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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 미래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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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선생 지식경영법

저자 정민
브랜드 김영사
발행일 2006.11.25
정가 25,000원
ISBN 89-349-2350-4 03810
판형 신국판변형*양장/ 152X223mm
면수 612 쪽
도서상태 판매중

핵심을 장악하라, 생각을 단련하라, 독창성을 추구하라!
우리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탁월한 지식편집자, 정약용의 지식경영과 전략


18년 유배생활 중 500여 권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저서를 완성한 열정의 지식인. 경전과 고전에 통달한 당대 최고의 학자인 동시에 역사, 문학, 법학, 음악, 교육은 물론 농업, 의학, 물리학, 토목과 기계공학 등에 이르기까지 사상 유례없이 폭넓은 분야에서 기적 같은 학문적 성취를 일궈낸 한국 지식사의 불가사의. 그는 어떻게 지식의 기초를 닦고 정보를 조직했을까? 어떻게 공부의 효율을 높이고 생각을 발전시켰을까? 그가 탁월한 논리, 과학적인 사고로 21세기에도 유용한 정보경영의 로드맵을 제시한다!
핵심과 흐름을 잡아내는 계통적 지식경영부터 토론하고 논쟁하는 쟁점적 지식경영, 실용성을 갖춘 현장적 지식경영, 독창성을 추구하는 창의적 지식경영, 효율성을 강화하는 집체적 지식경영 등 당신의 공부와 삶을 새롭게 깨워줄 명쾌하고 흥미진진한 다산 치학법 10강 50목 200결!

  • 정민 (저자)

충북 영동 출생. 한양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모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물질의 삶은 진보했지만 내면의 삶은 더 황폐해진 시대에 등불이 되는 말씀과 세상의 시비 가늠을 네 글자의 행간에 오롯이 담아 묶었다.

 

그동안 연암 박지원의 산문을 꼼꼼히 읽어 『비슷한 것은 가짜다』와 『고전 문장론과 연암 박지원』을 펴냈다. 18세기 지식인에 관한 연구로는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발견』과 『다산선생 지식경영법』『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공화국』『미쳐야 미친다』『삶을 바꾼 만남』 등이 있다. 또 청언소품淸言小品에 관심을 가져 『일침』『마음을 비우는 지혜』『내가 사랑하는 삶』『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돌 위에 새긴 생각』『다산어록청상』『성대중 처세어록』『죽비소리』 등을 펴냈다. 이 밖에 옛 글 속 선인들의 내면을 그린 『책 읽는 소리』『스승의 옥편』 등의 수필집과 한시 속 신선 세계의 환상을 분석한 『초월의 상상』, 문학과 회화 속에 표상된 새의 의미를 찾아 『한시 속의 새, 그림 속의 새』, 조선 후기 차 문화의 모든 것을 담아서 『새로 쓰는 조선의 차 문화』 등을 썼다. 아울러 한시의 아름다움을 탐구한 『한시 미학 산책』과 『우리 한시 삼백수』, 사계절에 담긴 한시의 시정을 정리한 『꽃들의 웃음판』을 펴냈고 어린이들을 위한 한시 입문서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도 썼다.

 

머리말
서설 통합적 인문학자 다산 정약용의 전방위적 지식경영

1강. 단계별로 학습하라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쇄적 지식경영
(1) 파 껍질을 벗겨내듯 문제를 드러내라 _ 여박총피법(如剝蔥皮法)
(2) 묶어서 생각하고 미루어 확장하라 _ 촉류방통법(觸類旁通法)
(3) 기초를 확립하고 바탕을 다지라 _ 축기견초법(築基堅礎法)
(4) 길을 두고 뫼로 가랴 지름길을 찾아가라 _ 당구첩경법(當求捷徑法)
(5) 종합하여 분석하고 꼼꼼히 정리하라 _ 종핵파즐법(綜?爬櫛法)

2강. 정보를 조직하라 - 큰 흐름을 잡아내는 계통적 지식경영
(6) 목차를 세우고 체재를 선정하라 _ 선정문목법(先定門目法)
(7) 전례를 참고하여 새 것을 만들어라 _ 변례창신법(變例創新法)
(8) 좋은 것을 가려뽑아 남김없이 검토하라 _ 취선논단법(取善論斷法)
(9) 부분을 들어서 전체를 장악하라 _ 거일반삼법(擧一反三法)
(10) 모아서 나누고 분류하여 모으라 _ 휘분류취법(彙分類聚法)

3강. 메모하고 따져보라 - 생각을 장악하는 효율적 지식경영
(11) 읽은 것을 초록하여 가늠하고 따져 보라 _ 초서권형법(?書權衡法)
(12) 생각이 떠오르면 수시로 메모하라 _ 수사차록법(隨思箚錄法)
(13) 되풀이해 검토하고 따져서 점검하라 _ 반복참정법(反覆參訂法)
(14) 생각을 정돈하여 끊임없이 살펴보라 _ 잠심완색법(潛心玩索法)
(15) 기미를 분별하고 미루어 헤아려라 _ 지기췌마법(知機?摩法)

4강. 토론하고 논쟁하라 - 문제점을 발견하는 쟁점적 지식경영
(16) 질문하고 대답하며 논의를 수렴하라 _ 질정수렵법(質定收斂法)
(17) 끝까지 논란하여 시비를 판별하라 _ 대부상송법(大夫相訟法)
(18) 생각을 일깨워서 각성을 유도하라 _ 제시경발법(提?警發法)
(19) 단호하고 굳세게 잘못을 지적하라 _ 절시마탁법(切?磨濯法)
(20) 근거에 바탕하여 논거를 확립하라 _ 무징불신법(無懲不信法)

5강. 설득력을 강화하라 - 설득력을 갖춘 논리적 지식경영
(21) 유용한 정보들을 비교하고 대조하라 _ 피차비대법(彼此比對法)
(22) 갈래를 나누어서 논의를 전개하라 _ 속사비사법(屬詞比事法)
(23) 선입견을 배제하고 주장을 펼치라 _ 공심공안법(公心公眼法)
(24) 단계별로 차곡차곡 판단하고 분석하라 _ 층체판석법(層遞判析法)
(25) 핵심을 건드려 전체를 움직여라 _ 본의본령법(本意本領法)

6강. 적용하고 실천하라 - 실용성을 갖춘 현장적 지식경영
(26) 쓸모를 따지고 실용에 바탕하라 _ 강구실용법(講究實用法)
(27) 실제에 적용하여 의미를 밝혀라 _ 채적명리법(採適明理法)
(28) 자료를 참작하여 핵심을 뽑아내라 _ 참작득수법(參酌得髓法)
(29) 좋은 것은 가리잖코 취해 와서 배우라 _ 득당이취법(得當移取法)
(30) 단계별로 다듬어서 최선을 이룩하라 _ 수정윤색법(修正潤色法)

7강. 권위를 딛고 서라 - 독창성을 추구하는 창의적 지식경영
(31) 발상을 뒤집어서 깨달음에 도달하라 _ 일반지도법(一反至道法)
(32) 권위를 극복하여 주체를 확립하라 _ 불포견발법(不抛堅拔法)
(33) 도탑고도 엄정하게 관점을 정립하라 _ 독후엄정법(篤厚嚴正法)
(34) 다른 것에 비추어 시비를 판별하라 _ 대조변백법(對照辨白法)
(35) 속셈 없이 공평하게 진실을 추구하라 _ 허명공평법(虛明公平法)

8강. 과정을 단축하라 - 효율성을 강화하는 집체적 지식경영
(36) 역할을 분담하여 효율성을 확대하라 _ 분수득의법(分授得宜法)
(37) 목표량을 정해 놓고 그대로 실천하라 _ 정과실천법(定課實踐法)
(38) 생각들을 끊임없이 조직하고 단련하라 _ 포름부절법(??不絶法)
(39) 동시에 몇 작업을 병행하여 진행하라 _ 어망득홍법(魚網得鴻法)
(40) 조례를 먼저 정해 성격을 규정하라 _ 조례최중법(條例最重法)

9강. 정취를 깃들여라 - 따뜻함을 잃지 않는 인간적 지식경영
(41) 정성으로 뜻을 세워 마음을 다잡아라 _ 성의병심법(誠意秉心法)
(42) 아름다운 경관 속에 성품을 길러라 _ 득승양성법(得勝養性法)
(43) 나날의 일상 속에 운치를 깃들여라 _ 일상득취법(日常得趣法)
(44) 한 마디 말에도 깨달음을 드러내라 _ 담화시기법(談話視機法)
(45) 속된 일을 하더라도 의미를 부여하라 _ 속중득운법(俗中得韻法)

10강. 핵심가치를 잊지 말라 - 본질을 놓치지 않는 실천적 지식경영
(46) 위국애민 그 마음을 한시도 놓지 말라 _ 비민보세법(裨民補世法)
(47) 좌절과 역경에도 근본을 잊지 말라 _ 간난불최법(艱難不?法)
(48) 사실만을 기록하고 실용을 추구하라 _ 실사구시법(實事求是法)
(49) 나만이 할 수 있는 작업에 몰두하라 _ 오득천조법(吾得天助法)
(50) ‘지금 여기’의 가치를 다른 것에 우선하라 _ 조선중화법(朝鮮中華法)

다산 정약용 선생 저술 연보
참고서목

우리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탁월한 지식편집자 정약용은 어떻게 지식을 경영하고 정보를 조직했을까?

다산 정약용. 조선 사회의 온갖 모순과 부조리가 곪아터지던 18세기에 인간 중심의 새로운 학문을 추구한 실학의 완성자, 개혁 군주인 정조의 오른팔로 이상 사회 실현에 열정을 바친 개혁사상가, 정조의 죽음 뒤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려 개인의 꿈과 이상을 접고 유배로 점철된 만신창이의 삶을 살아야 했던 시대의 불운아. 인간 정약용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그렇다면 수백 권의 저서를 통해 우리 학술사에 불가사의한 업적을 남긴 지식인 정약용은 누구인가? 한 마디로 규정짓기 어렵다. 그는 경전의 미묘한 뜻을 낱낱이 파헤친 걸출한 경학자(經學者)요, 복잡한 예론을 촌촌이 분석해낸 빈틈없는 예학자(禮學者)였다. 목민관의 행동지침을 정리해낸 탁월한 행정가요, 아동교육에 큰 관심을 가져 실천적 대안을 제시한 교육학자며, 지나간 역사를 손금 보듯 꿰고 있던 해박한 사학자였다.
하지만 그는 어느새 화성 축성을 설계하고 기중가와 배다리와 유형거를 제작해낸 토목공학자요 기계공학자였으며, 『아방강역고』와 『대동수경』을 펴낸 지리학자였고, 한편 『마과회통』과 『촌병혹치』 등의 의서를 펴낸 의학자였다. 그래서 과학자인가 싶어 보면 또다시 그는 형법의 체계와 법률적용을 검토한 법학자로 돌아왔고, 어느새 속담과 방언을 정리한 국어학자가 되었었다. 뛰어난 시인이자 날카로운 문예비평가이기도 했다.
흔히 정약용의 삶을 세 시기로 나눈다. 스물두 살에 진사 시험에 급제, 정조의 총애를 받으며 그와 고락을 함께한 시기, 39세인 1800년에 정조가 비명에 죽고 반대파가 권력을 잡자 난신적자로 몰려 18년 동안 귀양살이를 한 시기, 쉰일곱에 귀양살이에서 풀려난 뒤 고향인 경기도 양주로 돌아와 후학을 가르치며 여생을 보낸 시기.
그의 저술 성과는 대부분 18년간의 강진 유배생활의 고초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20년에 가까운 오랜 귀양살이는 다산 개인에게는 절망이었으되, 그는 그 불행을 오히려 학문에 정진할 수 있는 기회로 뒤집었다.

“나는 바닷가 강진 땅에 귀양을 왔다. 그래서 혼자 생각했다. 어린 나이에 배움에 뜻을 두었지만 스무 해 동안 세상길에 잠겨 선왕의 큰 도리를 다시 알지 못했더니 이제야 여가를 얻었구나. 그러고는 마침내 흔연히 스스로 기뻐하였다. 그리고 육경과 사서를 가져다가 골똘히 연구하였다. (중략) 경계하고 공경하여 부지런히 노력하는 동안 늙음이 장차 이르는 것도 알지 못했다. 이야말로 하늘이 내게 주신 복이 아니겠는가?”

정약용이 회갑을 맞아 지은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의 일부다. 여기 밝힌 바에 의하면 그는 18년 유배생활 중 『논어고금주』 『주역심전』 『매씨상서평』 『중용강의』 등 경전에 관한 책 232권을 지었고, 『목민심서』『경세유표』『흠흠신서』『아방강역고』『대동수경』『마과회통』『아언각비』 등 문집만 260여 권을 지었다. 그저 베껴쓰기만 해도 10년이 넘게 걸릴 일을, 그는 참고할 서적도 넉넉지 않은 척박한 귀양지에서 마음먹고 해냈다. 경이로운 성과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이 엄청나고 방대한 작업을 다산은 어떻게 해낼 수 있었을까? 그 작업방식과 절차, 그리고 편집과 정리의 전 과정이 궁금하다.
지금까지 다산의 인간과 학문의 위대성을 다룬 수많은 저술이 있었다. 하지만 작업 자체에 대한 탐구는 별로 없었다. 결과에 대한 찬탄은 쏟아졌지만, 과정에 대한 검토는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 이 책은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18세기 정보홍수의 시대에 지식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효율적 실천적 지식경영의 대가

18세기는 조선사회, 아니 우리 역사가 최초로 경험한 정보화 시대였다. 중국 청나라를 통해 『사고전서(四庫全書)』 류의 백과사전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새로운 지식과 이론, 서구의 과학문물들이 밀려들어왔다. 이러한 정보의 범람은 정보가치의 우선순위를 한순간에 바꿔놓았다. 이제 경전의 구절에 대한 사소한 해석 차이를 놓고 티격태격하던 시대가 힘을 잃고 근대적 지식사회의 패턴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수집벽과 정리벽은 이 시기 지식인들을 특징짓는 중요한 표징이 되었다. 다산의 형인 정약전은 귀양지인 흑산도에서 물고기에 관한 정보를 정리해 『현산어보(玆山漁譜)』를 남겼다. 이덕무는 일본에 대한 정보를 편집해 『청령국지(??國志)』를 정리했고, 다른 학자들도 『일본록』과 『화국지』를 잇따라 펴내, 한때 지식인들 사이에 일본서 붐을 일으켰다.
영의정을 지낸 이서구는 젊은 시절에 앵무새를 기르다가 아예 앵무새에 대한 정보를 모아 『녹앵무경(綠鸚鵡經)』을 썼고, 유득공은 관상용 비둘기 사육에 취미가 있어 『발합경』을 지었다. 그는 호랑이 이야기만 모아 『속백호통(續白虎通)』이라는 책도 썼다. 이옥은 담배에 관한 정보를 한자리에 모아 『연경』을 엮었다. 『무예도보통지』라는 책은 무려 148종의 국내외 무예서를 참고해 편집한 종합 무예교과서다.
이러한 저작들 중에는 실학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주제도 있고 단순한 호사취미에 불과한 주제도 있지만 공통적인 저술원리는 바로 여기저기 널려있는 정보를 수집, 배열해서 체계적이고 유용한 지식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것이다.
다산의 작업 역시 이러한 18세기적 지식경영의 산물이었다. 『목민심서』는 역대 역사 기록 속에서 추려낸 수만 장의 카드를 바탕으로 정리한 목민관의 행정지침서다. 『목민심서』를 집필하다 보니, 형법 집행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그래서 이 부분만 따로 확대해서 『흠흠신서』를 엮었다. 『경세유표』는 이러한 부분 작업의 결과들을 국가 경영의 큰 틀 위에서 현장 실무 경험을 살려 하나의 체계로 재통합한 것이다. 장기에 귀양 살 때 다산은 약을 못 구해 병을 키우는 시골 사람들을 위해 그들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처방 중심으로 『촌병혹치』라는 의학서를 편집했다. 또 수십 종의 의학서에서 천연두 관련 항목만 추려내 목차에 따라 재가공해서 『마과회통』을 엮었다.
수원 화성을 쌓을 때는 왕명에 따라 중국의 여러 책을 참고해서 배다리를 제작하고 화성 설계안을 제출했다. 서양의 과학서적을 뒤져 기중기도 발명했다. 서양 것을 대충 본떠서 만들었겠지 싶지만, 막상 도면을 비교해 보면 전혀 다르다. 현실 상황에 맞춰 실로 발명이란 표현에 걸맞는 새로운 유형의 기계를 만든 것이었다. 지리서인 『아방강역고』를 엮다가 『대동수경』의 편찬 필요성을 느껴 작업을 병행했다. 아이들 교재용으로 『소학주천』을 엮고는 다시 2천자문인 『아학편』을 대안교과서로 제출했다. 사서오경에 관한 다산의 방대한 저술들은 경학이든 예학이든 따로 노는 법 없이 서로 맞물려서 진행된 작업의 결과다. 연보를 통해 저술연대를 추정해보면 그는 언제나 동시에 7~8가지 이상의 작업을 병행하고 있었다.
그의 작업방식과 일처리 방식은 명쾌하고 통쾌하다. 먼저 필요에 기초하여 목표를 세운다. 관련있는 자료를 취합한다. 명확하게 판단해서 효과적으로 분류한다. 분류된 자료를 통합된 체계 속에 재배열한다. 작업은 아들, 제자 등의 역할분담을 통해 한 치의 착오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진행되었다. 어떤 헝클어진 자료도 그의 솜씨를 한번 거치면 일목요연해졌다. 아무리 복잡한 문제도 그의 머리를 돌아나오면 명약관화해졌다. 명확한 목표관리와 체계적인 단계 수립, 여기에 효율적인 작업 진행, 조직적인 역할분담이 더해진 것이다. 다산은 이 모든 작업을 진두지휘한 야전사령관이었다.


탁월한 사고, 과학적인 논리로 21세기에도 유용한 지식과 정보경영의 로드맵을 제시한다!

다산의 작업과정을 보면, 그의 정보 조직 방법과 사고가 너무도 현대적이고 과학적이어서 놀랍다. 21세기 정보화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이 배우고 참고할 만한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린아이들이 ‘검을’ 현(玄)자를 칭칭 감는다는 감을 전(纏) 자의 뜻으로 알고, ‘누르’ 황(黃) 자를 꽉 누른다는 ‘누를’ 압(壓) 자로 풀이한다. 이것이 그 아이들이 재주가 없어서가 아니다. 능히 종류별로 접촉해서 곁으로 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산이 쓴 「천자문에 대한 평(天文評)」 일부다. ‘천지현황’, 즉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다는 뜻으로 시작하는 천자문 공부를 당시 많은 아이들이 지겨워하였다. 하늘은 검지 않고 푸른데 검다고 하니 연결이 되지 않는 것이다. 천지(天地)라는 글자를 배웠으면 다음엔 일월(日月) 성신(星辰) 산천(山川) 같이 연결되는 글자를 배워야 하는데 갑자기 ‘검고 누르다’는 현황(玄黃)을 배운다. 그러면 청적(淸赤) 흑백(黑白) 등을 배워야 하는데, 또 느닷없이 우주(宇宙)를 배우게 한다. 한마디로 천자문은 정보를 체계적으로 전달하지 않고 뒤죽박죽 네 글자씩 엮어 운자를 맞춘, 계통도 없는 체계도 없는 책인 것이다.
다산은 아이들에게 효과적으로 한자를 학습시키는 대안으로 ‘묶어서 생각하고 미루어 확장하는’ 촉류방통법(觸類旁通法)을 제시한다(1강 ‘단계별로 학습하라’ 中 2절 ‘묶어서 생각하고 미루어 확장하라’, 36쪽). 비슷한 것끼리 묶어서 연쇄적으로 가르쳐, 이것으로 미루어 저것까지 알게 하는 학습법이다.
맑을 청(淸) 자로 흐릴 탁(濁) 자를 일깨우고, 가까울 근(近)으로 멀 원(遠) 자를 깨우치며, 얕을 천(淺)으로 깊을 심(深)을 알게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다산은 대립되는 개념어를 짝지어 하나를 배우는 동시에 다른 하나를 엮어서 가르칠 것을 주장한다. 그리고 2천자문인 『아학편(兒學編)』을 지어, 자신의 신념을 즉각 실천에 옮겼다. 상권 1천자는 명사인 유형자를, 하권 1천자는 동사·형용사 등의 무형자를 다뤘다.

정보가 차고 넘치는 정보화 시대의 관건은 어떻게 알짜 정보를 가려내고 필요에 맞게 재배열하는가이다. 논문을 쓸 때도 그렇고 시장의 타당성을 조사할 때도 그렇고, 작업은 방대한 자료 속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는 일에서 시작한다. 일단 정보가 집적되면 이것을 다시 갈래별로 나눠 교통정리를 하고, 갈래별로 쪼개어 나눈 정보는 다시 큰 묶음으로 모아 하나의 질서 속에 편입시켜야 한다.
다산은 자료를 읽고 분석하여 새로운 질서 속에 통합시키는, 정보 조직의 귀재였다. 그가 쓴 「식목연표의 발문(跋植木年表)」이라는 글을 보면 그 사례가 나온다. 즉, 정조가 화성 신도시 건립에 착수한 뒤 수원, 광주, 용인, 과천, 남양 등 여덟 고을에 명하여 나무를 지속적으로 심도록 하였다. 이후 1789년부터 1795년까지 7년간 여덟 고을에서 나무를 심을 때마다 보고문서가 계속 올라왔다. 나중에는 그 문서가 수레에 가득 싣고도 남을 지경이 되었다. 그런데 서류가 하도 많고 복잡해서, 어느 고을이 무슨 나무를 심었는지조차 알 수가 없고, 심은 나무의 총수도 파악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정조의 명에 따라 다산은 그 자료를 정리하고 파악하는 작업에 착수하였는데, 가로로 열두 칸(7년을 12차로 배열)을 만들고 세로로 여덟 칸(여덟 고을을 배열)을 만들어 칸마다 그 수를 적었다. 총수를 헤아려보니 소나무와 노송나무, 상수리나무 등 여러 나무가 모두 12,009,772그루였다. 결과를 보고받고 정조는 입이 딱 벌어졌다. 수레 가득 실어도 넘칠 지경이던 그 많은 서류가 단 한 장의 도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올라온 것이다. 작업의 핵심가치에 맞게 자료를 나누고 분석해낸 다산식 지식경영의 쾌거였다(2강 ‘정보를 조직하라’ 中 10절 ‘모아서 나누고 분류하여 모아라’, 124쪽).

이 책의 부제는 ‘다산치학 10강(綱) 50목(目) 200결(訣)’이다. 열 개의 큰 줄기를 세워 각각 다섯 가지의 방법론으로 배열했고, 하나의 방법론 안에는 네 개의 소제목을 따로 두었다. 저자는 이를 통해 다산 지식경영법의 핵심을 파악하고, 방법적 노하우를 분석하였다.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이 책은 효율적인 공부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다산만한 논술선생이 없다. 논문을 준비하는 대학원생들에게는 정보처리의 방법과 정리의 요령을 일깨워주는 참고서가 될 것이다. 주제를 정하고 생각을 발전시키고 가설과 목차를 세워 논거를 바탕으로 결론으로 도달하는 방법을 친절히 일러준다. 경영현장에서는 당면과제에 접근하고 맥락을 짚어내는 유용한 경영지침서로 활용될 것이다.


한국 지성사의 불가사의, 다산 정약용의 연구작업 과정에 대한 최초의 분석과 탐구! 다산식 지식경영법을 활용하여 쓴 정민 교수의 역작!

이 책의 저자인 정민 교수는 2005년 8월부터 2006년 8월까지 1년간 안식년을 맞아 미국 동부의 프린스턴에 머물렀다. 집 근처에 있는 프린스턴대학의 고고미술사도서관과 동아시아도서관을 날마다 드나들면서 안식년의 대부분을 다산과의 만남에 바쳤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연암 박지원에 몰두해왔다. 그 연장선상에서 18세기의 새로운 지식경영에 대해 공부하다가 다산과 새롭게 만난 것이다. 18세기 조선지식인이 경험했던 정보화사회가 21세기 정보화사회와 본질 면에서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변해도 막상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 문화는 변화할 뿐 발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이 책의 모든 작업과정을 철저하게 다산의 방식을 활용하고 적용했다. 그 과정 속에서 다산식 지식경영법이 오늘날에도 얼마나 위력적일 수 있는가를 실감했다고 한다.
냉철한 학자이기 이전에 시대의 아우성에 귀 기울이고 민초들의 삶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던 따뜻한 인간이자 실천적 지식인이었던 다산 정약용. 18년 유배생활 동안 공부작업에 몰두하느라 방바닥에서 떼지 않았던 복사뼈에 세 번이나 구멍이 났다는 그의 집념과 열정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지식경영의 새로운 로드맵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