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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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데우스: 미래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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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신발

저자 김주영
브랜드 김영사
발행일 2003.08.13
정가 8,900원
ISBN 89-349-1336-3 03810
판형 신국판/ 147X210mm
면수 256 쪽
도서상태 절판도서
종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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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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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우물에 아득하게 고여 있는 잔잔한 물 비늘같이
멀어질수록 애절한 여운이 남는 시리도록 아픈 지난날의 추억
영원히 잊지 못할 그리운 시절 우리들의 고향 풍경

우리시대 작가 김주영이 문학인생 32년만에 내놓은 첫 산문집!
다큐멘터리 1세대 사진작가 임인식의 미발표 사진 수록

  • 김주영 (저자)

소년 김주영의 꿈에는 유난히 상처가 많았다. 늘 원대한 포부와 희망을 품고 싶었지만 경북 청송의 두메산골에서 바깥세상을 상상하며 하루를 보내던 소년의 꿈은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에 가까워졌다. 청년 시절에는 전쟁을 겪으며 가난의 질곡과 애환을 체험했고 전쟁이 끝난 후 생계를 맡아 어려운 시절을 헤쳐나갔다. 서른이 넘어서야 첫 소설을 썼고, 그토록 염원하던 작가가 되었다.
그는 종종 ‘길 위의 작가’로 불린다. 녹음기와 카메라를 들고 장이 서는 곳마다 찾아다니며 민초들의 언어를 채집해 쓴 소설 《객주》로 얻은 별명이다. 《활빈도》, 《화척》, 《야정》, 《아라리 난장》 등의 대하소설을 통해 그만의 떠돌이 의식을 본격적으로 형상화했으며, 한 차례 붓을 꺾었다가 2년 후 다시 발표한 《홍어》와 《멸치》로 한국 문단의 큰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소설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등 국내 대부분의 문학상을 수상했고 2007년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008년 그림소설 《똥친 막대기》를 발표해 대중의 더욱 큰 사랑을 받았다. 작고 사소한 것들의 생명력에 주목해온 그의 한결같은 메시지가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들에게까지 전해진 것이다.
모든 소설의 주제와 소재, 동기를 길에서 얻는다는 그는 삶은 곧 길을 걷는 것이며, 목적지가 있든 없든 걷는다는 것 자체가 상념적이고도 종교적인 행위라고 말한다. 《달나라 도둑》은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그가 마주한 질문들을 상상력이라는 거대한 용광로에 녹여낸 우화집이다. 이 책을 통해 소년 시절에 가질 수 없었던 꿈을 마음껏 펼쳤다는 일흔의 작가 김주영. 그가 전하는 따스한 위로가 꿈을 잃어버린, 메마른 마음의 문을 간절히 두드리고 있다.

1. 오래된 우물
달밤|원두막|붉은 노을|누이|누나|어머니|숨겨진 돈|
한가위|오래된 우물|그곳 그자리|동구 앞|느티나무|눈
내리는 날|고갯마루|두레살이|질화로 그리고 물컷들|해
우소 혹은 뒷간|소 먹이는 아이|애물단지 빠꼼이|칠득이
|똥개, 복실이|옛 친구|농사꾼 외삼촌|사팔뜨기 소녀|
웃고 있는 아이들|겨울바람

2. 기적 소리
노천 교실|노천 극장|대신동 피란살이|빨치산|양코배기
|산골 아이의 공붚도시락|밥|겨울 보리|박하사탕|장터
거리|장터 가는 길|장터의 건달들|천연두 그리고 콧물|
떠돌이 머슴살이|엿장수 이야기|과자공장 아가씨|서울
구경|서울내기|기적 소리

동구밖에 그 모습 그대로 서 있는 뿌리 깊은 느티나무처럼
가난의 질곡과 애환을 견뎌온 우리들의 어머니와 아버지, 누이들
그리고 소년 김주영을 성장하게 만든 그 모든 것들에 대하여


한국문학의 탁월한 이야기꾼 김주영의 첫 산문집

토속적이고 섬세한 언어로 한국 정서를 가장 탁월하게 재현해내는 소설가 김주영이 문학인생 32년만에 첫 산문집 『젖은 신발』을 선보였다. 이 책은 한국 다큐멘터리 1세대 사진작가 임인식의 미발표 흑백사진에 김주영이 자신의 성장과정을 접목시켜, 우리의 5,60년대 모습과 더불어 가난했지만 아름다웠던 시절의 풍경들, 소박했던 서민들의 삶을 특유의 따뜻한 문체로 그린 것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우리들의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누이들이 겪은 삶의 애환과 지난 시절의 정겨운 고향 풍경을 지금 시대에 올곧게 재현해놓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산만한 구성을 탈피하고 하나의 주제로 전체를 구성했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난 시대 우리들이 겪은 애틋한 삶의 풍경이 사진과 함께 펼쳐져 있고, 이것이 전체를 마치 한 작품을 읽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단순한 추억담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이 겪은 구체적인 상황과 경험이 바탕에 깔려 있어 모든 글에 생명력이 흘러 넘친다는 점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곧 어머니, 누나, 원두막, 달밤, 붉은 노을, 옛 친구, 칠득이 등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와 박하사탕, 양코배기, 빨치산, 도시락, 대신동 피란살이와 같은 당시 시대상황을 엿볼 수 있는 소재가 작가의 뛰어난 입담에 담겨 읽는 맛을 배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빛 바랜 사진 속에 담긴 소년 김주영과 우리 시대의 성장기

첫 산문집이라는 사실과 더불어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빛 바랜 사진 속에 작가의 성장기가 담겨 있다는 점이다. 본격적인 자전 에세이는 아니지만 내용 곳곳에 소년 김주영이 겪은 여러 정황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책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를테면 책 속의 '소년'은 가난에 허덕이는 가정에서 태어나 그들의 가족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이웃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는 넉넉지 못한 환경에 있기 때문에 쉽게 고무신을 운동화로 바꾸지 못하고('숨겨진 돈'), 돈이 없어 친구들과 찍은 사진 한 장을 찾지 못한다('옛 친구'). 학교가 끝나면 공부를 하고 싶어도 갖은 심부름과 집안 일을 거들어야 하고('소 먹이는 아이'), 늘 굶주림에 지쳐 잠이 들어야 한다('엿장수 이야기'). 그러나 소년은 그런 와중에도 성장을 거듭한다. 작가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삶에서 누이의 행동에서, 그리고 이웃들이 처한 상황을 하나씩 이해해가면서 소년이 스스로 성장해나갔다고 말하고 있다. 또 외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고향의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속에 껴안으면서 내적인 성숙도 함께 이루었다고 밝히고 있다.
"모든 강렬했던 것도 가슴에 남았다가 어느덧 바람처럼 사라진다. 그러나 소년이 보았던 어린 날의 강렬했던 노을빛은 소멸되지 않고 강렬한 채색으로 가슴속에 남아 있다. 늦여름의 오후, 때때로 서쪽 하늘을 그토록 붉게 물들여주던 그 노을이 누적시켜준 음험한 분장과 계략을 발견할 수 없었다면, 소년은 아직도 그곳에 소년으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붉은 노을')
이와 같은 성장기를 통해 김주영 문학의 핵심 주제가 어떻게 해서 파생되었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의미 깊은 일일 것이다. 특히 남성의 삶보다는 여성의 삶에 더 많은 의미를 두고, 그들의 애틋한 삶에 초점을 주로 맞추고 있는 점도 귀기울여 볼만하다.


멀어질수록 애절한 여운이 남는 시리도록 아픈 지난날의 추억

책에는 또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 세대들이 어떻게 가난을 견뎌왔는지, 어떤 모습으로 삶을 이뤄왔는지가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다. 가난의 질곡과 애환에 빠져 있으면서도 늘 웃음 짓던 사람들의 모습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현재에 되새기고 있는 점이 이 책의 또 다른 면모이다. "그런 애옥살이의 질곡과 애환을 눈물로 견디면서도 어머니는 늙어 무덤에 갈 때까지 당신 스스로 한 번도 남편과 자식을 헐뜯지 않았다."('어머니') "사람들이 때로는 비아냥거리는 투로 일컬었던 공순이. 그렇게 폄하해도 눈 한 번 깜짝이는 법이 없이 당당하고 당차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가던 그 많은 누이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어찌 살 수 있었을까."('누이')
그렇다고 작가는 옛 사람들을 무조건 찬양하거나 그들의 삶을 감상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다만 작가는 지난 시절이 현재보다 익숙하고 편안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들이 작가 자신의 현재를 있게 했기에 매우 소중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익숙하고 편안하기 때문이리라. 새 옷을 구입했을 때, 구매욕을 충족시켜주는 흥분은 매우 달가웠다. 그러나 막상 새 옷을 몸에 걸쳤을 때는 당기고 결리고 거북해서 주저하다가, 결국은 벗어두었던 헌 옷을 걸치고 나들이를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곳 그 자리에 있었던 모든 것은 내게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익숙한 것은 나를 안심시킨다."('그곳 그 자리')
김주영은 그동안 『객주』 『활빈도』 『화척』 『야정』 『아라리 난장』 등과 같은 대하소설과2000년 들어 발표한 『홍어』『멸치』와 같은 작품으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문단에 들어온 지 32년만에 선보인 산문집 『젖은 신발』 또한 작가의 중요 저작 중 하나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작가의 자전적인 모습이 일관된 주제에 담겨 있고, 따뜻하고 정겨운 우리만의 고유 정서가 올곧게 재현되어 있어 방향감각을 잃은 현대인에게 큰 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