대 물리학의 심원한 영역에 대한 토론으로 흘러갔을 것이다. 문학계의 식자들은 홀려버렸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그들이 늘 그러듯이 옆 사람들과 아포리즘 같은 농담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과학에 대한 호기심의 물결은 네이선의 자리에서 시작되어 식탁 반대편 끝까지 잦아들지 않고 퍼져나갔으며, 그날 저녁은 현대 물리학의 기묘함을 논하는 비공식 세미나로 둔갑했다. 그날의 손님들처럼 뛰어난 지성인들이 참석한 세미나에서는 으레 흥미로운 일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_2권 ‘나의 과학 인생’ 22쪽

 

도킨스는 자신이 실험실로부터 문화, 종교, 과학의 교차점으로 관심을 돌린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솔직하게 밝히며, 또한 이른바 “제3의 문화”라고 불리는 과학과 인문학의 통합에서 주도적으로 활약하는 인물들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묘사한다.

 

내가 감히 바라는 것은, 1976년 ≪이기적 유전자≫를 시작으로 출간된 내 책들이 스티븐 호킹, 피터 앳킨스, 칼 세이건, 에드워드 O. 윌슨, 스티브 존스, 스티븐 제이 굴드, 스티븐 핑커, 리처드 포티, 로런스 크라우스, 대니얼 카너먼, 헬레나 크로닌, 대니얼 데닛, 브라이언 그린, 두 명의 M. 리들리(마크와 매트), 두 명의 션 캐럴(물리학자와 생물학자), 빅터 스텐저 등의 책과 더불어, 그리고 그 책들이 일으킨 비평가들과 언론인들의 웅성거림과 더불어, 우리 문화의 지형을 바꾸는 데 기여했기를 하는 것이다. 과학을 일반 대중에게 설명해주는 과학 저널리스트들의 일도 물론 훌륭하지만, 내가 말하는 책은 그런 게 아니다. 내가 말하는 것은 과학 전문가가 제 분야와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위해서 쓴 책, 그렇지만 일반 독자들도 어깨 너머로 함께 읽을 만한 문장으로 씌어진 책이다. 어쩌면 나도 그런 ‘제3의 문화’를 여는 데 한몫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_2권 ‘나의 과학 인생’ 23쪽

 

열 번째 책이자 “진실을 알리는 우렁찬 트럼펫 소리”(매트 리들리)와도 같았던 ≪만들어진 신≫ 출간 후, 도킨스는 지식인계의 스타에서 일약 유명인사에 다름없는 사상가로 도약하여 크리스토퍼 히친스, 샘 해리스, 대니얼 데닛과 더불어 무신론의 ‘네 기수’로 알려지게 된다.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2: 나의 과학 인생≫에서 독자는 ≪만들어진 신≫의 출간과 내용에 얽힌 새로운 이야기뿐만 아니라, 책을 둘러싼 뜨거운 논쟁에 대한 도킨스의 생각을 엿보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만들어진 신≫에는 통계적 불가능성이라는 중심 논증 외에도 많은 이야기가 담겼다. 종교의 진화적 기원, 도덕성의 근원, 종교 경전의 문학적 가치, 종교에 의거한 아동 학대를 다룬 대목도 있다. 가끔 이 책을 성마르고 거친 비난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오히려 유머 있고 인간적인 책이라고 여기고 싶다. 어떤 유머는 비아냥이고, 조롱에 가까운 것도 있으며, 그런 유머의 표적이 된 대상들이 부드러운 조롱과 혐오 발언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피터 메더워에게 배운 교훈 하나는 목표를 정확하게 겨냥한 풍자적 조롱은 저속한 욕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종교적 의도를 지닌 비판자들은 그 차이를 분간하지 못할 때가 많다. 심지어 누군가는 나더러 투렛증후군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 그가 정말로 책을 읽었을 거라고는 믿기 어렵다. 아마도 그는 그냥 제 표현에 반했을 것이다! _2권 ‘나의 과학 인생’ 564쪽

 

그뿐 아니다. 도킨스의 분주한 삶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났던 탁월하고 영향력 있는 저서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와 그 책들을 잇는 주요한 과학 개념들을 살펴보고 그 기원을 알아볼 수도 있다. ≪확장된 표현형≫≪눈먼 시계공≫≪지상 최대의 쇼≫≪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 등의 저작에 담긴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 탁월한 과학적 탐구, 인간과 생명에 대한 진정성 넘치는 도킨스의 사유가 풍부히 드러난다.

 

 

4.

과학의 경이로움과 위대함을 밝히기 위해 평생 달려온,

과학과 사랑에 빠진 멋진 인간의 멋진 회고담!

우리 시대,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이 지니는 의미와 가치에 대하여

 

“현대 과학계에서 자신이 기여한 바를 자랑스럽게 여길 만한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 있다면,

심지어 약간의 승리감마저 느껴도 좋을 만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리처드 도킨스다.”

 

<뉴욕타임스>는 이 책의 서평을 위와 같이 밝히며, 도킨스가 현대 과학에 끼친 영향력에 찬사를 보냈다. 그렇다면 장장 두 권이나 되는 한 과학자의 자서전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는 무엇일까?

논쟁적이고 도발적인 문체에 익숙한, ≪이기적 유전자≫와 ≪만들어진 신≫을 읽은 독자들에게는, 더없이 다정하고 인간적인 도킨스의 또 다른 이면이 놀라움과 즐거움을 안길 것이다.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는 도킨스의 생생한 글은 문학적으로도 훌륭하다. 뿐만 아니라, 과학이 선의와 다정함으로 북돋워질 때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성취를 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한 과학자의 입을 통해 비로소 깨달을 수 있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었지만, 어쩐지 마음에서는 그가 영원히 청년으로 느껴졌다는 ‘옮긴이의 말’에서도 이 책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도킨스는 이제 일종의 아이콘이 되었다. 진화의 유전자 중심 관점을 상징하는 아이콘, 우리 시대 대중 과학서를 상징하는 아이콘, 회의주의와 무신론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무릇 아이콘의 숙명은 그다지 달갑지 않은 숭배와 조금은 억울한 비난을 둘 다 과하게 받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영역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게 되고, 여러 오해와 실수가 영구히 박제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런 아이콘의 자리를 지킬 게 분명한 도킨스이기에, 그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려준 이 자서전이 너무 늦기 전에 출간된 건 그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고 우리에게는 만족스러운 일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은 첫 장으로 다시 돌아가며 끝을 맺는다. 도킨스는 뉴 칼리지에서 열린 자신의 일흔 번째 생일 축하 파티에서 100여 명의 동료 학자, 소설가, 방송인, 음악가, 출판인들을 앞에 두고 짧은 시 한 편을 읊으며 주마등처럼 스치는 일련의 장면들을 회상한다. 식민지 시절 아프리카에서 나른하게 나는 큰 나비들과 함께 보낸 유년기, 솔향기 가득하던 짐바브웨 붐바산 속 기숙학교, 옥스퍼드의 첨탑들 사이에서 소녀들을 꿈꾸며 보낸 대학 시절, 과학에 대한 흥미와 과학만이 답할 수 있는 심오한 철학적 의문들에 대한 흥미가 싹텄던 시절, 첫 책 ≪이기적 유전자≫를 출간하던 때…. 그 순간을 회상하며 성경의 시편, 셰익스피어, 키츠를 패러디한 시의 구절구절은, 시대를 풍미한 한 위대한 학자의 순수하고 고귀한 과학관, 그리고 열정과 위트가 넘치는 인생관의 결정체, 바로 그것이었다.

 

죽음의 사신의 활 너머로 나는

경고의 사격을 날리겠다. 나는

인생의 심판이 내게 아웃을 선언하도록,

‘레그비포’나 ‘코트앤드볼드’를 선언하도록 놔두진 않겠다,

적어도 내가 정말로 늙어서

그 목적지에 도달하는 날까지는(우리가 알기로 어떤 여행자도

그로부터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그 목적지에).

그 깔끔한 여관(매리엇 수준은 아니지만)

시간의 날개 달린 전차가 예고하는 그곳에.

 

아직은 내게 어두운 밤을 순순히 길들일 시간이 있다.

세상을 환히 밝힐 시간이 있다.

또 하나의 새 무지개를 풀어버릴 시간이 있다,

영원한 안식에 들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